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베트남 해상의 비경 하롱베이

울산 금수강산 2006. 12. 5. 17:50

찬란한 아침햇살을 가르며 선착장을 떠난 지 한시간 여, 일행을 태운 배는 하롱베이의 동쪽 혼가이(Hongai)라 불리우는 어촌에 접어들고 있었다. 얼핏보아도 활기에 찬 어촌의 전형적인 풍경이 매캐한 기름냄새와 생선시장의 소란스러움으로 고조되고 있었다. 그물을 걷어올리는 어부들, 생선을 메고 가는 아낙네, 곰살맞은 손을 파닥이며 젖을 보채는 갓난아이, 석탄을 리어카에 싣고 달리는 아버지와 아들, 소금장수의 외침소리, 국수 파는 아줌마의 바쁜 손놀림…. 소박한 어촌의 모든 것이 거기에 있었다.



혼가이에서 점심식사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한 후 배는 다시 하롱베이의 한 가운데를 향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귓전을 울렸던 어촌의 소란스러움이 차츰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어느덧 호수와도 같이 잔잔한 바다 위에 그냥 얹혀있는 것 처럼 편안함이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배 주위로 뾰족한 바위들이 하나 둘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 듯 싶더니 일행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순간 수 천 개의 바위섬들이 망망 대해 위에 흩뿌려진, 하롱베이의 불가사의한 풍경 속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우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구나.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하롱베이. 영화 ‘인도차이나’의 배경이 되었던 그 신비스러운 곳, 바로 그곳이구나. 앳된 베트남 왕족의 소녀 ‘까뮤’가 사이공으로부터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양어머니의 애인이었던 자기의 첫사랑인 해군장교 ‘장 밥띠스트’를 찾아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조그만 돗단배에 두 몸을 싣고, 하롱베이의 저주를 받아 미로와 같은 섬들 사이를 헤매다가 극적으로 구조를 받게되는 애틋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곳. 그곳이 바로 이곳이었구나.



하롱베이의 원 뜻은 하룡(下龍), 즉 용이 내려오 곳이라는 의미에서 출발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 하롱베이의 수 천 개의 섬들은 산 속에 살고있던 거대한 용(龍)에 의해서 빚어진 작품이라고 전해진다. 용이 하늘로부터 이곳 해안으로 내려오면서 그 거대한 꼬리가 춤을 추듯 팔딱거리며 계곡과 땅을 파헤치면서 웅덩이가 생기고, 파헤쳐진 수많은 흙과 돌덩이가 물이 채워진 웅덩이로 튀어 들어가 그 윗 부분만 보이게 된 것이 오늘날의 하롱베이라고 한다. 또한 그 용은 영험한 괴력으로 중국으로부터 침략을 당하지 않도록 이 나라를 보살펴 주었다고도 한다.



물론 용에 관한 이야기는 전설이라 치더라도, 이곳 하롱베이는 수중괴물의 출현이 가끔 보고되기도 하였다. 심지어 스코트랜드의 네스호의 괴물처럼 거대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들과 존재 가능성에 관한 설들이 난무하면서, 몇몇 선박회사들은 수중 괴물을 찾기 위한 선전과 아울러 관광상품을 만들어 돈많고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의 호주머니를 축낸 적도 여러번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 이러한 괴물의 출현은 날씨가 좋지 않거나 목격자의 건강 상태 등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하롱베이를 항해하다가 뱃전으로 스쳐 지나가는 기암괴석의 모습에 놀라 괴물로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는 당국자의 설명 또한 어느 잡지에 보고된 바 있었으나, 어쨋든 이러한 황당한 이야기들을 접하며 항해를 하고 있노라면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 법도 하다는 묘한 신비감에 젖어드는 것 또한 하롱베이만의 마력이 아닐까.



그런 괴물대신, 불과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해적들이 신출괴몰했던 지역으로서 유명했다고 하는데, 해적들은 교묘하게 바위섬 뒤에 배를 숨기고 기다렸다가 그럴듯한 상선이 지나가면 갑자기 습격하여 약탈과 강도 짓을 서슴치않고는 눈 깜짝할 새에 배를 몰아 어디론가 섬들 사이로 사라져버려 도저히 이들을 방어할 방도가 없었다고 한다.



