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것이 그리워지는 겨울. 그래서 사람들은 유독 겨울에 동남아 여행을 떠나는 모양이다. 비행기로 2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국내 관광객에겐 생소한 섬. 살아 있는 산호초를 간직한 환상의 섬 오키나와는 동서양의 문화와 다채로운 해양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오키나와 바다 빛깔은 하루에 17번 변한다고 한다. 진한 파란색부터 하늘을 닮은 옅은 옥빛까지…. 한국에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서 하루에 7번이나 달라지는 바닷빛깔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오키나와의 바닷속에는 살아 있는 산호초가 있다. 그 때문에 이곳의 바다는 하루에도 7번씩 색깔을 바꾸는 것. “바다빛은 살아 있는 산호초와 하늘, 구름 그리고 바람이 정해준다”는게 오키나와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키나와는 다이버 마니아들에게 ‘파라다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한 번이라도 다이빙을 경험한 사람은 평생 오키나와의 바닷속을 그리워하게 된다”고 호언장담하는 이곳 사람들은 바다에 대한 자랑이 무궁무진하다. 본국의 수도인 도쿄보다 서울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인지 유독 한국인에게 친절한 오키나와는 일본에서도 유일한 아열대 기후 지역이다. 연평균 기온 23℃. 덕분에 4월부터 10월 말까지 그림같이 아름다운 바닷속에 풍덩 뛰어들어 갖가지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오키나와는 바다 가운데 1백59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구성된 섬이다. 이중에는 1백여 개의 무인도가 존재한다. 때문에 오키나와 관광의 필수 코스는 무인도 체험이다. 무인도 체험이란 말 그대로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서 백사장, 바다, 물고기, 나무, 하늘, 바람 등을 벗 삼아 하루 종일 자유를 체험하는 것이다. 점심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야자수 열매를 따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관광산업이 발달한 오키나와에서는 숙소로 정한 리조트에서 웬만한 해양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다. 패러세일링, 시카약, 글라스보트 등. 또 1년 내내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친절함(?) 때문에 관광객들은 해양 스포츠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바다 카니발, 대류큐 마쓰리 왕국, 산토피아 오키나와, 꽃 카니발은 오키나와의 4대 이벤트로 꼽힐 만큼 소문난 볼거리. 이때쯤이면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오키나와 해변이 붐비곤 한다.
‘꽃 카니발’은 매년 1월 열린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벚꽃축제를 그 시작으로 플라워 페스타와 서양 난 박람회 등 다양한 꽃의 이벤트가 펼쳐지는 것. 4월에 열리는 ‘바다 카니발’은 세계에 자랑할 만큼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바다를 무대로, 화려한 이벤트와 함께 다채로운 행사가 거행된다. ‘대류큐 마쓰리 왕국은 전통과 민족 공연을 한자리에 모은 류큐 왕국의 전통을 만날 수 있는 최대의 이벤트. 매년 12월 거행되며 세계인들과 오키나와 사람들 간의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로 인정받고 있다. 따뜻한 오키나와에서는 11월에도 포근한 기후의 특성을 살려, 스포츠와 문화의 제전을 펼친다. 이것이 바로 오키나와의 4대 이벤트 중 하나인 ‘산토피아 오키나와’다.
1백59개의 섬 중에서 가장 크고 인구도 많은 섬이 오키나와 본섬이다. 이곳에는 많은 리조트호텔들이 아름다운 해안가를 따라 자리잡고 있으며, 각 호텔에는 패러세일링, 시카약, 글라스보트 등 마린 레저 시설을 비롯해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미니 골프장은 물론 야외 사우나, 자체적으로 돌고래 쇼를 보여주는 곳까지. 특히 요즘에는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환상적으로 꾸며진 채플들이 새로운 이벤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본섬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류큐 왕국의 성터와 관련 유산들, 미군 기지와 근접한 곳에 새롭게 형성된 아메리칸 빌리지, 오키나와에서 자랑하는 츄마우미 수족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즐거운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 찬란한 류큐 왕국의 전통 문화& 다채로운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 -
오키나와 현의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는 오키나와 본섬 남부의 서해안을 따라 위치하고 있다. 약 30만 명이 살고 있는 나하시는 15세기 류큐 왕국 시절부터 왕조 행정수도의 교역항으로 발전했다. 시내 중심가에는 관광 상품점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고쿠사이도오리’가 유명하며, ‘헤이와도오리’ ‘마키시 공설시장’은 오키나와의 독특한 먹거리,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과 주민들로 언제나 활기에 넘친다. 복원된 ‘슈리성’, 류큐 왕가의 별장으로 지어진 ‘시키나엔’ 등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여 15~16세기경 류큐 왕국의 번영을 오늘날에 전하고 있다. 매년 10월에 거행되는 ‘나하 대 줄다리기’는 3백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대형 이벤트다. 이때 사용되는 길이 186m, 무게 40.2톤의 초대형 밧줄은 1995년에 기네스북에도 등록되어 세계 제일의 밧줄로 인정받고 있다.
