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산

카자흐스탄 ( 천산 )

울산 금수강산 2007. 1. 27. 18:02

천산 지역 개관

이번 '천산 산맥 탐사대'의 탐사 대상인 '천산 산맥(Tien Shan Mts)'은 파미르고원(Pamir Plateau)의 북부로부터 이시쿨 호수(Lake Issyk Kul)를 지나 동쪽으로 중국의 '신장웨이우얼 (新疆維吾爾)자치구'를 남북으로 양분하며 뻗어있다. 탐사대의 탐사는 이시쿨 호수 동쪽의 카작스탄(Kazakstan)·키르기스스탄(Kyrgyzstan)·중국의 접경지역(接境地域)에 위치한 중앙천산(Central Tien Shan)지역에서 진행되었다.

1) 파미르고원(Pamir Plateau)

중앙아시아의 남동부에 위치한 대산계(大山系)와 고원으로 이루어진 지역의 지방명(地方名)으로 어원은 페르시아어 '태양신의 자리(Pa-imihr)'이다. 파미르지방의 대부분은 타지키스탄(Tajikistan) 동부의 고르노바다흐샨주(州)에 속한다.

산계(山系)는 동 파미르(중국영토), 중부 파미르, 서 파미르의 3개 그룹으로 구성된다. 기후는 심한 대륙성기후(大陸性氣候)를 나타내며 설선(雪線)은 4,000m에서 5,200m사이에서 나타난다.

파미르고원을 정점(頂點)으로 남(南)에서는 힌두쿠시(Hindu Kush), 카라코람(Karakoram) 산맥이 뻗어나가 동으로 곤륜(Kunlun), 히말라야(Himalaya)로 이어지고, 북(北)에서는 천산 산맥이 남서에서 북동방향으로 뻗어나간다.

2) 천산산맥(Tien Shan Mts)

범위

키르기스스탄(Kyrgyzstan)에서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에 걸쳐 서에서 동으로 뻗은 산맥. 해발고도는 3,600∼4,000m, 길이 2,000km, 너비는 400km에 이른다. 최고봉은 포베다(Pobedy, 7,439m)이다. 산맥의 중심은 키르기스스탄에 위치하고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의 접경지역이 최고도(最高度)를 이룬다.

구분

산맥은 크게 북 천산(North Tien Shan), 중앙 천산(Central Tien Shan), 동 천산(East Tien Shan)으로 구분된다. 북천산은 이시쿨 호수 북쪽의 산계(山系)로 트랜스일리 산맥(Trans Yli Mts)과 쿤게이 산맥(Kungey Mts)으로 구성되며 산맥동쪽의 '산타슈 패스'로 중앙천산과 구분된다.

중앙 천산은 이시쿨호수 남쪽의 키르기스스탄에 속한 산계를 중심으로 카자흐스탄·중국과의 접경지역 산계까지를 말하며 천산 산맥의 중심산군(中心山群)이다. 테르스케이산맥(Terskei Mts)이 주(主) 산계로 사리자즈(Saryzaz), 아트바시(Atbashi) 등의 산계를 포함한다. 최고봉인 포베다((Pobedy, 7,439m)와 칸텡그리(Kan Tengri, 6,995m)를 포함한다.

동 천산은 중국에 속하는 산계로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동서로 지나며 타림분지와 중가리아 분지를 양분(兩分)한다. 동천산은 현재까지도 우리에게는 천산 산맥의 모든 부분처럼 알려져 있으나 현지조사결과 천산산맥의 중심은 키르기스스탄에 위치해 있었다.

형성 과정

산맥 전체는 고기조산대(古期造山帶)에 속하는 오래된 산지로 장기간의 침식작용으로 준평원(準平原)화 하였으나 신생대 제3기 후반의 단층운동(斷層運動)으로 융기하여 현재의 모습을 형성하였다. 제3기 융기운동은 서쪽 지역이 심하여 서쪽이 고도가 높고 험준하며 동쪽은 빙하도 적고 산맥도 준평원상(準平原狀)으로 남아있다.

이시쿨 호수(Lake Issyk Kul)

키르기스스탄 천산 산맥에 위치한 큰 호수이다. 면적은 6,200㎢, 평균수심 279m, 최저수심 665m, 수면높이는 해발 1,606m이다. 키르기스어(語)로 '뜨거운 호수'란 뜻이며 중국에서는 '열해(熱海)'라고 부른다. 북 천산의 쿤게이 산맥(Kungey Mts)과 중앙 천산의 테르스케이 산맥(Terskei Mts) 사이에 위치한다.

