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흉통, 치통, 창독, 비염, 축농증 다스리는 함박꽃나무
깊은 산속 골짜기를 들어가 한여름철에 산목련의 꽃봉오리를 처다보노라면 눈이 시릴정도로 백옥같이 흰꽃봉오리에 매료되어 산행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중간 중간 활짝 만개한 꽃은 흰꽃잎속에 빨간 수술이 들어 있는 모습이 대단히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하지만 그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스쳐지나간다면 그 꽃의 진수를 알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 함박꽃나무에 가까이 다가가서 꽃이 핀 잔가지를 손으로 잡아 당겨 그 아름다운 꽃에 코를 대어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도취되어 감탄이 저절로 난다. 아니, 이렇게 기분좋은 향기가 날 수 있단 말인가? 산목련꽃의 향기는 봄에 피는 백목련 꽃향기보다 훨씬 뛰어나고 탁월하다.
필자는 지금도 그 깨끗하고 청아하고 고결한 흰꽃의 산목련꽃 향기를 잊을 수 없다. 향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속이 시원하고 가슴까지 뻥뚫린 느낌이 들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염과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살아있는 꽃봉오리를 코에 끼우고 잠을 자도 그효험을 느낄 수 있다.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를 따서 한잎씩 떼내어 펴서 그늘에 말린후 공기가 통하지 않는 용기에 보관해 두었다가 끓는 물에 꽃잎을 몇 개 넣어 우려내어 차로 마시면 이 세상에 다른 모든차를 다 준다해도 바꾸지 않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놀라운 향기와 맛에 반해버릴 것이다. 한겨울철에는 잔가지를 썰어서 물로 달여먹어도 효험을 볼 수 있다.
흔히 목련이라고 말하면 이른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나와 흰꽃을 피우는 중국이 원산지인 백목련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산목련으로 불리우는 함박꽃나무는 우리나라 깊은 산속 중턱쯤 계곡에서 잎이 다 자라고 난 다음 꽃이 5~6월인 한여름에 핀다. 열매은 9~10월경 붉은색으로 열리며 수술대와 꽃밥도 붉은색이다. 꽃잎이 12개 이상인 것을 “겹함박꽃나무”라고 부른다.
목련속은 전세계에 약 35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순수 토종 목련이 2종류인 목련, 함박꽃나무가 자생하며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 4종이 자라고 있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태산목(양옥란), 일본원산인 일목련(황목련), 중국원산인 백목련과 자목련이 있고 우리나라 토종목련은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목련”과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라고 있는 “함박꽃나무(산목련, 목란, 산목란, 천녀화)”가 있다.
중국에서는 백목련을 목련(木蓮), 옥란(玉蘭), 목필(木筆), 목란(木蘭)등으로 부르는데, 그중 목란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중국 고전인 <군방보(群芳譜)>에서는 “꽃잎이 9개이고 그 향기가 난초의 향과 닮아서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라고 알려준다. 목련이란 뜻도 연꽃을 닮았다는 뜻이며 목필은 꽃봉오리가 글을 쓰는 붓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함박꽃나무라는 이름은 5~6월에 피는 꽃 흰색의 꽃이 함박(통나무로 파서 만든 나무 그릇인 함지박)같다고 해서 함박꽃나무라고 부른다. 함박꽃은 원래 산에서 자라는 작약과 집에서 기르는 작약의 꽃을 함박꽃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산목련나무꽃과 풀인 작약의 꽃 모두 함지박을 닮은 모습이다.
1963년에 우리나라에서 발행한 <학생생물도감>에서는 함박꽃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함박꽃나무
목란과, 깊은산 계곡에 나는 낙엽활엽소교목, 잎은 타원형이며 꽃은 크고, 희며 좋은 향기가 있다. 5~6월경 개화, 과실은 골돌(蓇葖), 과총(果叢)의 길이 3~6센티미터 이며 9월에 성숙, 관상용, 분포: 전국(경상북도 제외)”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상징하는 국화로 정하였으며 <김일성 저작집 16권, 339페이지>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 있는 목란이라는 꽃은 함박꽃과 같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향기도 그윽하고 나뭇잎도 보기 좋아서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것입니다."