- 남부 -
오키나와 본섬의 남부는 토질이 좋아 야채와 사탕수수의 재배지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격렬한 지상전이 펼쳐지기도 했던 이곳에는 다수의 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매년 오키나와 현에서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매년 음력 5월 4일이면 오키나와 각지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보트레이스 ‘하리’가 열린다. 이곳 사람들은 하리의 종이 울리면 곧 장마가 걷힌다고 믿어 이때는 초여름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 중부 -
오키나와 본섬의 중부에는 카데나 공군기지, 후텐마 기지 등 미군 기지가 모여 있다. 덕분에 이곳에는 마치 미국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한 ‘아메리칸 빌리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현재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는 중. 때문에 밤낮없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중부에는 미야기 해안의 다이빙 스포트와 한비타운의 야시장, 비치와 공원이 하나가 된 아라하 공원 등 젊은 관광객들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
- 북부 -
오키나와 본섬의 북부에는 국제공항이 있다. 대형 리조트호텔, 펜션을 비롯해 아름다운 해안선을 끼고 최고급 리조트들이 모여 있다. 호텔마다 다양한 수상 레저 시설은 물론, 신혼의 단꿈을 품고 날아온 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채플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선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리조트와 호텔 등에서 마련한 이벤트에만 참석해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츄라우미 수족관에서는 색다른 바다 세계를 만낄할 수 있다.
- 오키나와 본섬 주변의 섬들 -
오키나와 본섬을 둘러싼 주위의 유인도와 무인도에는 스쿠버 다이빙, 고래 관찰 등 해양 스포츠가 성행하고 있다. 북부에 위치한 나하시에서 남서쪽으로 30~40km 해상에 위치한 게라마 열도는 해양 스포츠의 파라다이스다. 수중 투명도 50m 이상을 자랑하는 이 해역에는 3백30종 이상의 산호와 1천여 종에 달하는 어류가 생식하고 있어 언제나 다이버들로 붐빈다. 그 외에도 쿠메 섬의 인부 비치, 모래섬이 끝없이 펼쳐진 하테노하마 해변 등 아름다운 명소가 곳곳에 있어, 열대의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미야코 지역 -
미야코 섬, 이라부 섬, 타라마 섬 등으로 이루어진 미야코 지역은 매년 4월에 열리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미야코지마 대회’로 유명하다. 전체적으로 표고가 낮고 강이 없어 해안선은 하얀 모래사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중에도 마에하마 해변은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으로 선정된 적도 있으며, 얕은 모래해변이 7km나 걸쳐 펼쳐져 있어 해수욕의 최적지다. 시모지 섬의 서쪽에는 ‘도리이케’라 하여, 크고 작은 2개의 연못이 바닥에서 바다로 통해 다이버들에겐 환상의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연못에 고인 담수와 해수의 온도차가 큰 초봄에는 핑크와 녹색의 물결이 마치 오로라와 같이 띠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 야에야마 -
이시가키 섬을 중심으로 다수의 섬들로 구성된 야에야마 제도는 해역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붉은 기와와 새하얀 바닷모래를 깔아놓은 길이 멋진 색의 조화를 이루는 다케토미 섬, 대부분이 정글로 뒤덮여 많은 고유종이 생식하고 있는 이리오모테 섬 등은 꼭 가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다케토미 섬의 곤도이 비치, 이시가키 섬의 스쿠치 비치 등은 해수욕장과 다이빙 포인트로도 각광받는 곳이다.
