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건강관리

최고의 종창약 느릅나무의 모든 것

울산 금수강산 2006. 11. 5. 18:05

 

 

느릅나무는 아름다운 나무다. 수형(樹形)이 퍽 단정하고 아름답다. 곧게 자란 원줄기에 많은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 우아하면서도 위엄이 넘친다. 산속이나 들 한가운데서 간혹 잘 자란 느릅나무와 마주치면 그 독특한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줄기, 그리고 기운이 넘치는 자태에 나는 깊은 감동을 받는다. 한참 동안 걸음을 멈추고 서서 나무를 올려다 보면서 ‘야 멋있는 나무다’ 하고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선조들은 느릅나무를 사랑하여 마을 들목이나 길가에 심고 정자나무(亭子木)로 삼아 극진하게 보호하였다. 느릅나무 그늘 아래서 따가운 여름 볕을 피하기도 하고, 모여서 정담(情談)을 나누기도 하고, 바둑이나 장기, 그네뛰기나 꽹과리를 치는 놀이판을 벌이기도 했다. 정자나무 아래는 마을사람들의 놀이터요, 대화의 광장이며 문화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깊은 산속이 아니면 느릅나무를 쉽게 만날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36년 동안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한 일본인들은 민족의 정기(精氣)가 배어 있는 정자나무나 당산나무들을 미신을 섬긴다 하여 베어내었고, 해방 후에는 새마을운동이다 해서 미신 타파를 외쳐대며 정자나무를 베어 넘겼다. 게다가 교회가 농촌으로 들어오면서 우상숭배를 배격한다는 명목으로 정자나무와 당산나무들을 마구 잘랐다. 이렇게 해서 우리 겨레 정서의 고향이며 정신적 지주이고 역사의 증인이었던 아름드리 정자나무들이 사라져 갔다. 정자나무가 없는 우리 고향은 지금 사막처럼 삭막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느릅나무는 우리나라 산이나 물가, 계곡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흔한 나무이며 귀한 나무는 아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공해에 약하여 도시 한복판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앞으로 공기가 더 더러워지고 산성비가 자주 내리는 등 공해가 심해지면 산에 있는 나무들까지도 차츰 말라죽을 것이다.

 


쓸모가 많아 수난을 당하는 나무

 

느릅나무는 잎지는넓은잎큰키나무로 높이 30미터, 지름 1미터 이상까지 자란다. 우리나라에 자라는 활엽수 중에서는 상당히 높게 크는 종류에 속한다. 그러나 키 5-10미터 정도의 소교목, 또는 3-4미터의 난장이 느릅나무도 많이 있다. 같은 나무이면서도 우람하게 자라는 것이 있고 난장이로 남아 있는 것도 있는데,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학자들도 분명히 설명할 수 없다. 다만, 유전적인 성질과 기후, 토질 등과 연관이 있다고 추측할 뿐이다. 순을 따고 뿌리를 잘라 버리면 물론 잘 자라지 못한다. 느릅나무를 이렇게 하여 분재로 만들기도 하는데, 사람한테 보기에 좋을지는 모르지만 나무한테는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짓이 아닌가.
느릅나무는 땅이 깊고 물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며 볕이 잘 드는 양지(陽地)에서 잘 자라지만 반그늘에서도 잘 자란다. 우리나라의 모든 곳, 그리고 북반구의 온대 산악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일본이나 중국, 유럽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미주(美洲)에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북부에까지 자란다. 추위와 그늘은 잘 견디어 내지만 가문 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느릅나무는 껍질에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불규칙하게 갈라지며, 속껍질은 섬유질이어서 매우 질기다. 옛날에는 이 질긴 껍질을 꼬아서 밧줄이나 노끈을 만들어 썼으며 옷을 지어 입기도 했다. 껍질에 칼로 흠을 내고 벗기면 세로로 길게 벗겨지는데 입으로 씹어보면 끈적끈적한 진이 많이 나온다. 이 점액이 소의 침액과 비슷하다 하여 느릅나무를 소춤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약으로는 대개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쓰는데 이른 봄에 뿌리껍질을 벗겨내어 그늘에서 말려서 쓴다. 습기를 가까이 하면 곰팡이가 생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잘 말린 것은 속껍질이 대개 황갈색을 띤다.
느릅나무 중에는 어린 가지 껍질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달린 것이 있는데 이것을 혹느릅나무라고 한다. 이 혹느릅나무가 약효가 가장 좋다. 또 껍질에 세로로 줄무늬가 생기지 않고 비늘처럼 벗겨져 떨어지는 종류도 있는데 참느릅나무가 이에 속한다. 참느릅나무는 나무껍질이 황갈색이어서 황유(黃楡) 또는 낭유(?楡)라고 부른다.
느릅나무를 한자로는 느릅나무 유(輸), 또는 느릅나무 분(粉)으로 쓴다. 그 껍질은 유피(楡皮), 또는 유백피(楡白皮), 뿌리껍질을 유근피(輸根皮)라고 한다.
느릅나무의 잎은 얼핏 보기에 느티나무잎과 닮았으며 단정한 느낌을 준다. 긴 타원형 또는 달걀꼴이며 끝은 뾰족하고 아래는 좌우 대칭이 정확히 맞지 않으며,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고 잎 표면은 매끄럽지 않고 거친 편이다. 길이는 3-10센티미터, 나비는 2-6센티미터 정도이고 뒷면에는 솜털이 있다.

 

 

느릅나무잎은 천연수면제


이른 봄 꽃이 핀 뒤에 잎이 돋는다. 예전에는 어린 느릅나무잎을 따서 밀가루나 콩가루와 함께 버무려서 쪄서 떡을 만들어 흔히 먹었다. 풋풋한 냄새에 맛도 좋다. 우리 선조들은 봄철 어려운 보릿고개를 느릅나무잎떡으로 이겨 냈다.
느릅나무 중에 떡느릅나무라는 것이 있는데 잎을 따서 떡을 쪄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느릅나무뿐 아니라 이 나무와 형제지간이 되는 시무나무와 그 사촌쯤 되는 느티나무의 잎도 떡을 만들어 먹었다. 요즘은 맛으로보다는 멋으로 느릅나무잎으로 만든 떡을 먹어보았으면 좋겠다. 떡을 만들어 먹었을 뿐만 아니라 이 잎으로 국을 끓여서도 많이 먹었다. 느릅나무 잎으로 끓인 국을 먹으면 잠을 잘 자게 되므로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많이 먹었다. 느릅나무 잎은 불면증을 치료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좋은 약이다.
 느릅나무 꽃은 3월 이른 봄철 잎보다 앞서 황록색으로 핀다. 사람의 눈에 뜨일 만큼 화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꽃이 피고 나서 몇 주일 뒤에 열매가 익어서 가지 끝에 주렁주렁 달린다. 느릅나무는 꽃보다 그 열매를 자랑할 만하다. 옛사람들은 이 열매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느릅나무는 그 열매의 생김새가 특이하다. 씨가 가운데 있고 날개가 둘러 있으며 납작한 모양에 약간 푸른빛이 또는 흰색이고 둥글다. 곧 옛날 엽전과 비슷하게 생겼다. 늦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느릅나무 열매가 가득 매달려 바람이 불 때마다 수없이 날려 떨어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옛사람들은 느릅나무 열매가 엽전과 비슷하므로 이를 유전(楡錢) 또는 유협전(楡莢錢)이라고 했다. 다음의 시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滿地楡錢不療貧(만지유전불료빈)
 ‘느릅나무 돈이 온 땅에 가득하지만 이것으로 가난을 벗어날 수는 없구나’


 느릅나무 열매를 돈으로 비유한 그럴 듯한 시다. 다음은 당나라 때의 대문장가 한유(韓愈)의 시다.

 

隔牆楡葉散靑錢(격장유엽산청전)
‘느릅나무 생울타리가 푸른 돈을 뿌리고 있네’

 

 

맛도 좋고 약도 되는 느릅나무장


옛 기록을 보면 느릅나무 열매가 음력 8월에 익는다고 한 것도 있고 3월에 익는다고 한 것도 있는데 둘 다 맞는 말이다. 느릅나무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참느릅나무, 둥근참느릅나무, 좀참느릅나무는 9-10월에 익고 나머지 당느릅나무, 혹느릅나무, 떡느릅나무 등은 4-5월에 익는다. 이들 느릅나무들은 열매 익는 시기와 껍질 모양이 참느릅나무류와 떡느릅나무류가 크게 다를 뿐, 잎의 생김새나 꽃과 열매의 모양, 약으로의 쓰임새는 거의 같다.
느릅나무 열매로 장을 담가먹거나 막걸리를 빚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느릅나무 열매로 담근 장은 향기가 좋아 생선회를 먹을 때 양념으로 많이 먹었다. 열매를 까서 껍질을 버리고 가루로 만들어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개어서 피부병이나 옴이 오른 곳에 붙이기도 했다.
느릅나무열매를 넣고 만든 장을 느릅나무장이라고 한다. 느릅나무장은 싸아한 맛과 매콤한 향기가 있어서 우리 선조들은 생선회를 먹을 때, 또는 배가 아플 때나 속이 불편할 때 먹었다. 느릅나무장은 선조들의 지혜가 스며 있는 훌륭한 약음식이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느릅나무장을 만드는 사람도 없고 만드는 방법도 제대로 전하지 않는다.   
 느릅나무장은 느릅나무씨와 밀가루로 만든다. 가을에 바람에 날려 떨어진 느릅나무씨를 모아 하룻밤 동안 물에 담가 불린다. 물에 불리면 끈적끈적한 진이 많이 나오는데 천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고 여러 번 주물러서 점액질을 빼내야 한다. 그런 다음 신선한 여뀌를 짓찧어 만든 즙으로 반죽하여 햇볕에 말린다. 이것을 일곱 번 반복하여 발효(醱酵)시킨 누룩과 굵은 소금을 한데 넣어 잘 버무려서 말린다. 느릅나무 한 되에 누룩 네 근, 소금 5근이 들어간다. 버무려 말린 느릅나무열매에 밀가루 다섯 되, 물 다섯 되를 넣고 항아리에 담가서 숙성시킨다. 1년쯤 지난 뒤부터 먹을 수 있다.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콩으로 만든 메주로 된장을 담글 때 물에 불려서 점액질을 뺀 느릅나무씨를 10-20퍼센트 가량 넣고 전통적인 된장 만드는 방법대로 만들어도 된다. 점액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된장이 미끈미끈하게 된다. 그러나 맛보다 약효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점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담그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느릅나무장은 맛이 약간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독이 없다. 폐를 튼튼하게 하고 몸속에 있는 갖가지 벌레를 죽이며, 소장과 대장 속에 엉켜 있는 사기(邪氣)를 없애고, 밥맛을 좋게 하는 효능이 있다. 또 뱃속에 있는 온갖 나쁜 덩어리를 삭이는 작용이 있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효과가 더 좋다. 피부에 생기는 온갖 종기(腫氣)와 종창(腫脹), 부스럼, 헌 데 등에도 바르면 잘 낫는다. 찬 기운으로 인해 아랫배나 관절, 근육 같은 데가 아픈 것을 멎게 하고 어린아이가 소변을 잘 보지 못할 때 먹으면 소변을 잘 보게 된다. 느릅나무장을 오래 먹으면 위와 장의 기능이 좋아지고 뱃속에 있는 염증이 없어지며 대소변을 잘 보게 되고 면역력이 세어져서 갖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느릅나무 열매에는 염증을 없애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므로 가장 훌륭한 항암식품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귀중한 약나무이자 훌륭한 목재


