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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2천 년을 사는 神檀樹, 주목 | 약초 연구 | 2005/05/15 20:05 |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50400 | |
1만 2천 년을 살아 있는 신단수, 암과 독감 치료의 명약, 주목
주목은 나무 중에서 수명이 가장 길다. 주목은 1만 2천 년을 산다. 태백산이거나 소백산이거나 함백산 꼭대기에는 5천 년에서 7천 년을 산 주목들이 산정의 비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장엄하고 기이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나는 이 주목들을 보고 감동과 감명을 받는다. 대오각성한 성자의 모습을 나는 주목에서 본다.
우리 나라의 토종 주목이 다른 나라의 주목보다 '탁솔' 성분이 적어도 스무 배가 넘게 들어 있음이 최근의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하니 이제 이 나라의 주목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수난을 당할 것인가. 주목의 잎은 개비자나무나 솔송나무를 닮았다. 잎이 좁고 길지만 부드러워 손을 찌르지는 않는다. 잎색깔은 진한 녹색이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이 나무의 열매다. 가을에 콩알만한 크기로 빨갛게 익는 열매는 한 가운데가 움푹 파이고 그 안에 든 씨가 드러나 보여 마치 술잔이나 종지 속에 씨앗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씨앗을 싸고 있는 과육 부분을 가종피(假種皮)라고 하는데, 이는 종자껍질과 비슷하지만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는 뜻이다. 이 가종피는 물이 많고 단맛이 있어서 아이들이 따먹기도 하는데 독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된다. 주목은 생장이 몹시 느리다. 대기만성을 신조로 삼는 나무랄까, 정원에 옮겨 심고 십 년을 공들여 키워도 심을 때 모습 그대로다. 칠 팔십 년을 키워도 키는 십 미터가 안 되고 줄기의 지름이 이십 센티미터쯤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나무의 그늘에서는 백년이고 이백 년이고 자라서 마침내 그늘을 벗어나고야 마는 생명력이 어지간히도 질긴 나무다. 다른 나무 그늘에서 웬만큼 자라고 나면 그때부터는 생장이 조금 빨라져서 1만 년을 우습게 알만큼 장수를 누린다. 소백산 꼭대기 부근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된 주목 군락지에는 오천 년을 예사로 넘긴 아름드리 주목 1천 5백 그루가 사만 오천 평의 산비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목은 모든 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식물이다. 어쩌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만 2천 년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더 오래 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흔히 주목을 두고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살아서 만 년, 죽어서 천 년'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소백산이거나 태백산의 주목군락지에 있는 안내 팻말에는 주목들의 나이가 500-700년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 또한 0을 하나씩 더 붙여서 5000-7000년으로 바꾸어야 한다. 나한테는 오래 묵은 주목 토막이 하나 있다. 지름이 20센티미터쯤 된다. 이 토막의 나이테를 세어 보았더니 무려 3백 개가 넘었다. 그렇다면 몇 아름씩 되는 태백산 꼭대기의 주목은 나이가 얼마나 되었겠는가. 나무를 베어서 나이테를 세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주목은 오래 먹으면 껍질만 살아 있고 줄기 속은 대부분 썪어 버린다. 오래 된 나무는 나이를 알 수 없다. 이 나무는 성질이 고고하여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산꼭대기에 산다. 한라, 지리, 태백, 설악, 오대, 덕유, 소백, 치악, 화악, 발왕산, 울릉도의 팔백 미터가 넘는 곳에 자라고, 설악산에는 줄기가 옆으로 뻗어 정원수로 인기가 있는 눈주목이 자란다. 울릉도에는 주목과 닳았으나 잎이 더 넓은 화솔나무도 자생한다. 그러나 주목은 욕심 많은 사람들의 손에 다 잘려나가고 이제 나라안에 모두 수천 그루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다른 나라에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도 자생 또는 재배한다.
나라 안에 수천 그루가 남아있을 뿐 이 나무는 수형의 아름다움도 경탄할 만 하지만, 목재의 재질이 붉고 향기로우며 치밀하면서도 단단하여 모든 재목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성지(盛志)>라는 옛 문헌에는 '주목은 형기가 좋아 관을 만드는데 쓰며 값이 무척 비싸다. 마를 때 쪼개지는 성질이 있으나 땅에 들어가면 도로 아물어 붙어서 굳기가 돌 같다'고 적혔다. <동집(東輯)>이라는 책에도 '탄력이 좋고 빛깔이 고우며 돌처럼 단단하고 결이 치밀하여 재목으로 으뜸'이라고 써 놓았다. 주목의 목재는 절에서 부처나 염주를 만드는 데나 최고급의 가구재로 귀하게 썼다. 문갑, 필청갑, 바둑판, 지팡이, 얼레빗을 주목으로 만들었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활을 이 나무로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신사(神社) 안에 모신 신상이 들고 있는 홀(笏)을 주목으로 만든다. 이 나무의 심재에서 붉은 색 물감을 뽑아내기도 한다.
이 나무를 약으로는 그다지 널리 쓰지는 않은 듯하다. 아마 흔하지도 않았거니와 독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옛 의학책 어디에도 주목을 약으로 썼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민간에서 열매의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서 한 번에 열 개쯤을 먹고, 줄기와 잎을 가을에 따서 그늘에서 말려 신장염, 부종, 월경불순, 암, 당뇨병, 신경통, 기침 등에 써 왔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에는 말린 약재 3-8그램을 2백 밀리리터쯤의 물로 오래 달여서 먹거나 잎을 생즙을 내어서 먹는다. 독성이 있으므로 체질이 민감한 사람은 상당한 주의를 해야 한다.
귀신을 쫓는 나무 주목에 들어 있는 항암성분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찾아냈다. 1958년부터 1980년까지 3만 5천 종의 식물에서 항암작용을 조사하던 중에 발견했다고 한다. 주목에서 추출해 낸 항암제 '탁솔'은 미국에서 이미 독성시험을 마치고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하여 암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유방암, 난소암에 효과가 크고, 달리 손을 써 볼 수 없는 폐암환자한테 투여하였더니 30퍼센트쯤 증상이 호전되었고, 다른 부위로 전이된 폐암 환자도 48퍼센트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탁솔'이 항암제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탁솔은 혈압을 내리고 심장의 운동을 느리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알칼로이드의 한 종류다. 많은 양을 먹으면 심장마비와 위장염을 일으키는 등 독성이 있다. 이 독성을 없애는 것이 하나의 큰 과제이다. 또 다른 문제는 탁솔의 원료인 주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탁솔은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자라는 주목에서 추출하는데 그 주목의 껍질에 0.01퍼센트밖에 들어있지 않아 환자 한 사람한테 필요한 양인 2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서른 그루의 주목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나무는 생장이 몹시 느려서 지름 7센티미터가 되는데 백 년이 걸린다.
그러나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라는 책에 적힌 주목의 성분분석을 보면, 잎에 플라보노이드, 알칼로이드, 쿠마린이 들어있고 6월에 채취한 잎에는 탁솔이 0.22퍼센트 들어있다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국에서 자라는 주목보다 스물 두 배나 많은 양이다. 이 밖에 탁시닌, 계피산, 플라보노이드인 스찌아도퍼티신, 쿠에르체틴, 0.14퍼센트의 납모양 물질, 42밀리그램퍼센트의 찌아노겐 배당체가 들어 있고, 목재에는 탁수신과 비슷한 화합물이 들어있다고 적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학자들도 이 땅에서 자라는 주목에 탁솔이 서양에서 자라는 주목보다 20배에서 백배가 넘게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
날달걀이 주목의 독성 없앤다
민간에서 갖가지 암을 완치한 사례가 몇 차례 입증된, 주목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백 년 넘게 자란 주목줄기를 잘라 대패로 얇게 깎아내어 그늘에서 말린다. 주목은 백년이 넘게 자란 것이라야 약성이 제대로 나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높다. 주목 3백 그램에 물 한 말을 붓고 달걀 유정란 열 다섯 개를 함께 넣어 물이 세 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약재와 달걀을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어 버린다. 남은 물을 한 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두고 하루 세 번씩 밥 먹기 전에 마시는데 한 되를 열 다섯 등분으로 나누어 마신다. 즉 이 약물 1되가 닷새 동안 먹을 분량이다. 먹는 동안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수는 있으나 다른 부작용은 없다.
