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

자금성 (고궁박물원)

울산 금수강산 2006. 12. 18. 20:26

1987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를 감명깊게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주배경이었던 이 곳 자금성(紫禁城)을 잊지 못할 것이다....나 역시 그러했고.....
어렸을 적에 봤던 지라 내게는 영화의 내용보다는
실로 엄청난 규모의 그 배경이 훨씬 더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마두 가슴 한껏 부푼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천안문을 지나 들어선 자금성, 즉 고궁은.....
중국 황실의 장중한 역사를 생각나게 하기도 전에
너무나 많은 인파로 인하여 사방이 바글바글, 또 왁자지껄.....
여기저기서 뒤섞여 들려오는 쏼라쏼라 중국말과 한국말,
글구 뭉슝뭉슝 프랑스말....(프랑스인 관광객들도 엄청나더라....-_-;;;)
이러한 것들로 인해 그야말로 시장바닥을 방불케 했다....
중국의 황제가 살았던 그 위엄있는 곳이 말이다....

거기다 비가 와서 땅은 질퍽질퍽하지....
우산 땜에 앞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
휴우......암튼 그게 자금성에 대한 첫인상이었다.....-_-;;;

여기서 잠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금성에 대한 설명을
내 나름대로 각색하여 조금 첨부하자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자금성은 고궁박물원이라고도 한다....
자금성을 그대로 박물관으로도 쓰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중국 황제의 궁전을 대표하다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15년의 세월, 그리고 20만명이라는 노동력이 투여되어
남북으로 950m, 동서로 750m에 이르는 대규모의 궁정이 세워지게 되었다....
이 안에 약 700여 건축물과 약 9999개의 방이 있다 한다....
즉, 한 아이가 태어나서 하루에 한 방씩 지낸다 치면
거의 30여살이 다 되었을 때 모든 방을 거쳐간다는 얘기가 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공개된 곳은 한정되어 있어 그 규모를 완전히 감지하긴 힘들지 싶다....
공개된 곳은 주로 남북으로 쭉 이어진 길이다....
천안문을 들어서서 오문을 지나 일직선으로 계속 걸어가면 된다....
입성 초기에는 외조(外朝)라 불리는 태화전(太和殿), 중화전(中和殿), 보화전(保和殿)등의 3대전이 있고
후반부에는 내정(內廷)이라 하는 건청궁과 교태전 등이 있다.....

솔직히 어디가 어디인지 잘 기억이 안 나는 관계로 
확실하다 생각되는 건물만 언급하겠다...

밑에 사진들은 주건축물 주변에서 어렵사리 찾은 사람 없는 변두리이다....
미약하나마 잠시 고궁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길....-_-;;;
자색의 외벽과 기와가 강렬하면서도 좀 투박한 인상을 주는 듯 하다.....
글구 비가 와서 그런가.....궁정이 다소 쓸쓸해 보인다....






글구 오문(午門)과 태화문(太和門)을 지나면 나오는 이 곳이
바로 자금성의 핵심 건물인 태화전(太和殿)이다....
즉위식이나 신년 축하 의식을 행하던 장소로, 가운데에 황제가 앉던 옥좌가 있다 한다....

첨에 문을 나서서 저 건물을 딱 보면......우와.....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저 건물을 딱 마주쳤을 때의 그 느낌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마지막 황제의 한 장면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말 위엄있고 웅장함을 느끼게 해 준 건물이었다....
(그래서 두 장 올린다.......같은 사진은 아님....-_-;;;)





가까이서 본 태화전....
아마두 자금성 내의 건축물 중에 외관이 제일 화려한 건물일 듯....




지붕 처마 끝에 보이는 저 동물 조각상의 숫자는 그 건물의 등급을 나타낸다 한다....
많을 수록 중요한 건물인데 물론 태화전이 가장 많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태화전 뒷쪽에 있는 계단 장식인데
이러한 구조는 중국 유적의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저게 돌 하나라고 한다.....돌 하나를 통째로 옮겨와서 저기에 놓고 조각을 했다는...+_+
앙코르 와트보다는 그 놀라움이 덜했지만 하여간 놀라운 일임에는 분명하다....-_-;;;
저걸 어찌 옮겨왔을까.....-_-a




궁정 내 난간 하나하나의 장식들도 인상적이고.....




이곳은 자금성 뒷쪽의 후원인 어화원(御花園)이다.....
어린 황자(皇子)가 뛰놀던 곳이라고 하던데,
근엄한 분위기의 성 내부와는 달리 건물의 크기도 작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으며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후원을 지나 후문을 통해 바깥으로 나오면 자금성 관람이 끝나게 된다....
성 안에서는 비가 잠잠하더니 밖으로 나오니깐 억수같이 쏟아진다....

비단 자금성이 푸이만의 성은 아니었을지인데
자금성에 있던 내내 자꾸 그의 얼굴이 생각이 난다....
(내가 생각한 건 물론 푸이역을 맡았던 존 론의 우울했던 얼굴이다....
역시 영화의 힘은 위대하다는....-_-;;;)

웅장하지만 또 때론 쓸쓸해 보이는 궁정이
파란만장한 그의 삶을 대변하는 듯 하다....




앙코르 와트의 사원 같이 이 곳도 성 주위를 아름다운 해자가 둘러싸고 있다....
이젠 시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고 있는 듯....




이제 황실의 영화를 누렸던 궁정을 뒤로 하고 또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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