느릅나무는 동양에서보다는 서양에서 훨씬 중요하게 여겼다. 서양에서는 수형이 우아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가로수나 정원수로 그 가치를 높게 샀다. 느릅나무는 유럽이나 미구겡서 제일 흔한 나무다. 가로수, 정원수, 공원수로 널리 심기 때문이다. 대학의 구내나 집 주변, 밭 둘레의 울타리에도 느릅나무를 심고 느릅나무는 경관에 큰 몫을 차지한다.
특히 느릅나무는 영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영국의 도시와 농촌은 온통 아름드리 느릅나무들로 싸여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깊은 감명을 받는다. 느릅나무 아래에는 으레 긴 의자가 있고 오가던 사람들이 잠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신문이나 책을 읽는다. 햇볕은 느릅나무 그늘에 반은 가렸다가 반은 비치면서 천천히 옮겨간다. 영국적인 목가와 서정을 느릅나무가 대변하는 것이다.
서양인들의 생활은 느릅나무와 연관이 많다. 어려서 느릅나무 아래서 놀고, 젊어서 느릅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미래를 설계하며, 늙어서는 느릅나무 그늘에서 느릅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인생을 관조하고 음미하다가, 죽어서는 느릅나무 관속에 들어가 잠든다. 그들의 삶과 정서가 느릅나무와 이어져 있기에 서양의 문학 작품을 읽으면 느릅나무 얘기가 많이 나온다.
영국 사람들은 잘 가꾸어진 느릅나무 숲들을 두고 그들 선조들이 남긴 역사적인 유물들 곧, 위대한 건축물이나 예술작품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문화유산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사실 해묵은 숲은 그 자체의 경제적 가치도 크겠지만 그보다는 그 아름다움과 인간에게 주는 정서적 영향이 더 소중한 것이 아니겠는가.
느릅나무는 수백 년 묵어 줄기가 굵어지면 흔히 줄기 속이 썩어 구멍이 생긴다. 주변의 지기(地氣)를 모두 흡수하여 새로운 기운을 보충하지 못하게 되면, 나무는 줄기 속에 있던 기운을 가지 끝으로 올려 보내게 되는데 이 때문에 줄기 속의 조직이 약해진다. 여기에 균이 침입하여 번식하면 나무는 속이 쉬 썩는다. 껍질만 살아 있고 속이 모두 썩어버린 것도 있는데 그래도 죽지는 않는다. 오래된 나무는 으레 공동(空洞)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느릅나무에 더 많다. 그 때문에 느릅나무가 은행나무나 느티나무만큼 오래 살지 못하는 것 같다.
느릅나무의 가지는 잘 휘어지지만 쉽게 부러지지는 않는다. 그런 성질 때문에 어린 가지를 껍질을 벗겨내고 불로 휘어서 소 코뚜레를 만든다.
느릅나무 목재는 결이 곱고 재질이 단단하고 잘 갈라지지 않는다. 그런 장점이 있어 가구, 마차, 선박 같은 것을 만들 때와 집을 짓는 데 많이 쓴다. 특히 이 나무는 물속에서 잘 썩지 않는 성질이 있어서 교량이나 선박을 만드는 데 매우 좋다. 실제로 영국 워터루(Waterloo)다리는 만든 지 1백20년 동안 다리 자체의 무게와 그 위로 지나다니는 사람과 마차의 무게를 견디어 냈으며, 그 다리를 헐었을 때에 나온 느릅나무 받침대는 1백20년 동안 물속에서도 거의 썩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를 막기 위한 판자, 지붕, 선박의 밑창, 관을 짜는 데 많이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느릅나무에 별로 관심이 없다. 가로수나 정원수로도 잘 심지 않는다. 서울에서 드물게 느릅나무 가로수가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느릅나무를 심는 것이 곧 이민지술(利民之術)


최근에 느릅나무에 관심을 갖고 묘목을 많이 만들어 분양을 하려 했으나 찾는 사람이 없어 애를 먹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또 느릅나무를 약으로 쓰기 위해 큰 밭에 가득 심어 10여년을 잘 가꾸어 놓았으나 역시 찾는 사람이 없어 모두 베어 버린 사람도 있다.
 느릅나무 묘목을 만들기는 쉽다. 봄에 땅에 떨어진 열매를 모아서 땅에 뿌리면 싹이 튼다. 참느릅나무류는 가을에 열매를 모아서 모래 속에 묻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뿌린다.
옛말에 ‘백성을 이롭게 하려면 느릅나무와 옻나무를 심으라’고 하였다. 〔利民之術 稙濟南之輸栽漢之漆〕어느 현명한 선조의 충언(忠言)이다.
옛사람들은 느릅나무를 매우 상서로운 나무로 여겼다. 주례(周禮)에 보면 중국에서는 봄에 왕이 직접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몽서(夢書)에 보면 느릅나무는 임금의 덕을 어질게 하고, 꿈에 느릅나무 잎을 따면 큰 은혜를 입게 된다고 하였다.
느릅나무는 소나무나 참나무처럼 한 곳에 무리를 지어 자라지 않는다. 물가나 계곡에 드문드문 하나씩 난다.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고루 나는 편인데 참느릅나무는 북쪽에 많고 떡느릅나무는 남쪽에 많다. 이 나무는 맹아력(萌芽力)이 우수하여 밑동을 싹둑 잘라도 그루터기에서 싹이 나서 다시 큰 나무로 자란다. 가끔 산길을 가다 보면 낫이나 톱에 여러 차례 잘려서 난도질이 되어 혹투성이로 자라는 느릅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이 나무의 질긴 생명력을 말해 준다. 박목월 시인은 느릅나무를 두고 아름다운 시를 썼다.

 

   머언 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ㅅ잎 피어가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청노루

 

 

최고의 종창약이며 훌륭한 구황식물


느릅나무는 옛날부터 종기를 치료하거나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썼다. 배가 고플 때에는 껍질을 벗겨 먹었고 잎도 쪄서 먹었으며 열매로는 장을 담가서 먹었다. 그러나 느릅나무를 훌륭한 약재로 여기지는 않고 잡목으로 취급하여 천대했다.
근래에 이 나무를 귀중한 약재로 주목하고 그 약성을 분명히 밝힌 사람은 뛰어난 민간의학자인 인산(仁山) 김일훈 선생이다. 선생은 천부적 예지와 많은 실험에서 얻은 통찰력으로, 느릅나무는 ‘최고의 종창약’이며 각종 비위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신약(神藥)이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나온 활인영목(活人靈木)이라고 하였다. 인산 김일훈 선생이 밝힌 느릅나무의 약성, 그리고 생태와 쓰임을 알아본다.
느릅나무는 지상만물의 생기(生氣)와 길기(吉氣)를 주재하는 목성(木星) 즉, 세성(歲星)의 정기(精氣)로 화생(化生)한 나무이다.
산상(山上)에서 밤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유심히 살펴보면 푸른 기운이 유독 짙게 어려 있는 나무를 발견할 수 있는 데 그것은 간병(肝病)의 영약인 벌나무〔峰木〕와 바로 느릅나무이다. 
인산 김일훈  선생은 일본 경찰을 피해 20여년을 묘향산 깊은 곳에 숨어살 때 그곳 사람들이 유달리 건강하고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을 갖고 살펴본 결과, 그들은 느릅나무 껍질과 그 뿌리껍질을 늘 먹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느릅나무 껍질을 율무 가루와 섞어 떡도 만들어 먹고 옥수수 가루와도 섞어 국수도 눌러 먹는데, 그들은 상처가 나도 일체 덧나거나 곯는 일이 없었으며 난치병은 물론 잔병조차 앓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는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늘 먹는 데서 오는 효과라 보고 실험한 결과 유근피가 각종 종창과 비위 질환에 매우 좋은 약임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유근피는 비위(脾胃)의 여러 질환 중에서도 특히 위궤양(胃潰瘍), 십이지장궤양(十二指腸潰瘍), 소장과 대장 직장의 궤양, 식도궤양 등 여러 궤양 증에 탁월한 효과를 내며 부종(浮腫), 수종(水腫) 등 악성종창과 등창, 후발종, 견창, 둔종, 음낭암 등 각가지 암종의 영약이다. 유근피에는 강력한 진통제가 함유되어 있으며 살충 효과도 높으면서도 약의 일반적 속성인 중독성이 없어 오래 먹어도 탈이 없다.
등창, 후발종(後發腫), 견창(肩瘡), 둔종(臀腫), 음낭암(陰囊癌) 등 암종과 복창(腹脹), 순종(脣腫), 비종(脾腫), 부종(浮腫), 지종(指腫) 등 제반 악종에는 유근피를 날것으로 찧어서 붙이고 말린 유근피 가루를 자주 먹는다. 이 때에 위장의 기운를 돕기 위해 까스명수에 유근피 1숟갈씩 먹되 부종의 경우 하루 10숟갈 이상씩 먹는다. 여기에 집오리탕에 차전자(車前子) 금은화(金銀花)를 넣어 달여 함께 복용한다.
위 십이지장궤양, 소장과 직장의 궤양, 식도궤양, 위하수 소화불량 등 소화기 계통의 병에는 말린 유근피 가루 3되, 율무 가루 2되의 비율로 섞어서 반죽하여 시루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옥수수 가루와 섞어 국수를 눌러 먹으면 맛도 좋고 약으로도 좋다.
유근피의 약성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거악생신(去惡生新)이다. 즉 병든 부분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조직을 배양해 내는 힘이 매우 강한 것이다.
유근피는 직장암(直腸癌) 항문암(肛門癌) 음저창(陰低瘡) 음저창으로 인한 자궁암에도 치료약으로 쓴다. 유근피를 날것으로 찧어서 붙이고 천 년쯤 된 묵은 기왓장을 구하여 불에 달구어 유근피 위에 대고 찜질을 한다.
이 밖에 유근피와 토종밤을 섞어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온갖 병을 고칠 수도 있고 예방할 수도 있다. 영양 또한 풍부하다. 유근피는 자궁암, 유방암 등 피부에 생긴 암을 치료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콧병에 효과 좋은 코나무


느릅나무의 약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느릅나무 뿌리껍질의 성미는 달고 평하며, 미끄럽고 독이 없다. 대소변이 통하지 않는 데 쓰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또 부은 것을 내리게 하고 습기로 인한 열과 염증을 제거해 준다. 이 밖에 종창(腫脹), 악창(惡瘡), 옹저(癰疽), 나력(癩?) 등을 치료한다. 다섯 가지 임질을 다스리고 결석(結石)을 다스린다. 또한 이 나무의 햇순으로 국을 끓여 먹으면 불면증을 다스린다. 또한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기생충을 죽인다.
느릅나무잎에는 탄수화물 9퍼센트, 단백질 6퍼센트, 섬유질 1.5퍼센트, 회분 3.4퍼센트 지방 0.6퍼센트, 수분 79퍼센트가 들어 있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석림(石淋-신장결석)을 다스린다. 딸기코에 느릅나무잎을 물로 달여서 씻으면 효과를 좋은 볼 수 있다. 불면증에는 말려서 곱게 가루를 내어 산조인과 같은 양으로 섞어서 꿀로 오동나무씨만 하게 알약을 만들어 3-5그램씩 먹으면 효험이 있다. 잎을 그늘에서 말려서 가루를 낸 다음 소금물로 반죽하여 여러 가지 음식에 양념으로 넣어 먹으면 부종, 소변을 잘 못 보는데, 위염, 위궤양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요즈음 느릅나무뿌리껍질이나 느릅나무껍질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느릅나무들이 수난을 많이 당하고 있다. 유근피가 암 치료에 어느 정도 효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은 암 특효약은 아니다. 간혹 느릅나무를 열심히 달여서 먹고 위암이나 식도암 같은 것을 고쳤다는 사람도 있지만, 유근피는 암 치료제라고 할 수는 없고 종기와 종창을 삭이는 데에 특효가 있는 약재다.
느릅나무는 날것으로 써야 약효가 제대로 나타난다. 열을 가하면 약효가 형편없이 줄어든다. 대부분 느릅나무를 물로 달여서 먹는데 이렇게 먹으면 본래 약성의 10분지 1쯤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느릅나무뿌리껍질을 찬물에 하룻밤 동안 담가 두면 끈적끈적한 진이 많이 나오는데 이 진을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물에 담가서 나오는 느릅나무진을 숟가락으로 긁어모아 밥숟갈로 두 숟갈(10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뱃속에 있는 모든 염증을 없애고 내장을 윤택하게 하며 변통을 순조롭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는 데 매우 좋은 효능이 있다.
느릅나무진은 살결을 곱게 하는 데에도 으뜸이라고 할 만하다. 느릅나무뿌리껍질을 찬물에 하룻밤 동안 담가 두어서 나오는 진을 긁어모아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 아침저녁으로 살결에 두껍게 바른다. 느릅나무진은 살결에 바르는 즉시 피부에 스며들어 버리고 살결이 매끈매끈하게 윤이 난다. 느릅나무진은 여드름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습진, 무좀 같은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좋다. 
느릅나무는 부스럼이나 종기에 가장 효과가 좋다. 종기가 생겼거나 상처가 나서 곪은 데, 부스럼이 생긴 데에 느릅나무진을 바르거나 느릅나무껍질을 짓찧어 붙이고 면으로 된 천으로 몇 겹을 싸고 붕대를 감아 두면 잘 낫는다. 비염(鼻炎)이나 축농증(蓄膿症)에는 느릅나무진을 날것으로 두 숟갈씩 수시로 먹는 한편 코 속에 자주 바른다. 심한 비염이나 축농증을 느릅나무진을 잘 활용하면 별로 고생을 하지 않고 고칠 수 있다. 느릅나무가 콧물 같은 진이 나오고 또 콧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여 코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양에서도 느릅나무 껍질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린 예가 있다. 1847년, 미국의 서부 개척민이 록키산맥을 지나가던 중 열한 살 된 아이가 마차에 치어 크게 다쳤다. 허벅지와 엉덩이의 살이 거의 다 떨어져 나가고 뼈가 드러난 데다 여름철이어서 상처가 화농(化膿)하여 살이 썩어 죽게 되었다.
아이의 어머니가 여러 날 동안 밤을 새우며 간호하다가 쓰러져 잠이 들었는데, 비몽사몽(非夢似夢)간에 한 천사가 나타나서 옆에 있는 한 나무를 가리키며 그 껍질을 벗겨 짓찧어서 상처에 붙이면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아이의 어머니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꿈에서 본 그 나무의 껍질을 벗겨 돌로 짓찧어서 상처에 대고 싸매어 주었더니 아이는 곧 아픔이 줄어들고 진물이 줄어들며 곪은 것이 낫기 시작하여 며칠 지나지 앉아 새살이 돋아나오기 시작하였다. 3개월을 치료하였더니 떨어져 나갔던 엉덩이에 새살이 다시 생겨서 완전하게 회복되었다. 죽어가는 아이를 살린 나무가 바로 느릅나무다. 아들을 살리려는 어머니의 간절한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느릅나무를 치료약으로 쓰도록 영감을 준 것이 아니겠는가. 느릅나무는 종기와 종창에 하늘이 내린 신약(神藥)이다.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

 

늑막염
느릅나무 껍질을 짓찧어(마른 것이면 물에 축여서 짓찧거나 삶아서) 아픈 곳에 찜질을 하고, 동시에 껍질 30-4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두 시간 가량 달여서 한 번에 마신다. 하루에 세 번씩 먹는다.

