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큰아빠네 갔다. 마석으로 나가면 되겠거니 하고 알아보니 동서울터미널 가는 시외버스는 없고 일반버스만 있다기에 차를 돌려 금곡으로 갔는데 알려준 곳에도 시외버스는 서지 않는단다. 다시 남양주시청 지나 나갔는데도 모르겠어서 다시 금곡으로 돌아가 일반버스를 태우기로 했다. 버스는 쉬 오지 않고 날을 무장 추워져서 바람이 살을 파고들었다.
아이들을 보내기도 전에 지쳐 윽박지르는 소리와 투덜거리는 소리를 섞어 차라리 집으로 되돌아가자고, 큰아빠네 가봐야 별 뾰족한 일 있겠느냐고 아이들을 꼬드겼다. 그래도 아이들은 호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고 입술을 덜덜 떨면서 끝내 완고한 표정으로 가겠단다. 한참을 기다려 버스를 태워 보내고 돌아오는 길, 모처럼 얻은 휴가인데도 기껏 집으로 돌아와 아끼던 장난감을 잃어버린 아이처럼 집안을 서성인다. 밤이 길고, 아이들은 뭔 재미있는 일에라도 빠졌는지 전화도 받지 않는다. 배신자들!
세발까마귀가 있는 해와 두꺼비가 있는 달(쌍영총) 향나무 양각 가로14.5cm 세로7cm 두께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