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그림·성

나의 연인, 이것만은 제발

울산 금수강산 2007. 10. 10. 17:08
연애 초반


"우린 이제 겨우 석 달 만났을 뿐이야."


여자 친구의 만행?

사실 그녀의 청순하고 깨끗한 모습에 반해서 프러포즈를 하게 되었어요.

그 후 우리가 설레고 뜨거운 사랑을 막 키워나갈 백 일, 아마 그 즈음이었던 거 같아요.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근사한 저녁까지 먹고 평소와 다름없이 그녀를 데려다 주기로 했죠.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 들고 그녀가 내 차에 탔어요. 시동을 막걸려고 하는데... 그녀의 예기치 못한 가스 배출... 그리고 그 가스에 따르는 소리와 냄새... 표현하기에도 역한 그 내음...
설마 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데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 거예요. 그리고 내 면상에 대고 꺼어~~ 트림까지……

생리현상 가지고 뭐라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잖아요?

(아직은 환상을 깨고 싶지 않은 남자친구 A)

 

"니가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워."


아무 곳에나 분수를 내뿜는 그

남자친구의 외모는 자타가 공인하는 킹카예요.

웬만한 남자연예인 부럽지 않을 정도죠.
그렇지만 치명적인 단점 하나!

바로 아무 곳에서나 침을 뱉는 거죠. 소위 말하는 양아치처럼 찍찍 뱉는 것도 아녜요. 장대한 포물선을 그리면서 길거리에 침 분수를 분사하고 말죠. 같이 다니기 정말 창피할 정도예요. 이건 연애를 막론하고, 일상 기본적인 에티켓이 아닐까 싶은데 아무리 말을 해도 그 동안 쌓아온 버릇이 잘 고쳐지지가 않는 모양이에요.

(외모뿐 아니라 내면과 행동도 젠틀맨 남자친구를 갖고픈 여자친구 B)



 연애 후반


"내가 니 봉은 아니잖아!"


비교 좀 말아줄래?

그녀는 남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아주 현명한 여자였어요.

하지만 그건 연애초반 가면에 불과했어요. 알고 보니 그녀의 사치는 상상초월이었어요. 사치가 심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될만했지만 너무 사랑하는 그녀였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죠.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어요. 그녀의 사치와 내 경제력이 비례하지 못하다는 것. 그게 큰 문제였던 거였어요.

그녀는 아주 대 놓고
내 친구 남자친구는 내 친구한테 외제차 뽑아줬대
누구 남자친구는 여자끼리 해외여행 가는데 쓰라고 아멕스 카드까지 줬다더라식의 비교가 시작된 거죠.
일반적인 비교도 참기 힘들 정도인데 경제적인, 남자의 능력에 관한 비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군요.

(현모양처가 이상형이 되고만 남자 가 군)

 

"넌 허풍이라면 대통령 감!"


거짓말 또 거짓말

어떤 이유에서건 남녀를 불문하고 거짓말은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것이 선의 거짓말일지라도 습관이 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저는 허풍 수준을 넘어선 그의 거짓말에 지쳐갈 정도였어요.

제 친구들끼리 커플 모임에서 대기업 S사에 있다고 하질 않나, 차는 뭐니뭐니해도 B사 것이 최고라며 이번에 하나 더 장만해야겠다고 하질 않나말도 안 되는 허풍을 떠는 거였어요.

사실 제 남자친구는 대기업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외제차는커녕 '뚜벅이 족'이었으니까요.

연애초반, 그의 자그마한 허풍은 그나마 귀엽게 받아드릴 수 있었지만 만난 지 3년이 되도록 계속 커져만 가는 그의 허풍에는 이제 어이없는 웃음만 나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