 

소변불통
느릅나무 속껍질을 3-4월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쓴다. 그리고 옥수수수염을 가을에 채취하여 말려두고 쓴다. 느릅나무 껍질과 옥수수수염을 각각 30그램씩 섞어 물을 한 되 붓고 한 시간쯤 달여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그 물을 마신다. 어른은 하루에 50-200밀리리터씩 5-10번, 어린이는 30-50밀리리터씩 하루에 3-5번 마신다.
부종이 있을 때에는 느릅나무뿌리 속껍질 40그램을 잘게 썰어서 물 1리터를 붓고 한 시간 가량 달여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그 물과 함께 밀가루로 만든 떡 한 개를 빈속에 먹는데 적당히 나누어서 하루에 다 먹는다.

 

간디스토마
말린 느릅나무 껍질을 달여서 그 물을 자주 마신다. 하루에 5-10회씩 마신다. 경상북도 영천 지방에서 느릅나무껍질을 달여 먹으면 간디스토마가 없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그 사람들은 민물고기를 날로 많이 먹고 있어도 디스토마에 걸리지 않았다.
 
관절염
느릅나무 껍질을 3월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서 두고 쓴다. 말린 느릅나무 껍질을 한 번에 12그램을 물에 담가 두었다가 끈적끈적하게 우러난 진을 다시 진하게 달이면 꿀처럼 된다. 이것을 한 번에 40-60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이나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신경통
황철나무 껍질과 느릅나무 껍질을 같은 양으로 하여 여기에 물을 많이 넣고 달여서 푹 우러난 후에 찌꺼기는 짜 버리고 그 물만 다시 오랫동안 끓여 엿이나 꿀처럼 만든다. 이것을 아픈 곳마다 바른다. 이와 함께 황철나무 껍질과 느릅나무 껍질을 각각 40그램씩에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도록 달여서 찌꺼기는 짜 버리고 그 물을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종처, 종기, 부스럼
마르지 않은 송진과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같은 양씩 넣고 풀이 나도록 짓찧어 부스럼에 붙이면 나쁜 것을 빨아내고 새살이 빨리 나온다. 느릅나무 뿌리껍질을 외용약으로 쓰면 살결을 매끄럽게 하고 염증을 삭히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부스럼 치료에 대단히 효과가 좋다.
 
단독
느릅나무 껍질을 2월 무렵에 벗겨서 거친 겉껍질을 긁어 버리고 속의 흰 껍질만 그늘에서 말려서 보드랍게 가루를 낸다. 이 가루를 달걀 흰자위에 잘 개어서 단독이 생긴 곳에 바르면 어떤 단독이든지 잘 낫는다.

 

임파선결핵 (연주창)
백선 뿌리껍질과 느릅나무 속껍질을 4-5월에 벗겨서 그늘에 말려두고 쓴다. 백선 껍질과 느릅나무 속껍질을 보드랍게 가루 내어 3 : 1의 비례로 섞어서 물에 반죽하여 가제나 엷은 천에 발라서 연주창이 터져 구멍이 생긴 곳에 넣는다. 하루에 한 번씩 갈아 넣는다.
 
피부 가려움증
농가진으로 열이 조금 있으면서 가려울 때 쓴다. 느릅나무 속껍질 1킬로그램과 황경피나무 속껍질 200그램에 물 5리터를 넣고 1리터가 되게 달여서 그 물을 농가진이 생긴 곳에 하루 두세 번씩 바른다.

 

옴이 올랐을 때
4-5윌에 느릅나무 씨를 받아서 그늘에 말려두고 쓴다. 느릅나무 씨를 까서 껍질은 버리고 속살을 말려서 가루 낸 것 20그램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적당량 넣고 고약처럼 개어 옴이 오른 부위에 바른다.

 

옹종-큰종기 치료법
여러 개의 종기가 서로 합쳐져서 피부 밑의 조직 및 근막(筋膜)에 이르기까지 퍼진 급성 화농성 염증을 옹종이라고 한다. 목덜미나 엉덩이 등에 잘 생기며 당뇨병이 있는 노인들한테 나타나기 쉽다.
아픈 부위가 벌겋게 되면서 몹시 아프고 단단하며 작은 농양(膿瘍)과 근(根)이 여러 개 생긴다. 전신증상으로 오한(惡寒)이 생기고 열이 나며 머리가 아프고 밥맛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기가 곪아서 터지면 가운데가 움푹 패이고 피와 고름이 많이 나온다.
옛날부터 민간에서 상시회(桑柴灰), 곧 뽕나무를 태운 재와 느릅나무뿌리껍질로 큰 종기를 많이 치료하였다. 상시회즙은 곪은 상처를 씻어 내는데 주로 쓰고 느릅나무뿌리껍질은 고름을 빨아내는 데 썼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 사이에 베어서 말린 뽕나무 가지를 태워 고운 체로 쳐서 쓴다. 상시회에는 규소,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칼슘, 망간, 연, 동, 티탄, 철 등이 들어 있으며 알칼리도 11-12의 강알칼리성이다.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느릅나무뿌리껍질을 짓찧어서 가루 내어 고운 체로 쳐서 쓴다. 느릅나무뿌리껍질에는 탄닌과 플라보노이드 말고 많은 양의 전분과 점액질이 들어 있다. 철, 아연, 코발트 같은 미량 원소도 많이 들어 있다.
뽕나무재 20그램, 유근피가루 20그램에 바셀린 60그램을 골고루 섞어 그릇에 담아 두고 쓴다.
종기가 난 부분을 깨끗하게 닦은 다음 멸균(滅菌)한 천에 뽕나무재와 느릅나무로 만든 고약을 고르게 바르고 천을 몇 겹 덮은 다음 반창고로 붙여서 고정한다. 고름이 나오는 양에 따라서 날마다 한 번씩 갈아붙이거나 이틀에 한 번씩 갈아붙인다. 누공에는 약을 심지에 묻혀서 안에 넣는다. 새살이 돋아나 환부와 피부가 평평하게 되고 피부가 원래대로 되면 고약을 더 이상 붙이지 않는다.
이 고약을 붙이면 고름이 묽어지며 고름의 양도 많아지므로 날마다 고약을 갈아붙이도록 한다. 3-4일이 지나면 고름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딱지가 생기고 굳어서 떨어진다. 뽕나무재 느릅나무 고약은 창상(創傷) 옹저(癰疽) 등 여러 형태의 피부에 생기는 종기에 효험이 크다.

 

동맥경화, 고혈압
지치 가루와 느릅나무뿌리껍질가루 각각 20그램을 더운 물로 먹는다.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밥숟갈로 한 숟갈씩 먹으면 된다. 3개월쯤 복용하면 혈압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동맥경화나 심장병 등이 호전된다.

 

위암, 식도암, 직장암, 비인암, 자궁암 등 갖가지 암
청미래덩굴 뿌리 30그램, 까마중 50그램, 겨우살이 30그램, 꾸지뽕나무 30그램, 부처손 30그램, 느릅나무뿌리껍질 30그램에 물 3.6리터를 붓고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수시로 물대신 마신다.

 

전립선염
당귀 작약 백복령 목통 지모 황백 대황 목향 고삼 각 4-6그램, 느릅나무뿌리껍질 8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2첩씩 재탕까지 하여 하루 3번 밥 먹기 한 시간 전에 먹는다. 급성 전립선염은 3-5일 지나면 차도가 있기 시작하여 20-30일이면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만성 전립선염은 3-7일이면 차츰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여 20-30일이면 소변을 잘 볼 수 있게 되고 30-60일이면 성기능장애도 없어진다. 

 

습진
느릅나무뿌리껍질을 0.5-1센티미터 길이로 썰어서 그늘에서 말려서 가루 낸 다음 40도의 따뜻한 물에 넣어 꿀처럼 되게 반죽한다. 이것을 하루에 한 번씩 습진이 생긴 부위에 얇게 바른다. 7-30일 동안 바른다. 거의 100퍼센트 효과가 있다.

 

잇몸 염증
느릅나무뿌리껍질 진액 50퍼센트, 송진 30퍼센트, 아연화연고 20퍼센트의 비례로 잘 섞어서 잇몸에 붕대를 한다. 잇몸이 심하게 붓고 궤양이 생겼을 때에는 아연화 연고를 10퍼센트로 하고 황련과 황백을 각각 5퍼센트씩 섞어서 쓴다. 매일 한 번씩 10일 동안 바른다.
치뉵(齒肉)은 3-4일이면 없어지고, 10일이면 잇몸이 부은 것이 내린다. 몹시 심한 사람은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혈관성 괴저
민들레 20그램, 인동꽃 6그램, 호장근(虎杖根) 9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먹는다. 이와 함께 송진 150그램, 황기 유근피 각 40그램, 삼칠근 220그램, 용뇌 10그램, 황랍 30그램, 간유 100그램, 바셀린 400그램을 모두 섞어 30분 동안 끓여서 연고를 만들어 하루 1번씩 천에 발라서 상처에 붙인다. 40-50일 동안 치료한다. 통증과 저리고 시린 증상이 80-90퍼센트 없어진다. 60-90퍼센트 치유가 가능하다.

 

 

 

 

 

 

 

 

1만 2천 년을 사는 神檀樹, 주목 | 약초 연구 2005/05/15 20:05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50400

1만 2천 년을 살아 있는 신단수,

암과 독감 치료의 명약, 주목

 

 

주목은 나무 중에서 수명이 가장 길다.  주목은 1만 2천 년을 산다.

태백산이거나 소백산이거나 함백산 꼭대기에는 5천 년에서 7천 년을 산 주목들이 산정의 비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장엄하고 기이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나는 이 주목들을 보고 감동과 감명을 받는다. 대오각성한 성자의 모습을 나는 주목에서 본다.          

 

 

 

 


 
주목은 최근에 와서야 이 나무의 껍질에 들어 있는 '탁솔'이라는 성분이 항암제로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적의 항암제'니 '금세기 최고의 약용식물'이니 하는 칭송을 받고 있다. 주목에서 뽑아낸 항암제 '탁솔'이 난소암, 유방암, 폐암 같은 갖가지 암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하여 이미 전 세계가 법석을 떨고, 주목을 몰래 도벌하는 일이 세계 곳곳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우리 나라의 토종 주목이 다른 나라의 주목보다 '탁솔' 성분이 적어도 스무 배가 넘게 들어 있음이 최근의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하니 이제 이 나라의 주목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수난을 당할 것인가.
 주목은 원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그 약성을 처음 발견하여 염증치료의 '비약'으로 써 오던 것이라고 야단을 떨고 있으나, 우리 선조들도 아득한 옛적부터 신장염, 부종, 소갈병 등에 민간약으로 써 왔다. 다만 주목에 독성이 있고 주변에 흔치 않았던 까닭에 널리 쓰지 않았을 따름이다.
 