호수로는 많은 하천이 유입하지만 유출구(流出口)는 없다. 염호(鹽湖)로서 염분농도는 약 5.8‰이나 하천이 유입하는 하구(河口)지역은 농도가 낮다. 표면수온은 여름에 20℃, 겨울에도 2∼3℃를 유지하기 때문에 '열호(熱湖)'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호수에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살며 황어나 잉어류의 물고기가 다소 어획된다.

호수 연안은 남쪽을 제외하고는 평야가 발달해있고, 오아시스를 따라 마을이 발달해 있다. 연안을 따라 휴양지가 있으며 대표적인 도시는 호수 동쪽의 카라콜(Karakol)시(市)이다.

3) 카자흐스탄(Kazakhstan)

유라시아의 중앙부에 위치한 국가로 면적은 272만 4,900㎢이다. 우리 나라의 27배이며 세계에서 9번째로 크다. 북(北)으로는 러시아, 남(南)으로는 키르기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동(東)으로는 중국·몽골과 접하고 있으며 서(西)로는 카스피해와 접한다.

인구수는 1,538만 8,000명(1999년)이며 주민 구성은 원주민인 카작인 외에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독일인, 타타르인, 우즈베크인, 위구르인, 고려인 등 100여 민족이 거주하고 있다.

국토의 대부분은 초원과 사막이며, 남쪽과 동쪽에는 천산 산맥이 위치해 있다.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며, 유목(遊牧)과 관개농업(灌漑農業)이 발달하였다. 열대를 제외한 모든 기후가 나타나나 건조기후와 고산기후(高山氣候)지역이 넓다.

1991년까지 구소련의 한 연방이었으나 같은 해 12월 10일 독립하였다.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으며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되어있다. 독립 후에도 독립국가연합(CIS)의 일원이다.

우리에게는 카자흐스탄(Kazakhstan)으로 알려져 있으나 독립 후에는 'H'를 빼고 카작스탄(Kazakstan)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라 한다.

인구밀도 : 5.6명/㎢

수도 : 아스타나

공용어 : 카작어, 러시아어

종교 : 회교(40%), 러시아정교(27%), 무종교·기타(32.6%), 불교(0.3%)

화폐 : 뗑게(Tenge)

환율 : 1$ = 146 Tenge(2001)

1인당 국민총생산 : 1350$(1997)

4) 키르기스스탄(Kyrgyzstan)

아시아의 중심부에 위치한 국가. 북(北)은 카자흐스탄, 남(南)은 타지키스탄, 서(西)는 우즈베키스탄, 동(東)은 중국에 접하고 있다. 면적은 19만 8,500㎢로 우리 나라 면적의80%정도이다.

인구는 약 470만 명이며 주민은 원주민인 키르키즈인 외에 우즈베키스탄인, 카작인, 타지키스탄인, 투르크메니스탄인, 아제르바이잔인, 러시아인, 독일인, 위그르인, 고려인(5만 명)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국토의 75%가 1,500m이상의 고산지대이다. 산지는 중앙 천산에 속하는 대산계(大山系)이며 평지의 발달은 좁다.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나 전반적으로는 건조하다. 강수량은 서부와 북서부 산록이 가장 많아 연 강수량이 800mm, 곡저(谷底)의 분지에서는 200∼300mm이다. 주민은 주로 유목(遊牧)과 관개농업에 종사하나 도시로의 이농(離農)인구가 많다. 정부는 대통령 중심제이다.

수도 : 바쉬케크

공용어 : 키르기스어, 러시아어

종교 : 회교(52%), 러시아정교, 무종교·기타

화폐 : 솜(Som)

환율 : 1$ = 45 Som(2001)

천산 지역의 자연환경적 특성

1) 기후

탐사기간동안 2,500m이상지역의 기후는 다양하고 규칙적으로 변했다. 기상요소(氣象要素)별로 기상정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붣일출(日出)과 일몰(日沒)시간 : 직접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일출시간은 약 06:45이고 일몰시간은 약 20:50 이다.

붣기온(氣溫) : 일교차(日較差)가 매우 커 야간에는 영하로 떨어지고 한낮에는 20℃ 이상인 경우가 많다. 또한 기온변화가 커 구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기온변화가 10℃ 이상이나 된다.

붣강수(降水) : 하루동안 완전하게 맑은 날도 완전하게 흐린 날도 없다. 일반적으로 오전에 는 맑다가 오후만 되면 반드시 소나기구름이 형성되고 눈, 우박, 비가 내린다. 강수시간(降水時間)은 1시간 이내이다.

붣바람(風) : 서풍계열(西風系列)의 바람이 분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풍속(風速)이 강한 경우는 없다.