주목을 달일 때 날달걀을 넣는 까닭은 달걀이 주목의 독성을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달걀은 나쁜 냄새와 독을 빨아들이는 작용이 있다. 여우고기는 노린내가 몹시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데, 날달걀을 몇 개 넣어 삶으면 여우고기의 나쁜 냄새를 달걀이 모두 빨아들여 고기에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중에 그 달걀은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는 것이 안전하다. 먹으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목이 예전에는 요즘보다 훨씬 더 흔했다. 높고 깊은 산에 떼를 지어 자라고 있었으나 목재로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숫자가 도벌을 당하여 없어졌다. 소백산 꼭대기 부근의 주목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나서도 한참 후인 1981년에도 오백 년 넘게 묵은 아름드리 주목이 수백 그루가 무참하게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의 주목은 앞으로 어쩌면 최고의 난치병인 암을 퇴치하는 세계적인 보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보물을 잘 지키고 사랑해야 하겠다.
유행성 독감에 특효약 주목은 유행성 감기와 보통 감기에도 특효약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주목으로 독감을 치료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주목을 달인 물은 약간 쌉쌀한 맛이 난다. 주목 잎이나 줄기는 특히 유행성 독감에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의 독성을 없애려면 끓일 때 날달걀을 한두 개 껍질을 깨뜨리지 않은 채로 같이 넣고 끓이면 된다. 주목의 독성을 달걀이 빨아들이는 까닭이다. 주목과 같이 끓인 달걀은 절대로 먹지 말고 땅속에 파묻거나 해서 다른 사람이나 동물들이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몇 번 유행성 독감이 유행할 때 독감에 걸린 사람들한테 주목을 달여서 복용하게 했더니 대부분 한 잔을 마시고 즉시 나았으며 다시는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 주목 덕분에 동네 명의가 된 한 아주머니의 기록을 싣는다.
저는 서울 당산동에 사는 주부입니다. 나이는 마흔 여섯이고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풀이나 나무 같은 것들에 관심이 있었고, 제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이어서 수시로 병원신세를 지곤 하던 중에, 병원약이 아니라 약초 같은 것으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를 알아보다가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에서는 산이나 들에 흔한 약초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가르쳐 주었는데 평소에 쓸모없는 잡초로만 알고 있던 쑥, 민들레, 질경이, 애기똥풀 같은 것들이 여러 난치병을 고칠 수 있는 훌륭한 약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토종약초연구학회에서 가르쳐 준대로 주변에 흔히 있는 약초들을 채취하여 이웃에 사는 사람이나 아이들, 남편들한테 복용하게 해 보니 과연 좋은 효과가 있었고 부작용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는 대신 가까운 산이나 들에 나가서 남들이 잡초로 여기고 있는 풀을 채취해서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거나 하면 감쪽같이 병이 나아버리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정말로 자연 속에 온갖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겨울에 제가 독감에 걸렸습니다. 콧물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나오고 코가 막히며 기침을 심하게 하고 머리가 무겁고 아팠습니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지어 먹었지만 조금도 좋아지지 않더군요. 갈수록 기침이 심해져서 저녁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병이 감기라는 사실을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계속 복용하고 또 여러 가지 민간약도 써 보았지만 전혀 낫지 않았습니다. 두 달 동안을 죽을 만큼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 중에 토종약초연구학회 최진규 회장님이 지은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라는 책을 보니 독감에는 주목을 달여 먹으면 좋다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즉시 정원에 있는 주목의 잎과 잔가지를 한 줌 잘라서 책에 씌어 있는 대로 날달걀을 몇 개 넣고 끓여서 달걀을 건져내어 버리고 달인 물을 맥주잔으로 3분지 2 가량을 마셨습니다. 약간 쌉쌀한 맛이 날 뿐 먹기가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기침이 멎고 무리가 맑아졌습니다. 두 달을 심하게 앓던 지독한 감기가 주목 달인 물 한 잔을 먹고 즉시 나아버린 것입니다. 마침 독감이 유행하던 때여서 이웃에 있는 감기환자들한테 한 잔을 복용하게 했더니 역시 단번에 나아버렸습니다. 제가 감기를 똑 떨어지게 고친다는 소문이 나자 이웃에서 감기환자들이 꽤 많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한테 주목을 달여서 복용하는 방법을 일러 주거나 달인 물을 주었고 주목을 달인 물을 복용한 사람은 모두 감기가 씻은 듯이 낫는 것이었습니다. 주목이 암이나 당뇨병, 늑막염, 폐결핵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그런 큰 병에 대해서는 써 볼 기회가 없었고 감기에는 꽤 많은 사람들한테 써 봤는데 모두 신통한 효험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열 다섯 살 된 아들이 에어컨 바람을 오래 쏘여서 그런지 감기에 걸려 기침을 콜록콜록 하고 열이 났습니다. 요새 여름 감기가 더 무섭고 또 에어컨을 켠 방에 오래 있어서 생긴 냉방병이라는 병은 감기의 사촌형님쯤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역시 주목을 달여 한 잔을 마시게 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기하게 낫는 것이었습니다. 주목이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여름철 냉방병에도 효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주목 덕분에 동네에서 독감을 잘 고친다고 소문이 났고 이웃 사람과 가족들의 질병을 토종약초로 고쳐 주는 재미에 큰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웃사람들은 요즈음 감기에 걸렸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발을 삐었거나 하면 병원보다 먼저 저한테 찾아와서 좋은 약초가 없냐고 묻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토종약초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
위암, 위궤양 명약, 예덕나무 | 약초 연구 | 2005/05/15 1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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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덕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바닷가에 흔히 자라는 나무다. 대극과에 딸린 중간키나무로 따뜻한 남쪽지방의 바닷가에 더러 자란다. 예덕나무라는 이름은 예절과 덕성을 모두 갖춘 나무라는 뜻이다. 잎은 오동잎처럼 넓고 6-7월에 담황색 꽃이 이삭모양으로 피고 가을에 진한 갈색 열매가 익는다. 추위에 약하여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한다.
예덕나무는 한 때 일본에서 암 특효약으로 알려졌던 나무다. 예덕나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수십 년 전에 일본에 '오스까' 라는 명의가 살았는데 그는 배를 만져서 질병을 진단하는 이른바 복진법(腹診法)과 장중경의 상한론(傷寒論) 처방을 활용하여 수많은 암환자를 비롯 온갖 난치병을 많이 고친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런데 오스까 선생의 집 주변에 한 돌팔이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의학공부를 한 적이 없었으면서도 오히려 오스까 씨보다 더 많은 암환자를 고쳤다. 오스까 씨는 틀림없이 그 노인한테 특별한 비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드린 뒤에 암을 고칠 수 있는 처방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노인은 뜻밖에도 선선히 약을 가르쳐 주면서 이것을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을 구하던지 아니면 혼자서 알고 환자들을 고치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다. 오스까 선생은 그 노인이 돌아가신 뒤부터 그 노인이 일러준 대로 약재를 구하여 환자를 치료하였는데 그 효과가 매우 좋았다. 노인이 수많은 암환자를 치료한 약은 다름 아닌 예덕나무였다.
예덕나무는 특히 위암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담즙을 잘 나오게 할 뿐만 아니라, 고름을 빼내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몹시 세다. 또 신장이나 방과의 결석을 녹이고 통증을 없애는 작용도 있다. 갖가지 암, 치질, 종기, 유선염, 방광이나 요로의 결석 등에 치료약으로 쓸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예덕나무 잎이나 줄기껍질을 가루 내어 알약이나 정제로 만들어 약국에서 암치료제로 판매하고 있다.
