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성

신(新) 부부 십계명을 명심하라

울산 금수강산 2007. 8. 11. 10:50
1_ 일년에 한번씩 결혼식을 하자

사람이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흥분된 시간이 언제일까?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혼식’이야말로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으리라. 기억하는가? 그날의 설레고 가슴 뛰던 순간들을. 순백의 신부입장은 특히 그렇다. 언제 또 결혼식이라는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이벤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피곤하기 짝이 없다. 첫날밤의 단꿈에 채 젖어들기도 전에 생판 모르던 남녀가 한집에 살려니 불편한 것투성이다. 남편에 대한 환상과 섹스에 대한 짜릿함도 잠시, 옷 벗어놓는 습관서부터 욕실 쓰는 버릇까지 뭐 하나 맘에 드는 게 없다. 사랑이란 명목하에, 가정이란 책임하에 이렇게도 참아보고 저렇게도 이해하려 애쓰지만, 단지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혼자 뒷설거지해야 하는 신세가 때론 성질나기도 한다.

아무리 맛난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짜증나고, 제아무리 천하일색이라도 한 이불 속에선 지겨운 게 진리다. 이혼율 세계 최고니, 권태기 운운하지 말고 일년에 한번씩 결혼식을 재연해보는 건 어떨까? 식장 결혼이 아니라 둘만의 결혼식을 치러내라는 뜻이다.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우아한 장소를 빌려 근사한 식사도 하고 웨딩 촬영을 매년 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 가까운 근교에 1박2일이라도 허니문을 가는 것도 좋을 게고, 좀더 여유가 있다면 아내에게 예쁘장한 반지라도 선물하면 금상첨화다.

두 주먹만 가지고 출발해 그런 호사를 누릴 여유가 없다면 친한 친구 부부와 하루 정도 집을 서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고급 호텔이 아니어도 좋다. 외국여행 아니면 또 어떤가. 전혀 색다른 분위기에서 제2의 허니문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 고정관념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나라 이혼율 몇 배는 낮아질 텐데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제발 부탁 하나 하자. 남편이 결혼기념일 잊어버렸다고 울분을 토하거나 심통 내지 말기. 며칠 전부터 큰 소리로 대뇌에 각인시켜 주든가, 남편의 건망증이 심각하다면 대문짝만하게 빨강 글씨로 써서 냉장고 앞에 붙여두기. 그러나 정작 하고픈 말은 날짜에 연연하지 말고 서로 적당한 시간을 골라 둘만의 ‘결혼기념식’을 하라는 말이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신혼이라면 처음 몇 년간은 가까운 친구나 친지를 초대하는 것도 좋을 듯.

노력하고, 개선하고, 미안해할 생각은 안 하고 무조건 남의 탓 먼저 하고 뒤집어씌우기 급급하지는 않은가. 남편을 시험에 들게 한 뒤 결혼기념일 잊어버렸다고 울고불고 정신적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둘이 모여 앉아 조곤조곤 계획 세우자. 거창한 결혼식은 아니어도, 값비싼 기념식은 아니어도, 처음 결혼하던 그때의 떨림을 조금만이라도 기억해준다면 싸우고 헐뜯는 시간은 사라지고 뚱뚱해진 옆구리 살도 귀여워 죽을 테니.


2_ 결혼 첫날부터 각방을 쓰자

대한민국 모든 기혼자들을 모두 매도하자는 건 아니다. 새삼 사춘기의 나이도 아니건만 살다 보면 TV 속의 그녀를 품어보고 싶은 혼자만의 욕심이 생기기도 하며, 근육질의 남자는 어떤 테크닉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는 말이다. 권태기가 없다는 건 분명 거짓일 테니. 다양한 방법들로 극복하며 살겠지만 이런 건 어떨까?

신혼 첫날부터 각 방을 쓰자. 사랑을 나눌 때만 열과 성을 다해 충실하고 잘 때는 따로 자자. 늘 벗고 자던 총각 때 버릇도 하루아침에 고칠 필요 없고, 이빨 갈까 조마조마한 가슴의 부담도 조금은 덜어주자. 물론 너무 피곤해 옆방 갈 기운이 없다면, 아직은 꼭 끌어안고 자는 게 소원이라면-물론 안고 자는 건 영화 속에서나 멋있지 실제로는 불편해 죽는다-당분간 그렇게 한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진 않는다.

그러나 가능하면 신혼 때부터 따로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처음부터 상대에게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몇 달만 살고 안 살 것도 아니고, 유명 탤런트처럼 열흘 지나 파경할 것도 아닌 담에는 평생 사랑할 그 사람을 위해 조금의 미련을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리라.

원룸 혹은 방이 하나라서 각방 쓸 형편이 못 된다면 한방에 싱글 침대 두 개를 따로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보고 싶은 얼굴, 평생을 다 봐도 모자랄 것만 같은 얼굴, 한꺼번에 기운 다 쏟고 바람피울 궁리하지 말고 똑똑하게 살아봄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