2) 식생(植生)

고도변화에 따라 초원, 가문비나무숲, 초원, 암석지대, 만년설로 바뀐다. 약 2,000∼2,500m 지역은 초원이 우세하며 2,500∼2,900m 지역은 하늘을 뚫을 것 같은 가문비나무 숲이다. 야생화(野生花)핀 초원과 가문비나무 숲은 우리 산(山)의 모습과 다른 이국적(異國的)인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지역의 하천 가에서는 버드나무도 볼 수 있다.

2,900∼3,400m까지는 다시 초원이 나타나며 에델바이스(Edelweiss)가 군락(群落)을 이루며 자란다. 가끔 누운 향나무가 자라는 것도 볼 수 있다. 3,400m 이상이 되면 식물이 자라지 않으며 눈과 얼음으로 심한 개석(開析)을 받은 암석지대가 나타난다. 만년설은 4,000m 정도부터 형성되어있다.

3) 가문비나무

소나무과의 고산성 상록침엽교목. 고산(高山)에 분포한다. 키는 30m에 달하며 밋밋하고 곧게 자란다. 나무껍질은 흑갈색이며 잎은 길이 1∼2cm의 편평한 선형예두(線形銳頭 길고 끝이 뾰족한)로서 곧거나 구부러져 있다. 꽃은 6월에 암·수 꽃이 한 그루에 핀다.

4) 해충(害蟲) 및 동물

탐사 도중 불편을 주는 해충으로는 파리, 등에(가축의 피를 빨아먹는 파리와 닮은 해충), 모기 정도가 있다. 파리는 고도에 관계없이 귀찮게 달려들며 특히 가축 주변에 많다. 초원지대에는 등에가 많으며 피를 빨리면 몹시 가렵다. 모기는 2,000m이상이 되면 거의 볼 수 없으나 운이 나쁘면 물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

안내책자에는 표범, 늑대가 자생한다고 나와있으나 볼 수 없었고, 볼 수 있는 가장 큰 동물은 땅을 파고 사는 '우시'라고 불리는 토끼크기의 들짐승이었다. 초원에는 우시가 파놓은 굴이 무수하다.

 

카자흐스탄 천산 취재기

고기호|제주일보 기자 ghkoh@chejumews.co.kr

1) 천산으로 가는 길

지난 7월 10일 오후 8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뒤로하고 22일간의 대장정에 오른 13명의 아시아 천산탐사대(단장 이상시. 대장 장봉완)에게서는 가벼운 흥분과 긴장감을 넘어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중앙아시아 이시쿨 호수 동쪽의 카자흐스탄의 북천산에서부터 키르기스스탄, 중국 접경지역에 위치한 중앙 천산의 고봉준령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오지를 탐사하는 일정이 험난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탐사대가 찾아 나선 천산 산맥은 또 고대 동서문명 교류의 파이프라인으로서 초원의 길이자 비단길로 불린 천산남로와 천산북로의 전설과 역사가 스며들어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대원들을 설레이게 한 것이다. 더욱이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사회주의의 종주국이었던 옛 소련의 영토였다는 점도 '레드 콤플렉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탐사대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비행기로 6시간을 날아 11일 오전 3시께(카자흐스탄 시각) 카자흐스탄의 남쪽 끝에 위치한 알마아타시에 도착한 탐사대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현지 가이드 조칸(29)과 통역인 옥산나(21)와 합류하고 이번 탐사의 출발점이 될 북천산의 베스카라가이 마을로 향했다.

알마아타시에서 베스카라가이까지 이동거리는 380㎞로 차를 타고 8시간을 달려야 되는 거리이다.

탐사대는 옛 소련 군인들이 이용했던 군용트럭을 개조해 만든 러시아제 16인승 6WD(6륜구동) 버스를 타고 북천산과 나란히 동쪽으로 끝없이 뻗어있는 도로를 2시간쯤 달려가자 '슈케친스카야평원'으로 불리는 반사막지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도로 양쪽의 아름드리 포플러 나무와 밀, 담배, 해바라기, 옥수수 경작지는 동쪽으로 갈수록 사라지는 대신 기후는 건조해지면서 사막처럼 변해 짧고 메마른 풀만 자라는 지대로 바뀌어갔다.

일부 탐사대원들은 갑작스럽게 변화된 고온건조한 기후로 인해 코를 풀면 바로 코피가 쏟아졌으며 차창 밖으로 멀리 보이는 산에서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자연발화된 산불이 보이기도 했다.또 버스 밖 온도가 무려 43도까지 오를 정도로 햇빛이 너무 강해 피부가 조금만 노출되도 따금거리는 등 국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첫날부터 탐사대를 엄습했다.

