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불교유적지 파간

울산 금수강산 2006. 12. 5. 18:09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내리면 제일 먼저 수즙은 여인들의 정다운 미소가 다가온다. 이들의 시원한 눈매와 미소가 없었다면, 미얀마에 대한 첫인상은 덥고 답답하며 그저 불탑과 승려가 많은 한가로운 도시로만 기억되지 않을는지 모른다.

수도 양곤은 버마語로 ‘전쟁의 끝’을 의미한다고 한다. 오랜세월동안 수많은 내전과 국제간의 갈 등을 하루빨리 종식 시키고 싶은 미얀마 국민들의 염원이 이 이름에 묻어나는듯하여 자뭇 숙연해지기도 한다. 외세의 침략이외에도 내전을 겪게되었던 이유는 미얀마가 100여종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나라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전체인구 4500만 중 버마족이 약 60%를 차지하고 나머지를 카렌, 샨, 몬, 아리칸 등의 소수族이 차지하는데 특히 이들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렌족 등 일부 부족이 자신들의 민족자결을 주장하며 독립을 하기 위하여 정부군과 끊임없이 무력대결을 벌이고있어 정부로서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북부 산악지대나 국경부근, 그리고 이라와디강 유역에 숨어지내듯 살고있으며 게릴라전으로 맞서 저항하기 때문에 처리가 어렵다고한다. 사실 이러한 오지에 전통적인 모습으로 살고있는 이들 소수족을 방문하면 남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맛볼수 있지만 위에 열거한 이유로 외지인의 접근이 어려워 정부에서도 여행자들에게 각별히 경고하고있는 상태이므로 위험을 각오하지 않는한 이런곳의 방문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사실 미얀마는 세계최고의 불교국가 중 하나이다. 어디를 가나 불탑을 비롯한 불교유적이 곳곳에 산재하여 있는데, 특히 불탑(파고다)은 그 숫자가 모두 4백만개가 넘는다고 하니 문자그대로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양곤은 수도로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지만 이곳 역시 불교와 관련된 중요한 유적지가 여러 곳 있다. 특히 세계최대의 불탑이라 할 수 있는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의 상징으로서 시내 어느곳에서나 쉽게 눈에 띈다.

온통 황금색으로 덥혀있는 이 탑은 거대한 규모와 시설면에서 양곤시민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고 있다. 흔히 ‘쉐다곤 파고다를 보지않고는 미얀마를 완전히 보았다고 할수없다’ 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이 불탑은 유명한데, 낮에 보는 탑 역시 웅장하고 대단하지만 특히 밤에 이곳을 방문하면 그 위용과 황금색의 찬란함으로 마치 매직쇼를 보는 것 처럼 경탄하게 된다. 방콕에서 카트만두를 밤에 비행할 경우 그 아득한 하늘에서도 아득한 저 아래 한점의 황금빛 블빛으로 보일정도이니 어느정도 이겠는가.

이 나라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불교에 대한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각별하다. 없는 살림 속에서도 서로가 다투어 스님들에게 공양을 하고 길거리에서 스님을 대할 때에도 두 손을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린다. 미얀마는 신비한 종교의 나라다. 유서 깊은 불교 유적이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데, 특히 4백만 개가 넘는다는 파고다는 세계적인 불가사의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파간(Pagan)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와 같이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중의 하나로, 미얀마 불교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16세기 파간 왕조의 전설을 간직한 신비의 장소이다.



이곳은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미얀마 국내 항공편(국내선은 소형 제트 항공기가 3대밖에 없다고 함)으로 1시간 조금 넘는 거리인 북쪽에 위치해있다. 공항이래야 우리나라 고속도로 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휴게소보다 작고 초라한 크기이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얀마 전통 의상이라 하는 엉덩이가 찰싹 달라붙는 론지(LonGyi)를 움켜 맨 얼굴 검은 남자들, 그리고 촌스러운 유니폼의 눈 큰 여자들이 공항 출입수속을 하며 재잘댄다. 공항 청사를 벗어나 숙소로 향하는 길은 말 그대로 현대 문명에게 철저히 외면 당한 폐허 그 자체의 모습이다.

