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호수와 이샤크 파샤 사라이 왕궁의 이국적인 풍광 | ||||||||
신비하면서도 기괴스러운 풍광을 보여주는 도우바야지트(Dog-ubayazit)는 터키 동부의 변방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매력은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 아라라트 산(Mt. Ararat·5,137m)과, 독특한 지형 속에 은밀하게 자리한 이샤크 파샤 사라이(Ishak Pas,a Sarayi) 왕궁에서 목격할 수 있다. 덤으로 인근 쿠르드족 마을을 둘러보는 투어 역시 권장할 만하다.
상대적으로 고립된 지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도우바야지트를 찾는 여행자들은 적지 않다. 그 중에는 터키와 이란을 오가는 여행자들의 상당수가 이곳을 거쳐 지나간다. 실제로 이란과의 국경까지 35km에 불과하다. 필자 역시 여기에 머물면서 터키, 이란을 거쳐 파키스탄, 인도, 중국 등지로 떠나는 장기간 대륙횡단 배낭족들을 만나기도 했다. 도우바야지트 시내는 매우 작은데,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나름대로 갖추어져 있고, 시장에서는 종종 이웃나라인 이란에서 밀수되어 온 진귀한 물건들이 팔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관광지로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작은 관광안내소조차 없는 실정이나 시내에는 의외로 크고 작은 여행사 사무실들이 밀집되어 있어 아라라트 산 등반이나 인근 쿠르드족 마을 순례 투어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류 심판과 노아 방주의 은밀한 비밀 사화산(死火山)이기도 한 높이 5,137m의 아라라트 산은 터키어로 아르 다이(Ag-ri Dag-i)라고 불린다. 아라라트 산은 구약시대 온 세상이 홍수로 뒤덮였을 때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는 신비의 산이다. 아쉽게도 해발 2,000m 지점에 자리한 도우바야지트에서 아라라트 산 정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주 맑게 갠 날이라도 구름에 가려 정상이 가려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우바야지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산 전체를 볼 수 있는데, 필자 역시 이곳으로부터 100~200km 떨어진 반 호수에서 맑은 날 산 전체를 볼 수 있었다. 아라라트 산에 얽힌 노아의 방주 스토리는 대략 이러하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한 후 타락한 인간에 대해 물로 심판할 것을 결정하신다. 그리고 그의 마음에 가장 합당했던 노아에게 거대한 방주를 만들 것을 명령한 다음, 그의 일가족과 지구상에 존재하는 각각의 동물들을 암수 한 쌍씩 전부 태우도록 한다. 그리고 지구상에 유례없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려 홍수가 나자 타락한 인간들은 모두 물에 빠져 죽게 되고 40일이 지난 뒤 아라라트 산에 안착한 노아 일가는 비둘기를 방주 밖으로 내보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때서야 땅의 물이 빠졌음을 깨닫고 방주에서 나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게 된다. 그리하여 노아의 일가족은 새롭게 시작된 인류의 조상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쓰여 있으며, 비슷한 이야기가 수메르인들이 성경이 나오기 전에 썼던 길가메시의 서사시에도 등장하여 이야기의 신빙성을 더해준다. 노아의 방주가 아라라트 산에 머물렀다는 이야기는 성서학자들의 연구와 고고학자들의 발굴, 그리고 이 지방에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전설 등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터키 동부에 접경한 아르메니아 공화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노아의 홍수 이후 세상에 나타난 최초의 인종이라고 믿어 아라라트 산을 신성시한다는 점이다. 물론 아라라트 산은 아르메니아 영토 내에서도 바라볼 수 있지만, 실제 산 자체는 터키 영토 내에 있다. 방주의 조각을 찾아 나선 탐사대 1829년 9월 독일인 요한 야코프 폰 파로트가 처음으로 등정에 성공했고, 그 후 여러 탐험가들이 등정했는데, 그동안 수차례 세계 언론에 방주의 조각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나무 조각이 발견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 수년간 몇몇 사람들이 노아의 방주로 추청되는 배 모양의 거대한 흔적을 아라라트 산 주변에서 발견하였다고 하여 1955년 드디어 처음으로 원정대가 조직되어 얼어붙은 호수 근처에서 방주 조각으로 추청되는 물체를 수거해 왔지만, 조사 결과 겨우 5~8세기경의 것으로 알려져 실망감을 주었다.