이때 갑자기 달리던 버스가 엔진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멈춰 섰다. 엔진의 냉각호스가 터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어렵게 차량을 고쳐 이동을 계속했으나 잔고장이 계속 발생한 덕분(?)에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에 빗대 차린강이 흐르며 만들어 놓은 노란색 협곡인 '옐로 캐니언'의 일몰 장관을 목격하기도 했다.

아울러 예기치 않은 차량의 고장으로 발이 묶인 탐사대는 날이 점점 어두워지자 창문도 없는 차안으로 몰아치는 찬 바람을 짧은 셔츠 한 장으로 견뎌야 했다. 결국 당초 예정보다 12시간이나 초과된 20여 시간이 걸려 12일 오전 8시20분께 목적지인 제1캠프 베스카라가이 마을에 도착해 앞으로 탐사일정이 미지의 속으로 빠져들 것임을 예고했다.

베스카라가이 계곡 2.300m 고지에 위치한 탐사대의 제1캠프는 꽃과 풀이 가득한 초원으로 바로 옆으로는 테케스강의 지류가 흐르고 멀리 완만한 산릉에는 여러 종의 야생화와 가문비나무숲, 그 위로 3,700m대의 회색 빛 첨봉이 울타리를 두른 듯 이어져 있었다.

버스 고장으로 밤새 시달린 탐사대는 이날 일정을 포기해 휴식을 취하며 인근의 유르타(Yurt.유목민들이 이동하기 편하게 가죽으로 만든 천막)를 방문, 유목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다. 유목민들은 탐사대가 2002 한.일 월드컵 배지와 축구공을 선물하자 이방인들의 출현에 긴장하던 모습은 금세 사라지고 무척 좋아했다.

13일 오전 탐사대는 유목민들의 배웅을 뒤로하며 테케스강 상류 지역에 있는 제2캠프를 향한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다. 이름 모를 오색의 야생화가 가득 핀 초원과 빽빽하게 솟아 있는 가문비나무숲을 걸어서 지난 지 3시간. 테케스강이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와 우렁찬 물소리에 잠시 넋을 놓고 숨을 돌렸다.

그런데 테케스강 옆으로 빨간 통나무집 관리인으로 보이는 현지인이 사유지라 통행을 못 한다며 탐사대를 가로막았다. 난감해진 탐사대는 마침 출발하기 전 한국통신에서 빌려온 위성전화기를 이용해 토지주와 어렵게 통화를 해 허가를 얻어낸 후 이곳을 지나 해발 2700m에 위치한 제2캠프에 도착했다.

차츰 고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대원들에게 고산증세가 나타났고 호흡 곤란과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내일은 또 어떤 오지를 만날까 하는 설렘과 긴장감 속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텐트 천장을 두드리는 요란한 빗방울 소리는 이국의 정한을 더욱 깊게 했다.

천산(天山.Tien Shan)산맥

키르기스스탄에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걸쳐 서에서 동으로 뻗은 산맥이다. 해발고도 3,600~4,000m, 길이 2,000㎞, 너비는 400㎞로 크게 키르기스스탄의 이시쿨 호수를 중심으로 북천산, 중앙천산, 동천산으로 구분된다.

우리에게는 중국에 속하는 동천산이 천산 산맥의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현지 탐사 결과 천산 산맥의 중심은 키르기스스탄에 위치해 있고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중국의 접경지역이 최고도를 이룬다.

최고봉은 중앙천산에 있는 포베다(勝利峰.Pobedy.7,439m)로 세계 7000m급 고봉 중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칸 텡그리(Kan Tengri.6995m)는 천산 산맥의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로 불리고 있다.

천산 산맥에는 세계에서 2번째로 긴 60㎞의 유진 인닐 첵이라는 빙하가 이어져 있다. 1,500m에서 2,500m 사이에서는 초원과 가문비나무숲이 나타나고, 2,500m를 넘어서면 고산초원으로 바뀌며, 3,500m를 넘어서는 생명한계선으로 초원도 사라지고 식물도 자라지 못하는 지대가 이어진다. 설선(雪線)은 4000m 정도에 위치하며 천산 산맥의 계곡이나 구릉은 아주 더운 한여름이고 산의 중턱은 춥고 구름이 자주 끼며 공기가 건조할 뿐 아니라 일조량이 많아 휴식하기에 최적이다.

천산 산맥 북쪽은 천산북로, 산맥 남쪽과 타클라마칸사막 북쪽 사이는 천산남로로 불리는 초원의 길(일명 실크로드)로 동서양의 문물은 이 천산 산맥을 넘어야 교류가 가능했다.

2) 오지 트레킹

14일 오전 제2캠프를 떠나 본격적인 오지탐사에 돌입했다.