예덕나무의 순을 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 이른 봄철 빨갛게 올라오는 순을 따서 소금물로 데친 다음 물로 헹구어 떫은 맛을 없애고 잘게 썰어 참기름과 간장으로 무쳐서 먹으면 그런 대로 맛이 괜찮다. 약으로 쓸 때는 잎, 줄기, 껍질을 모두 사용한다. 위암이나 위궤양 등에는 15-30그램을 물 2리터에 넣고 약한 불로 물이 3분지 1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복용하고, 치질이나 종기, 유선염 등에는 잎이나 잔가지 1킬로그램을 물 6-8리터에 넣고 5분지 1이 될 때까지 달여서 뜨겁지 않을 정도로 식힌 다음에 아픈 부위를 씻거나 찜질을 한다. 하루 3-5번 하면 효과가 좋다. 뜸을 뜬 뒤에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예덕나무 생잎을 태워 가루로 만들어 아픈 부위에 뿌리면 잘 낫는다.
예덕나무 껍질에는 베르게닌 성분이 들어 있어 염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고 잎에는 루틴이 들어 있어서 혈압을 낮춘다. 이밖에 알칼로이드 성분과 이눌린 성분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덕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서 제법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약으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장병 환자한테 예덕나무를 복용하도록 많이 권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예덕나무는 이름 그대로 훌륭한 예절과 덕성, 그리고 뛰어난 약효를 감추고 있는 나무이다 솔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
조선소나무의 모든 것을 말한다
비틀린 줄기에 가지를 늘어뜨린 늙은 솔 하나로 우리 산야는 얼마나 감동적인 풍경이 되는가. 솔 한 그루로 우리 강산은 선경(仙境)이 되고, 우리 마음은 신선(神仙)이 되며, 우국지사가 되고 음유시인이 된다. 아니 솔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청아한 솔바람이 쏴쏴 마음을 씻어내 주지 않는가. 우리 겨레와 가장 가까운 나무
진실로 솔은 우리 겨레의 나무요, 우리의 심성(心性)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다. 그 고절(高節)한 기상과 아름다움, 웅장한 기품, 사람의 감정에 젖어드는 친화력을 따를 나무가 없다. 참으로 백목지장(百木之長)이요, 만수지왕(萬樹之王)으로 꼽힘에 모자람이 없다. 그 늘푸른 성정(性情), 유현(幽玄)한 품격, 천년을 사는 장수(長壽), 청아(淸雅)한 운치, 만 가지의 쓰임새 그 어느 것 하나만 치더라도 솔을 당해 낼 나무가 없다 하겠으니 솔이 있어 우리나라는 선인의 나라요 군자의 나라로다.
소나무, 아! 푸르구나 초목 중에 군자로다 눈서리에 상하지 않고 비오고 이슬 내려도 웃음을 보이지 않네 좋을 때나 슬플 때나 변함이 없어라 겨울이나 여름이나 늘 푸르고 푸르도다 달 돋아 오르면 잎 사이로 달빛을 금모래처럼 체질하고 바람 일면 맑은 노래 부르네 -청송사(靑松辭)/사명대사(四溟大師)
松兮育兮 草本之君子 霜雪兮不腐 雨露兮不榮 不腐不榮兮 在冬夏靑靑 育兮松兮 月到兮 篩金 風來兮 嗚琴 솔은 우리나라의 산에 가장 많이 나는 나무로 현재 우리나라 삼림면적의 40퍼센트쯤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1백년쯤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임야의 70퍼센트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었으나 이것을 탐낸 일본인들이 모조리 끊어 가고 해방 후에는 농민들이 땔감으로 함부로 베어서 아궁이에 집어넣었다. 거기다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쓴 소나무 망국론(赤松亡國論)이란 엉터리 학설을 무조건 신봉하여 나라에서도 소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 좋던 소나무 숲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구불구불 뒤틀린 몹쓸 소나무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애통할 일이다. 소나무 숲이 망하면 나라도 함께 망한다는 게 바른 생각이어늘 어찌 소나무가 성하면 나라가 망할 것으로 믿었는고! 삼척동자도 아니라 할 일을 어찌 삼천만이 믿고 따랐던고! 재래종 솔은 우리 나라가 원산지
솔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난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소나무속(屬)에 드는 식물은 지구의 북반구에만 퍼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나는 소나무는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중국의 한 부분에만 난다. 우리나라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전국에 퍼져 있지만 일본에는 큐우슈우의 남쪽 끝에서부터 본섬의 북쪽 끝인 아오모리까지만 자라고 홋카이도오에는 없다. 중국에는 두만강 건너 북간도의 일부에 조금 나고 만주에는 전혀 없으며 중국 본토에는 다만 산동반도의 한 귀퉁이에 조금 자생할 뿐이다. 따라서 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 가운데 제일 첫 번째로 꼽을 만하다. 솔을 한자로 ‘소나무 송(松)’으로 적는 것은 잘못이다. 중국 사람들이 ‘소나무 송(松)'자를 써서 나타내는 나무는 소나무 속(屬)이기는 해도 우리가 보는 소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다. 중국 대륙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우리나라의 소나무와는 다르다. 글쓴이는 중국의 여러 지방을 다녀 보았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소나무와 비슷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잣나무 백(栢)’으로 적는 잣나무 역시 그렇다. 중국에는 잣나무가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전나무 회(檜)’로 적는 전나무도 우리나라에 나는 전나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명(明)나라 때의 문장가이며 이름난 화가인 문징명(文徵明)이 수백 년 묵은 전나무 일곱 그루를 그린 것이라는 우산칠성회도(虞山七星檜圖)를 보면 그것은 향나무나 측백나무 종류를 그린 것이지 우리나라에 있는 전나무는 아니다. 소나무속에 드는 식물 중에서 우리가 참솔, 솔, 육송(陸松), 적송(赤松), 여송(女松) 등으로 부르는 소나무는 늘푸른바늘잎을 가진 큰키나무로, 키가 35미터쯤까지 높게 자라고 지름 2미터 가까이 까지 자란다. 줄기는 본래 곧게 자라지만 소나무 좀벌레가 줄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서 잎에서 만든 양분을 빼앗아 먹기 때문에 구불구불하게 자라는 것이 생긴다. 우리 나라 남부지방 소나무들 거의 모두가 이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입어 줄기가 굽어 있다.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막고 관리를 제대로 하면 대관령이나 명주군의 소금강,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곧고 아름다운 소나무로 키울 수 있다. 강원도는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한랭하기 때문에 해충이 적어서 소나무들이 잘 자란다. 소나무 껍질은 줄기 윗 부분이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고 밑동은 어두운 갈색인데 오래 된 나무 밑동에는 꽤 두꺼운 껍질이 붙어 있어서 아이들이 껍질을 떼어 내어 여러 가지 놀이감을 만든다. 바늘처럼 가늘고 긴 잎은 두 개씩 마주 붙어 나는데 눈으로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톱니가 있으며 잎 길이는 8~9센티미터쯤, 지름은 1.5밀리미터쯤 된다. 보통 소나무는 한 곳에 나는 잎의 숫자에 따라 종류를 나누는데 한 곳에서 한 개가 나는 것을 일엽송(一葉松)이라 하고 두 개가 나는 것을 이엽송(二葉松), 세 개가 나는 것을 삼엽송(三葉松), 다섯 개가 나는 것을 오엽송(五葉松)이라고 한다. 일엽송은 우리 나라에 없고 우리 나라에 많은 소나무와 해송, 그리고 만주에 나는 만주흑송은 모두 이엽송이다. 잎이 세 개 달린 것으로는 한때 우리 땅에 많이 심은 리기다소나무, 대왕송, 테다소나무, 폰데로사소나무, 제프리소나무 따위로 주로 미국에서 건너온 것들이다. 줄기가 눈처럼 희고 껍질이 비늘처럼 벗겨지는 백송(白松)은 6백년쯤 전에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것인데 이것도 세 개의 잎이 달린다. 으뜸가는 재목 금강송과 미인송
