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성

섹스에도 에티켓이 필요하다

울산 금수강산 2007. 8. 19. 09:02
Sex & sex etiquette
에티켓은 사람들과의 모든 관계, 혹은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의 기본이다. 이러한 관계에는 섹스도 포함된다. 따라서 섹스에도 에티켓이 필요하다.
 
더구나 섹스란 서로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기며, 그렇게 상대방의 몸으로 연주하는 듀엣의 노래가 아닌가. 에티켓을 지킬수록 노래는 아름답고 연주자는 신이 나는 법이다.


어딘가 동행하게 될 때 인사를 하고 몇 마디 나누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다. 함께 식사를 할 때는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게 적어도 몇 가지 사항 정도는 지켜줘야 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전화를 할때는 최대한 짧게, 그것도 작게 통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최소한’, ‘적어도’, ‘기본’…. 이것이 바로 에티켓이다.

즉 최소한 이 정도는 지켜주며, 적어도 이것까지는 하는 것이 배려나 서비스 차원은 아니더라도 기본이라는 얘기.
 
기본적인 에티켓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종종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데, 그 질문을 섹스에 돌려보라.

나는 과연 섹스에 있어 ‘기본’에 해당하는 에티켓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과연 섹스를 제대로 즐길 자격이 있는가를.
아, 뭘 어쩌란 말인가?

남녀 관계에서 남성은 대개 직설적이고 단순하며, 여성은 우회적이고 섬세하다. 섹스에 있어서는 이러한 양상이 극명하게 나타나 서로가 바라는 부분의 간격이 자칫 멀어지기 쉽다. 섹스 에티켓이 중요한 이유다.
 
사실 섹스 에티켓을 거론할 때 그 문제의 심각성을 남성 쪽으로 돌리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본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의욕이 꺾이기는 남녀가 불문. 여성은 섹스에 다소 수동적인 양상을 띠는데 간혹 그러한 모습에 남성들은 확확 깬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바라는 여성들이 지켜야 할, 그리고 여성들이 바라는 남성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섹스 에티켓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남녀를 불문하고 섹스를 할 땐, 깨끗해야 한다. 상대방의 더러운 몸을 좋아할 위인은,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만취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 다짜고짜 아내의 몸을 덮치는 남편은 섹스할 자격조차 없다.
 
고기 냄새, 마늘 냄새, 술 냄새, 그걸 먹으며 떠드는 동안 줄기차게 흘렸을 땀 냄새는 어쩌란 말인가. 물론 술이 취하면 성욕이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섹스는 해소가 아니라 소통이다. 한두 번이야 억지로 참고 넘어가겠지만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에티켓을 좀 갖추라고 말이다.

애무를 나누는 것은 섹스라는 교감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서로가 좋은 출발을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기분 좋은 섹스의 원동력이며, 상대에 대한 에티켓이다. 사실 오르가슴을 제외한 섹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애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남성들은, 섹스를 시작할 때 별 반응 없이 누워만 있는 여성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래, 어디 한번 해봐”라는 식의 바라기만 하는 태도 자체에서 남성들은 기운이 빠진다. 적어도 말로 애정 표현을 몇 마디 던지면서 껴안는다거나 손으로 상대의 성감대를 더듬고 감싸 쥐는 정도의 가벼운 애무만으로도 이미 남자는 숨을 헐떡이며 흥분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시작에서의 수동적인 모습은 남성 입장에서는 섹스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오해하기 쉽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들은 남성이 섹스만 하지 않고 온몸을 애무해 주는 것을 상당히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은 삽입만으로 오르가슴을 완전히 느끼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도 잘 모르는 성감대를 모두 애무해 주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섹스 파트너의 자질이요, 섹스의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쾌감에 대한 향수는, 그리하여 남녀 불문이다.
서로를 알면 같은 꿈을 꿀 수 있다

무엇보다 섹스 에티켓의 요점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가 편안히 섹스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배려에 있을 것이다. 즉 이것은 독특한 취향이 아니라 보편적인 성향에 대한 이야기다.
예컨대 남성들은 오럴 섹스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데 반대로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성들은 그래서 오럴 섹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간혹 준비해온 색다른 체위 역시 손쉽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싫으면 안 하면 된다. 대신 여기에서부터 에티켓이 필요하다. 남성이 기분 나쁘지 않도록, “나는 이런 게 더 좋더라~”는 식으로 표현하며 다른 섹스를 유도하는 것이다. “너 변태야!”라는 식의 표정과 말투로 짜증을 부린다면 이후 남성이 섹스에 대해 불편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나도 간절히 원할 땐 간혹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기본 에티켓이다. 물론 상대가 청결의 에티켓을 지켰나부터 살짝 확인해 봐야 한다. 

또한 남성은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낄 때 가장 큰 만족과 안도감을 느낀다. 즉 어느 정도 몸짓이나 표정에서 오르가슴에 대한 표현을 해주는 것이 좋다. 반대로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남성이 조금 오래 버티기를 바란다. 이는 당연한 권리이자 요구다. 오르가슴 근처에도 못 갔는데, 자기 혼자 헐떡거리며 등을 돌려버리는 행동은 기본이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여성은 섹스를 마친 후 남성이 뒤돌아 눕거나 화장실로 나가버리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며 애정을 표현해 주길 바란다. 정신적으로 애정이 충만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들이대는 것은 정말이지 기본이 안 된 행동이다. 특히 집안의 대소사가 있을 때나 시댁에서 사는 데 시도 때도 없이 덤비는 경우, 피곤할 때, 싸운 직후 섹스를 요구하면 도대체 어쩌라는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불 속의 사건들은 이불 속에서 끝나야 한다. 상대방의 몸의 특징이라든가, 테크닉, 정력의 세기가 이불 밖으로 나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퍼진다면 그는 섹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섹스는 상대방에 대한 매너다. 그리고 매너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모르는 것은 죄다. 왜냐하면 상대방을 배려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