지난 밤사이 내린 비가 초원을 촉촉이 적셔 탐사대의 트레킹을 힘들게 했고 출발하자 마자 테케스강을 만나야 했다. 맨발로 건너는 테케스강은 말 할수 없이 차가웠으며 이때부터는 차디찬 빙하가 녹아 형성된 강을 여러 번 마주쳐야 했다.

사방이 하늘과 땅만이 존재할 뿐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오지임을 실감하며 트레킹을 하던 탐사대는 이 따금식 만나는 유목민들은 너무나 반가웠고 그들의 유르타에서 휴식을 취하며 차를 마시고 사람의 체취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해발 3000m를 넘어서자 유목민과 가축의 흔적마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테케스강의 골짜기 폭도 점점 좁아져갔다.

15일 오전 9시 제3캠프를 뒤로 하고 낮게 깔린 구름과 차가운 물기를 머금은 에델바이스가 지천으로 핀 길을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트레킹하던 도중 예상치 못한 눈보라가 급습했다. 낮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를 보이다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눈이 내리리기 시작해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을 경등산화로 걸으며 무방비상태에 있던 모든 대원을 당황케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날씨는 탐사대가 앞으로 하루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절을 전부 느낄수 있는 변덕스런 날씨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 알았다.

눈보라를 헤치며 한참을 걷자 탐사대의 앞에 거대한 초록색 분지가 나타났다. 분지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튀욱각팍(좁다는 뜻)강 하류를 향해 몇 번 강을 건너고 3000미터의 고도에서 산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순간 발아래 협곡속으로는 강물이 힘차게 흐르고 머리 위 암봉에서는 수천, 수만 t의 거대한 돌덩이들이 탐사대를 향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 같이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었다. 식은땀을 훔치며 아찔한 산허리를 돌아가는데 또 다시 툭툭툭하는 소리와 함께 빗방울과 우박이 떨어지며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탐사대를 곤혹스럽게 했다.

사흘간 계속되던 초원이 가문비나무숲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급류도 여러 번 건너자 대원들 사이에서는 "오지탐사가 물 건너기냐"는 농담이 절로 나왔다.

숲길이 다시 산사면의 초원을 따라 트래버스되자 골짜기마다 보라색의 야생화가 흘러내리듯 피어 있었다.

9시간동안 천신만고의 트레킹 끝에 2,600고지의 제4캠프에 도착한 대원들은 젖은 옷과 등산화를 말리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며 이런저런 고생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오후 10시. 탐사대가 곤한 몸을 누여 잠을 청할 때쯤 주위 산들도 어둠에 묻혀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갔다.

16일 아침 모처럼 해맑은 하늘과 녹색의 푸르름으로 빛나는 숲이 탐사대를 맞이 했다. 그런데 그 동안 탐사대가 믿고 따르던 카자흐스탄인 가이드 조칸이 길을 잃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했던가. 하긴 탐사대가 지나는 코스는 가이드 조칸도 어려워했던 오지였으니 오죽했을까. 가이드 조칸 때문에(?) 급경사의 험난한 골짜기와 차디찬 빙하 계곡을 여러차례 건너며 4시간 여 동안 헤맨 끝에 겨우 길을 찾았다.

이 일로 탐사 초반 며칠 동안 탐사대의 선두에서 길 안내를 하며 탐사대와 미운정 고운정을 나눴던 가이드 조칸은 며칠 후 칼카라 베이스 캠프로 돌아갔고 새로운 가이드 올렉으로 교체되었다.

아무튼 어렵사리 오후 4시40분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해발 2930m의 고개 정상에 올라서자 지금까지 회색의 암릉에 가려 모습을 감췄던 '흰 산'들이 만년설의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다. 멀리 구름 사이로 신비경을 자랑하는 중앙 천산의 만년설을 감상하고, 예정시각을 넘겨 오후 9시께 오르타칵팍강 상류에 자리잡은 캠프5에 도착했다.

17일 초목한계선을 넘나들며 탐사 도중 만난 유목민들의 유르타를 방문했는데 탐사대의 인상을 좋게 보았는지 유목민들이 자신들이 키우던 양 한 마리를 잡아 탐사대를 초청, 융숭하게(?) 대접했다. 만날 때 마다 느끼는 것처럼 유목민들은 착하고 순수했으나 이같은 일은 처음 만난 인연치고는 매우 파격적인 대접이었다.