잎이 다섯 개인 것은 우리 나라의 잣나무, 섬잣나무, 누운잣나무 등 잣나무류들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재래종 소나무도 잎이 두 개인 것뿐만 아니라 드물게 세 개씩 달린 것도 있어서 어느 것이 순수한 한국 토종 소나무인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우리 나라 소나무에는 몇 가지 성질이 다른 품종이 있다. 반송(盤松), 처진소나무, 금강송(金剛松), 금송(金松), 은송(銀松), 미인송(美人松), 춘양목(春陽木) 등이 그 성질과 지방에 따라 이름난 소나무들이다. 반송은 수많은 줄기가 아랫부분에서부터 갈라져 수형이 넓게 퍼져서 전체적으로 소반모양을 이루는데 그 생김새가 단정하고 아름다워서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에 있는 반송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반송이다. 반송을 달리 천지송(千枝松), 다행송(多行松), 옥송(玉松)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처진소나무는 줄기가 길게 옆으로 구불구불 뻗어 나가고 가지는 길게 늘어져 땅을 덮는 소나무다.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사와 예천읍에 있는 석송령이 이름났는데, 특히 예천에 있는 석송령은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그 나무에 해를 끼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아 죽는다는 신목(神木)으로, 그 줄기가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것과 같으며 늘어진 가지가 처지지 않도록 수십 개의 기둥을 받쳐 놓았다. 우리 나라 제일의 산수화가 겸재 정선(鄭敾)은 솔을 좋아하여 뛰어난 소나무 그림을 많이 남겼는데 그 중에서 나라에 제를 올리는 사직단(社稷壇)에 있는 처진 솔을 그린 사직송도(社稷松圖)가 특히 유명하다. 크고 시커먼 용(龍)이 땅을 기듯이 늙은 솔가지가 사방팔방으로 늘어져 있고 그 늘어진 가지가 땅에 닿지 않도록 열 서너 개의 기둥을 받쳐 놓은 그림인데 천년은 되었음직한 노목(老木)임에도 잎이 푸르고 창창하여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을 주는 신품(神品)의 그림이다. 소나무 중에서 그 재목의 쓰임새나 아름답기를 제일로 칠 만한 것은 금강소나무다. 강원도의 대관령, 소금강 등에 나는데 여느 소나무에 견주어 줄기가 곧게 뻗으며 곁가지가 적고 붉은 껍질이 유달리 아름다울 뿐더러 잎새의 모양도 더 섬세하고 우아하여 소나무 중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친다. 이 나무가 험준한 기암괴석 틈에 꼿꼿이 서서 육중한 바위와 어울려 조화를 이룬 풍경은 우리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매혹적인 경치다. 금강소나무는 극치의 아름다움을 지니기도 하였거니와 목재의 재질 또한 단연 뛰어나게 우수하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서 궁궐이나 절간을 지을 때 금강송을 썼는데 이 나무는 칠을 하지 않아도 몇백 년을 썩지 않는다. 강원도나 경상북도 지방의 민간에서는 사람이 죽어 널을 짤 때에는 꼭 금강송을 썼고 집을 지을 적에도 문짝만은 반드시 금강송을 썼다. 그 이유는 금강송이 잘 썩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지방의 사람들은 이사를 갈 때 문짝만은 떼어 짊어지고 간다고 한다. 지금 금강송의 순종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해방 직후만 하더라도 삼척, 울진, 영양 같은 곳에서 금강송의 멋진 숲을 볼 수 있었는데 도벌꾼들이 베어 버려서 몇 해 지나지 않아 다 없어졌다. 우리 나라의 임업정책 당국자들도 소나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빨리 자라는 나무인 이태리포플러와 은수원사시,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와 아까시나무 따위를 많이 심도록 장려하였다. 이 중에서 아까시나무는 땅의 거름기를 많이 빼앗아 땅을 못쓰게 만들고 소나무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어떤 물질을 내놓기 때문에 아까시나무 곁에서는 소나무가 말라죽는다. 아까시나무는 소나무의 천적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나무인 리기다소나무 따위를 널리 장려해서 많이 조림하다가 원망을 많이 듣자 장려 품종에서 빼 버리곤 하였으니 이 나라의 임업정책이 얼마나 한심하였는가.
경북 춘양의 특산물 춘양목
금강송 못지 않게 성질이 우수한 소나무가 있는데 경북 청송(靑松)과 춘양(春楊) 지방에서 많이 나는 춘양목(春場木)이다. 춘양목 역시 곧게 자라고 옹이가 없으며 빨리 자라고 쉬 썩지를 않아 최고의 재목으로 친다. 춘양목은 해송(海松)과 육송(陸松)의 튀기로 보고 있는데 잎은 해송을 닮아 송충이에 강하고 목재는 소나무를 닮아 질이 좋다. 그런데 금강송과 춘향목은 서로 성질이 비슷하여 같은 종류로 보는 사람도 있고 또 구분하기도 어렵다. 미인송은 백두산 부근에 나는 소나무인데 줄기가 곧고 잔가지가 별로 없으며 키가 크고 보기에 아름다와서 미인송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국 소나무와 만주 흑송과의 튀기로 보는데 확실치 않다. 이 미인송도 중국에서 거의 다 벌채해 버려서 제대로 자란 미인송 숲을 구경하기가 어렵다. 금송은 잎의 끝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황금빛이 나는 소나무로 매우 자람이 느려서 수백 년이 되어도 키가 4~5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강원도 삼척시 신리에 있는 것이 이름났는데 몇 해 전에 말라죽고 주변에 그 후손이 몇 그루 있다. 은송은 잎에 세로로 횐 빛, 또는 금빛의 줄이 나 있는 소나무다. 금송이나 은송은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으며 상당히 귀해서 구경하기 힘들다. 솔꽃은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가지에 함께 핀다. 수꽃은 새로 난 가지의 밑부분에 돌려 붙으며 길이 1센티미터쯤 되고 노랑색이다. 암꽃은 가지 끝 부분에 피고 길이 6밀리미터쯤 에 둥글고 보랏빛이다. 이 암꽃이 차츰 자라나서 솔방울이 된다. 솔꽃이 피면 수꽃의 가루가 하얗게 바람에 날려 떨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횐 구름이 흩어지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이 송화가루를 모아서 다식(茶食)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보다는 그 향기를 사랑할 만하다. 송화가루를 모아 꿀로 개어서 과자로 만든 음식은 맛도 기막히게 좋고 약효도 높다 하여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선식(仙食)으로 여겼다. 솔은 선인(仙人)의 양식
솔은 우리 옛사람들에게 으뜸가는 식량의 하나였다. 이씨조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 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도 이 땅의 농민들은 대부분 거의 해마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그 때마다 그들은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 내어 삶고 물에 씻어서 떫은맛을 없앤 다음 수수가루, 옥수수가루, 좁쌀가루 등을 섞어서 떡을 만들어 흔히 먹었다. 그냥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쉬우므로 느릅나무 껍질을 우려낸 즙과 함께 먹거나 설사약인 피마자기름을 많이 발라서 먹기도 했다. 1660년에 발간한 <신간구황촬요(新刊救荒撮要)>라는 책을 보면 소나무 껍질과 솔잎의 영양효과와 먹는 법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는데, 솔이 내장을 편안하게 하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할 뿐더러 수명을 길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다른 곡식들보다 낫다고 하였다. 도(道)가 높은 선인(仙人)이나 스님들이 솔잎이나 송홧가루만 먹고살았다고도 하는데 실제로 솔잎만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먹고사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솔과 함께 살고 솔을 닮으려고 하며 솔을 먹고사니 어찌 신선의 풍도(風道)가 없겠는가. 다음의 시는 금강산에서 17년 동안 솔잎과 송기만을 먹으며 살았다는 찬하거사(餐霞居士)가 지은 것이다.