'탁솔'의 항암효과에 세계가 법석 
 주목은 그 이름이 가리키는 대로 껍질과 재목이 유달리 붉은 나무다. 향나무의 재목도 붉지만 그보다 더 붉다. 그 때문에 적목(赤木), 적백(赤栢) 같은 다른 이름이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목(慶木), 제주도에서는 저목 또는 노가리낭이라고 부른다.
 

주목의 잎은 개비자나무나 솔송나무를 닮았다. 잎이 좁고 길지만 부드러워 손을 찌르지는 않는다. 잎색깔은 진한 녹색이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이 나무의 열매다. 가을에 콩알만한 크기로 빨갛게 익는 열매는 한 가운데가 움푹 파이고 그 안에 든 씨가 드러나 보여 마치 술잔이나 종지 속에 씨앗이 들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씨앗을 싸고 있는 과육 부분을 가종피(假種皮)라고 하는데, 이는 종자껍질과 비슷하지만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는 뜻이다. 이 가종피는 물이 많고 단맛이 있어서 아이들이 따먹기도 하는데 독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된다.

주목은 생장이 몹시 느리다. 대기만성을 신조로 삼는 나무랄까, 정원에 옮겨 심고 십 년을 공들여 키워도 심을 때 모습 그대로다. 칠 팔십 년을 키워도 키는 십 미터가 안 되고 줄기의 지름이 이십 센티미터쯤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나무의 그늘에서는 백년이고 이백 년이고 자라서 마침내 그늘을 벗어나고야 마는 생명력이 어지간히도 질긴 나무다. 다른 나무 그늘에서 웬만큼 자라고 나면 그때부터는 생장이 조금 빨라져서 1만 년을 우습게 알만큼 장수를 누린다.

소백산 꼭대기 부근 천연기념물 224호로 지정된 주목 군락지에는 오천 년을 예사로 넘긴 아름드리 주목 1천 5백 그루가 사만 오천 평의 산비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주목은 모든 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식물이다. 어쩌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물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만 2천 년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더 오래 된 것이 있을 수도 있다. 

 

흔히 주목을 두고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살아서 만 년, 죽어서 천 년'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소백산이거나 태백산의 주목군락지에 있는 안내 팻말에는 주목들의 나이가 500-700년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 또한 0을 하나씩 더 붙여서 5000-7000년으로 바꾸어야 한다.

나한테는 오래 묵은 주목 토막이 하나 있다. 지름이 20센티미터쯤 된다. 이 토막의 나이테를 세어 보았더니 무려 3백 개가 넘었다. 그렇다면 몇 아름씩 되는 태백산 꼭대기의 주목은 나이가 얼마나 되었겠는가. 나무를 베어서 나이테를 세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주목은 오래 먹으면 껍질만 살아 있고 줄기 속은 대부분 썪어 버린다. 오래 된 나무는 나이를 알 수 없다.

이 나무는 성질이 고고하여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산꼭대기에 산다. 한라, 지리, 태백, 설악, 오대, 덕유, 소백, 치악, 화악, 발왕산, 울릉도의 팔백 미터가 넘는 곳에 자라고, 설악산에는 줄기가 옆으로 뻗어 정원수로 인기가 있는 눈주목이 자란다. 울릉도에는 주목과 닳았으나 잎이 더 넓은 화솔나무도 자생한다. 그러나 주목은 욕심 많은 사람들의 손에 다 잘려나가고 이제 나라안에 모두 수천 그루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다른 나라에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에도 자생 또는 재배한다.

 

나라 안에 수천 그루가 남아있을 뿐

이 나무는 수형의 아름다움도 경탄할 만 하지만, 목재의 재질이 붉고 향기로우며 치밀하면서도 단단하여 모든 재목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성지(盛志)>라는 옛 문헌에는 '주목은 형기가 좋아 관을 만드는데 쓰며 값이 무척 비싸다. 마를 때 쪼개지는 성질이 있으나 땅에 들어가면 도로 아물어 붙어서 굳기가 돌 같다'고 적혔다. <동집(東輯)>이라는 책에도 '탄력이 좋고 빛깔이 고우며 돌처럼 단단하고 결이 치밀하여 재목으로 으뜸'이라고 써 놓았다.

주목의 목재는 절에서 부처나 염주를 만드는 데나 최고급의 가구재로 귀하게 썼다. 문갑, 필청갑, 바둑판, 지팡이, 얼레빗을 주목으로 만들었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활을 이 나무로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신사(神社) 안에 모신 신상이 들고 있는 홀(笏)을 주목으로 만든다. 이 나무의 심재에서 붉은 색 물감을 뽑아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주목의 붉은 빛이 악귀를 쫓는 효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 벽사의 의미로 주목으로 만든 그릇이나 부적, 지팡이를 사용했다. 특히 주목지팡이는 가볍고 튼튼하고 휘어지지 않아 좋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지팡이의 붉은 빛이 귀신을 쫓아내고 무병장수하게 해 주는 힘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선조들은 주목 지팡이를 선물하는 것을 노인들한테 가장 큰 효도의 하나로 여겼다.   

 

이 나무를 약으로는 그다지 널리 쓰지는 않은 듯하다. 아마 흔하지도 않았거니와 독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옛 의학책 어디에도 주목을 약으로 썼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민간에서 열매의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서 한 번에 열 개쯤을 먹고, 줄기와 잎을 가을에 따서 그늘에서 말려 신장염, 부종, 월경불순, 암, 당뇨병, 신경통, 기침 등에 써 왔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에는 말린 약재 3-8그램을 2백 밀리리터쯤의 물로 오래 달여서 먹거나 잎을 생즙을 내어서 먹는다. 독성이 있으므로 체질이 민감한 사람은 상당한 주의를 해야 한다.

 

귀신을 쫓는 나무

주목에 들어 있는 항암성분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찾아냈다. 1958년부터 1980년까지 3만 5천 종의 식물에서 항암작용을 조사하던 중에 발견했다고 한다. 주목에서 추출해 낸 항암제 '탁솔'은 미국에서 이미 독성시험을 마치고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하여 암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유방암, 난소암에 효과가 크고, 달리 손을 써 볼 수 없는 폐암환자한테 투여하였더니 30퍼센트쯤 증상이 호전되었고, 다른 부위로 전이된 폐암 환자도 48퍼센트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탁솔'이 항암제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탁솔은 혈압을 내리고 심장의 운동을 느리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알칼로이드의 한 종류다. 많은 양을 먹으면 심장마비와 위장염을 일으키는 등 독성이 있다. 이 독성을 없애는 것이 하나의 큰 과제이다. 또 다른 문제는 탁솔의 원료인 주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탁솔은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자라는 주목에서 추출하는데 그 주목의 껍질에 0.01퍼센트밖에 들어있지 않아 환자 한 사람한테 필요한 양인 2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서른 그루의 주목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나무는 생장이 몹시 느려서 지름 7센티미터가 되는데 백 년이 걸린다.

 

그러나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라는 책에 적힌 주목의 성분분석을 보면, 잎에 플라보노이드, 알칼로이드, 쿠마린이 들어있고 6월에 채취한 잎에는 탁솔이 0.22퍼센트 들어있다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국에서 자라는 주목보다 스물 두 배나 많은 양이다. 이 밖에 탁시닌, 계피산, 플라보노이드인 스찌아도퍼티신, 쿠에르체틴, 0.14퍼센트의 납모양 물질, 42밀리그램퍼센트의 찌아노겐 배당체가 들어 있고, 목재에는 탁수신과 비슷한 화합물이 들어있다고 적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학자들도 이 땅에서 자라는 주목에 탁솔이 서양에서 자라는 주목보다 20배에서 백배가 넘게 들어 있다는 것을 밝혀 냈다.

 

날달걀이 주목의 독성 없앤다
 역시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약리실험에서 기침멎이작용, 진통작용 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오는 기침, 신경통을 비롯한 동통성 질환 등에 쓴다. 하루 9~12그램을 달여 먹는다. 잎도 혈압낮춤작용, 호흡흥분작용을 나타낸다. 민간에서 잎은 통경약, 이뇨약, 당뇨병 약으로 쓰며 목질부는 미친개한테 물린 데, 위장병 등에 쓴다'고 적혔다.

 

민간에서 갖가지 암을 완치한 사례가 몇 차례 입증된, 주목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백 년 넘게 자란 주목줄기를 잘라 대패로 얇게 깎아내어 그늘에서 말린다. 주목은 백년이 넘게 자란 것이라야 약성이 제대로 나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높다.

주목 3백 그램에 물 한 말을 붓고  달걀 유정란 열 다섯 개를 함께 넣어 물이 세 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약재와 달걀을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어 버린다. 남은 물을 한 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두고 하루 세 번씩 밥 먹기 전에 마시는데 한 되를 열 다섯 등분으로 나누어 마신다. 즉 이 약물 1되가 닷새 동안 먹을 분량이다. 먹는 동안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수는 있으나 다른 부작용은 없다.

 

주목을 달일 때 날달걀을 넣는 까닭은 달걀이 주목의 독성을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달걀은 나쁜 냄새와 독을 빨아들이는 작용이 있다. 여우고기는 노린내가 몹시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데, 날달걀을 몇 개 넣어 삶으면 여우고기의 나쁜 냄새를 달걀이 모두 빨아들여 고기에서 냄새가 전혀 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중에 그 달걀은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는 것이 안전하다. 먹으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목이 예전에는 요즘보다 훨씬 더 흔했다. 높고 깊은 산에 떼를 지어 자라고 있었으나 목재로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숫자가 도벌을 당하여 없어졌다. 소백산 꼭대기 부근의 주목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나서도 한참 후인 1981년에도 오백 년 넘게 묵은 아름드리 주목이 수백 그루가 무참하게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의 주목은 앞으로 어쩌면 최고의 난치병인 암을 퇴치하는 세계적인 보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보물을 잘 지키고 사랑해야 하겠다.

 

유행성 독감에 특효약

주목은 유행성 감기와 보통 감기에도 특효약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주목으로 독감을 치료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정원에 자라고 있는 주목의 잎이나 줄기를 잘라서 물로 달여서 먹으면 된다. 그러나 주목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주목 잎이나 줄기 10-20그램을 물 한 되(1.8리터)에 넣고 한 시간쯤 약한 불로 달여서 물을 반으로 줄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주목을 달인 물은 약간 쌉쌀한 맛이 난다. 주목 잎이나 줄기는 특히 유행성 독감에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의 독성을 없애려면 끓일 때 날달걀을 한두 개 껍질을 깨뜨리지 않은 채로 같이 넣고 끓이면 된다. 주목의 독성을 달걀이 빨아들이는 까닭이다. 주목과 같이 끓인 달걀은 절대로 먹지 말고 땅속에 파묻거나 해서 다른 사람이나 동물들이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몇 번 유행성 독감이 유행할 때 독감에 걸린 사람들한테 주목을 달여서 복용하게 했더니 대부분 한 잔을 마시고 즉시 나았으며 다시는 독감에 걸리지 않았다.

 

여기 주목 덕분에 동네 명의가 된 한 아주머니의 기록을 싣는다.

 

 


주목으로 독감과 냉방병 명의가 된 사연

 

저는 서울 당산동에 사는 주부입니다. 나이는 마흔 여섯이고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풀이나 나무 같은 것들에 관심이 있었고, 제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이어서 수시로 병원신세를 지곤 하던 중에, 병원약이 아니라 약초 같은 것으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를 알아보다가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에서는 산이나 들에 흔한 약초로 질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가르쳐 주었는데 평소에 쓸모없는 잡초로만 알고 있던 쑥, 민들레, 질경이, 애기똥풀 같은 것들이 여러 난치병을 고칠 수 있는 훌륭한 약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토종약초연구학회에서 가르쳐 준대로 주변에 흔히 있는 약초들을 채취하여 이웃에 사는 사람이나 아이들, 남편들한테 복용하게 해 보니 과연 좋은 효과가 있었고 부작용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는 대신 가까운 산이나 들에 나가서 남들이 잡초로 여기고 있는 풀을 채취해서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거나 하면 감쪽같이 병이 나아버리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정말로 자연 속에 온갖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토종약초 중에는 신기한 효험을 지닌 것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 가족과 이웃 사람들이 가장 효험을 많이 보고 있는 약초는 주목입니다. 주목은 정원에 흔히 관상용으로 심는 나무여서 산이나 들에 나가지 않아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또 조금만 써도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까닭에 제가 가장 애용하는 약초입니다.