탐사대는 다시 무거운 몸을 이끌어 초목 한계선인 해발 3500m를 넘자 마치 달 표면을 걷듯 자갈만이 밟혔다. 턱까지 차오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해발 3610m 에 위치한 고개정상에 도착하자 해발 6,995m의 중아천산의 미봉 칸텡그리 북벽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탐사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하는 18일 테케스강 최상류 발원지를 향해 다시 일정을 이어갔다. 흰 물보라와 함께 천둥소리를 내며 흐르던 테케스강도 발원지에서는 가느다란 물줄기들이 여러 군데서 흘러들어 어렵게 한 줄기로 모아지고 있었다.

바쁜 탐사일정에 쫓겨 서둘러 풀 한 포기 없는 자갈밭의 좁고 긴 길을 내려가는 대원들의 모습이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으며 튜즈 고개(해발 3532m) 정상에서 10여 ㎞쯤 떨어진 곳에 캠프7을 설치해 하룻밤을 보냈다.

19일 오전 예정됐던 차량이 고장나는 바람에 호사스럽데도 헬기를 타는 행운을 잡아 이번 탐사의 중간 베이스캠프인 칼카라 베이스 캠프로 이동하였다. 옛 소련제 군용 헬기를 이용해 도착한 칼카라 베이스 캠프는 코크자르강을 사이에 두고 키르기스스탄 국경지역과 접한 해발 2,100m 지대에 위치해 있었다.

칼카라 베이스 캠프 국기 게양대에는 우리의 태극기와 함께 제주일보사기가 오지의 하늘 아래서 자랑스럽게 휘날렸다.

유목민과 유르타(Yurt)

탐사 중 가끔 만난 유목민은 모두 몽골계의 카작족으로 카작어를 사용한다. 성질이 비교적 온순하고 수줍음을 잘 타며 얼굴 생김새와 신체 골격은 아시아 몽골계인 우리와 거의 비슷했다. 양, 말, 소를 방목하면서 1-2가구단위로 가축과 함께 옮겨 다니면서 이동식 천막인 유르타(Yurt, 카작말로 키즈 위)에서 생활한다. 말이 그들의 주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말을 잘 탄다.

주식으로는 '립뾰스카'라는 빵을 먹는데'립뾰스카'는 밀가루로 만든 호떡같이 생긴 빵으로 찰떡같이 끈적거림이 있고 마른 말똥 중간에, 반죽한 밀가루를 사이에 넣고 구워서 만든다. 유목민들은 또 '립뾰스카'와 함께 말젖을 발효한 후 이를 말려 만든 아주 딱딱한 송편 크기의 치즈인 구르트와 말차를 먹는다.

말차는 말젖을 발효해 만들어 아주 신맛이 강하고 걸죽해 언뜻 보면 우리의 막걸리와도 비슷한 차(茶)지만 우리의 입맛에는 영 맞지 않아 먹기가 힘들었다. 이들 유목민이 즐겨먹는 대부분 음식은 양과 말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만들어 먹고 있었다.

탐사대와 이들 유목민 간 의사소통은 바디 랭귀지'가 전부였다. 통역으로 나선 옥산나도 유목민들과 의사소통이 전혀 안 돼 만나고 헤어질 때 가벼운 손 흔듦이 그들과 나눈 유일한 대화였다.

3) 포베다와 칸텡그리 탐사

천산 산맥의 최고봉인 포베다와 미봉인 칸텡그리를 향한 탐사가 시작됐다.

20일 오전 옛 소련제 군용 헬기의 둔탁한 굉음에 몸을 싣자 끝없이 이어진 만년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빙하, 만년설릉의 날카로운 곡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같은 장관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을 때 옹기종기 텐트가 모여 있는 칸텡그리 북벽 베이스 캠프에 헬기가 내려앉았다.

탐사대의 눈 앞에는 3,000m를 수직으로 솟은 칸텡그리봉의 북벽이 천산 맹주의 당당하고 위엄있는 자태를 과시하고 있었다.

베이스캠프는 북 이닐체크빙하(세계에서 두 번째 긴 빙하)의 최상류 칸텡그리 북벽 바로 아래 고도 4,100m 지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순백색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날카롭고 거무튀튀한 빛깔의 돌무더기로 덮여 있는 퇴석빙하지대는 흙과 돌이 뒤섞인 채 빙하에 밀려 내려와 생긴 것이라고 한다.

빙하지대를 한참 둘러보다 돌아오니 경사진 빙하 위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텐트 옆으로 용빙수(溶氷水)가 크레바스 속으로 우렁찬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있어 마치 몸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강한 흡인력을 느꼈다. 순간 온 몸에 오싹 소름이 돋고 등줄기에선 식은땀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이날 밤 내내 천둥이 치는 듯한 눈사태 소리와 낙석이 굴러 떨어지며 내는 소리가 탐사대원들의 곤한 잠을 방해하며 위축시키기에 충분했다.