내 식량은 곳곳마다 쌓여 모자람이 없네 산마다 솔잎이 눈앞에 저렇게도 풍성하구나 부잣집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산중생활 사람들은 어찌하여 오곡(五穀)으로만 살려 하는가 到處貯糧赤不窮 萬山松葉眼前豊 大家生活長如此 荳在人間五穀中 일제시대 때에는 신의주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기찻길 양옆의 산에 껍질이 허옇게 벗겨진 소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초근목피(草植木皮)로 연명한다고 할 때의 목피란 바로 소나무껍질을 일컫는 것이었다. 소나무야말로 우리 민족이 춘궁기를 이길 수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존재였다. 이 때문에 우리 선조들이 마을 부근에 즐겨 소나무 숲을 가꾸었는지도 모른다. 소나무 숲이 있으면 대개 나무 아래에 다른 식물이 적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어떤 물질이 어떤 종류의 식물, 이를테면 비름, 명아주, 쇠비름, 강아지풀, 참취 같은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와 같이 어떤 화학적 물질이 이웃식물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타감작용' 또는 '알랠로파티'라고 한다. 솔은 생명력 가장 강한 식물 소나무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먼저 솔은 가지가 돌려나기로 나는데 한 해에 한 마디씩 자라므로 30년쯤 자랄 때까지는 이 마디를 세어 보면 그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나이가 많아지면 줄기의 마디가 잘 드러나지 않고 그때까지 원추형이던 나무모양이 점점 우산모양으로 바뀐다. 그것은 소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유달리 빛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 밑에서 더디게 자라는 키가 작은 나무들은 소나무 그늘에 가려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어 말라죽고 만다. 외따로 떨어져 있는 나무도 윗가지가 만드는 그늘 때문에 밑의 가지가 말라죽어서 차츰 수형이 우산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 산천을 지극히 사랑한 화가인 겸재 정선은 우산 모양의 소나무를 운치 있게 잘 그렸다. 다른 한편으로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강한 나무다. 흙 한 줌 있을 것 같지 않은 바위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솔을 보면 그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솔이 보통 메마르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은 곳에 나기 때문에 소나무가 좋은 땅을 싫어하고 나쁜 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좋은 땅이라야 좋은 소나무가 자라는 법이다. 나무들 사이에도 동물들처럼 치열한 다툼이 있다. 보기를 들어 단풍나무 숲에 소나무가 끼어들게 되면 서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이럴 때에 땅 힘이 좋은 곳에서는 소나무는 단풍나무나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같은 나무들한테 져서 쫓겨나지만, 땅 힘이 약하고 건조한 곳에서는 소나무가 이기게 된다. 그러므로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는 좋은 땅에서 쫓겨나서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땅 힘이 좋고 기름진 땅에 소나무가 자라도록 보호하여 주면 아주 좋은 성질의 소나무가 자라게 된다. 보통 산에 들어가 보면 흔히 산 아래쪽에는 들메나무, 가래나무 같은 활엽수가 자리를 차지하고 위로 갈수록 소나무가 늘어나며 산등성이에는 소나무만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솔이 번성해야 나라가 잘 된다 유럽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서독, 폴란드, 러시아 등은 소나무의 나라라고 할만큼 소나무가 많고 소나무를 대단히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나무로 여기고 있다. 사실 유럽 중?북부에서 소련에까지 뻗친 광대한 유럽소나무 숲은 단일수종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큰 숲이다. 미국 또한 동부의 거대한 삼림이 대부분 소나무류들이다. 이러한 나라들을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국력이 쇠약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발표한 적송망국론(赤松亡國論)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나무는 땅 힘이 약한 곳에 견디며 잘 자라고 또 땅이 건조한 곳에 잘 자란다. 산의 땅은 원래 비옥하고 생산적이었다. 그래서 땅이 비옥한 곳에서는 소나무가 자연 상태로 자라기가 힘이 든다. 사람이 자연의 숲을 파괴하여 땅 힘이 낮아지면 이곳에 소나무가 들어오게 된다. 다시 말해 소나무는 그곳의 지력이 척박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대표적인 수목이다. 오늘날 국세가 부진한 국가는 산지가 황폐해 있고 그곳에는 소나무밖에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소나무의 번성은 국세가 약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소나무가 우리나라의 주요 조림수종에서 외면당한 또 다른 큰 이유가 있다. 소나무마다 송충이가 들끓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송충이는 커다란 골칫거리였다. 송충이가 한창 들끓었던 일제 때에는 한쪽 산을 모조리 갉아먹고 다른 산으로 옮겨가는 송충이떼 때문에 대구 근처에서 달리던 경부선 기차가 멈추어 선 적도 있다. 송충이 위에 송충이가 쌓여서 그 두께가 30센티미터가 넘는 무시무시한 송충이 떼가 철길을 건너가고 있는데 때마침 달려온 기차바퀴에 송충이 떼가 끼어서 기차가 달릴 수 없었던 것이다. 정조 임금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 주변에 있는 소나무에 송충이가 극성을 부리자 손수 송충이를 잡아 깨물어 삼켰더니 송충이가 없어졌다고 한다. 수백 년 동안 주기적으로 크게 발생하여 큰 피해를 끼쳤던 송충이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이상야릇하게도 1975년 무렵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여 지금은 애써 찾아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위세를 떨치던 송충이가 저절로 없어진 것이다. 아마 어떤 막강한 천적이 나타나서 송충이를 모두 죽인 것인지도 모른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죽어버렸을 수도 있고 환경오염으로 죽어 버렸을 수도 있다. 송충이가 없어지자 송충이를 잡아먹고 사는 두견새도 거의 사라져 이제 구슬픈 두견의 울음소리도 듣기 어렵게 되었다.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이 솔잎혹파리를 없애는 확실한 방법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성충(成蟲)이 솔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봄에 일제히 약을 뿌리거나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약을 주사하여 독이 들어간 솔잎을 먹은 벌레가 죽어 떨어지도록 하는 방법 등이 있으나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솔잎혹파리 말고도 소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소나무 좀벌레가 있다. 이것은 소나무의 껍질 밑에 들어가서 나무를 파먹어서 나무를 죽인다. 소나무 좀벌레는 소나무에 살충제를 주사하여 없앨 수 있다. 소나무의 해충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땅을 기름지게 하여 소나무를 건강하게 하고 솔잎혹파리의 천적인 먹좀벌이나 거미, 박새 등이 늘어나게 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하루 빨리 회복하는 일이다. 소나무의 해충이 번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소나무가 전체적으로 병들어서 해충을 이겨 낼만한 저항력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소나무는 해충의 피해를 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크게 발생하여 일본의 소나무를 모조리 말려 죽이고 있는 재선충(材腺蟲)이 부산에 상륙하여 차츰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재선충은 나무줄기의 세포 속에 들어가서 물의 흐름을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소나무 페스트라 할 만한 가장 무서운 해충이다. 이미 금정산 근처의 소나무는 재선충에 감염되어 많이 죽었다. 재선충을 막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고 다만 한시라도 빨리 감염된 나무를 찾아 베어서 불태워 다른 나무로 전염되지 않게 하는 방법뿐이다. 솔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 우리 소나무의 죽음은 우리 강산의 죽음, 우리 산하의 회생할 수 없는 멸망을 가리키는 것이다. 소나무의 죽음은 바로 나라의 멸망, 나아가서는 지구멸망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생태계의 경고이다. 소나무만큼 쓸모가 많은 나무는 달리 없다. 먼저 소나무는 땔감의 왕이다.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소나무의 은혜 아래 살아왔다. 가을에 떨어져 붉은 비단처럼 땅을 덮는 마른 솔잎을 솔갈비라고 하는데, 솔갈비는 불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불 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밥을 지으면 솔잎 향기가 스며들어 밥맛이 아주 좋아서 밥을 짓는데 최고의 땔감으로 썼다. 소나무 장작 또한 불 힘이 좋고 도끼질 한 번에 짝 갈라지며 송진이 들어 있어 불이 잘 타기 때문에 군불을 때는 데에 가장 우수한 재료이다. 고려자기의 맑은 빛깔도 소나무 장작으로 구워 만들었고 묵화를 그릴 때 쓰는 먹도 소나무 장작을 때서 나오는 그을음을 뭉쳐 만들었다. 한약을 달일 때에도 소나무 숯을 많이 썼는데 그 이유는 소나무 숯이 독이 없고, 몸에 이로우며 불 힘이 은근히 지속되어 약을 달이기가 가장 좋기도 하거니와 약효도 잘 우러나오기 때문이었다. 집을 지을 때에도 반드시 소나무 목재를 쓴 까닭은 소나무 목재로 지은 집에는 늘 청향(淸香)이 그윽하고 수백 년이 지나도 기둥이나 서까래가 휘는 법이 없으며 풍상(風霜)에 닳아도 부드러운 무늬와 대팻자국이 살아 있어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해 주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도 우리나라 소나무를 높이 쳐서 우리나라 솔잎을 따서 담배에 꽃아 피우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 약을 만들어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까지 하였다. 송홧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순으로 술을 빚고, 소나무 속껍질로 떡을 해 먹고, 솔잎으로 송편을 쪄서 먹고, 청솔 방울로 장판을 바르고, 마른 솔방울로 불씨를 묻고, 송진을 약재로 쓰고, 송진이 오래 묵어서 호박(琥珀)이 되고 밀화(蜜花)가 되면 귀중한 보물이 되었다. 섶을 베어 울타리를 치고, 관솔을 캐어 연료로 썼고, 뿌리를 캐서 가구를 만들고, 줄기를 베어 널을 짜고, 무덤가에는 둘러 심었고, 아이를 낳으면 청솔 가지를 새끼줄에 꿰어 달았으니 솔엔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솔이 우리 겨레 곁에서 떠난 적도 없다. 진실로 우리 문화는 소나무의 문화요, 솔은 우리 민족의 나무다.