북한에서 펴낸 <조선식물원색도감>에서는 함박꽃나무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목란(함박꽃나무, 산목란: Magnolia sieboldii koch.), [목란과]
잎이 지는 떨기나무 또는 작은 키나무이다. 줄기는 곧추 자라며 성글게 가지를 친다. 줄기껍질은 희유스럼한 잿빛이며 매끈하나 햇가지에는 희유스럼한 누운털이 있다. 잎은 어기여 붙고 잎꼭지가 있다. 잎몸은 넓은 닭알 모양인데 밑부분은 둥글고 끝부분은 뾰족하고 민변두리이다. 5~6월경에 햇가지 끝에 흰꽃이 1개씩 핀다. 꽃잎은 6~9개인데 거꿀달걀모양이다. 수꽃술은 꽃턱기둥밑에 많이 돌려 붙으며 꽃가루집은 불그스럼하다. 암꽃술은 많으며 꽃턱기둥의 웃부분에 돌려 붙는다. 열매송이는 길둥근 모양인데 가을에 붉게 물들며 쪽꼬투리가 익으면 버그러지는데 그 속에는 2개의 붉은 씨앗이 있다. 북부 고원지대를 제외한 각지의 산골짜기나 산중턱의 나무 숲에서 절로 자라거나 심어 기른다. 원림식물이다. 나무껍질은 약재로 쓴다."
일반적으로 목련 및 산목련꽃봉오리를 생약명으로 신이(辛夷)라고 한다. 채취시기는 봉오리가 아직 피지 않은 시점에서 채취하여 말려서 쓴다. 맛은 맵고 약간 쓰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폐, 비, 담, 위경에 작용한다. 풍사를 몰아내고 규를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두통, 축농증, 코막힘, 치통을 치료한다.
하루 4~12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시 가루내어 코에 넣거나 수침한 증류액을 코에 떨어뜨려 넣는다. 주의사항으로 음허(陰虛)로 화(火)가 왕성한 환자는 복용을 금한다.
신이의 성분은 꽃봉오리에 정유가 있다. 주성분은 시트랄 약 7퍼센트, 오이게놀, 시네올, 카비콜과 그 밖에 메틸에테르, 피넨, 카프르산, 올레산 등이다. 나무껍질에도 0.5퍼센트의 정유가 있으며 정유의 조성은 꽃과 같다. 나무껍질에는 또한 쿠라레 유사작용이 있는 독성분인 살리시폴린이 있다. 생꽃에는 루틴이 0.05퍼센트가 들어 있다. 자목련과 백목련에는 살리시폴린과 마그노쿠라린이 있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신이의 효능에 대해서 이렇게 적고 있다.
"동의치료에서 머리아픔, 가슴아픔, 이아픔, 창독, 콧병(축농증)에 쓴다.
목련 꽃봉오리 달임약 5~10그램을 200cc의 물로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머리아픔, 가슴아픔, 치통, 축농증에 쓴다. 신이탕: 목련꽃봉오리, 방풍뿌리, 족두리풀뿌리, 구릿대뿌리 각각 3그램으로 200밀리리터 되게 달여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축농증에 쓴다. 신이청폐탕: 목련꽃봉오리, 비파나무잎 각각 4그램, 지모뿌리줄기, 참나리비늘줄기, 속썩은풀뿌리, 치자나무열매 각각 6그램, 맥문동뿌리, 석곡 각각 10그램, 승마뿌리줄기 2그램을 물에 달여서 하루 2번 나누어 먹는다. 코의 살버짐, 비후성 비염, 상악동염에 쓴다."
약초연구가 <최진규>씨는 산목련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비염과 축농증에 명약 산목련
목련이라고 하면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 정원에 흔히 심는 백목련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목련에는 역시 중국에서 들어온 자주색 꽃이 피는 자목련이 있고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목련이 있으며 북미에서 들어온 태산목도 목련의 한 종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이들 외국에서 들어온 목련보다 꽃도 훨씬 아름답고 수형도 수려하며 향기도 좋은 목련이 제주도의 한라산에 자생하고 있으며 산목련은 아무 산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으나 사람들한테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목련은 제주도 한라산의 개미목 부근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 처음 발견되었다. 잎지는 큰키나무로 키는 20미터까지 자라고 직경은 1미터까지 자란다. 제주도에서 자라는 목련은 백목련보다 꽃도 더 크고 향기도 진하며 백목련보다 꽃이 보름쯤 먼저 핀다. 백목련은 꽃잎이 여섯 장이고 석 장의 꽃받침과 꽃잎의 길이가 거의 같고 색깔이나 모양이 비슷하지만 목련은 꽃잎이 여섯 장에서 아홉 장이고 꽃잎이 꽃받침보다 크고 밑 부분 겉에 연한 붉은 빛의 줄이 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묘목을 파는 가게에 가서 목련을 찾으면 모두 중국에서 들어온 백목련을 준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진짜 목련은 고부시목련 또는 고부시라고 해야 통한다. 고부시는 일본말로 주먹이라는 뜻인데 열매 모양이 주먹을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목련은 일본에도 많이 자라고 있으므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에 소개한 까닭에 고부시라는 이름이 학명으로 고정되어 버린 것이다.
