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과의 애기똥풀은 전세계에 2종이며 우리나라에는 1개의 변종이 자라고 있다. 마을 부근에서 흔히 볼수 있는 두해살이 월년초이다. 줄기를 자르면 노란 주황빛의 즙이 나오는데 그 빛깔이 마치 아기가 똥을 싼 색과 같다고 하여 ‘애기똥풀’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 분포하며 인가에 가까운곳에서도 잘 자라며 약간 그늘지고 습한곳을 좋아한다. 꽃잎은 정확히 4장이며 열매는 가느다란 삭과의 기둥모양이 하늘을 보고 서있다. 그 모습이 마치 바닷가에 자라는 함초와 비슷하게 생겼다. 까치다리, 젖풀, 씨아똥으로 부르기도 한다.
생약명은 백굴채(白屈菜)라고 한다. 꽃을 포한한 모든 줄기와 잎을 약으로 쓴다. 꽃피고 있을때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썬다. 진통, 진해, 이뇨, 해독의 효능이 있다.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위장통증, 간염, 황달, 위궤양을 낫게 하며 옴, 종기, 뱀이나 벌레에 물린데 생풀을 짓찧어 즙을 내어 바른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독이 있어서 과용하지 말아야 한다. 맛은 쓰고 매우며 따뜻하다. 독이 있다. 통증을 완하하고 가래를 삭이며 소변을 잘나오게 하며 독을 푼다. 급만성위장염, 위 십이지장 궤양, 담낭염으로 인한 복부동통, 이질, 황달간염, 피부궤양, 결핵, 옴, 버짐, 풍습성사지마비동통을 낫게 한다. 항종양, 억균작용, 백일해에 효과가 있다. 만성기관지염에 감초를 넣고 복용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사마귀에 신선한 즙액을 붙여서 치료한다.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 사전>에서는 백굴채를 이렇게 적고 있다. “아편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젖풀의 전초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낮은 산기슭이나 산골짜기, 길섶에서 자란다. 여름철 꽃이 필 때 전초를 베어 햇볕에서 말린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독이 있다. 통증과 기침을 멈추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해독한다. 약리실험에서 달임약과 즙액이 살균작용, 이담작용, 항암활성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통, 황달, 부종, 옴, 헌데, 사교창 등에 쓴다. 위암, 피부암 등에도 쓴다. 하루 2~6그램을 달여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때는 생것을 짓찧어 붙인다.”
애기똥풀을 너무 많이 쓰면 부작용으로 경련, 점막의 염증, 요혈, 변혈, 눈동자의 수축, 마비, 혼수 상태, 호흡마비가 올 수 있다. 이때에는 위를 씻어내고 설사약을 먹어서 빨리 독성분이 몸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토종약초요법사인 약초연구가 최진규의 저서 <약이되는 우리풀, 꽃, 나무> 제2권 152면에서는 애기똥풀에 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옻이 올랐을 때 5~6월에 애기똥풀 전초를 짓찧어서 즙을 낸 것 5밀리리터에 박하 잎을 짓찧어 생즙을 낸 것 2밀리리터, 96퍼센트 알코올 3밀리리터를 잘 섞어서 병에 넣고 마개를 꼭 닫아서 보관해 두고 옻이 오른 부위에 하루 3~5번 바르면 잘 낫는다. 가려움증, 피부가 열이 나면서 따갑고 가벼운 염증 등이 생긴 환자는 2~3일만에 낫고, 옴몸이 퉁퉁 붓고 물집이나 농양이 생기며 미란이 생겨 진물이 흐르는 등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4~5일 또는 일주일이면 완치된다. 옻이 올라서 저절로 나으려면 1~2개월이 걸리고 다른 약을 써도 잘 낫지 않아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흔한 애기똥풀로 쉽고 빨리 낫게 할 수 있다. 애기똥풀은 이밖에 은행 열매로 인한 피부염이나 다른 풀로 인한 피부염에도 좋은 효력이 있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널려 있는 애기똥풀이 잡초로 알고 귀찮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놀라운 치유력을 조물주가 백굴채에 넣어주신 것이다. 사람이 무지해서 냄새나고 꺽으면 똥빛깔이 난다고 하여 천대하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사는 애기똥풀의 신비를 배우고 유익을 얻고 고마움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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