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건강관리

해조류 과잉섭취, 갑상선환자에겐 毒

울산 금수강산 2006. 11. 29. 09:15


이처럼 해조류가 갑상선질환에 오래 전부터 처방된 것은 갑상선 호르몬의 중요한 구성성분인 '요오드(iodine)'가 해조류에 많이 포함돼 있다는 이론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과연 해조류가 갑상선 질환에 이롭기만 한 것일까?

◇ 갑상선 질환과 해조류 요오드 성분의 상관관계 = 2000년 전 유럽인들, 특히 알프스 지역의 사람들에게 갑상선이 커지는 '갑상선종'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들의 갑상선은 왜 커졌던 것일까?

갑상선은 목젖 아래에 있는 나비넥타이처럼 생긴 샘으로 대사를 조절하고 모든 조직의 기능을 자극하는 각종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신체의 모든 기능이 느려진다. 피로, 체중증가, 우울증, 건망증, 피부건조 외에 목소리가 쉬고 추위를 참지 못한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이 너무 활발해지면 심장병, 골다공증, 불임 위험이 커진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중요한 구성성분인데 요오드가 부족하게 되면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줄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갑상선은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그 크기가 커지게 된다. 유럽 내륙에 위치한 알프스 사람들의 갑상선종은 이러한 요오드 결핍에 의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따른 결과였다고 한다.

아직도 유럽이나 아시아대륙의 내륙지방, 북유럽, 중앙아프리카 지역 등에서는 요오드 결핍이 갑상선 질환의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오드 결핍은 여러 종류의 갑상선 질환의 한 원인에 불과하며. 그 치료 또한 요오드를 보충해 줌으로써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요오드는 특히 김, 미역, 다시마, 파래 등 해조류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해조류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논리가 널리 퍼진 전문의들은 분석하고 있다.

◇ 요오드 섭취량 많은 한국사람은 사정이 달라 = 그러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또는 섬나라 일본의 경우는 어떠할까.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양 이상으로 충분히 요오드를 섭취하고 있다. 요오드 결핍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요오드 과잉 섭취가 더 문제라는 분석이다.

필요 이상으로 요오드를 섭취하면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나 분비를 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존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가지고 있던 환자의 경우 병을 되레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요오드의 과잉섭취는 갑상선 조직을 이물질이나 타인의 조직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면역계가 갑상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우리 몸은 탁월한 조절능력이 있기 때문에 정상인이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요오드를 섭취하더라도 그것을 그만큼 배출해내는 능력이 있으며, 과잉섭취에 따른 일시적인 갑상선 기능이상도 정상으로 쉽게 되돌릴 수 있는 완충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미 갑상선 질환이 있던 환자의 경우는 이러한 조절 및 완충 능력이 상실돼 있어 요오드의 과잉섭취가 병의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해조류는 칼로리가 낮고 영양만점인 대표적인 웰빙식품이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에게 있어서 만큼은 해조류의 과잉섭취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갑상선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영양학회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에 많이 들어있는 요오드는 소아의 뇌 발달 등에 꼭 필요한 영양소지만 300㎍(미역 3g분량)의 상한 섭취량을 초과하면 거꾸로 목이 붓고 체력이 떨어지는 갑상선 기능 저하가 생긴다.

학회가 정한 요오드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150㎍이며 상한 섭취량은 3천㎍이다.

또한 요오드를 보충해주는 다시다환 등의 건강식품은 복용 시 조심해야 한다는 게 학회의 공식 입장이다.

을지병원 내분비내과 전재석 교수는 "해조류의 과잉섭취와 아울러 이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갑상선 질환에 좋다는 건강보조 식품이다. 이들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엄청난 양의 요오드를 함유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무분별하게 고가의 유통되고 있는 이들 건강보조 식품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