지금까지 노아의 방주 탐사대 중 가장 유명했던 팀은 바로 우주선조종사였던 제임스 어윈(James Irwin)이 1982년에 이끈 팀이었는데, 이들 역시 뚜렷한 증거물을 수거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어윈의 원정 이후로 터키 동부 지역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어 탐사대들이 아라라트 산을 방문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1985년 아라라트 산을 방문한 미국인 데이비드 푸솔드(David Fusold)는 드디어 도우바야지트 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우젠기리(Uzengili) 근처의 무사 산(Mt. Musa)에서 방주를 발견했다. 도우바야지트 주변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중 대부분이 오늘날 이 방주의 흔적을 방문하는데, 이곳 관리인이나 투어 가이드가 노아의 방주의 흔적이라 불리는 길게 늘어선 타원형 모양을 가리킬 것이다. |
쉽지 않은 아라라트 산 등반
아라라트 산 정상을 등반하려면 터키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군사시설이 밀집한 이유로 허가를 받기 쉽지 않다(터키는 인근의 아르메니아와 사이가 좋지 않아 국경이 닫혀있다). 좀 더 최근의 상황을 알아보려면 도우바야지트 시내에 즐비한 현지 여행사나 호텔의 리셉션에 등반에 대한 정보를 문의하는 것이 좋다. 아라라트 산 정상은 일출 후 1~2시간 내에 가장 선명하게 보이며, 이후 구름이 몰려오면 정상을 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아라라트 산 등반에는 행정적인 면 외에도 심한 기상변화로 인한 혹독한 강추위나 비바람 등이 자주 발생하고, 사나운 양치기 개들이 외부인들을 공격하기 때문에 위험하다(심지어 지나가는 차량도 공격한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바위나 얼음이 깨져 산사태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아라라트 산은 밀수꾼들이나 무법자들의 거래장소 내지는 불법행위 장소로 사용되는 사례도 있어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에게도 종종 위험이 되어 왔다. 이러한 정황으로 보아 아라라트 산 등반에는 현지 사정에 익숙한 산악 전문 가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 도우바야지트 인근의 쿠르드족 마을. 비탈면에 양 무리가 풀을 뜯고 있다. |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왕궁
▲ 아라라트 산 주변에 폐허가 된 유적으로 남아있는 오래된 모스크 건물 |
건축양식은 셀주크, 오스만 투르쿠, 그루지아, 페르시아, 아르메니아 양식이 혼합된 형태다. 왕궁 내부에는 모스크, 침실, 하맘(목욕 시설), 하렘(왕의 후궁들이 머물던 공간), 부엌, 화장실들이 방문객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이 요새 같은 형태의 왕궁은 한때 중앙난방시설, 하수시설, 수도시설 등 당시로서는 럭셔리한 시설을 갖춘 곳이었다고 한다. 현재 복구공사를 통해 새로운 지붕을 갖추고 왕궁 주변의 외곽 성벽을 새롭게 정비하였다.
거창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왕궁 입구는 드넓은 면적의 안뜰로 연결된다. 사실 이곳에는 거대한 황금 문이 달려 있었는데, 이곳을 침입한 러시아인들에 의해 도난당하고, 현재 그것은 러시아 상트페체르부르크에 위치한 예레미타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여행팁
▲ 이샤크 파샤 왕궁에 장식된 모자이크 문양. |
현재 대한항공이 인천과 이스탄불 사이를 주 3회 직항한다. 아시아나 항공과 코드쉐어를 하고 있는 터키항공 역시 인천과 이스탄불 사이를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네덜란드항공 등의 경유편을 통해 터키의 관문인 이스탄불로 갈 수 있다.
도우바야지트는 터키의 주요 도시와 버스로 연결된다. 앙카라(Ankara)에서 16시간, 반(Van)에서 2시간30분, 카스(Kars)에서 3시간, 에르주름(Erzurum)에서 4시간 소요.
이란 국경 넘기
도우바야지트에는 터키와 이란 사이의 국경 검문소가 있다. 시내에서 이란 국경까지는 택시로 갈 수 있으며, 이란 국경을 넘어서는 현지 버스를 타고 이란의 주요 도시로 향할 수 있다. 이란 방문 시에는 이란 비자가 필요하며, 국내 이란대사관이나 앙카라 소재 이란대사관에서 미리 관광비자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도우바야지트 인근 도시 에르주름의 이란영사관에서도 이란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확인 필요).
기후
터키 동부 지역의 12월은 기온이 매우 춥고 종종 눈이 내리기 때문에 따뜻한 옷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등산이나 산행을 하려면 더욱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숙소
도우바야지트에는 버스터미널 근처에 값싼 여행자 숙소가 즐비하다. 호텔 에르주름(Hotel Erzulum), 사루한 호텔(Saruhan Hotel), 호텔 타흐란(Hotel Tahran), 호텔 아라라트(Hotel Ararat) 등이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값싼 숙소로, 싱글룸이 15~20달러 정도다. 좀 더 안락하고 편리한 시설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인근의 호텔 이스파한(Hotel Isfahan), 호텔 그랜드 데리아(Hotel Grand Derya), 호텔 누(Hotel Nuh) 등을 찾으면 된다. 이들 호텔의 경우 싱글룸은 20~35달러, 더블룸은 40~60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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