목련으로 축농증을 고친 명나라 선비
중국 명나라 때 한 선비가 있었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콧병이 생겼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르며 피도 나고 냄새를 맡지 못했다. 고통이 심해서 날마다 이름난 의원을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코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서 부인이나 가족들도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부담을 줄 바에야 살아서 무엇을 하겠는가. 차라리 죽어 버리자.
그는 인생이 아무 의미가 없어 자살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의 친한 친구가 그를 찾아와서 위로했다.
기운을 내게. 세상은 아주 넓어. 여기서는 못 고치지만 다른 지방에 가 보면 좋은 의원을 만날 수 있을 걸세.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풍물을 보고 좋은 치료약을 구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래. 그것도 좋은 생각이야.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
선비는 집을 떠나 각지를 유람했다. 가는 곳마다 명의를 찾아다니면서 콧병 치료를 받아 보았으나 아무도 고치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는 변방의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에 이르렀다. 그는 그 마을의 의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부탁했다. 그 마을의 의원은 자세하게 진찰을 한 뒤에 약을 지어 주었다. 약봉지를 열어 보니 자기 고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란화의 꽃봉오리를 말린 것이었다. 그는 의원이 시키는 대로 그 꽃봉오리를 물로 달여서 보름동안 마셨더니 정신이 맑아지고 머리가 시원해졌으며 콧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선비는 병이 나아 집으로 돌아와서 옥란화 꽃봉오리를 따서 말려서 자기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들한테 주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 대부분이 신통한 효험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약초의 이름을 변방의 의원한테 물어보지 않아서 이름을 몰랐다.
한참 생각한 끝에 그는 자신이 병이 나은 해가 신해(辛亥)년이고 변방의 오랑캐 족한테서 병을 고쳤다고 하여 매울 신(辛)자에 오랑캐 이(夷)자를 써서 신이(辛夷)라고 지었다.
산목련은 북한의 국화
산목련을 흔히 함박꽃나무라고 부른다. 꽃 모양이 한약재로 널리 쓰이는 작약, 곧 함박꽃과 너무 비슷하여 나무에 피는 함박꽃이라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함박꽃나무와 목련(木蓮)은 식물학적으로도 한 식구이고 꽃이나 잎 모양이 매우 닮았으나 산목련은 깊은 산 속에 자라고 목련, 백목련, 자목련 등은 정원에 흔히 심어 가꾸는 점이 다르다.
목련은 이름이 많다. 목련이라는 본디 이름은 나무에 피는 연꽃이라는 뜻으로 불교를 상징하는 꽃 가운데 하나이다. 이 밖에 꽃봉오리가 맺힌 모양이 붓을 닮았다고 하여 목필이라고 불렀고, 또 꽃봉오리들이 모두 북향을 바라본다고 하여 북향화라고도 했으며, 꽃이 옥돌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하여 옥수(玉樹)라고도 불렀고, 꽃잎 한조각 한 조각이 향기의 덩어리라고 하여 향린(香鱗)이라고도 했다. 한 나무 가득 꽃송이가 달리면 마치 옥돌로 된 산을 바라보는 듯하다고 하여 망여옥산(望如玉山)이라고도 하고,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봄을 부른다고 하여 근설영춘(近雪迎春)이라고도 했으며, 난초처럼 아름다운 나무라고 하여 목란(木蘭)이라고도 불렀고, 꽃은 옥과 같고 향기는 난초처럼 그윽하다 하여 옥란(玉蘭)으로 부르기도 했다.