지난 겨울에 제가 독감에 걸렸습니다. 콧물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나오고 코가 막히며 기침을 심하게 하고 머리가 무겁고 아팠습니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지어 먹었지만 조금도 좋아지지 않더군요. 갈수록 기침이 심해져서 저녁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병이 감기라는 사실을 저는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계속 복용하고 또 여러 가지 민간약도 써 보았지만 전혀 낫지 않았습니다. 두 달 동안을 죽을 만큼 고생을 했습니다. 그런 중에 토종약초연구학회 최진규 회장님이 지은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라는 책을 보니 독감에는 주목을 달여 먹으면 좋다고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즉시 정원에 있는 주목의 잎과 잔가지를 한 줌 잘라서 책에 씌어 있는 대로 날달걀을 몇 개 넣고 끓여서 달걀을 건져내어 버리고 달인 물을 맥주잔으로 3분지 2 가량을 마셨습니다. 약간 쌉쌀한 맛이 날 뿐 먹기가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기침이 멎고 무리가 맑아졌습니다.

두 달을 심하게 앓던 지독한 감기가 주목 달인 물 한 잔을 먹고 즉시 나아버린 것입니다. 마침 독감이 유행하던 때여서 이웃에 있는 감기환자들한테 한 잔을 복용하게 했더니 역시 단번에 나아버렸습니다. 제가 감기를 똑 떨어지게 고친다는 소문이 나자 이웃에서 감기환자들이 꽤 많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한테 주목을 달여서 복용하는 방법을 일러 주거나 달인 물을 주었고 주목을 달인 물을 복용한 사람은 모두 감기가 씻은 듯이 낫는 것이었습니다.

주목이 암이나 당뇨병, 늑막염, 폐결핵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그런 큰 병에 대해서는 써 볼 기회가 없었고 감기에는 꽤 많은 사람들한테 써 봤는데 모두 신통한 효험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열 다섯 살 된 아들이 에어컨 바람을 오래 쏘여서 그런지 감기에 걸려 기침을 콜록콜록 하고 열이 났습니다. 요새 여름 감기가 더 무섭고 또 에어컨을 켠 방에 오래 있어서 생긴 냉방병이라는 병은 감기의 사촌형님쯤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역시 주목을 달여 한 잔을 마시게 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기하게 낫는 것이었습니다. 주목이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 여름철 냉방병에도 효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주목 덕분에 동네에서 독감을 잘 고친다고 소문이 났고 이웃 사람과 가족들의 질병을 토종약초로 고쳐 주는 재미에 큰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웃사람들은 요즈음 감기에 걸렸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발을 삐었거나 하면 병원보다 먼저 저한테 찾아와서 좋은 약초가 없냐고 묻습니다. 저는 동네에서 토종약초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위암, 위궤양 명약, 예덕나무 | 약초 연구 2005/05/15 19:14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48888

 

 

예덕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바닷가에 흔히 자라는 나무다. 대극과에 딸린 중간키나무로 따뜻한 남쪽지방의 바닷가에 더러 자란다. 예덕나무라는 이름은 예절과 덕성을 모두 갖춘 나무라는 뜻이다. 잎은 오동잎처럼 넓고 6-7월에 담황색 꽃이 이삭모양으로 피고 가을에 진한 갈색 열매가 익는다. 추위에 약하여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을 나지 못한다.

 

예덕나무는 한 때 일본에서 암 특효약으로 알려졌던 나무다. 예덕나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수십 년 전에 일본에 '오스까' 라는 명의가 살았는데 그는 배를 만져서 질병을 진단하는 이른바 복진법(腹診法)과 장중경의 상한론(傷寒論) 처방을 활용하여 수많은 암환자를 비롯 온갖 난치병을 많이 고친 것으로 이름이 높았다. 그런데 오스까 선생의 집 주변에 한 돌팔이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의학공부를 한 적이 없었으면서도 오히려 오스까 씨보다 더 많은 암환자를 고쳤다. 오스까 씨는 틀림없이 그 노인한테 특별한 비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찾아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드린 뒤에 암을 고칠 수 있는 처방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노인은 뜻밖에도 선선히 약을 가르쳐 주면서 이것을 널리 알려 많은 사람들을 구하던지 아니면 혼자서 알고 환자들을 고치던지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다. 오스까 선생은 그 노인이 돌아가신 뒤부터 그 노인이 일러준 대로 약재를 구하여 환자를 치료하였는데 그 효과가 매우 좋았다. 노인이 수많은 암환자를 치료한 약은 다름 아닌 예덕나무였다.

 

예덕나무는 특히 위암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담즙을 잘 나오게 할 뿐만 아니라, 고름을 빼내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몹시 세다. 또 신장이나 방과의 결석을 녹이고 통증을 없애는 작용도 있다. 갖가지 암, 치질, 종기, 유선염, 방광이나 요로의 결석 등에 치료약으로 쓸 수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예덕나무 잎이나 줄기껍질을 가루 내어 알약이나 정제로 만들어 약국에서 암치료제로 판매하고 있다.
예덕나무를 한자로는 야오동(野梧桐), 또는 야동(野桐)이라고 쓰고 일본에서는 적아백(赤芽柏) 또는 채성엽(採盛葉)으로 부른다. 야오동은 나무 모양이 오동나무를 닮았다는 뜻이고, 적아백은 봄철에 돋아나는 새순이 붉은 빛깔이 난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며, 채성엽은 잎이 크고 넓어서 밥이나 떡을 싸기에 좋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뜨거운 밥을 예덕나무 잎으로 예덕나무로 떡을 싸면 예덕나무의 향기가 밥에 배어서 매우 아취가 있다. 일본에서는 이 잎으로 밥이나 떡을 싸는 풍습이 있다.

 

예덕나무의 순을 나물로 먹을 수도 있다. 이른 봄철 빨갛게 올라오는 순을 따서 소금물로 데친 다음 물로 헹구어 떫은 맛을 없애고 잘게 썰어 참기름과 간장으로 무쳐서 먹으면 그런 대로 맛이 괜찮다. 약으로 쓸 때는 잎, 줄기, 껍질을 모두 사용한다. 위암이나 위궤양 등에는 15-30그램을 물 2리터에 넣고 약한 불로 물이 3분지 1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복용하고, 치질이나 종기, 유선염 등에는 잎이나 잔가지 1킬로그램을 물 6-8리터에 넣고 5분지 1이 될 때까지 달여서 뜨겁지 않을 정도로 식힌 다음에 아픈 부위를 씻거나 찜질을 한다. 하루 3-5번 하면 효과가 좋다. 뜸을 뜬 뒤에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예덕나무 생잎을 태워 가루로 만들어 아픈 부위에 뿌리면 잘 낫는다.

 

예덕나무 껍질에는 베르게닌 성분이 들어 있어 염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고 잎에는 루틴이 들어 있어서 혈압을 낮춘다. 이밖에 알칼로이드 성분과 이눌린 성분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덕나무를 어느 남쪽 지방에 사는 사람이 묘목을 많이 심어두고 벌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서 간암, 간경화 특효약이라고 판매하는 사람이 있다. 벌나무는 10년쯤 전에 타계한 민간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이 지은 책 <신약>에 최고의 간질환 치료제라고 적혀 있는 나무다. 인산 김일훈 선생은 옛날에는 벌나무가 계룡산 등지에 드물게 자라고 있었으나 무지한 사람들이 다 뽑아가 버려서 지금은 몹시 희귀해져서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그 책이 나간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벌나무를 찾아다녔으나 지금까지 그 나무를 찾아낸 사람이 없었다.
예덕나무는 벌나무가 아니다. 예덕나무는 따뜻한 남쪽지방에만 자라는 나무이므로 계룡산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예덕나무는 여러 위장병을 치료하는 나무지 간질환을 치료하는효과가 있는 나무가 아니다. 

 

예덕나무는 우리나라 남쪽 지방에서 제법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약으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위장병 환자한테 예덕나무를 복용하도록 많이 권해 보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예덕나무는 이름 그대로 훌륭한 예절과 덕성, 그리고 뛰어난 약효를 감추고 있는 나무이다

솔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

 

조선소나무의 모든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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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낮달.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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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노을. 역시 개평마을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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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붙어 자라는 소나무. 거창 수승대에서 찍었다



몸과 영혼을 다스리는 선약(仙藥)-조선소나무

 

 


솔은 맑고 아름다운 우리 겨레의 마음이요, 빼어난 우리 산천의 혼이다. 솔에는 충신열사(忠信烈士)의 절개가 있고 세속을 벗어난 선인(仙人)의 마음이 있으며 성인군자(聖人君子)의 그윽한 덕과 절세미인의 아름다움, 그리고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신비로운 약효가 있다.

비틀린 줄기에 가지를 늘어뜨린 늙은 솔 하나로 우리 산야는 얼마나 감동적인 풍경이 되는가. 솔 한 그루로 우리 강산은 선경(仙境)이 되고, 우리 마음은 신선(神仙)이 되며, 우국지사가 되고 음유시인이 된다. 아니 솔을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청아한 솔바람이 쏴쏴 마음을 씻어내 주지 않는가.

 

우리 겨레와 가장 가까운 나무

 

진실로 솔은 우리 겨레의 나무요, 우리의 심성(心性)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다. 그 고절(高節)한 기상과 아름다움, 웅장한 기품, 사람의 감정에 젖어드는 친화력을 따를 나무가 없다. 참으로 백목지장(百木之長)이요, 만수지왕(萬樹之王)으로 꼽힘에 모자람이 없다.

그 늘푸른 성정(性情), 유현(幽玄)한 품격, 천년을 사는 장수(長壽), 청아(淸雅)한 운치, 만 가지의 쓰임새 그 어느 것 하나만 치더라도 솔을 당해 낼 나무가 없다 하겠으니 솔이 있어 우리나라는 선인의 나라요 군자의 나라로다.

 

   소나무, 아! 푸르구나

   초목 중에 군자로다

   눈서리에 상하지 않고

   비오고 이슬 내려도

   웃음을 보이지 않네

   좋을 때나 슬플 때나

   변함이 없어라

   겨울이나 여름이나 늘

   푸르고 푸르도다

   달 돋아 오르면

   잎 사이로

   달빛을 금모래처럼 체질하고

   바람 일면 맑은 노래 부르네

                     -청송사(靑松辭)/사명대사(四溟大師)

 

   松兮育兮 草本之君子

   霜雪兮不腐 雨露兮不榮

   不腐不榮兮 在冬夏靑靑

   育兮松兮 月到兮 篩金

   風來兮 嗚琴

 

솔은 우리나라의 산에 가장 많이 나는 나무로 현재 우리나라 삼림면적의 40퍼센트쯤을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1백년쯤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임야의 70퍼센트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었으나 이것을 탐낸 일본인들이 모조리 끊어 가고 해방 후에는 농민들이 땔감으로 함부로 베어서 아궁이에 집어넣었다. 거기다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쓴 소나무 망국론(赤松亡國論)이란 엉터리 학설을 무조건 신봉하여 나라에서도 소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 좋던 소나무 숲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구불구불 뒤틀린 몹쓸 소나무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애통할 일이다.

소나무 숲이 망하면 나라도 함께 망한다는 게 바른 생각이어늘 어찌 소나무가 성하면 나라가 망할 것으로 믿었는고! 삼척동자도 아니라 할 일을 어찌 삼천만이 믿고 따랐던고!

 

재래종 솔은 우리 나라가 원산지


 

솔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난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소나무속(屬)에 드는 식물은 지구의 북반구에만 퍼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나는 소나무는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중국의 한 부분에만 난다.

우리나라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전국에 퍼져 있지만 일본에는 큐우슈우의 남쪽 끝에서부터 본섬의 북쪽 끝인 아오모리까지만 자라고 홋카이도오에는 없다. 중국에는 두만강 건너 북간도의 일부에 조금 나고 만주에는 전혀 없으며 중국 본토에는 다만 산동반도의 한 귀퉁이에 조금 자생할 뿐이다. 따라서 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 가운데 제일 첫 번째로 꼽을 만하다.

솔을 한자로 ‘소나무 송(松)’으로 적는 것은 잘못이다. 중국 사람들이 ‘소나무 송(松)'자를 써서 나타내는 나무는 소나무 속(屬)이기는 해도 우리가 보는 소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다. 중국 대륙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우리나라의 소나무와는 다르다. 글쓴이는 중국의 여러 지방을 다녀 보았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소나무와 비슷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잣나무 백(栢)’으로 적는 잣나무 역시 그렇다. 중국에는 잣나무가 없다.

그 뿐만 아니라 ‘전나무 회(檜)’로 적는 전나무도 우리나라에 나는 전나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명(明)나라 때의 문장가이며 이름난 화가인 문징명(文徵明)이 수백 년 묵은 전나무 일곱 그루를 그린 것이라는 우산칠성회도(虞山七星檜圖)를 보면 그것은 향나무나 측백나무 종류를 그린 것이지 우리나라에 있는 전나무는 아니다.

