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성

부부 싸움, 이것만은 지키자

울산 금수강산 2007. 10. 10. 17:06
이기려는 것이 아닌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부부라는 인연으로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짧게는 20여 년에서 많게는 30~40년간 전혀 다른 라이프스타일로 살던 남녀가 만나 갑자기 한집에 살게 되었는데 사사건건 다른 부분이 나타나야 정상이다.

오히려 완벽히 일치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

우선 부부 싸움에는 이기고 지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싸움을 하다 보면 감정이 상해 상대방을 이기려는 마음이 생긴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한 대화가 결국은 ‘내가 옳다’는 것이 입증되어야만 직성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인정하듯 부부 싸움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 잘 살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툼이 발생했을 때 ‘싸운다’는 논리가 아니라 치열한 대화로 인식하면 서로를 이기려고만 하지 않고 상대방을 대화와 논리적인 설득으로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방법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마음이 들게 된다.

실제로 이기려고 하는 싸움을 한다면 오히려 간단한데 소리를 지르거나 나가버리면 된다. 그러나 알아두어야 할 점은 ‘이기고 진다’는 의미는 상대방을 제압한다는 것으로, 곧 굴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는 분노를 느낄 수도 있고 후에 이를 만회할 기회를 노릴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부부 생활에서 만족도는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가장 좋은 삶을 위해 사는 것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우리라는 것을 인식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 하나의 관점으로 해결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방이 한 번 양보를 했다면 다음에 이를 보상해줄 만한 행동을 취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다.

논쟁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말도록

종종 하나의 문제로 다투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들이 다 튀어나오고 해묵은 감정이나 과거의 일을 다 끄집어내게 되는데 이는 매우 좋지 않은 대화법이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도 있지만 실상은 칼로 물을 벤 것처럼 흔적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가까운 사이이기에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부부 싸움도 전략이 필요하다.

최소한 문제의 발단이 된 현재의 주제에 집중하여 대화를 하고 예전에 있었던 일을 들추어내거나 논쟁 외의 문제를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성격, 집안, 능력 등 이미 정해져 있는 부분은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상관없는 시댁이나 처가의 험담을 늘어놓는다거나,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이혼하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 해당된다.

특히 언어 폭력은 신체적인 폭력처럼 무서운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저마다 듣기 싫어하는 말 중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약점을 꼬집는 말은 그 중 최상으로 꼽힌다.

‘돈도 많이 못 버는 주제에’‘무엇도 못하는 것이’와 같이 모욕을 줄 수 있는 표현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결혼 후 생기는 또 다른 가족의 형태인 시댁과 친정에 대한 태도도 불화를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결혼 후 부모를 봉양하는 문제나 용돈을 드리는 것 등에 대해 상대방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양가 집안과 관련된 일에 관해선 같은 말을 하더라도 좀 더 신중하고 좋은 언어로 표현하고 상대방이 듣기 싫은 표현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불화를 막는 길이다.

그리고 홧김에 집을 나가거나 친정집으로 달려가는 것은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하는 행동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밖에서 싸움을 시작했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끝을 내고 화해하고 또한 싸움을 시작한 장소에서 벗어나지 말고 그 장소에서 마무리한다. 

‘타임아웃’과 ‘포인트’를 잡자

부부 싸움은 이기고 지는 다툼이 아닌, 치열한 대화라고 여기고 상대방에게 본인의 말들이 어떠한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억울해하기보다는 일의 맥락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평소에는 부부간의 분위기와 감정의 흐름을 늘 관찰하고 대화와 내용, 화법을 분위기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도록 한다.

그럼에도 서로가 익숙해지면서 감출 수 없는 모습들이 드러나게 되고 상대방에게 교양 있는 모습으로 대하기보다 종종 함부로 행동하는 부분이 나타난다.

이런 친근함이 부부 싸움 시 감정을 상승시켜 쉽게 이성을 잃도록 하는 요인을 만들고 이때 해서는 안 될 말, 해서는 안 될 행동이 튀어나오게 된다.

많은 커플들이 알아야 할 것이 사랑하는 방법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만 화해하고 친밀해지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감정보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그 순간에 지나치게 화가 나서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면 “잠깐 생각 좀 하자”고 말하여 여유를 두고 “왜 싸우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본다.

또한 문제의 포인트를 잡는 노력을 하면 다툼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부부 싸움 중 폭력이 발생한 경우를 보더라도 물론 폭력이 나쁜 행동이지만 그러한 상황이 나오게 된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물리적으로 충돌을 멈출 수 있었던 포인트들이 있다.

급격하게 화가 나고 분노가 느껴지며 언성이 높아지는 순간의 강도를 조절하여 잠시 시간을 두고 상황을 잠잠하게 만들면 다툼의 수위와 횟수를 훨씬 줄일 수 있다.

규칙만 만들어도 다툼이 현저히 줄어든다

부부는 줄다리기가 아닌 2인 1조로 뛰는 경기다. 서로 보호하고 맞추어야 한다. 반환점을 돌기 위해 같은 목표를 세우고 전진해야 하는 것. 이런 경위로 부부 싸움도 서로 마음만 먹으면 자기만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둘의 사이가 좋을 때 화해의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절대 각방을 쓰지 않는다’ ‘반말하지 않는다’ 등 싸우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최소의 규칙들을 세워놓는 것이다.
부부간에는 서로 합심하여 위로 올라가려는 계획에 앞서 반드시 지켜야 할 둘만의 룰을 세우는 것이 불화를 막는 데 더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갈등 상황을 넘어가기 위한 규칙도 함께 세워보자.

예를 들어 ‘다툼이 발생할 경우 10분간은 휴식기를 갖는다’ ‘화해를 원한다면 남편은 10분 후 맥주를 2캔 사 와서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아내에게 화해의 신호를 보낸다’ ‘아내는 화해를 원할 경우 신문지를 맥주 옆에 올려놓는다’등.

자칫 유치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이러한 규칙을 정해놓음으로써 자존심이나 화해의 방법을 몰라 지속될 수 있는 냉전기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규칙에 의한 방법은 잠자리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데 대부분 섹스를 원하지 않으면 ‘싫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섹스는 성적 욕구와 더불어 친밀감을 느끼고 싶은 기대감이 함께 발생하는 것으로 단답형으로 하는 거절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

그러므로 불만을 표현하더라도 규칙에 따른 신호와 방법을 가져야 한다.

우선 서로 합의하여 등급을 만든다. 예를 들어 ‘매우 원한다’ ‘원한다’ ‘보통이다’ ‘별로 원하지 않는다’ ‘절대 원하지 않는다’등으로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잠자리를 하고 싶은 욕구를 나누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좋다, 싫다가 아닌 상대방에게 섹스를 요구받았을 때 몇 단계임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무시하지 않는다는 신중함을 보일 수 있다. 또한 서로 이야기 도중에 단계에 따라 욕구의 정도를 가늠하여 서로 양보하며 조절할 수 있으니 불화가 훨씬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