목련은 우리 선조들이 집 가까이나 정원에 심어두고 꽃도 보고 약으로도 즐겨 쓰던 나무다. 목련꽃이 피는 모양을 보고 한 해 농사를 점치는 지표목으로 삼기도 했다. 곧 목련꽃이 피기 시작하면 못자리를 시작하고 꽃이 아래를 향하여 피면 비가 많이 오고 위를 향하여 피면 날씨가 맑아질 것이라고 하여 일기를 점쳤다. 꽃이 위를 향해 오래 피어 있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어 풍년이 들 것으로 보았고 반대로 아래를 향해 피었다가 빨리 시들면 흉년이 들 것으로 생각했다.
목련나무는 쉽게 잘 부러진다. 그리고 부러진 가지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묵은 가지일수록 그 향기가 진하며 목련나무를 태우면 은은한 향기가 사방에 진동한다. 우리 선조들은 장마철에 집 안에 습기가 많고 곰팡이가 필 때에는 목련나무를 태워서 나쁜 냄새와 습기를 내보냈다. 도한 목련나무를 불에 태우면 그 향기 때문에 병마가 도망가는 것으로 믿었다. 그런 까닭에 집집마다 장마철이 오기 전에 목련나무 장작을 준비하곤 했다고 한다.
산목련은 북한의 국화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국화는 진달래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산목련 곧 함박꽃나무, 북한 이름으로는 목란(木蘭)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목란은 김일성이 항일투쟁을 하던 시절에 처음 발견하였으며 이름도 없었는데 60년대 후반 직접 목란이란 이름을 지어 붙였다고 한다.
그 이후 목란은 매우 귀한 나무로 대접을 받았으며 1991년 4월에 공식으로 국화로 지정했다. 김일성 저작집 16권에도 "우리나라에 있는 목란이란 꽃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향기도 그윽하고 나뭇잎도 보기가 좋아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입니다." 라고 하여 널리 심도록 장려하였다.
김일성과 연관이 있는 북한의 대형 건축물에는 대부분 목란꽃 문양이 들어 있다. 금수산 의사당 밑바닥, 혁명사적지를 비롯하여 95년 8월에 판문점 북측지역에 세워진 김일성의 친필비석에도 그의 사망 당시 나이를 상징하는 82송이의 목란꽃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또 각종 공문서의 바탕에는 우리나라가 무궁화 그림을 넣는 것처럼 목란꽃이 연하게 깔려 있고, 평양 창광거리에서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종합연회장도 이름이 목란관이다. 가극 '금강산의 노래'에서도 목란은 꽃 중의 꽃으로 숭상하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이 처음 발견하여 이름을 붙였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산목련, 함백이, 개목련, 함박꽃나무란 이름으로 오래 전부터 불러 오던 나무이다. 자라는 곳이 인가 근처가 아니라 깊은 산 계곡이므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았을 따름이다.
목련은 꽃이 먼저 핀 다음 잎이 나오지만 함박꽃나무는 잎이 다 펼쳐진 다음에 꽃이 핀다. 꽃은 주먹만큼 큼직하며 늦봄에서 초여름에 새 가지 끝에서 땅을 향하여 핀다. 6장의 하얀 꽃잎으로 둘러싸인 수술은 붉은 빛을 띤 보라색이다. 목련이나 백목련보다 향기가 오히려 더 진하며 꽃도 훨씬 청초하고 아름답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그 생김새가 매우 특이하다.
산목련은 전국의 산골짜기 숲 속에 자라는 작은 나무로서 키가 7-1미터, 굵기는 발목 굵기 정도로 자란다. 줄기는 여러 포기가 나와 비스듬하게 자라는 경우가 흔하고 껍질은 회색이며 갈라지지 않는다. 잎은 어린아이 손바닥만처럼 널찍하고 감나무 잎처럼 생겼으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용화세계를 상징하는 나무
산목련을 불교에서는 용화수(龍花樹)라고 부른다. 하얗게 피는 꽃송이 한가운데 있는 수술 모양과 가을에 익는 열매 모양이 용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기도 하고 불교의 이상세계인 용화세계(龍華世界)를 상징하는 꽃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목련 꽃봉오리를 신이(辛夷)라고 하여 약으로 쓴다. 신이라는 이름은 약간 매운 맛이 난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콧병에는 신이가 최고의 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씨, 뿌리, 나무껍질, 잎 등을 모두 약으로 쓴다.
