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성

아프리카 미술

울산 금수강산 2006. 12. 10. 12:20

 

 

 

지상에서 가장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가득 차 있는 곳은 아프리카의 루브르박물관이라고 불리는 바르도(Bardo)박물관으로,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에 위치한 이곳에 전시된 모자이크 작품은 3,000여 점이 넘는다. 페니키아 상인들이 건설한 고대도시 카르타고 유적지에서 발굴된 모자이크를 비롯해 그리스와 로마시대 때 제작된 모자이크 작품이 가득차 있다. 회화를 전시해 놓은 박물관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백색과 흑색의 자연석을 이용해 제작한 작품은 하나같이 그 시대의 문화와 주민들의 삶을 대변해 주고 있다. 모자이크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당대를 풍미했던 권력자와 유명한 철학자가 많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그리스의 알렉산더 대왕과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탈레스와 헤라클레이토스 등이다.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모자이크에는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지중해와 에게해를 무대로 왕성한 상업 활동을 펼치던 페니키아 상인들의 상거래 모습과 어부들이 바다에서 그물로 고기를 잡아 올리는 광경을 비롯해 시민들의 일상적인 생활상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바르도박물관에는 루브르와 대영박물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북아프리카에 터전을 두고 살았던 주민들의 생활상과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모자이크 작품들로 가득 차 있어 방문객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묶어 놓는다.

 

북부아프리카의 미술을 대표하는 것이 모자이크라면 중앙아프리카의 미술은 자연과 인간, 야생동물을 소재로 한 벽화와 생활용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동물의 왕국으로 불리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크고 작은 마을에서는 흥미로운 벽화와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중앙아프리카에서 접하게 되는 미술품은 예술성보다는 그 자체가 그들의 문화요, 삶이다. 이런 미술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을 바탕으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동물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르도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모자이크 작품처럼 역사적인 의미와 뛰어난 예술성은 찾아볼 수 없지만 간결한 터치와 강렬한 색상을 바탕으로 생활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그려 놓은 그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런 미술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화가이거나 장인이 아니라 평범한 주민들이란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제작하는 벽화와 미술품들은 대부분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중심으로 그려 놓은 것들로 그 어떤 화가의 그림보다 사실적이고 정감이 넘치는 작품들이다. 대형 벽화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전사들이 사냥하는 모습이나 생활 주변에서 수시로 접하게 되는 야생동물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벽화에서 이런 소재가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은 문명의 혜택이 미진한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들의 미술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캔버스와 벽화로 옮겨 놓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중앙아프리카의 미술은 예술이기에 앞서 그들의 삶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생활용품인 셈이다.

 

남부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미술품을 접할 수 있는 장소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의 명소 가운데 한 곳인 워터 프런트 지역이다.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미술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워터 프런트 지역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회화부터 각종 조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미술품을 살펴보려면 예술가와 장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작은 공방이 최적이다. 각 공방마다 독특한 미술품을 제작하거나 판매하고 있으며 가격은 비싸지만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언제나 작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크기가 엽서만한 그림이나 조각품부터 수 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회화까지 매우 뛰어난 미술품을 취급하고 있는 워터 프런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금속으로 만든 공예품과 나무로 만든 조각품이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숭배하는 우상과 부족장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만들어 놓은 금속 제품과 조각품들은 중앙아프리카의 미술품하고는 너무나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워터 프런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술품들이 아프리카 타 지역의 미술품하고 다른 까닭은 일찍부터 서구 문명이 들어온 점과 구성원 중 비교적 서구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북아프리카의 미술을 대표하는 모자이크부터 중앙아프리카의 벽화와 생활미술, 남아프리카의 세련되고 멋진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검은 대륙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품은 참으로 다양하다. 어느 곳을 방문하더라도 각 지역을 대변하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미술품들을 접할 수 있는 아프리카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