소나무속에 드는 식물 중에서 우리가 참솔, 솔, 육송(陸松), 적송(赤松), 여송(女松) 등으로 부르는 소나무는 늘푸른바늘잎을 가진 큰키나무로, 키가 35미터쯤까지 높게 자라고 지름 2미터 가까이 까지 자란다. 줄기는 본래 곧게 자라지만 소나무 좀벌레가 줄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서 잎에서 만든 양분을 빼앗아 먹기 때문에 구불구불하게 자라는 것이 생긴다. 우리 나라 남부지방 소나무들 거의 모두가 이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입어 줄기가 굽어 있다.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막고 관리를 제대로 하면 대관령이나 명주군의 소금강,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곧고 아름다운 소나무로 키울 수 있다. 강원도는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한랭하기 때문에 해충이 적어서 소나무들이 잘 자란다.

소나무 껍질은 줄기 윗 부분이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고 밑동은 어두운 갈색인데 오래 된 나무 밑동에는 꽤 두꺼운 껍질이 붙어 있어서 아이들이 껍질을 떼어 내어 여러 가지 놀이감을 만든다. 바늘처럼 가늘고 긴 잎은 두 개씩 마주 붙어 나는데 눈으로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톱니가 있으며 잎 길이는 8~9센티미터쯤, 지름은 1.5밀리미터쯤 된다.

보통 소나무는 한 곳에 나는 잎의 숫자에 따라 종류를 나누는데 한 곳에서 한 개가 나는 것을 일엽송(一葉松)이라 하고 두 개가 나는 것을 이엽송(二葉松), 세 개가 나는 것을 삼엽송(三葉松), 다섯 개가 나는 것을 오엽송(五葉松)이라고 한다. 일엽송은 우리 나라에 없고 우리 나라에 많은 소나무와 해송, 그리고 만주에 나는 만주흑송은 모두 이엽송이다. 잎이 세 개 달린 것으로는 한때 우리 땅에 많이 심은 리기다소나무, 대왕송, 테다소나무, 폰데로사소나무, 제프리소나무 따위로 주로 미국에서 건너온 것들이다. 줄기가 눈처럼 희고 껍질이 비늘처럼 벗겨지는 백송(白松)은 6백년쯤 전에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것인데 이것도 세 개의 잎이 달린다.

 

으뜸가는 재목 금강송과 미인송


 

잎이 다섯 개인 것은 우리 나라의 잣나무, 섬잣나무, 누운잣나무 등 잣나무류들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재래종 소나무도 잎이 두 개인 것뿐만 아니라 드물게 세 개씩 달린 것도 있어서 어느 것이 순수한 한국 토종 소나무인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우리 나라 소나무에는 몇 가지 성질이 다른 품종이 있다. 반송(盤松), 처진소나무, 금강송(金剛松), 금송(金松), 은송(銀松), 미인송(美人松), 춘양목(春陽木) 등이 그 성질과 지방에 따라 이름난 소나무들이다.

반송은 수많은 줄기가 아랫부분에서부터 갈라져 수형이 넓게 퍼져서 전체적으로 소반모양을 이루는데 그 생김새가 단정하고 아름다워서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에 있는 반송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반송이다. 반송을 달리 천지송(千枝松), 다행송(多行松), 옥송(玉松)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처진소나무는 줄기가 길게 옆으로 구불구불 뻗어 나가고 가지는 길게 늘어져 땅을 덮는 소나무다.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사와 예천읍에 있는 석송령이 이름났는데, 특히 예천에 있는 석송령은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그 나무에 해를 끼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아 죽는다는 신목(神木)으로, 그 줄기가 거대한 용이 꿈틀거리는 것과 같으며 늘어진 가지가 처지지 않도록 수십 개의 기둥을 받쳐 놓았다.

우리 나라 제일의 산수화가 겸재 정선(鄭敾)은 솔을 좋아하여 뛰어난 소나무 그림을 많이 남겼는데 그 중에서 나라에 제를 올리는 사직단(社稷壇)에 있는 처진 솔을 그린 사직송도(社稷松圖)가 특히 유명하다. 크고 시커먼 용(龍)이 땅을 기듯이 늙은 솔가지가 사방팔방으로 늘어져 있고 그 늘어진 가지가 땅에 닿지 않도록 열 서너 개의 기둥을 받쳐 놓은 그림인데 천년은 되었음직한 노목(老木)임에도 잎이 푸르고 창창하여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을 주는 신품(神品)의 그림이다.

소나무 중에서 그 재목의 쓰임새나 아름답기를 제일로 칠 만한 것은 금강소나무다. 강원도의 대관령, 소금강 등에 나는데 여느 소나무에 견주어 줄기가 곧게 뻗으며 곁가지가 적고 붉은 껍질이 유달리 아름다울 뿐더러 잎새의 모양도 더 섬세하고 우아하여 소나무 중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친다. 이 나무가 험준한 기암괴석 틈에 꼿꼿이 서서 육중한 바위와 어울려 조화를 이룬 풍경은 우리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매혹적인 경치다. 금강소나무는 극치의 아름다움을 지니기도 하였거니와 목재의 재질 또한 단연 뛰어나게 우수하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에서 궁궐이나 절간을 지을 때 금강송을 썼는데 이 나무는 칠을 하지 않아도 몇백 년을 썩지 않는다. 강원도나 경상북도 지방의 민간에서는 사람이 죽어 널을 짤 때에는 꼭 금강송을 썼고 집을 지을 적에도 문짝만은 반드시 금강송을 썼다. 그 이유는 금강송이 잘 썩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지방의 사람들은 이사를 갈 때 문짝만은 떼어 짊어지고 간다고 한다.

지금 금강송의 순종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해방 직후만 하더라도 삼척, 울진, 영양 같은 곳에서 금강송의 멋진 숲을 볼 수 있었는데 도벌꾼들이 베어 버려서 몇 해 지나지 않아 다 없어졌다.

우리 나라의 임업정책 당국자들도 소나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빨리 자라는 나무인 이태리포플러와 은수원사시,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와 아까시나무 따위를 많이 심도록 장려하였다. 이 중에서 아까시나무는 땅의 거름기를 많이 빼앗아 땅을 못쓰게 만들고 소나무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어떤 물질을 내놓기 때문에 아까시나무 곁에서는 소나무가 말라죽는다. 아까시나무는 소나무의 천적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나무인 리기다소나무 따위를 널리 장려해서 많이 조림하다가 원망을 많이 듣자 장려 품종에서 빼 버리곤 하였으니 이 나라의 임업정책이 얼마나 한심하였는가.

 

경북 춘양의 특산물 춘양목

 

금강송 못지 않게 성질이 우수한 소나무가 있는데 경북 청송(靑松)과 춘양(春楊) 지방에서 많이 나는 춘양목(春場木)이다. 춘양목 역시 곧게 자라고 옹이가 없으며 빨리 자라고 쉬 썩지를 않아 최고의 재목으로 친다.

춘양목은 해송(海松)과 육송(陸松)의 튀기로 보고 있는데 잎은 해송을 닮아 송충이에 강하고 목재는 소나무를 닮아 질이 좋다. 그런데 금강송과 춘향목은 서로 성질이 비슷하여 같은 종류로 보는 사람도 있고 또 구분하기도 어렵다.

미인송은 백두산 부근에 나는 소나무인데 줄기가 곧고 잔가지가 별로 없으며 키가 크고 보기에 아름다와서 미인송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한국 소나무와 만주 흑송과의 튀기로 보는데 확실치 않다. 이 미인송도 중국에서 거의 다 벌채해 버려서 제대로 자란 미인송 숲을 구경하기가 어렵다.

금송은 잎의 끝 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황금빛이 나는 소나무로 매우 자람이 느려서 수백 년이 되어도 키가 4~5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강원도 삼척시 신리에 있는 것이 이름났는데 몇 해 전에 말라죽고 주변에 그 후손이 몇 그루 있다. 은송은 잎에 세로로 횐 빛, 또는 금빛의 줄이 나 있는 소나무다. 금송이나 은송은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으며 상당히 귀해서 구경하기 힘들다.

솔꽃은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가지에 함께 핀다. 수꽃은 새로 난 가지의 밑부분에 돌려 붙으며 길이 1센티미터쯤 되고 노랑색이다. 암꽃은 가지 끝 부분에 피고 길이 6밀리미터쯤 에 둥글고 보랏빛이다. 이 암꽃이 차츰 자라나서 솔방울이 된다.

솔꽃이 피면 수꽃의 가루가 하얗게 바람에 날려 떨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횐 구름이 흩어지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이 송화가루를 모아서 다식(茶食)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보다는 그 향기를 사랑할 만하다. 송화가루를 모아 꿀로 개어서 과자로 만든 음식은 맛도 기막히게 좋고 약효도 높다 하여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선식(仙食)으로 여겼다.

 

솔은 선인(仙人)의 양식

 

솔은 우리 옛사람들에게 으뜸가는 식량의 하나였다. 이씨조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 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도 이 땅의 농민들은 대부분 거의 해마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그 때마다 그들은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 내어 삶고 물에 씻어서 떫은맛을 없앤 다음 수수가루, 옥수수가루, 좁쌀가루 등을 섞어서 떡을 만들어 흔히 먹었다. 그냥 먹으면 변비에 걸리기 쉬우므로 느릅나무 껍질을 우려낸 즙과 함께 먹거나 설사약인 피마자기름을 많이 발라서 먹기도 했다.

1660년에 발간한 <신간구황촬요(新刊救荒撮要)>라는 책을 보면 소나무 껍질과 솔잎의 영양효과와 먹는 법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는데, 솔이 내장을 편안하게 하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할 뿐더러 수명을 길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다른 곡식들보다 낫다고 하였다.

도(道)가 높은 선인(仙人)이나 스님들이 솔잎이나 송홧가루만 먹고살았다고도 하는데 실제로 솔잎만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먹고사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솔과 함께 살고 솔을 닮으려고 하며 솔을 먹고사니 어찌 신선의 풍도(風道)가 없겠는가. 다음의 시는 금강산에서 17년 동안 솔잎과 송기만을 먹으며 살았다는 찬하거사(餐霞居士)가 지은 것이다.

 

   내 식량은 곳곳마다 쌓여

   모자람이 없네

   산마다 솔잎이 눈앞에 저렇게도 풍성하구나

   부잣집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산중생활

   사람들은 어찌하여 오곡(五穀)으로만 살려 하는가

 

   到處貯糧赤不窮 萬山松葉眼前豊

   大家生活長如此 荳在人間五穀中

 

일제시대 때에는 신의주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기찻길 양옆의 산에 껍질이 허옇게 벗겨진 소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른바 초근목피(草植木皮)로 연명한다고 할 때의 목피란 바로 소나무껍질을 일컫는 것이었다.

소나무야말로 우리 민족이 춘궁기를 이길 수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존재였다. 이 때문에 우리 선조들이 마을 부근에 즐겨 소나무 숲을 가꾸었는지도 모른다.

소나무 숲이 있으면 대개 나무 아래에 다른 식물이 적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어떤 물질이 어떤 종류의 식물, 이를테면 비름, 명아주, 쇠비름, 강아지풀, 참취 같은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와 같이 어떤 화학적 물질이 이웃식물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타감작용' 또는 '알랠로파티'라고 한다.

 

솔은 생명력 가장 강한 식물


소나무 아래 다른 풀이 적으니 자연히 벌레들이 적고 개구리가 없기 때문에 뱀도 거의 없게 된다. 또한 백년쯤 전만 해도 온 산에 들끓으면서 사람과 가축에게 큰 피해를 입혀 온 호랑이도 숨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 소나무 숲에는 오지를 않았다. 사람들이 솔을 즐겨 가꾼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소나무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먼저 솔은 가지가 돌려나기로 나는데 한 해에 한 마디씩 자라므로 30년쯤 자랄 때까지는 이 마디를 세어 보면 그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나이가 많아지면 줄기의 마디가 잘 드러나지 않고 그때까지 원추형이던 나무모양이 점점 우산모양으로 바뀐다. 그것은 소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유달리 빛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 밑에서 더디게 자라는 키가 작은 나무들은 소나무 그늘에 가려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어 말라죽고 만다. 외따로 떨어져 있는 나무도 윗가지가 만드는 그늘 때문에 밑의 가지가 말라죽어서 차츰 수형이 우산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 산천을 지극히 사랑한 화가인 겸재 정선은 우산 모양의 소나무를 운치 있게 잘 그렸다.

다른 한편으로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강한 나무다. 흙 한 줌 있을 것 같지 않은 바위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솔을 보면 그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솔이 보통 메마르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은 곳에 나기 때문에 소나무가 좋은 땅을 싫어하고 나쁜 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좋은 땅이라야 좋은 소나무가 자라는 법이다.