신이는 꽃봉오리가 맺힌 것을 따서 불로 말려서 쓴다. 꽃이 완전히 핀 것은 효과가 적고 시들어 떨어진 것도 효과가 적다.
맛은 맵고 성질은 따듯하며 독이 없다. 폐와 위에 주로 들어간다. 풍사를 통하게 하고 막힌 것을 뚫어주는 효능이 있다. 두통, 축농증, 코가 막히는 것, 치통을 낫게 한다. 오장의 한열(寒熱)과 풍사(風邪)를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하며 얼굴에 난 기미, 주근깨를 치료한다.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근육을 풀어주며 구규(九竅)를 뚫어주며 코가 막힌 것을 통하게 하며 콧물이 나오게 한다. 얼굴이 부으면서 생긴 치통, 차나 배를 탄 것처럼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는 증상을 치료한다. 수염과 머리카락을 나게 하며 촌충을 죽여 없앤다.
크림으로 만들어 얼굴에 바르면 기미나 주근깨, 여드름이 없어지고 얼굴에 매끄럽게 되어 빛이 난다. 도한 눈을 밝게 하고 추위로 몸이 오싹오싹 하는 증상을 낫게 하며 종기로 인해 열이 나고 가려운 증상을 없앤다. 폐의 열을 내리고 상기증을 낫게 하며 기의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종기를 낫게 한다.
축농증, 비염, 기미, 주근깨 없애는 약초
새 기와 위에서 가루 내어 콧속에 넣으면 축농증을 낫게 하고 한기로 인한 얼굴의 통증과 마비를 치료한다. 말려 가루 내어 따듯한 술과 함께 먹으면 위가 아픈 것과 한랭으로 인하여 소화가 되지 않고 자주 체하는 것을 치료한다.
축농증, 코막힘, 콧물, 콧속의 염증 등 모든 종류의 콧병에는 목련꽃을 말린 가루에 사향을 약간 넣고 파흰밑을 말려 가루 낸 것을 약간 묻혀서 콧속에 자주 넣으면 잘 낫는다. 목에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 목련꽃봉오리를 물로 달여서 마시면 곧 내려간다.
목련껍질은 맛이 쓰고 성질은 차다. 술로 인한 여러 질병을 치료하고 음부습진, 부종, 종기, 여러 피부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 시력과 청력을 좋게 하며 나쁜 냄새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요통, 두통, 인후염, 비염, 축농증 등에도 매우 효과가 좋다.
술로 인한 모든 병, 곧 황달(酒疸), 가슴이 답답하고 괴롭거나 소변이 누렇게 나올 때에는 황기 80그램, 목련나무껍질 40그램을 곱게 가루 내어 한 숟갈씩 하루 3번 빈속에 먹는다. 얼굴에 생긴 피부병에는 목련껍질 600그램을 잘게 썰어서 3년 묵은 간장에 100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서 곱게 가루 낸다. 이것을 하루 3번 한 번에 한 숟갈씩 먹는다.
목련꽃봉오리는 여러 가지 균을 죽이고 혈압을 낮추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자궁을 흥분시키고 자궁수축을 강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신이(산목련, 목련꽃봉오리) 50그램을 짓찧어 알코올에 3일 동안 담가두었다가 거른다. 이것을 약한 불로 졸여 걸쭉해진 다음 바셀린 100그램을 넣고 고루 섞어서 연고가 되게 한다. 이 연고를 약솜심지에 묻혀서 코 안에 2-3시간 넣어 두었다가 빼낸다. 하루 1번 또는 하루 걸러 한 번씩 10일 동안 한다. 90퍼센트 이상이 낫거나 효과를 본다.
도꼬마리씨, 신이(산목련 꽃봉오리) 각 6-12그램, 백지 3-6그램, 황금 9-12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먹으면서 하루 3-4번 코에 한 번에 2-3방울씩 넣어 준다. 또는 위의 약들을 진하게 졸여서 꿀을 섞어서 한번에 30-50밀리리터씩 하루 3-4번 먹는다. 매우 잘 낫는다.