파간은 1287년 몽고 침입으로 많은 건축물과 불교 문화재가 파괴되었다. 그 후로도 영국 식민지 시절의 문화재 약탈과 1975년의 대지진은 화려했던 이 지역 역사와 문화를 매몰시켜 버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곳 사람들은 말한다. 파간이야말로 미얀마가 미래의 힘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고. 하기야 아직도 남아 있는 2천5백 개가 넘는 크고 작은 파고다가 옛날 파간 왕조의 영광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어 이 말이 결코 억지는 아니리라.



- 불가사의 지역으로 꼽히는 세계적인 불교 유적지 -

파간은 유적의 도시. 파간 사람들은 이 지역 마지막 왕조의 시조인 아나우라타에 의해 1057년에 축조된 슈웨지콘 대탑을 가장 걸출한 축조물로 꼽는다. 이 사탑은 쟈타카스 풍경을 양각으로 조각한 석판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수많은 다른 사탑의 모델이 되고 있다.특히 이곳에는 부처님의 두 전골과 치사리가 봉안되어 있어 다른 파고다와는 달리 일반 여행객들의 출입을 선별,통제하고 있다. 탑 위에 올라 바라보는 주위의 정경은 마치 1천년 전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파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하나의 명소는 아난다 사원이다. 이 사원은 부처의 시자인 아난존자의 존함을 따서 만든 것으로 내부의 사면에 부조되어 있는 입불상의 모습이 그 앞에 론지를 입고 정성스레 절하는 어느 여인(미얀마 여성들은 론지를 입을 때 속옷을 입지 않는 이들이 많다)의 몸매에는 왠지 종교적 엄숙함 이상으로 육감적인 볼륨이 넘쳐흐른다. 이 사원은 1091년 칸시타왕에 의해 건축된 하얀 색깔의 절로 부처님의 생애를 묘사한 독특한 조각양식과 다양한 불상들, 그리고 십자가형으로 완벽하게 조성된 택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이 사원의 내부로부터 사방으로 길게 뻗은 복도에는 그 좌우로 미얀마의 골동품, 토산품 더미가 기다랗게 늘어져 있고 상인들의 호객소리가 시장터를 방불케 한다. 게중에는 도굴품의 암거래 현장도 간혹 발견이 된다. 파간의 일부 젊은이들 중에는 미얀마 정부의 엄격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문화재인 파고다의 조각품들을 떼어내서 달러 몇 푼에 팔아넘기는 모습을 볼 때 가난과 고급 문화의 보존이 쉽게 공존할 수 없는 서글픈 단면을 본다.



파간의 서쪽 끝을 비껴 흐르는 이라와디강을 끼고 조금 북쪽에 위치한 곳에는 높이55m의 고도팔린 사원이 있다. 저녁나절에 이곳에 올라 바라보는 해넘이의 정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붉은 듯하면서도 진흙빛 같은 구름이 옆으로 늘어서고 빛 잃은 태양의 섬광이 밑으로 가라앉는 절묘한 구도는 진정 비로자나불의 환영을 연상케 한다. 그 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이라와디 강. 그 물에 몸을 담근 아낙들의 모습. 피부 색깔과 비슷한 론지로 가슴을 가리운 채 머리를 감아 휘젖는 모습은 여정에 지친 이방인의 마음을 괜시리 설레게 한다. 이밖에도 파간에는 틸로밀로 사원, 마누하 사원, 탓빈뉴 사원, 따마양지 사원, 부파야 파고다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유적들이 즐비하다. 이런 유적만이 아니라 그 주위에 산재해 있는 승려을의 거처에도 또 좌선하는 수많은 수도승들에게서도 별난 문화를 읽을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은 삐쩍 마른 굴비 같다. 그들의 눈에는 무량수를 헤아리는 혜광이 빛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이곳 파간 역시 세속적인 욕망에 허덕이고 있는 인간 시장임이 그대로 들어나고 있다.