어느덧 미로와 같은 섬들에 포위되어 적막감과 신비감에 젖기 시작한다. 배가 좀더 앞으로 나아가자 조그만 쪽배가 옆에 와서 붙었다. 조그만 쪽배에는 할아버지가 배 운전을, 할머니와 며느리는 갓 채취해온 산호를 사라고 내 밀었다. 배의 지붕 위에는 잘돼야 서너 살밖에 안된 아기가 자기도 손을 내 저으며 무언가 외치고 있다. 그 귀여운 고사리 손에는 밥풀 몇 개가 붙어있었다. 강아지도 한 마리 있었는데, 주인 옆에서 자기도 무언가 도우려는 듯 일행을 쳐다보며 꼬리를 흔드는 것이 마치 우리보고 물건 좀 팔아달라는 눈치인 듯 해서 모두들 웃음 지었다. 그 작은 배 안에 웬만한 살림살이가 다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의 거의 모든 생활이 이 배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후 반대쪽에 또 다른 쪽배가 접근했다. 금방 잡은 듯한 새우와 게, 그리고 도미 몇 마리가 펄떡이고 있었다. 일행은 절로 흥이 나는지 다른 이의 만류에도 굳이 새우 한바가지를 사서 소주와 함께 한 점찍어 입에 털어 넣었다. 잠시 후 누군가의 입에서 구성진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모두들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잃었다. 아니, 누군들 이 순간 이러한 풍광에 도취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1927년 프랑스 관광청은 ‘박보만에 펼쳐진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경이 하롱베이는 세계최고의 비경’ 이라고 인도차이나에 관한 보고서에 기록하고 있으며, 1950년 프랑스의 아세트사가 발간한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잡지에는 하롱베이야 말로 불가사의 중 불가사의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글·그림/레포츠365·KBC여행사>

1. 항공편 : 서울에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까지는 베트남항공만이 주 3회(화 목 토) 운항한다.

2. 교통 : 수도 하노이로부터 하롱市까지의 거리는 약 160km로서 현재 승용차로 3시간. 관광버스로는 4시간 가량은 잡아야 한다.

3. 숙박 : 하롱시는 서부와 동부로 나뉠 수 있다. 서부는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머무는 곳으로서 다수의 호텔과 식당이 자리잡고 있다. 동부는 혼가이라고도 불리며 싼 호텔과 식당이 많이 있다. 최고급 호텔로서는 헤리티지 하롱($80-$120)이 있으며 대개 1박에 $50-$60정도면 무난한 호텔을 구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배낭족들을 위한 호텔들은 대개 1박에 $10-$15정도면 가능하다.

4. 식사 : 베트남음식은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다만 쌀이 끈기가 없고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한 음식이 많은데 오히려 밀가루보다 부드러워 먹기가 좋다. 생선과 닭고기, 그리고 돼지고기 요리가 많은 편이고 약간 기름진 것들이 많다. 고추장과 김과 같은 약간의 밑반찬을 준비해 가면 어떤 음식을 만나도 문제 없다.

5. 볼만한 곳 : 하롱베이에서는 우선 배를 타고 기암 괴석이 기다리고 있는 바다로 나가야 한다. 선착장은 하롱시의 입구와 혼가이에 있다. 관광용 배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흥정할 수도 있다. 대개 20인 승의 경우 시간당 미화 10달러 정도로서 경쟁 때문인지 매우 저렴한 편이다. 배를 빌릴 때는 가급적 2층으로 되어있는 큰 배로 하는 것이 전망도 좋고 편리하다. 관광객들은 보통 5-6시간을 빌려서 만 일대를 돌아보고 배 위에서 점심까지 마친다. 식사는 배의 승무원이 만들어 주는데 솜씨가 다들 수준 급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출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날이 아주 좋은 날에는 오후에 배를 빌려 일몰을 감상 해보도록 권하고 싶다. 아마도 영원히 못 잊을 추억이 될 것이다.

6. 이런 것에 주의!

* 하롱만을 유람할 때 좀도둑에 주의하도록 하자. 근래에 들어 많이 근절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만 일대를 조그만 모터보트에 소량의 산호와 생선들을 싣고 다니면서 관광 유람선에 접근한 후 흥정하는 척 하다가 관광객의 소지품이나 카메라 등을 훔쳐 달아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 하노이 시내관광시 거의 빠뜨리지 않고 들르게 되는 호치민 묘 입장 시 사진촬영은 물론 카메라 휴대와 일체의 잡담이 금지된다. 이를 어기는 경우 현장의 경비원들에 의해서 긴급 체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 할 것.

*3. 베트남 주요관광지에서는 불어로 '생명'이라는 뜻의 'La Vie'라는 생수를 파는 곳이 많다. 이것은 아무리 마셔도 뒤탈이 없는 양질의 생수이다. 그러나 이것 외에 유사상표가 많으므로 주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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