민족정기를 지켜온 나무 마당 앞에 있던 솔은 우리 가족의 쉼터이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가족을 지켜 온 가족의 한 구성원이자 가장 훌륭한 영혼의 친구였다. 뜰 앞의 소나무를 통하여 나는 속기(俗氣)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참다운 예술이 어떤 것인지 참된 도(道)가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솔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순화시켜 주는 힘이 있다. 한여름 낮에 목침을 베고 누워 솔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고 긴 노래 소리를 들어 보라. 음악의 차원을 넘어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로 이끄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솔은 마음의 때를 씻어 주는 명약이다. 우리 마음과 우리 산야에 솔처럼 어울리는 나무는 따로 없다. 솔은 비 오는 날에 가장 잘 어울리고 바람 부는 날에도 가장 잘 어울리며 흐린 날에도 잘 어울리고 맑은 날에도 잘 어울리고 봄에도 겨울에도 계절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린다. 맑은 날 눈을 하얗게 덮어 쓴 솔을 생각해 보라. 비가 막 지나간 뒤 솔의 푸르름을 생각해 보라. 고요한 달밤에 외따로 달빛을 받고 있는 소나무를 상상하여 보라. 소나무에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결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며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 소나무에는 서기(瑞氣)가 서려 있다. 우리 겨레의 정신을 지켜 온 것은 솔의 상서롭고 이로운 기운〔吉氣〕, 감로정(甘露精) 이슬 머금은 맑은 기운이었다. 이 땅에 솔이 다시 살아나는 날 민족의 기운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솔은 내 영혼의 나무요 내 마음의 고향이다. 집 앞에 큰 솔이 있어 내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지금 내게 소망이 하나 있다면 지금은 폐허가 되어 버린 고향집, 한 그루 늙은 소나무 아래로 돌아가 거기서 살고 싶다. 오로지 뜰 앞에 있던 솔을 보고 싶은 마음에 고향으로 가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기 몇 번이었던가. 내 소망은 오직 하나 늙은 소나무와 그 아래 맑은 샘.
섬돌 앞에 비스듬히 누워 덮고 있는 외로운 소나무 가지와 줄기는 여러 해 묵어 늘어져 용이 되었네
내 이제 붓을 들어 솔바람을 노래하니 붓 아래서 솔바람 소리가 생겨나는 듯 솔바람이 달을 흔들고 강을 물결치게 하니 거울을 대하듯 맑은 경치 세상의 일을 잊게 하네 넓은 하늘에 저리 조용하고 만고에 푸르러니 소리와 빛은 어디에서 와서 그림자를 가득 채우나 지금 그림자 속의 그림자를 그리니 바깥의 경관이 내 마음에 들어 내 마음을 흔드네. 모든 약과 식품 중에서 으뜸 솔은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약재이다. 솔은 예로부터 불로장생(不老長生)하고 신선이 되는 선약(仙藥)으로 여겼다. 옛 기록에는 솔잎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머리가 희어진 노인이 다시 검은 머리로 되어 홍안(紅顔)의 젊음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적송자(赤松子)나 송수선인(松壽仙人) 같은 사람들이 솔을 먹고 선인(仙人)이 되었다는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중국사람들이 의약의 신으로 떠받드는 염제 신농씨(神農氏)가 지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徑)>에는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1백20가지 상약(上藥) 중에서 솔을 제일 첫머리에 놓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솔의 약성에 대한 기록을 종합하여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솔잎의 성미(性味)는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시다. 심경, 비경에 주로 들어간다. 풍습(風濕)을 없애고 몸 안의 벌레를 죽이며 가려움을 멎게 하고 머리털을 나게 한다. 오장(五臟)을 고르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한다. 소나무 속껍질은 성미는 따스하고 맛은 달다. 피를 멈추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살이 썩지 않게 한다. 오래된 설사, 이질에 잘 듣는다. 솔마디〔松節〕는 소나무 가지나 줄기에 송진이 침착된 것으로 어린 가지를 잘라 쪼개서 물에 담갔다가 쓰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폐,위경에 들어간다. 풍습을 없애고 경련을 멈추며 경락을 고르게 한다. 뼈마디가 아플 때, 각기, 타박상, 관절염 등에 달이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송진은 소나무의 진을 말린 것이다. 소나무에서 흘러내리는 것을 모아 잡티를 없애고 물에 끓인 다음 천으로 걸러 찬물에 넣어 식혀서 쓴다.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따뜻하다. 폐경, 위경에 들어간다. 새살이 나게 하고 아픔을 멎게 하며 벌레를 죽이고 고름을 빨아낸다. 종기, 불에 데인 데, 습진, 악창, 옴, 머리 헌 데 등에 바른다. 솔방울은 성미가 달고 따스하며 독이 없다. 변비와 풍비를 낮게 한다. 골절풍과 어지럼증을 고치며 죽은 살을 없앤다. 복령은 구멍버섯과에 딸린 복령균의 균핵을 말린 것이다. 소나무를 벤 곳에 있는데 죽은 소나무 둘레를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낸다. 겉껍질을 벗겨내고 잘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 서 쓴다. 속의 빛깔이 흰 것을 백복령 붉은 것을 적복령이라 하고 솔뿌리를 싸고 있는 것을 복신이라 한다. 맛은 달고 심심하며 성질은 평하다. 폐경?비경?신경?방광경에 들어간다.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비를 보하며 담을 삭이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비허로 인하여 붓는 데, 복수, 구토, 설사, 건망증, 소화기 질병에 쓴다. 송이버섯은 송이버섯과에 딸린 버섯으로 소나무 아래 난다. 여름이나 가을에 따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요즈음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암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솔꽃가루〔松花〕는 몸에 수꽃 이삭을 따서 꽃가루를 털어 체로 쳐서 쓴다. 풍과 염증을 없애고 피를 멈추게 한다. 허약체질, 감기, 두통, 종기 등에 쓴다. 가루를 그냥 먹거나 술에 담가 먹으며 상처에는 그대로 바른다."