파간 공항을 이륙하며 여승무원이 나누어 주는 거칠은 카스테라 한 조각과 알사탕(그렇게 작은 사탕을 처음 보았고, 먹지 않고 식반에 얹어놓은 사탕을 도중에 회수해 가는 것도 처음 경험함)몇 개를 받아들고 물질의 궁핍이 하늘까지 닿은, 그러나 아직은 정신적 풍요 속에서 꿈을 씹고 사는 이 고장의 미래상이 괜시리 걱정된다.

<제공/레포츠 365·KBC여행사>

파간여행을 위한 여행자 메모

◇ 꼭 필요한 서류 절차: 미얀마에 입국하려면 입국사증(비자)이 필요하다. 비자를 받으려면 6개월 이상 유효한 여권과 사진 2매를 준비하여 미얀마 대사관(02-796-9858)에 접수한다. 3일이소요되며 4주짜리 관광비자를 받을 수 있다. 토, 일요일 및 공휴일은 제외.

1. 교통편

서울-양곤 : 서울에서 직접 가는 항공편은 현재까지는 없다. 홍콩이나 방콕에서 갈아타는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파간까지는 당일에 도착할 수 없으므로 수도인 양곤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양곤-파간 : 이 구간의 교통편은 여행의 목적과 특성에 따라 여러 형태로 구분될 수 있으나 여기서는 가장 권할 만한 방법으로만 설명한다.

항공 : 양곤에서 1시간 30분. 만달레이로부터는 30분이 소요. 요금은 양곤으로부터 K910, 만달레이로부터는 K360. 참고사항으로 만달레이에서 파간까지의 구간에는 항공기의 왼쪽 좌석에 앉을 것. 이라와디 강을 따라 펼쳐지는 파간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항공,기차,버스 : 만달레이까지 오전 항공편으로 도착한 뒤, 오후에 출발하는 만달레이-양곤 특급 열차를 타면 저녁 9시 경에 타지에 도착, 타지에서 1박한 후, 정기 버스편으로 파간으로 향한다. 타지에서 파간까지는 주변 경관과 고색창연한 불교 유적들이 즐비하므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열차 및 버스의 출발, 도착 시간은 시즌에 따라 변경되므로 사전 점검이 꼭 필요하다.

배편 : 파간에서 양곤으로 돌아갈 경우 배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라와디 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내려가는 이 목선은 소박한 강가의 삶들을 엿볼 수 있어 정취를 더한다. 양곤까지 약 12시간이 소요되며 요금은 미화로 30달러. 티켓은 대개 미얀마 관광청에서 미리 구입하지만 운이 좋으면 부두에서도 직접 구할 수 있다.

2. 숙박 : 파간의 숙소는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기본적인 시설만 갖춘 게스트하우스인 경우 15-20달러. 고급 호텔이나 방갈로인 경우 40-80달러로 비교적 비싸나 에어컨과 욕조를 갖추고 있다. 대부분 이라와디 강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강쪽이냐 아니냥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3. 식사 : 파간에는 호텔 식당 이외에도 시내에서도 이용할 만한 식당이 더러 있다. 메뉴는 대개 쌀밥과 카레, 또는 익힌 야채류가 주종을 이룬다. The Nation, Mya Ya Da Nar같은 식당이 관광객들에게 권할 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나 호텔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흠. 식당까지 데려다 주는 것은 물론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때 기다렸다가 데려다 주는데 요금은 K75 정도면 된다.

4. 이런 것에 주의!

꼭 말라리아 예방약을 가지고 갈 것. 또한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에 감염된 모기에 의해 감염되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한다. 국내에서 피부에 뿌리거나 바르는 모기약을 구입해서 가면 좋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출발 1주일 전에 복용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에는 드문 일인데 황열도 발생되었음이 보고되고 있다. 황열 예방주사는 김포공항 검역소에서 맞을 수 있는데 1회 접종하면 10년 유효하다. 출발 1주일 전에 맞는 것이 좋다.

사진 촬영이 제한된 곳이 있으므로 미심쩍을 경우에는 확인한 후 촬영한다. 필름은 국내에서 구입해 가는 것이 좋다. 현지 필름의 상당량은 여행자로부터 싸게 구입하여 되파는 것들이어서 시효가 지난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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