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건강관리

옷나무

울산 금수강산 2006. 11. 5. 19:11

     옷나무

 

사람들에게 약용할 수 있는 나무를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옻나무를 꼽는다. 그만큼 널리 이용되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무 때문에 고생을 한 경우를 든다면 옻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옻이 올라서 곤욕을 치른 경험이 많기에 그러하다. 옻은 동남아에서 주로 나지만 우리 것을 최고로 치며 옻 순을 먹는 민족은 세계에서 우리 민족뿐이다. 현재에도 민간 약재를 파는 곳이나 닭 집에는 꼭 옻을 준비해 두고 판다. 옻의 효능이 좋기에 권하는 사람이 많고 또 옻의 독성 때문에 옻이 올라 고생한 경험을 생각해서 옻을 멀리 하기도 한다. 옻의 주성분은 우루시올(urushiol)이며 처음 나무에서 채취했을 때는 무색 투명하나 공기에 접촉하면 산화 효소의 작용으로 검게 변하여 옻이 된다.

한국 고유의 공예품으로 세계에 알려진 나전 칠기는 역시 옻으로 칠했기에 아름다운 광택이 변하지 않고 오래 유지된다. 장례 시에 옻 칠을 한 관은 수 백년이 지나 발굴되어도 죽은 이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어 발굴된 예도 있다.

언젠가 지리산을 등산하다 옻을 가공하여 판다고 하는 집을 들른 적이 있다.  초 여름철이라서 옻 순도 따서 팔고, 가지를 잘라 묶어서 팔기도 하고 옻을 고아 검은 진액을 팔기도 하는 집을 보았다. 옻 순은 사람뿐만 아니고 초식 동물들도 즐겨 뜯어 먹는다. 노루나 사슴, 사향노루들은 옻 순을 무척 좋아하여 옻나무 주변을 맴돌기도 하며, 방목하는 염소들도 옻 순을 잘 찾아 먹는다고 한다.    이처럼 옻 순을 즐겨 먹는 동물들은 건강하며 약효도 뛰어 나리라 여겨진다.

옻은 우수한 방부제며 살충제이다.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주며 피를 맑게 하고 균을 죽인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신경통, 위장병, 간병, 늑막염, 암에도 쓸 수 있다니 널리 이용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옻은 좋은 약인 동시에 그 독도 무섭기에 함부로 만지거나 먹거나 하면 심하게 옻이 올라 생명까지도 위험하다 하니 주의해야 한다. 대체로 삶거나 열을 가하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주로 닭, 오리, 토끼, 염소와 함께 넣어 요리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머리 염색약도 옻 성분이며 가구의 칠과 항생제가 없던 시절 종기 치료에 사용된 고약도 옻나무의 열매에서 재료를 얻었다. 산새들도 몸에 회충이 생겨 힘이 들 때는 옻을 먹고 구충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확인할 바는 없다.

아름다운 꽃이 먼저 꺾이고, 곧은 나무가 먼저 잘리고, 천재는 요절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서 쓸모가 많은 것은 제 명대로 살기 전에 피해를 당한다. 옻나무만 있다면 찾아가서 베어 대니 옻 밭이 아니고는 우리의 강산에서 난쟁이 옻나무만 산야에 존재할까 걱정이 앞선다.  (대구 도원초교 교사)


옻나무 잎

옻나무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