21일 헬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 남 이닐첵 빙하에 위치한 키르기스탄령의 칸 텡그리 남면 베이스캠프로 이동했다. 남 이닐체크빙하 베이스 캠프에서 북동쪽으로는 칸텡그리가 횃불이 타오르는 모습으로 솟아 있었고, 남쪽 즈베즈도카 빙하 쪽으로 중앙천산의 최고봉 포베다(7,439m)가 날카로운 봉우리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빙하로부터 3,000m 솟아오른 뭉툭한 모양으로 마주보고 서 있었다.

22일 전날의 즈베즈도카빙하 탐사를 마지막으로 칸텡그리 일정을 마무리하고 헬기에 올라타 창 밖으로 멀리 사라지는 두 거봉을 바라보며 아쉬운 작별을 나눴다. 칸 텡그리 북벽을 처음 바라볼 때의 웅장하고 위엄 있는 모습과 즈베즈도카 빙하 탐사를 하면서 입을 쩍 벌려 세상을 모두 쓸어 삼킬 것 같던 끝이 안 보이는 크레바스를 넘던 일, 푸르뎅뎅한 빙하호 속에 처박혀 냉전의 그늘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던 소련제 군용 헬기와 밤에 끊임없이 이어지며 이방인들을 위협하던 눈사태와 낙석 소리 등은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칼카라 베이스로 돌아온 탐사대는 1시간에 3달러씩을 주고 말을 빌려, 두어 시간 동안 긴장하며 재미있게 탔다. 이후 식당에 2002 한.일 월드컵 홍보 포스터도 붙이고 해발 2100m에서는 쉽지 않은 축구를 하는 여유를 만끽했다.

23일 하루종일 차량을 이용해 키르기스스탄으로 이동해 이시쿨 호수(세계에서 2번째로 큰 염호(鹽湖)로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665m, 수면 고도 1,606m이며 바다와 같이 수평선이 보이고 염분이 있는 호수)에서 배를 빌려 타고 두어 시간 호수를 따라 뻗어 있는 중앙 천산의 테르스케이 산맥과 알라타우산맥을 조망했다. 이어 카라콜시에 위치한 유르트 캠프에서 2박을 하면서 1888년 천산 산맥 조사 중 이곳에서 병사한 탐험가 N.M.프르제발스키를 기념한 박물관과 우리나라 오일장 같은 카라콜 시장, 그리고 인근에 있는 제티오구스 국립공원을 돌아보았다.

25일부터는 카라콜 인근에 있는 알라샨 계곡으로 이동한 후 팔라트카 산을 오르고 국경을 넘어 카자흐스탄 알마아타로 들어간다.

이시쿨 호수

이시크쿨 호수는 천산 산맥에 위치한 큰 호수다. 남아메리카의 티티카카 호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면적은 6,200km2,(제주도 면적의 2.5배) 평균 수심 279m, 최저 수심665m, 수면높이는 해발1.606m이다.

키르키어로 뜨거운 호수란 뜻이며 표면수온은 여름에 20도, 겨울에도 2-3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열해(熱海)라고 부르기도 한다. 천산 산맥의 진주로 불리는 이 호수는 북천산의 쿤게이 산맥과 중앙천산의 테르스케이 산맥 사이에 위치한다.

호수로는 텐샨 산맥에서 눈이 녹아 많은 하천이 유입되지만 유출구가 없어 물이 계속 증발되 염분이 높은 염호(鹽湖)로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구입구는 염분농도가 낮고 호수에는 여러 종류의 황어나 잉어류의 물고기가 다소 어획된다.

호수연안은 남쪽을 제외하면 평야가 발달해 있고 오아시스를 따라 마을이 발달해 있다. 연안을 따라 휴양지가 있으며 대표적인 도시로 호수동쪽의 카라콜 시가 있다

4) 1,900km의 대장정 마무리

25일 아침 알라샨 계곡의 온천이 있는 알틴 알라샴 마을로 버스를 타고 향했다.

길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고 포장이 되지 않아 차가 비틀거릴 때 마다 머리가 수십차례 천장에 부딪혀야 했다. 길이 너무나 험하고 가팔라 힘이 좋다는 6WD(6륜구동) 버스도 몇 번 오르려다 포기해 할 수 없이 걸어서 4시간 여를 간 끝에 마을 입구에 들어섰다. 마을이라고 해야 가옥이 6-7채뿐이었으나 오지에서는 큰 마을이었다.

