울산 금수강산

불어난 계곡물 소리는 여러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사납게 울어대다가 금새 잔잔해지기도 하고, 무서운 굉음을 내며 맹렬한 기세와 위력으로 옷깃을 여미게도 만든다.

눈속에 갇힌 사람들은 사냥을 나선다. 창을 들고 주루막을 메고 설피를 신고

작은 소리로 사각대는 속삭임과 한꺼번에 ‘쏴아~’ 소리내며 일렁이는 황금물결…가을 들판에 서면 누구나 마음이 부자가 된다.

가을 숲속에서는 가을의 소리가 들린다. 바람에 나뭇잎이 지는 소리, 팔랑거리며 허공을 내려와 바닥에 사뿐히 내려앉는소리

낙엽은 땅에 떨어져 다른 생명체의 터전이 되고 먹이가 된다 그리고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간다

그 향연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황혼기의 외로움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초월한 선비의 깊이있는 사색이었을까?

한해를 보내며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는것이 붉은 단풍이라면 억새는 황혼에 접어든 생명의 우수이다.

바람이 불면 갈꽃들은 거대한 물결을 이룬다. 그 거대훈 움직임이 토해내는 소리는 한편의 전원 교향곡이다

한 겨울 매섭게 몰아치는 거센 눈보라는 갖가지 무늬들과 기하학적인 조형물들을 흔적으로 남겨 놓는다.

눈속에 갇힌 사람들은 사냥을 나선다. 창을 들고 주루막을 메고 설피를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