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여행하게 되면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교통요금이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 시내까지 들어가는 스카이라이너와 같은 직행 특급 등은 그 상당한 요금에도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막상 도쿄 중심부에 들어서서 길도 모르고 말도 모르는 용감한(?) 여행객에게 그나마 제대로 된 안내자 역할을 해 주는 야마노테선 등 전철이나 지하철의 요금도 역시 부담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도쿄 알뜰 여행의 성공 여부는 얼마만큼 교통 요금과 이동 시간을 절약하는가에 달려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전철인 야마노테선(山の手線)은 도쿄의 중심을 달리는 럭비공 모양의 환상선(環狀線)이다. 그런데도 도쿄에 살고 있는 사람조차도 야마노테선을 쟁반같이 둥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일본 방송에 자주 등장했던 아키하바라의 어느 가전판매점의 CM송이 “둥근 야마노테선, 한가운데를 지나는 것은 쥬오선”이라고 불려지고 있는 것이나 노선 지도에서는 편의상 둥근 원으로 그려져 있는 것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형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세워 놓은 럭비공 모양과 비슷하다.
야마노테선의 전체 길이 34.5km. 예를 들어 환상선의 정반대편에 있는 이케부쿠로(池袋)에서 시나가와(品川)로 가는 경우는 30분이나 걸린다. 그리고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이케부쿠로로 돌아오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만약 1박 3일의 밤도깨비 일정으로 도쿄 여행에 나섰다면 일분 일초가 아쉬운 판인데 비교적 알기 쉬운 야마노테선에만 매달려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이럴 경우 야마노테선의 거대한 원 안쪽을 달리고 있는 많은 지하철을 적극 활용하면 보다 빠르게 원하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쿄의 지하철은 나고야나 오사카처럼 알기 쉬운 지하철과는 다르다. 도쿄의 지하철은 12개의 노선이 구불구불하게 제각각의 방향을 향해 운행하고 있어 도쿄 지리를 웬만큼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노선을 익히고 능숙하게 이용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지방에서 도쿄를 방문한 사람이나 다른 나라에서 관광을 위해 입국한 사람들은 복잡한 지하철이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라 생각하고 간단명료한 야마노테선에 의지하게 된다.
이렇듯 확실히 기억하기 어려운 도쿄의 지하철이지만 포인트가 되는 노선만 습득해두면 의외로 도쿄 지하철을 간단하게 마스터할 수 있다. 알아두어야 할 노선은 긴자선(銀座線), 마루노우치선(丸の內線), 오오에도선(大江戶線)이다.
긴자선은 일본에 처음 지하철이 건설되던 시기에 만들어진 지하철로 동북아나 동남아시아 권에서도 초기에 만들어진 지하철이다. 현재는 시부야에서 시작되어 신바시(新橋)와 긴자까지 운행되는데 신바시에서 야마노테선과 만난 다음 니폰바시(日本橋)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시부야에서 신바시나 유라쿠쵸(긴자, 히비야에 가깝다)로 이동하는 경우는 야마노테선보다도 긴자선을 타는 편이 훨씬 빠르다.
2차대전 이후 건설된 최초의 지하철인 마루노우치선은 역시 야마노테선을 꿰뚫듯이 이케부쿠로-도쿄역-긴자-신주쿠간을 운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케부쿠로부터 도쿄역이나 긴자나 유라쿠쵸로 이동할 때는 야마노테선보다도 지하철 마루노우치선을 이용하는 편이 빠르다. 그리고 신주쿠에서 긴자나 유라쿠쵸로 갈 때도 마루노우치선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JR을 이용할 경우에는 신주쿠에서 간다(神田)나 도쿄역까지 쥬오선(中央線)을 타고 간 다음 야마노테선이나 케이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야만 하지만 지하철 마루노우치선은 갈아타지 않아도 된다.
오오에도선은 2001년 12월에 완전 개통된 새로운 지하철이다. 주요 노선은 도쿄 최고의 번화가인 신쥬쿠, 신바시와 가까운 시오도미(汐留), 새로운 문화 거리인 록퐁기 등을 운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신주쿠나 신바시에서 록퐁기로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히비야선이나 버스를 이용해야 했고 중간에 한 번 정도 환승을 해야만 했지만 오오에도선이 개통되면서 록퐁기로의 이동이 훨씬 편리하게 되었다. 2003년에 개통한 도쿄의 새로운 관광명소 록퐁기힐즈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오오에도선 역의 대부분은 지하 깊숙이에 있다. 새로 건설된 노선이기 때문에 다른 지하철의 노선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하 깊숙이 역을 만들었다. 그 결과 신주쿠 역은 지하 7층에 있고 록퐁기 역도 지하 5층(외선)과 지하7층(내선)이 있다. 이런 역을 처음 이용하게 되는 사람은 얼마나 더 내려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거나 폐소공포증 증세가 있는 사람은 불안해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하 깊숙한 역이 두려운 사람이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히비야다니선을 이용하는 것도 권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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