탐사대가 찾은 온천탕은 협곡의 바위 사이로 흘러나오는 온천수를 막아 만든 온천탕은 2명쯤 들어갈수 있는 노천탕과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에 3-4명이 들어갈 수 있는 탕 2개가 온천시설의 전부였다. 장소가 비좁아 두 팀으로 나누어 온천탕에 들어간 탐사대원들은 45도 정도의 온도에 유황 냄새가 진동하는 온천수 속에서 그 동안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26일에는 팔라트카(4,751m.텐트란 뜻)산을 오를 계획이었으나 충분치 못한 정보와 장비, 빠듯한 일정 때문에 전체회의 끝에 팔라트카산 대신 캠프 앞쪽에 있는 3,500m급 무명봉을 대신 올랐다. 원시 상태의 무명봉 정상까지는 올라야할 고도는 약 1,000m이고 평균 경사가 55도 정도로 가팔랐다. 특히 정상 부분은 75도 정도의 경사가 심한 암벽지대라 예상대로 오르기가 만만치 않았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 함께 위태위태하게 얹혀 있는 돌 무더기가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떨어질 것 같아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번 세계 7대 오지 탐사대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우청미 대원(대구 경상여고 3년)의 경우 고산증세로 인한 두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 대원도 천산 탐사를 나서기 전 국내 웬만한 산은 거의 오르다시피 했지만 변덕스런 날씨 등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5시간 동안의 고군분투한 끝에 정상에 오르자 알라샨 계곡 상류와 5,000m급 만년설의 산자락들이 파노라마처럼 시계에 들어왔다. 그렇게 힘들게 오른 무명봉을 우리는 '청미봉'이라 명명하고 올라갈 때보다 더욱 힘든 하산을 했다.

이로써 중앙천산의 오지에서 진행된 탐사 일정은 사실상 마무리되었다. 27일 탐사대가 칼라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을 때 '한국대학산악연맹의 악-수 원정대'7명이 머물고 있었다.

칼카라 베이스 캠프에서 하루를 쉰 탐사대는 28일 3주전 왔던 길을 되돌아 알마티로 돌아왔다. 이곳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식당 '신라'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된장찌개와 밥을 먹었다. 알마티에서는 네 군데의 한국식당이 영업 중이었는데 두 곳은 고려인이 운영하고 나머지는 한국 교민이 현지에 상주하는 한국 기업의 직원들과 국내 산악인, 일본인 여행객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었다.

마침내 귀국일인 30일. 3주일간 천산 산맥을 따라 1,900km의 오지탐사 대장정을 접는 순간,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마음 한켠에 그 동안 참아왔던 고통의 기억들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다. 국기헌 등반대장은 시원섭섭한 듯 애써 웃음 띤 얼굴을 보였고 운행담당이었던 방정환 대원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지들과 헤어지는 게 못내 아쉬운지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길고 힘들었던 천산 탐사를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성공적으로 마친 대원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자랑스런 한국인의 모습이 아로새겨졌다.

알마티(Almaty)

유라시아의 중앙부에 위치한 국가인 카자흐스탄 동남부에 위치한 알마티주의 주도이자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로 인구는 160만명이다. 시민들은 우리와 모습이 똑같은 몽골계 카작인이 다수이며 슬라브계백인인 러시아인도 섞여 있다.

북천산의 자알리스키 산맥 북사면 선상지에 위치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남쪽이 높고 북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며 고도 600-900m이다. 1854년 이곳을 점령한 러시아군이 카작인의 마을인 알마티 부근에 성채를 쌓은 것이 도시의 기원이다. 시가지 전체가 도시계획에 의해 잘 정비되고 공원처럼 꾸며져 있으며 각 건물의 주소는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넘버링시스템(Nombering System)을 사용하며 도로는 넓고 가로수가 무성하게 잘 심어져 있다.

시가지 길은 곡선이 없는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알마티는 카작어로 사과의 아버지란 뜻으로 시의 안팎에는 사과나무 등의 과수원이 산재한다.

카자흐스탄의 공식언어는 카작어 이지만 민족간 소통어로는 공식어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사회주의식 관행이 굳어져 아침에 일을 시작하는 시간은 9시이다. 현재 카자흐스탄 국민가운데 카작어를 구사할수 있는 사람은 45% 정도인데 알마아타 같은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사는 사람은 거의 카작어를 읽고 쓸수 없다고 한다.

한국과는 -3시간의 시차가 있고 5월~9월까지는 섬머타임 적용으로 -2시간 시차가 있다.

시내 중심가에는 한국에서 진출한 LG전자의 광고판으로 도배되어 있어 이곳에서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짐작케 했다. 시내에는 여러개의 잘 조성된 공원이 있고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도 많이 보였는데 이는 몽골계 카작인과 고려인 동포들이다. 고려인들은 약 1만2천명정도 살고 있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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