재래종 솔뿌리는 산후풍, 신경통, 관절염에 신기한 효험 "우리 나라 토종 솔뿌리는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고 어혈(瘀血)을 다스리며 거악생신(去惡生新)하고 청혈윤신(淸血潤身)하니 이러한 약리 작용은 이 나라 땅의 감로정(甘露精) 에서 기인한다. 솔뿌리는 중풍, 산후풍, 결핵관절염, 신경통, 요통, 골수염, 골수암의 치료에 좋은 효능을 보이는 묘약이다. 소나무는 감로정의 힘과 황토지령(黃土之靈)의 힘과 태양광선에서 통하는 우주정(宇宙精)의 힘을 흡수하여 장수하는 영목으로 나무 중의 왕이다."<신약(神藥)> "신경통 관절염, 그리고 모든 산후병 이런데 신통한 약은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라. 그러면 그놈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 동쪽으로 뻗은 뿌리를 써라,… 왜 그러냐? 황토에는 습기가 많아요. 비가와도 얼른 가시지를 않고, 또 습해지면 얼른 마르지를 않고, 이런데. 이거이 저녁 이슬을 많이 받아요. 이슬을 많이 받아서 새로 1시 후에 땅속에 있는 감로수(甘露水) 기운이 솟아오르면 모든 지상에 있는 공해 물은 싹 제거돼 버려요. 그게 모든 공해를 제거하는 왕자가 감로정(甘露精)인데… 아침에 태양이 돋으면 그 맑아진 공기 중에는 감로정이 들어 있어 태양 광이 들어오면서 감로정을 동쪽에 비추기 때문에 동쪽 솔잎 속으로 스며들어… 그러면 이슬은 떨어지는 놈은 황토에 있구 안 떨어지는 놈은 동쪽 뿌리로 좇아 내려가게 돼 있다. 그럼 그 뿌리는 황토에 떨어진 이슬이나 또 비가 와두 동쪽으로 해가 뜰 때에 햇살이 먼저 비추니까 거기에 수정 기운을 받아 가지구 합성되는 뿌리 속에는 상당히 신비한 약이 있는 데 그게 뭐이냐? 신경통 관절염 산후풍 고치는 데 가장 신비한 약물이야…" <신약본초(神藥本草)>
황토에서 생장하는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는 솔잎에 맺히는 밤이슬의 감로정으로 인해 영약이 된다. 아침에 해가 뜰 때에 감로정이 함유된 이슬을 동쪽뿌리가 흡수하므로 만병의 약이 되는 것이다. 솔뿌리는 황토에서 10~15년쯤 자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이 제일 효과가 좋다. 오래 묵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은 송진이 많고 독이 있으므로 약으로 쓰지 않는다. 깊은 산 속 길옆에서 자라 뿌리가 땅 밖으로 들어 나서 사람이 많이 밟고 다녀서 껍질이 매끈매끈하게 닳은 것도 약으로 쓰면 좋다.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그냥 달여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설사가 날 수도 있으므로 솔뿌리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먹거나 다른 약재와 함께 약 달일 때 넣는다. 고혈압과 간경화 다스리는‘솔잎땀' 요법 황토온돌방 바닥에 깊은 산에서 따온 솔잎 두 가마니쯤을 3~5센티미터쯤의 두께로 고루 깔고 방바닥이 뜨겁도록 불을 땐 다음 솔잎 위에 홑이불을 펴고 얇은 속옷만 입고 그 위에 누워 이불을 덮고, 머리에도 수건을 쓴 다음 흠뻑 땀을 내는 것이다. 솔잎땀 요법이 신비로운 효과가 있는 이유는 사람의 몸 속 깊은 곳에 갖가지 염증과 병균이 자리잡고 있다가 솔잎땀을 낼 때 송진 기운에 밀려 땀과 같이 증발하여 땀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송진의 기운이 땀구멍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모든 기생충을 죽이며 썩은 살을 제거하고 새살이 살아 나오게 한다. 솔잎땀 요법은 몸 속에 쌓인 온갖 독소를 빼내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다. 솔잎땀을 낼 때 토종 웅담 0.4그램을 술에 타서 마시고 내면 효과가 더욱 크며 땀을 식힐 때 갑자기 식히거나 찬바람을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땀을 식히면 바깥의 한기(寒氣)가 몸 안으로 들어가 도리어 해로울 수가 있다. 또 솔잎땀을 내는 도중이나 내고 나서 목이 마르다고 하여 찬물을 벌컥벌컥 마셔서는 안 된다. 요즘에는 웅담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토종꿀 한 숟갈을 먹고 난 다음 땀을 내면 같은 효과가 있다. 솔잎은 개소리나 닭소리 등이 들리지 않는 깊은 산 속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딴 것이라야 하고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말 것이 아니라 수시로 자주 내야 한다. 솔잎은 경상북도 춘양 지방에서 자라는 것이 맛과 향기 약효가 가장 좋다. 환자가 아닌 사람도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나면 몸 안에 쌓여 있던 온갖 독소가 깨끗하게 빠져 나와 몸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진다. 방이나 마루에 솔잎을 늘 깔아놓고 생활하거나 이불에 솜 대신 솔잎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로부터 마른 솔잎에서 섬유질을 뽑아 만든 이불은 세상에서 제일 귀한 물건 가운데 하나였다. 솔잎땀 요법은 지금도 산간지방에서 더러 쓰고 있다. 솔의 정기가 모인 선약 ‘불로괴(不老傀)’ 백년 넘게 자란 재래종 소나무의 뿌리 밑을 파고 들어가서 원뿌리의 중간 부분을 자른다. 그 다음에 세 말 이상 들어가는 오지 항아리에 참기름을 큰 소나무면 다섯 근(斤), 보통 소나무면 세 근쯤 넣는다. 그리고 항아리의 바닥에 소나무의 잘린 원뿌리가 닿도록 하고 비나 바깥공기가 스며들어가지 않도록 항아리 입구를 잘 밀봉한 다음 흙을 본래대로 덮어둔다. 그런 다음에 6개월에서 5년 뒤에 꺼내어 보면 항아리에 송진 비슷한 것이 고여 있는데 이것을 약으로 쓴다. 대개 음력 3월에 묻어 9~10월에 파내며 오래 된 것일수록 약효가 좋다. 이것은 소나무가 참기름을 다 빨아들였다가 다시 뱉어낸 것으로 소나무 한 그루 전부의 정기(精氣)가 농축된 것이다. 검은 빛깔이 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고 그 다음에는 황백색 나는 것이 좋다. 소나무 한 그루에서 나온 것을 좋은 술과 섞어서 1년 동안 복용한다. 불로괴를 만들고 나면 그 소나무는 말라죽거나 기력이 몹시 쇠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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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운림이 1992년에 쓴 글입니다. 다사다난한 이 때에 소나무에 대한 글을 싣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여기 싣습니다. . |
엉겅퀴야, 엉겅퀴야 | 약초 연구 | 2005/05/15 18: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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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요
엉겅퀴는 간질환과 산후부종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민간약이다. 지금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예전부터 민간에서 황달에 걸려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이 생기면, 동네 노인이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하여 삶은 물을 먹여 고쳐 주곤 하였다. 또한 간경화증으로 복수가 차오르거나, 산후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는 사람도 엉겅퀴 삶은 물을 먹고 복수와 부기가 낫곤 하였다. 글쓴이도 어릴 때 집안의 부종환자 치료를 위해 할머니를 따라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한 기억이 난다. 그때 엉겅퀴를 달여 먹은 환자가 며칠 지나지 않아 말끔히 병고를 털고 일어나 걱정했던 주위 사람들을 안도케 한 적이 있다.
2.약리적 작용
엉겅퀴의 맛이 쓰고 성질은 서늘하다. 대개 간장경과 심장경에 작용한다. 체내에서의 작용은 양혈지혈(凉血止血)과 어혈소종(瘀血消腫)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본초강목>은 "큰엉겅퀴는 어혈을 흩어 버리고, 작은엉겅퀴는 혈통(血痛)을 다스린다"라고 하였다. 또 <동의학사전>엔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며 어혈을 삭이고 부스럼을 낫게 한다. 약리실험 결과 혈액응고촉진작용, 혈압강하작용, 해열작용 등이 밝혀졌다"라고 소개하였다.
3.이용법 및 약효
4.식용법
5.생태적 특성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수건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는이 님의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두고 어딜갔소 쑥국소리 목이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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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에 대한 小考 | 약초 연구 | 2005/05/15 1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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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봄인가. 응달진 골짜기에 눈이 채 녹지 않았는데 바람은 이미 봄내음을 머금었고 사흘을 이어 내리는 봄비에 얼어 있던 산과 들이 생기로 깨어난다.