나무들 사이에도 동물들처럼 치열한 다툼이 있다. 보기를 들어 단풍나무 숲에 소나무가 끼어들게 되면 서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이럴 때에 땅 힘이 좋은 곳에서는 소나무는 단풍나무나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같은 나무들한테 져서 쫓겨나지만, 땅 힘이 약하고 건조한 곳에서는 소나무가 이기게 된다. 그러므로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는 좋은 땅에서 쫓겨나서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땅 힘이 좋고 기름진 땅에 소나무가 자라도록 보호하여 주면 아주 좋은 성질의 소나무가 자라게 된다. 보통 산에 들어가 보면 흔히 산 아래쪽에는 들메나무, 가래나무 같은 활엽수가 자리를 차지하고 위로 갈수록 소나무가 늘어나며 산등성이에는 소나무만이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솔이 번성해야 나라가 잘 된다


이것은 흙이 비옥한 아래쪽에서는 다른 나무에게 지고 위에서는 이겨서 살아남았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소나무가 많은 나라는 국력이 약하고 심지어는 소나무가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비관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매우 지나친 말이며 잘못된 말이다.

유럽의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서독, 폴란드, 러시아 등은 소나무의 나라라고 할만큼 소나무가 많고 소나무를 대단히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나무로 여기고 있다. 사실 유럽 중?북부에서 소련에까지 뻗친 광대한 유럽소나무 숲은 단일수종으로는 세계에서 제일 큰 숲이다. 미국 또한 동부의 거대한 삼림이 대부분 소나무류들이다. 이러한 나라들을 소나무가 많다고 해서 국력이 쇠약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발표한 적송망국론(赤松亡國論)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소나무는 땅 힘이 약한 곳에 견디며 잘 자라고 또 땅이 건조한 곳에 잘 자란다. 산의 땅은 원래 비옥하고 생산적이었다. 그래서 땅이 비옥한 곳에서는 소나무가 자연 상태로 자라기가 힘이 든다. 사람이 자연의 숲을 파괴하여 땅 힘이 낮아지면 이곳에 소나무가 들어오게 된다. 다시 말해 소나무는 그곳의 지력이 척박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대표적인 수목이다. 오늘날 국세가 부진한 국가는 산지가 황폐해 있고 그곳에는 소나무밖에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소나무의 번성은 국세가 약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소나무가 우리나라의 주요 조림수종에서 외면당한 또 다른 큰 이유가 있다. 소나무마다 송충이가 들끓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송충이는 커다란 골칫거리였다. 송충이가 한창 들끓었던 일제 때에는 한쪽 산을 모조리 갉아먹고 다른 산으로 옮겨가는 송충이떼 때문에 대구 근처에서 달리던 경부선 기차가 멈추어 선 적도 있다.

송충이 위에 송충이가 쌓여서 그 두께가 30센티미터가 넘는 무시무시한 송충이 떼가 철길을 건너가고 있는데 때마침 달려온 기차바퀴에 송충이 떼가 끼어서 기차가 달릴 수 없었던 것이다.

정조 임금은 수원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 주변에 있는 소나무에 송충이가 극성을 부리자 손수 송충이를 잡아 깨물어 삼켰더니 송충이가 없어졌다고 한다.

수백 년 동안 주기적으로 크게 발생하여 큰 피해를 끼쳤던 송충이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이상야릇하게도 1975년 무렵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여 지금은 애써 찾아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위세를 떨치던 송충이가 저절로 없어진 것이다. 아마 어떤 막강한 천적이 나타나서 송충이를 모두 죽인 것인지도 모른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죽어버렸을 수도 있고 환경오염으로 죽어 버렸을 수도 있다. 송충이가 없어지자 송충이를 잡아먹고 사는 두견새도 거의 사라져 이제 구슬픈 두견의 울음소리도 듣기 어렵게 되었다.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그 무서운 송충이가 사라졌다고 해서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이어 송충이보다 더 큰 피해를 주는 해충들이 나타났다. 지금 우리나라 소나무는 솔잎혹파리의 피해로 전멸위기에 처해 있다. 솔잎혹파리는 30년쯤 전에 갑자기 호남지방에 처음 나타나서 기세를 떨치더니 이것이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서 지금은 충청도,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를 포함한 전국의 소나무를 말려 죽이고 있다.

이 솔잎혹파리를 없애는 확실한 방법은 아직 없는 형편이다. 성충(成蟲)이 솔잎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봄에 일제히 약을 뿌리거나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약을 주사하여 독이 들어간 솔잎을 먹은 벌레가 죽어 떨어지도록 하는 방법 등이 있으나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솔잎혹파리 말고도 소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소나무 좀벌레가 있다. 이것은 소나무의 껍질 밑에 들어가서 나무를 파먹어서 나무를 죽인다. 소나무 좀벌레는 소나무에 살충제를 주사하여 없앨 수 있다.

소나무의 해충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땅을 기름지게 하여 소나무를 건강하게 하고 솔잎혹파리의 천적인 먹좀벌이나 거미, 박새 등이 늘어나게 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하루 빨리 회복하는 일이다. 소나무의 해충이 번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소나무가 전체적으로 병들어서 해충을 이겨 낼만한 저항력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소나무는 해충의 피해를 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크게 발생하여 일본의 소나무를 모조리 말려 죽이고 있는 재선충(材腺蟲)이 부산에 상륙하여 차츰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재선충은 나무줄기의 세포 속에 들어가서 물의 흐름을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소나무 페스트라 할 만한 가장 무서운 해충이다. 이미 금정산 근처의 소나무는 재선충에 감염되어 많이 죽었다. 재선충을 막는 방법은 아직까지 없고 다만 한시라도 빨리 감염된 나무를 찾아 베어서 불태워 다른 나무로 전염되지 않게 하는 방법뿐이다.

 

솔이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


소나무는 식물 중에서 생활력이 가장 강한 축에 든다. 소나무가 죽는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생태계가 그만큼 심각하게 파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소나무가 살 수 없는 땅은 바로 사막이 된다. 다른 아무 식물도 자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소나무의 죽음은 우리 강산의 죽음, 우리 산하의 회생할 수 없는 멸망을 가리키는 것이다. 소나무의 죽음은 바로 나라의 멸망, 나아가서는 지구멸망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생태계의 경고이다.

소나무만큼 쓸모가 많은 나무는 달리 없다. 먼저 소나무는 땔감의 왕이다.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소나무의 은혜 아래 살아왔다. 가을에 떨어져 붉은 비단처럼 땅을 덮는 마른 솔잎을 솔갈비라고 하는데, 솔갈비는 불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불 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밥을 지으면 솔잎 향기가 스며들어 밥맛이 아주 좋아서 밥을 짓는데 최고의 땔감으로 썼다.

소나무 장작 또한 불 힘이 좋고 도끼질 한 번에 짝 갈라지며 송진이 들어 있어 불이 잘 타기 때문에 군불을 때는 데에 가장 우수한 재료이다. 고려자기의 맑은 빛깔도 소나무 장작으로 구워 만들었고 묵화를 그릴 때 쓰는 먹도 소나무 장작을 때서 나오는 그을음을 뭉쳐 만들었다.

한약을 달일 때에도 소나무 숯을 많이 썼는데 그 이유는 소나무 숯이 독이 없고, 몸에 이로우며 불 힘이 은근히 지속되어 약을 달이기가 가장 좋기도 하거니와 약효도 잘 우러나오기 때문이었다.

집을 지을 때에도 반드시 소나무 목재를 쓴 까닭은 소나무 목재로 지은 집에는 늘 청향(淸香)이 그윽하고 수백 년이 지나도 기둥이나 서까래가 휘는 법이 없으며 풍상(風霜)에 닳아도 부드러운 무늬와 대팻자국이 살아 있어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해 주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도 우리나라 소나무를 높이 쳐서 우리나라 솔잎을 따서 담배에 꽃아 피우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 약을 만들어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까지 하였다.

송홧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순으로 술을 빚고, 소나무 속껍질로 떡을 해 먹고, 솔잎으로 송편을 쪄서 먹고, 청솔 방울로 장판을 바르고, 마른 솔방울로 불씨를 묻고, 송진을 약재로 쓰고, 송진이 오래 묵어서 호박(琥珀)이 되고 밀화(蜜花)가 되면 귀중한 보물이 되었다.

섶을 베어 울타리를 치고, 관솔을 캐어 연료로 썼고, 뿌리를 캐서 가구를 만들고, 줄기를 베어 널을 짜고, 무덤가에는 둘러 심었고, 아이를 낳으면 청솔 가지를 새끼줄에 꿰어 달았으니 솔엔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솔이 우리 겨레 곁에서 떠난 적도 없다. 진실로 우리 문화는 소나무의 문화요, 솔은 우리 민족의 나무다.

 

민족정기를 지켜온 나무


내가 어려서 살던 마을 주변에는 잘 자란 소나무들이 많았다. 뒷동산은 말할 것도 없고 마당 앞에도 큰 소나무가 있었다. 마당 앞의 것은 용틀임하며 뻗어 올라간 줄기에서 굵은 가지들이 아래로 늘어진 수백 년 묵은 소나무였는데 나는 그 소나무 아래서 나서 그 소나무와 함께 놀며 자랐다. 그 아래 넓은 바위에서 낮잠을 자고, 나무에 기어 올라가 가지를 흔들기도 하고 굵은 가지에 동아줄로 그네를 매어 타기도 했다. 소나무는 어린 시절에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이웃이었다.

마당 앞에 있던 솔은 우리 가족의 쉼터이자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가족을 지켜 온 가족의 한 구성원이자 가장 훌륭한 영혼의 친구였다. 뜰 앞의 소나무를 통하여 나는 속기(俗氣)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참다운 예술이 어떤 것인지 참된 도(道)가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솔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순화시켜 주는 힘이 있다. 한여름 낮에 목침을 베고 누워 솔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고 긴 노래 소리를 들어 보라. 음악의 차원을 넘어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경지로 이끄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솔은 마음의 때를 씻어 주는 명약이다.

우리 마음과 우리 산야에 솔처럼 어울리는 나무는 따로 없다. 솔은 비 오는 날에 가장 잘 어울리고 바람 부는 날에도 가장 잘 어울리며 흐린 날에도 잘 어울리고 맑은 날에도 잘 어울리고 봄에도 겨울에도 계절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린다.

맑은 날 눈을 하얗게 덮어 쓴 솔을 생각해 보라. 비가 막 지나간 뒤 솔의 푸르름을 생각해 보라. 고요한 달밤에 외따로 달빛을 받고 있는 소나무를 상상하여 보라. 소나무에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결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며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 소나무에는 서기(瑞氣)가 서려 있다. 우리 겨레의 정신을 지켜 온 것은 솔의 상서롭고 이로운 기운〔吉氣〕, 감로정(甘露精) 이슬 머금은 맑은 기운이었다. 이 땅에 솔이 다시 살아나는 날 민족의 기운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솔은 내 영혼의 나무요 내 마음의 고향이다. 집 앞에 큰 솔이 있어 내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지금 내게 소망이 하나 있다면 지금은 폐허가 되어 버린 고향집, 한 그루 늙은 소나무 아래로 돌아가 거기서 살고 싶다.

오로지 뜰 앞에 있던 솔을 보고 싶은 마음에 고향으로 가는 버스에 무작정 올라타기 몇 번이었던가. 내 소망은 오직 하나 늙은 소나무와 그 아래 맑은 샘.

 

   섬돌 앞에 비스듬히 누워 덮고 있는 외로운 소나무

   가지와 줄기는 여러 해 묵어 늘어져 용이 되었네

 

   내 이제 붓을 들어

   솔바람을 노래하니

   붓 아래서 솔바람 소리가

   생겨나는 듯 솔바람이 달을 흔들고

   강을 물결치게 하니

   거울을 대하듯 맑은 경치

   세상의 일을 잊게 하네

   넓은 하늘에 저리 조용하고

   만고에 푸르러니

   소리와 빛은 어디에서 와서

   그림자를 가득 채우나

   지금 그림자 속의 그림자를 그리니

   바깥의 경관이 내 마음에 들어

   내 마음을 흔드네.

 

모든 약과 식품 중에서 으뜸



솔은 전체가 만병의 영약(靈藥)이다. 솔잎, 소나무 속껍질, 솔방울, 솔씨, 송진은 말할 것도 없고 솔뿌리, 솔꽃, 솔마디〔松節〕, 뿌리에 생기는 복령, 솔 아래 나는 송이버섯, 솔가지에 실처럼 늘어져 기생하는 송라(松蘿), 심지어는 소나무를 태워 만든 숯까지 모두 중요한 약재로 쓴다.

