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풍차와 튤립의 나라 Holland

울산 금수강산 2006. 12. 5. 17:51


래 전 독일을 여행했던 기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그곳의 속담 하나를 기억하고 있다. ‘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창조했다'는 속담이다.

네덜란드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독일인이 건넨 말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를 물었더니 더욱 알 수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네덜란드의 상징이 되어버린 풍차를 독일에서는 ‘백조(swan)’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풍차와 백조의 공통점을 알아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풍차가 원래 배수 하천으로부터 더 커다란 운하로 물을 이동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농기구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호수 위에서 볼 때는 한없이 우아하지만, 그 아래에서 끊임없이 발을 구르는 백조의 모습이 풍차를 닮았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유럽 북서쪽, 독일과 벨기에 사이에 위치한 네덜란드의 정식 명칭은 Holland, 네덜란드어로는 Koninkrijk der Nederlanden이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네덜란드는 국토 가운데 25%가 해수면보다 낮고, 그중 13%는 해수면과 1m 이상의 차이가 난다. 실제로 네덜란드 총면적의 40%가 해수면과 직접 맞닿아 있거나 그 아래에 있는 셈이다. 때문에 네덜란드인들은 생존을 위해 자연 환경과 힘든 싸움을 계속해 왔다. 네덜란드 역사 자체가 바로 물과의 투쟁이었다. ‘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이 창조했다’는 속담은 바로 네덜란드인의 오랜 노력을 두고 나온 말일 터이다.
우리에겐 월드컵 4강을 이끈 히딩크 감독의 고향으로 더욱 친근하지만, 네덜란드와의 유대는 네덜란드의 선원 하멜이 조선에 표류하던 1653년부터. 그가 1666년 <하멜 표류기>를 발표해 서양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존재를 알렸기 때문이다. 작지만 국민소득 2만 5천 달러를 상회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선진복지국가, 네덜란드로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나라 중의 하나인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은 다름 아닌 자전거이다. 인구의 95%가 자전거를 이용하며, 수도인 암스테르담(Amsterdam)에만 약 1만km의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다. 암스테르담을 방문한 사람들이 ‘활기찬 도시’로 암스테르담을 기억하는 것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를 즐기는 활동적인 모습 덕분이다.

암스테르담은 해양 무역의 황금기인 17세기 때의 부채꼴 모양의 운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사방으로 뻗은 운하가 70여 개의 섬을 500개의 다리로 연결하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남쪽의 담(Dam) 광장이 암스테르담 여행의 중심지. 시내 중심부를 Y자형으로 지나는 암스텔 강(Amstel)을 막으려고 댐을 건설한 것이 지금의 광장이 되었다고 한다. 광장 주변에는 암스테르담의 거의 모든 볼거리가 모여 있는데, 대표적인 건물이 왕궁과 신교회이다. 시청으로 사용하기 위해 1665년에 지어진 왕궁은 한때 나폴레옹이 왕실 궁전으로 사용했을 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실내 장식에 동원된 작가들 중에는 세기의 화가 렘브란트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국왕의 즉위식을 행하는 신교회가 왕궁 옆에 위치해 있으며, 광장 서쪽에는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집이 있다. 사무실로 쓰였던 앞 건물과 안네가 숨어 지내던 뒷건물은 회전식 책장으로 위장되어 있으며, 안네가 거처하던 다락방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광장 동남쪽에는 화가 렘브란트의 생가가 보존되어 있고, 인근에 렘브란트, J. 페르메르, 수틴 등의 걸작을 수집한 국립미술관과 고흐의 그림과 네덜란드 근대화를 소장하고 있는 고흐미술관과 시립미술관이 있다. 워털루 광장 인근에 위치한 중세풍의 건물이 바로 민트 타워(Munt Tower)로, 중세시대에는 방벽 수비소로 사용되었지만, 현재는 화폐 주조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만, 매주 2회에 걸쳐 아름다운 종소리를 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암스테르담을 여행한 사람들이 빠뜨리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바로 꽃시장(Bloenenmarkt op Singel)과 마헤레 다리(Magere Brug)이다. 싱겔 운하를 따라 가득하게 들어서 있는 꽃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튤립은 3월 말부터 그 모습을 드러낸다. 워털루 광장 근처에 있는 마헤레 다리는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목조 개폐교로, 다리 전체에 빛나는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밤에 꼭 한 번 둘러볼 만하다. 세계 최대의 생화 시장이 열리는 알스메르(Aalsmeer)와 치즈로 유명한 알크마르(Alkmaar), 세계 제일의 튤립 공원이 있는 큐켄호프(Keukenhof), 그리고 네덜란드의 명물인 풍차가 있는 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 등 많은 볼거리가 암스테르담에서 50km 내에 위치해 있어 당일 여행으로 근교를 다녀올 수 있다는 것도 암스테르담의 매력이다.


네덜란드의 정식 수도는 암스테르담이지만 실질적인 수도는 헤이그(Hague)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왕족과 귀족들이 모여 살았던 헤이그는 네덜란드의 정치적 중심지로 국회와 정부 부처, 60여 개의 세계 각국 대사관 등이 모여 있다. 운하로 연결되어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암스테르담과 달리, 헤이그는 시내 곳곳에 공원과 성(城)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헤이그의 중심부에 위치한 비넨호프(Binnenhof) 역시 네덜란드 백작이 살았던 성으로, 비넨호프 외에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성들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비넨호프 외에도 미니어처 타운인 마두로담(Madurodam)과 고급 리조트인 스헤베닝겐(Sche veningen), 가족 온천 휴양지인 카이크다인(Kijkduin)은 헤이그에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명소이다.

라인 강과 라인 강의 지류인 마스 강이 북해로 흘러드는 델타 지대에 발달한 로테르담(Rotterdam)은 로테 강에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작은 어촌이다. 하지만 1872년 북해와 라인 강을 연결하는 수로를 완성하면서 세계 제1의 무역항이 되었고, 지금은 네덜란드 최대의 산업도시로 발전했다. 다른 도시에 비해 볼거리가 그리 많은 도시는 아니지만, 네덜란드 미술의 1급품만을 전시하는 보이만스 박물관(Museum Boymans)이 있어 미술업계 종사자들이 많이 찾는다. 로테르담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이 바로 스피도(Spido)라는 관광 유람선 투어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로테르담항(Haven)을 중심으로 라인 강 하구 30km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항구인 유로포트(Europort)를 경유하는 데 1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스피도 투어가 끝나면 로테르담 어디에서나 보이는 185m 높이의 탑, 유로마스트(Euromast)를 둘러볼 것을 권한다. 타워 중간 부분인 100m 부근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좋지만, 정상에 유리로 된 전망차가 360도 회전하면서 로테르담 시내를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헤이그와 로테르담에서 기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델프트(Delft)는 화가 페르메르와 국제법의 아버지 그로티우스가 태어난 곳으로, 또 네덜란드 전통의 희고 파란 도자기(Delft Blue)로 유명해진 도시이다. 도시 전체가 작은 마을보다도 작아서 자전거 투어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역이 위치한 마르크트 광장에서 자전거를 빌린 후, 인근의 도자기 박물관인 프린센호프(Museum Het Prinsenhof)와 타일 박물관(Museum Lambert van Meerten)과 도자기 공방을 견학할 수 있다. 그로티우스의 묘가 있는 신교회(Nieuwkerk)는 델프트의 상징으로, 109m의 종루 위에 올라가면 델프트 시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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