껍질을 쓸 때는 속껍질만을 그늘에서 말려 곱게 가루 내어 먹는다. 하루 3번 밥숟갈로 하나씩 하루 3번 먹는다. 틀림없이 좋은 효과를 본다.
꽃이 활짝 피기 전의 꽃망울과 잔뿌리를 각각 20그램씩 물로 달여서 마시면 축농증과 비염에 매우 신통한 효험이 있다. 꽃봉오리와 뿌리를 진하게 달인 물을 콧속에 넣을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다. 아니면 붓처럼 생긴 꽃봉오리를 콧속에 끼워 두는 방법도 있다. 오래 복용하면 편도선염이나 갑상선염, 인후염, 기관지염 등에도 좋은 효험이 있으며 머리가 맑아지고 목소리가 아름다워지며 살결이 백옥처럼 고와진다.
기미나 주근깨를 없애려면 꽃망울을 채취하여 45도 이상 되는 증류주에 담가 우려 내어 얼굴에 바르거나 곱게 가루 내어 바셀린이나 식물성 기름에 개어 얼굴에 하루 한두 번씩 바르고 마사지를 한다. 20-30일 동안 얼굴에 바르면 기미 주근깨 같은 것들이 없어지고 살결이 고와지며 윤이 난다. 산목련은 살결을 곱게 하는데 으뜸가는 약초이다."
산목련에 관해서 안덕균씨가 지은 <한국본초도감>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목련꽃과의 갈잎큰키나무 함박꽃나무의 꽃봉오리이다. 생약명으로 천녀목란(天女木蘭)이라고 한다.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이뇨소종, 윤폐지해의 효능이 있어 폐렴으로 인한 해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치료하며, 종기에 소종 작용을 보인다. 민간에서는 잎을 당귀와 같이 달여서 보혈약으로 쓴다."
중국의서 <약성론>에서는 “얼굴에 생긴 기미나 여드름을 치료한다. 크림으로 만들어 쓰는데 광택이 나게 한다.”라고 기록하며,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축농증, 풍으로 인해 코가 막힌데, 코막힘, 비창, 천연두 후의 비창에는 모두 가루에 사향을 조금 넣고 파흰밑둥에 가루를 약간 묻혀 코에 여러 번 넣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코가 막혀서 냄새를 맡지 못할 때는 조각, 신이, 석창포 각 같은양을 가루내어 솜에 싸서 콧구멍에 넣으면 효험이 있다.
중국의 <단방험방조사자료선편>에서는 비염, 부비강염에 “신이 12그램, 계란 3개를 함께 끓여 계란을 먹고 끓인물을 마시면 된다”고 적고 있다.
중국의 <전남본초>에서는 “새 기와 위에서 가루 내어 콧속에 넣으면 축농증을 낫게 하고 한기로 인한 얼굴의 통증과 마비를 치료한다. 말려 가루 내어 따듯한 술과 함께 먹으면 위가 아픈 것과 한랭으로 인하여 소화가 되지 않고 자주 체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변을 통하게 하고 기침을 그치게 한다. 실열로 인한 변비에는 목련열매 또는 목련 뿌리 껍질이나 줄기 껍질 약 40그램에 물로 끓여서 백당(白糖)을 넣어 아침 저녁 식전에 각가 1회씩 복용한다.
노인의 마른 기침에는 목련열매 15~20그램을 물로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된다.
산목련 꽃봉오리는 개화 직전의 꽃봉오리가 가장 좋다. 꽃을 천녀화(天女花)라고 부른다. 이미 개화된 것은 효과가 적고 시든 것은 좋지 않다. 산목련은 주로 깊은산 중턱 골짜기의 그늘진 곳에서 잘자라는 특성이 있어 낮은산에서는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집에서 기르는 백목련과는 달리 강한 햇볕 아래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반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며 비옥하고 수분이 많고 배수가 잘 되며, 통기성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란다. 공해에도 매우 약하며 소금기에도 약해서 해안가에도 잘 자라지 않는 특징이 있다.
회백색의 껍질에는 마치 옻이 오른 것 처럼 우둘 두둘한 돌기가 나 있다. 4~12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가루내어 먹거나 환을 지어 복용한다. 산목련 잔가지나 껍질도 물로 달여먹거나 가루내어 복용하며 달인 물로 씻거나 또는 식초에 담그어 양치질하는데 사용한다. 잎도 말려 차처럼 달여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