쑥은 내 평생의 화두이다. 쑥에 담겨진 비밀을 온전히 깨닫는 자는 화타 편작을 무색케 하는 신의(神醫)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쑥을 중국에서는 쑥 애(艾)자로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쑥 봉(蓬), 또는 쑥 봉(蓬) 자에 명아주 래(萊)자를 합쳐서 봉래(蓬萊)라고 쓴다. 쑥은 세계의 모든 나라에 나라와 지역마다 그 종류와 성질이 각기 다르다. 유럽이나 러시아에 자라는 웜우드라고 하는 쑥은 독성이 강하여 쓸 수가 없고 프랑스 독일 등지에 자라는 압생트술의 원료로 쓰는 쑥은 간질발작이나 환각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프랑스의 시인 알프레드 뮈세, 화가인 로트렉, 빈센트 반 고흐 같은 사람들이 모두 압생트주 중독으로 인한 간질발작으로 목숨을 잃거나 자살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 자라는 쑥도 우리나라의 쑥과는 조금 다르다. 다른 나라에 자라는 쑥들은 모두 독성이 있어서 음식으로도 쓸 수 없고 약으로도 쓰지 않지만 다만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쑥만이 독성이 약하거나 없고 신통한 약성을 지니고 있다. 쑥의 여러 효능 중에 그 으뜸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다. 몇 해 전에 87세 된 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어 찾아왔다. 평소에 혈압이 높아 최고 혈압이 180이었다. 쑥잎을 차로 달여 조금씩 마시게 했더니 7일만에 혈전이 다 풀리고 회복되어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혈압을 재어보니 220이 넘었다. 계속 쑥을 달여 먹게 하였으나 혈압이 낮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혈관이 몹시 튼튼해져서 다시는 중풍으로 쓰러지는 일 없이 99살까지 건강하게 살다 돌아가셨다. 쑥은 혈관을 매우 튼튼하게 하여 혈압이 높더라도 혈관이 터지지 않게 하여 중풍, 뇌출형, 뇌경색,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거나 눈이 흐리고 무거운 것도 눈썹 부위의 실핏줄이 가늘어지고 막혀서 어혈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해서 눈물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쑥의 둘째 효능은 파혈작용이다. 파혈작용이란 죽은 피나 어혈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이다. 간경화증 환자를 여럿 쑥으로 고친 있이 있다. 쑥이 간경화증에도 특효약이라 할 만한데 이는 쑥이 간에 쌓여 있는 어혈과 지방덩어리를 분해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고 망가진 간기능을 회복하여 주기 때문이다. 간은 벌집모양의 많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간기능이 나빠지면 간의 아랫부분에서부터 기름이 끼기 시작하고 간이 울퉁불퉁하게 부어 올랐다가 나중에는 딲딱하게 굳는다. 쑥은 이 딱딱하게 굳은 어혈과 기름덩어리를 부수어 몸밖으로 빼낸다. 간경화증 환자가 쑥만 먹고도 나은 사례가 많이 있으나 쑥은 약간의 독이 있으므로 제대로 법제를 해서 써야 하고 또 아무 쑥이나 함부로 썼다간 오히려 간이 망가진다. 쑥의 세번째 효능은 청혈, 생혈작용이다. 쑥은 피를 만들어내고 혈액이 온 몸으로 순조롭게 흐르게 도와준다. 쑥은 간과 골수에서 혈액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혈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여 빈혈을 치료하고 예방한다. 쑥을 먹으면 혈액이 매우 깨끗해지고 빈혈이 없어진다. 흔히 쑥을 뜸을 뜨는데 사용하지만 태워서 뜸을 뜨는 것보다는 먹는 것이 효과가 더 낫다. 뜸을 뜨는 데는 품질을 엄격하게 가리지 않아도 되지만 먹을 때에는 품질을 제대로 따져야 한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 1-2그램(최상품 쑥은 0.1-0.2그램이면 된다)을 뜨거운 물로 2-3분 우려내어 먹거나 3-4분 끓여서 차 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된다. 술로 인한 간경화증에는 소쓸개를 같이 쓰는 것이 좋고 화학물질이나 약물중독으로 인한 간경화증에는 땅속 1미터 이상의 깊이에서 파낸 품질 좋은 황토를 이용한 지장수를 같이 써야 한다. 염증 치료와 지혈효과가 효과가 뛰어난 삼칠근을 같이 쓸 수도 있으나 삼칠근은 피부가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등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쑥을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두면 화장실 냄새가 싹 없어진다. 그만큼 쑥은 나쁜 냄새나 공기중에 있는 이물질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다. 농약을 치는 밭 주변에서 자란 쑥은 농약성분을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자랄 수밖에 없다. 적어도 1킬로미터 바깥에까지 농약을 치는 경작지가 없는 땅에서 자란 것이라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와 자월도 남양반도, 백령도에 자라는 싸주아리쑥이 약효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월도, 남양번도, 강화도에는 야생 싸주아리쑥이 거의 멸종되었고 백령도에는 약간 남아 있으나 거의 멸종 단계에 있다.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 야생으로 자란 싸주아리쑥은 정말 희귀하다.
지고의 보물이 온 산천에 널려 있되 뉘가 알리. 뭇 더러운 발에 밟혀 사라지도다.
사진/단오날 백령도에서 찍은 야생 싸주아리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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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보다 귀한 약초 금은화 | 약초 연구 | 2005/05/15 1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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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맑은 아침, 이슬을 차며 산길을 걷는다. 옷깃을 흠뻑 적시는 이슬은 밤새 하늘에서 내린 것일까, 땅에서 솟아난 것일까. 온 대지가 생명의 숨결과 풍요로 넘친다. 흙과 풀과 나무와 돌이 향기로운 숨을 쉰다. 부드럽고 연하기만 하던 봄풀이 어느 새 억세고 짙푸른 숲으로 변했구나. 어수룩하고 허전하게만 느껴지던 산길이 무릎을 넘는 풀로 가득하여 걸음을 옮기기가 두렵구나.
인동꽃은 처음 필 때에는 흰색이다가 며칠 지나면 노랑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한 줄기에 흰꽃과 노랑꽃이 섞여 피는 것으로 보인다. 금은화(金銀花)란 이름은 금빛 은빛의 꽃이 사이좋게 섞여서 핀다고 하여 붙여 준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금은만이 어찌 보물이랴, 금은화는 귀한 보물들을 온 몸에 달고 있다.
꽃아 꽃아 하방꽃아
알쏭달쏭 금은화는
인동덩굴은 우리나라 야산이나 들 어디에나 난다. 산기슭이나 논 밭둑, 골짜기 같은 곳에 많이 자라며 황폐하고 메마른 땅에서도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동양 특산으로 유럽이나 미국에는 없었으나 2백 년쯤 전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시집을 가서 지금은 그 땅에서 골칫덩어리가 될 정도로 맹렬하게 번식하고 있다고 한다. 뛰어난 약초이며 서상식물
인동꽃의 꽃말은 '헌신적인 사랑'이고 인동덩굴은 '아버지의 사랑'이다. 인동꽃의 순결하고 청초한 모습에서 첫사랑의 순정과 헌신을 느끼게 되는가 보다. 덩굴이 돌담이나 바위를 안고 있는 모습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스럽게 부둥켜 안고 있는 모습을 연상할 수도 있다. 멍이 든 가슴마다
인동에는 이름이 많고 꽃과 덩굴의 이름이 다르다. 덩굴은 인동, 또는 겨우살이덩굴이라 하고 꽃은 금은화라고 부른다. 추운 겨울을 이겨 내고 사철 푸르다는 뜻에서 인동(忍冬)이라 하고 꽃이 처음에는 희었다가 차츰 노랗게 변해 가기 때문에 금은화(金銀花)라 한다. 좋은 이름을 가진 만큼 금색 은색의 꽃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맵시가 있고 꽃향기도 좋다. 약성도 뛰어나 약용범위도 넓고 가치도 높으며 줄기, 잎, 꽃, 때로는 뿌리까지 약으로 쓸 수 있으므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 곳곳의 산기슭, 논밭둑, 개울가, 길섶에 흔하게 자라고 우리나라에서 난 것이 중국 것보다 약효가 훨씬 높다.
인동에 얽힌 전설
옛날, 중국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임동(任冬)이라고 불렀다. 그는 험한 안탕산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늑대, 호랑이 표범 등과 어울렸다.
옛날, 중국에 어느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늘 같이 지냈고 살아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한 무덤에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몹쓸 전염병이 유행하여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보람도 없이 언니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임종하기 전에 부모님께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이 세상에 다시 나서 세상에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고 유언을 남겼다. 금화와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 그 무덤에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지나면서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오자 금색과 은색의 예쁜 꽃들이 사이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질병을 고치는 약으로 쓰게 되었다.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효력이 있어 유행성 감기 등 유행성 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의학책에 적힌 인동덩굴과 금은화의 약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덩굴과 꽃을 각기 달리 쓴다.
이하선염 : 인동꽃을 6월에 따서 그늘에 말렸다가 부드럽게 가루 내어 들기름으로 반죽하여 앓는 곳에 하루에 한 번씩 갈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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