◇가볼 만한 곳
- 슈리성(정전) -
14세기 말에 창건된 류큐 왕조의 영화를 전하는 성터. 지난 세월 치른 큰 전쟁으로 네 차례나 전소되었지만 1992년 복원했다. 14세기 건립 후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4백50년간 류큐 왕국의 도성으로써 국가의 중추 역할을 했다. 1429년 ‘쇼하시’라는 인물이 수많은 항쟁에서 승리하며 유일한 왕으로 등극해 통일국가 류큐 왕국을 세웠다. 그러나 일본의 메이지 정부가 수립된 후 국왕은 국가를 일본에 반환함으로써 4백50년 역사의 류큐 왕국은 역사 속에서 묻히게 됐다.
- 국제거리 -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대공습을 받아 초토화됐던 나하시는 전쟁 후 부흥을 시작했다. 그 첫번째로 추진한 것이 국제거리 가꾸기. 덕분에 이곳에는 미군들에게 ‘기적의 1마일’이라고 불리는 쇼핑 거리가 형성됐다. 당시에 형성된 거리는 현재까지 건재하며 본거리 옆에는 아케이드 거리, 평화거리와 마키시 공설시장으로 연결되어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 류큐 유리촌 -
아름다운 색채와 소박한 온기로 사람들을 매료하는 류큐 유리. 공정 작업을 프로의 기술과 함께 견학할 수 있는 인기 장소가 류큐 유리촌이다. 류큐 유리가 풍부하게 준비된 쇼핑센터도 함께 위치하고 있다. 유리와 관계된 다양한 제품을 감상하며 지난 류큐 왕국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아메리칸 빌리지 -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쇼핑이나 영화,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장소. 그중에서도 대관람차는 관광객뿐 아니라 이곳 주민들에게도 손꼽히는 곳으로, 낮에는 웅대한 바다, 밤에는 낭만적인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오키나와 젊은이들에게 최적의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도 한다. 오키나에서 색다른 서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해중 전망탑 -
나고시 부세나 바닷속에 세워진 전망탑. 탑 속은 360도 유리로 되어 있어 이곳에서는 바닷속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곤 한다. 다채로운 열대어를 눈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다 역시 일품. 리조트의 테라스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것은 오키나와의 또다른 추억으로 기억될 듯하다.
◇알고 떠나는 오키나와 여행
- 기후 -
오키나와는 일본 유일의 아열대 기후 지역이며, 연평균 기온 23℃로, 1년 내내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매년 5~6월에 비가 많이 내리고, 여름이 되면 맑고 쾌청한 날이 지속되어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여름에는 평균 기온이 28℃를 넘지만 바람이 많아 푹푹 찌는 폭염이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다. 하지만 때때로 태풍이 불어닥치기 때문에 여름철 여행객은 기상 변화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11월경부터는 북동풍의 기세가 강해져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므로,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가장 추운 1월에도 최저 기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고, 1월에는 일본에서 제일 일찍 벚꽃이 피며, 2월에는 만발한 철쭉꽃을 즐길 수 있다.
- 입국 -
한국에서 일본에 입국할 때는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 신청에는 여권의 유효기간이 3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 항공 -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키나와 나하국제공항 간을 주 3회(왕복 주 6회) 운항하며, 편도 약 2시간 10분이 소요된다. 오키나와 현 내의 주요 교통기관은 버스와 택시, 렌터카로서, 2003년 8월에는 나하 시내를 연결하는 모노레일이 개통되었다. 주위의 도서 지방과는 훼리, 고속선, 비행기가 매일 여러 차례 운항하고 있다.
- 기타 -
오키나와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에는 별도로 5%의 소비세가 부과된다. 또 비자, 마스터 등 카드 보급이 잘 되어 있지만, 대도시를 벗어나 본섬의 북부나 도서 지방은 카드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꼭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또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팁 문화가 없다. 전압은 100V이므로 헤어 드라이어, 전기 면도기 등 휴대용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여행객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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