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일반·생활상식

뱃살 줄이려면 술도 ‘머리 써서’ 마셔라

울산 금수강산 2007. 7. 23. 16:53
연말을 맞아 각종 송년모임이 한창이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올해는 예년과 비교할 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음주량도 줄었다고 한다. 그래도 연말이 1년 중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시기임은 분명한 것 같다.
술이 비만의 중요한 한 원인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실제로 1998년 국민건강ㆍ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주량이 3병 이상인 경우 1병 미만인 사람에 비해 남자는 2배, 여자는 10배까지 비만 및 대사(代謝)증후군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남자는 2배, 여자는 3배 정도 비만 및 대사증후군이 더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술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술은 알코올 1g당 7㎉의 열량을 낸다. 23도로 알려진 소주의 경우 23%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2홉들이(360㏄) 소주 한 병에는 360㏄×0.23=82.8g의 알코올을 들어 있다.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면 소주 한 병에는 82.8g×7㎉=579.6㎉의 열량이 들어 있는 셈이다. 소주 한 잔에는 대략 70㎉가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맥주는 생맥주 병맥주 모두 4%, 위스키는 40%, 고량주는 40% 이상이다. 생맥주 500㏄ 한 잔에는 500㏄×0.04×7㎉=140㎉의 열량이 들어 있다. 양주는 50㏄ 정도 한 잔이 90㎉에 해당한다. 즉 술 자체가 고(高)열량 덩어리인 것이다.
빈속의 술·열량 높은 안주 피해야
그런데 알코올은 인체 내에 저장되지 않으나 다른 영양소보다 먼저 산화(酸化)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술을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술을 먼저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다른 음식의 에너지화를 감소시킨다. 또 술은 마셔도 포만감을 높이지 못해 많은 열량을 섭취하여도 다른 음식물의 섭취를 크게 낮추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신 후 식사를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렇게 과잉된 에너지는 지방 세포에 축적되며 비만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술은 대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마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피질호르몬의 증가로 비만이 될 소질이 높은데 여기에 반복적인 음주까지 겹치면 심각한 수준의 비만이 초래될 수 있다. 우리나라 30ㆍ40대 남자들의 복부비만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복부를 CT(컴퓨터단층촬영)로 찍어 보면 거의 대부분 내장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있다. 반면 허벅지 부위 근육량은 감소해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기에 중년 남성의 뱃살을 ‘술살’이라고도 한다.
그럼에도 1년에 한 번 있는 송년회 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술도 ‘머리를 써서’ 효율적으로 마셔야 한다.
먼저 열량이 높은 안주는 피하는 게 좋다. 흔히 회식하면 삼겹살, 갈비, 족발 등을 안주로 즐기는 경향이 있다. 배불리 고기도 먹고 술도 많이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에는 g당 9㎉의 열량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이런 기름진 안주류는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대신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를 선택하는 게 좋다. 수분을 많이 함유한 음식일수록 열량이 적어서 유리하다. 하지만 과일 안주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
간혹 회식 자리에서 보면 술만 열심히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빈속에 술을 마시는 일은 피해야 하며 음주 전에 식사를 먼저 해 포만감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음주량이 줄고 위장 내 음식으로 인해 알코올의 장내 흡수율도 떨어진다. 되도록 많은 대화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것은 술이나 안주를 먹을 기회를 줄이고 열량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알코올 함량 낮은 술 마시는것도 요령
한두 잔의 적당한 술은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적포도주를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회식을 했다 하면 2차, 3차로 이어지고 폭탄주를 즐기는 술 문화에서 술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다. 가능하면 적은 양의 음주가 중요하다. 가능한 한 알코올 함량이 낮은 술을 택하여 마시고, 술을 바꾸어 마실 경우 이전보다 알코올 함량이 낮은 술을 마시는 게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