솔은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약재이다. 솔은 예로부터 불로장생(不老長生)하고 신선이 되는 선약(仙藥)으로 여겼다. 옛 기록에는 솔잎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머리가 희어진 노인이 다시 검은 머리로 되어 홍안(紅顔)의 젊음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적송자(赤松子)나 송수선인(松壽仙人) 같은 사람들이 솔을 먹고 선인(仙人)이 되었다는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중국사람들이 의약의 신으로 떠받드는 염제 신농씨(神農氏)가 지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徑)>에는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1백20가지 상약(上藥) 중에서 솔을 제일 첫머리에 놓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솔의 약성에 대한 기록을 종합하여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솔잎의 성미(性味)는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시다. 심경, 비경에 주로 들어간다. 풍습(風濕)을 없애고 몸 안의 벌레를 죽이며 가려움을 멎게 하고 머리털을 나게 한다. 오장(五臟)을 고르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한다.

소나무 속껍질은 성미는 따스하고 맛은 달다. 피를 멈추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살이 썩지 않게 한다. 오래된 설사, 이질에 잘 듣는다.

솔마디〔松節〕는 소나무 가지나 줄기에 송진이 침착된 것으로 어린 가지를 잘라 쪼개서 물에 담갔다가 쓰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폐,위경에 들어간다. 풍습을 없애고 경련을 멈추며 경락을 고르게 한다. 뼈마디가 아플 때, 각기, 타박상, 관절염 등에 달이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송진은 소나무의 진을 말린 것이다. 소나무에서 흘러내리는 것을 모아 잡티를 없애고 물에 끓인 다음 천으로 걸러 찬물에 넣어 식혀서 쓴다.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따뜻하다. 폐경, 위경에 들어간다. 새살이 나게 하고 아픔을 멎게 하며 벌레를 죽이고 고름을 빨아낸다. 종기, 불에 데인 데, 습진, 악창, 옴, 머리 헌 데 등에 바른다.

솔방울은 성미가 달고 따스하며 독이 없다. 변비와 풍비를 낮게 한다. 골절풍과 어지럼증을 고치며 죽은 살을 없앤다.

복령은 구멍버섯과에 딸린 복령균의 균핵을 말린 것이다. 소나무를 벤 곳에 있는데 죽은 소나무 둘레를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낸다. 겉껍질을 벗겨내고 잘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 서 쓴다. 속의 빛깔이 흰 것을 백복령 붉은 것을 적복령이라 하고 솔뿌리를 싸고 있는 것을 복신이라 한다. 맛은 달고 심심하며 성질은 평하다. 폐경?비경?신경?방광경에 들어간다.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비를 보하며 담을 삭이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비허로 인하여 붓는 데, 복수, 구토, 설사, 건망증, 소화기 질병에 쓴다.

송이버섯은 송이버섯과에 딸린 버섯으로 소나무 아래 난다. 여름이나 가을에 따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요즈음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암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솔꽃가루〔松花〕는 몸에 수꽃 이삭을 따서 꽃가루를 털어 체로 쳐서 쓴다. 풍과 염증을 없애고 피를 멈추게 한다. 허약체질, 감기, 두통, 종기 등에 쓴다. 가루를 그냥 먹거나 술에 담가 먹으며 상처에는 그대로 바른다."

 

재래종 솔뿌리는 산후풍, 신경통, 관절염에 신기한 효험


솔의 신비한 약효는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황토에서 자라 10년쯤 된 어린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는 부인의 산후풍과 신경통 관절염 등을 고치는 신약(神藥)이다. 민간의학자로 이름을 떨친 인산 김일훈 선생은 솔뿌리의 약효에 대해 그가 지은 책인 <신약(神藥)>과 <신약본초(神藥本草)>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나라 토종 솔뿌리는 근골(筋骨)을 튼튼하게 하고 어혈(瘀血)을 다스리며 거악생신(去惡生新)하고 청혈윤신(淸血潤身)하니 이러한 약리 작용은 이 나라 땅의 감로정(甘露精) 에서 기인한다. 솔뿌리는 중풍, 산후풍, 결핵관절염, 신경통, 요통, 골수염, 골수암의 치료에 좋은 효능을 보이는 묘약이다.

  소나무는 감로정의 힘과 황토지령(黃土之靈)의 힘과 태양광선에서 통하는 우주정(宇宙精)의 힘을 흡수하여 장수하는 영목으로 나무 중의 왕이다."<신약(神藥)>

"신경통 관절염, 그리고 모든 산후병 이런데 신통한 약은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라. 그러면 그놈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 동쪽으로 뻗은 뿌리를 써라,… 왜 그러냐? 황토에는 습기가 많아요. 비가와도 얼른 가시지를 않고, 또 습해지면 얼른 마르지를 않고, 이런데.

이거이 저녁 이슬을 많이 받아요. 이슬을 많이 받아서 새로 1시 후에 땅속에 있는 감로수(甘露水) 기운이 솟아오르면 모든 지상에 있는 공해 물은 싹 제거돼 버려요. 그게 모든 공해를 제거하는 왕자가 감로정(甘露精)인데…

아침에 태양이 돋으면 그 맑아진 공기 중에는 감로정이 들어 있어 태양 광이 들어오면서 감로정을 동쪽에 비추기 때문에 동쪽 솔잎 속으로 스며들어… 그러면 이슬은 떨어지는 놈은 황토에 있구 안 떨어지는 놈은 동쪽 뿌리로 좇아 내려가게 돼 있다. 그럼 그 뿌리는 황토에 떨어진 이슬이나 또 비가 와두 동쪽으로 해가 뜰 때에 햇살이 먼저 비추니까 거기에 수정 기운을 받아 가지구 합성되는 뿌리 속에는 상당히 신비한 약이 있는 데 그게 뭐이냐? 신경통 관절염 산후풍 고치는 데 가장 신비한 약물이야…" <신약본초(神藥本草)>

 

황토에서 생장하는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는 솔잎에 맺히는 밤이슬의 감로정으로 인해 영약이 된다. 아침에 해가 뜰 때에 감로정이 함유된 이슬을 동쪽뿌리가 흡수하므로 만병의 약이 되는 것이다.

솔뿌리는 황토에서 10~15년쯤 자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이 제일 효과가 좋다. 오래 묵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은 송진이 많고 독이 있으므로 약으로 쓰지 않는다. 깊은 산 속 길옆에서 자라 뿌리가 땅 밖으로 들어 나서 사람이 많이 밟고 다녀서 껍질이 매끈매끈하게 닳은 것도 약으로 쓰면 좋다.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그냥 달여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설사가 날 수도 있으므로 솔뿌리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먹거나 다른 약재와 함께 약 달일 때 넣는다.

 

고혈압과 간경화 다스리는‘솔잎땀' 요법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치료법 중에 솔잎을 이용하여 땀을 흠뻑 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솔잎땀'이라 하여 고혈압, 간암, 간경화, 골수암, 어린이뇌염, 간질, 산후풍, 늑막염, 신경통, 저혈압 등을 치료하는데 신통한 효과가 있다.

황토온돌방 바닥에 깊은 산에서 따온 솔잎 두 가마니쯤을 3~5센티미터쯤의 두께로 고루 깔고 방바닥이 뜨겁도록 불을 땐 다음 솔잎 위에 홑이불을 펴고 얇은 속옷만 입고 그 위에 누워 이불을 덮고, 머리에도 수건을 쓴 다음 흠뻑 땀을 내는 것이다.

솔잎땀 요법이 신비로운 효과가 있는 이유는 사람의 몸 속 깊은 곳에 갖가지 염증과 병균이 자리잡고 있다가 솔잎땀을 낼 때 송진 기운에 밀려 땀과 같이 증발하여 땀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송진의 기운이 땀구멍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모든 기생충을 죽이며 썩은 살을 제거하고 새살이 살아 나오게 한다. 솔잎땀 요법은 몸 속에 쌓인 온갖 독소를 빼내는데 매우 좋은 방법이다.

솔잎땀을 낼 때 토종 웅담 0.4그램을 술에 타서 마시고 내면 효과가 더욱 크며 땀을 식힐 때 갑자기 식히거나 찬바람을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땀을 식히면 바깥의 한기(寒氣)가 몸 안으로 들어가 도리어 해로울 수가 있다. 또 솔잎땀을 내는 도중이나 내고 나서 목이 마르다고 하여 찬물을 벌컥벌컥 마셔서는 안 된다. 요즘에는 웅담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토종꿀 한 숟갈을 먹고 난 다음 땀을 내면 같은 효과가 있다.

솔잎은 개소리나 닭소리 등이 들리지 않는 깊은 산 속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딴 것이라야 하고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말 것이 아니라 수시로 자주 내야 한다. 솔잎은 경상북도 춘양 지방에서 자라는 것이 맛과 향기 약효가 가장 좋다.

환자가 아닌 사람도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나면 몸 안에 쌓여 있던 온갖 독소가 깨끗하게 빠져 나와 몸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진다. 방이나 마루에 솔잎을 늘 깔아놓고 생활하거나 이불에 솜 대신 솔잎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로부터 마른 솔잎에서 섬유질을 뽑아 만든 이불은 세상에서 제일 귀한 물건 가운데 하나였다. 솔잎땀 요법은 지금도 산간지방에서 더러 쓰고 있다.

 

솔의 정기가 모인 선약 ‘불로괴(不老傀)’


송진을 이용해서 만드는 약 가운데 신비로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불로괴라는 것이 있다. 불로괴는 신선이 되게 한다는 약 가운데 하나로 수 백년 묵은 노송에서 나오는 송진을 이용해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백년 넘게 자란 재래종 소나무의 뿌리 밑을 파고 들어가서 원뿌리의 중간 부분을 자른다. 그 다음에 세 말 이상 들어가는 오지 항아리에 참기름을 큰 소나무면 다섯 근(斤), 보통 소나무면 세 근쯤 넣는다. 그리고 항아리의 바닥에 소나무의 잘린 원뿌리가 닿도록 하고 비나 바깥공기가 스며들어가지 않도록 항아리 입구를 잘 밀봉한 다음 흙을 본래대로 덮어둔다. 그런 다음에 6개월에서 5년 뒤에 꺼내어 보면 항아리에 송진 비슷한 것이 고여 있는데 이것을 약으로 쓴다. 대개 음력 3월에 묻어 9~10월에 파내며 오래 된 것일수록 약효가 좋다. 이것은 소나무가 참기름을 다 빨아들였다가 다시 뱉어낸 것으로 소나무 한 그루 전부의 정기(精氣)가 농축된 것이다. 검은 빛깔이 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고 그 다음에는 황백색 나는 것이 좋다. 소나무 한 그루에서 나온 것을 좋은 술과 섞어서 1년 동안 복용한다. 불로괴를 만들고 나면 그 소나무는 말라죽거나 기력이 몹시 쇠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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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운림이 1992년에 쓴 글입니다. 다사다난한 이 때에 소나무에 대한 글을 싣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여기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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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야, 엉겅퀴야 | 약초 연구 2005/05/15 18:33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47588

1.개요

 

엉겅퀴는 간질환과 산후부종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민간약이다. 지금은 그 가치를 아는 사람이 드물지만 예전부터 민간에서 황달에 걸려 얼굴이 누렇게 뜬 사람이 생기면, 동네 노인이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하여 삶은 물을 먹여 고쳐 주곤 하였다. 또한 간경화증으로 복수가 차오르거나, 산후부종으로 얼굴과 팔다리가 붓는 사람도 엉겅퀴 삶은 물을 먹고 복수와 부기가 낫곤 하였다. 글쓴이도 어릴 때 집안의 부종환자 치료를 위해 할머니를 따라 산에 나가 엉겅퀴를 채취한 기억이 난다. 그때 엉겅퀴를 달여 먹은 환자가 며칠 지나지 않아 말끔히 병고를 털고 일어나 걱정했던 주위 사람들을 안도케 한 적이 있다.
이런 엉겅퀴를 이용한 민간요법은 서양에서도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독일의 자연치료사인 라데마커라는 사람은 경험적으로 입증된 엉겅퀴의 효능에 주목하여 "엉겅퀴가 간과 담낭의 질환 및 황달 등에 뛰어난 약효가 있다" 발표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엉겅퀴는 전 세계적으로 간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는 약초로서 더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최근 독일의 성인병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한 회사는 엉겅퀴에서 추출한 물질로 간경화 치료제를 개발하였는데, 그 효능이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 회사는 세계 각국의 엉겅퀴를 분석 비교한 결과, 한국산 엉겅퀴의 효능이 가장 뛰어나 한국에 대량 수출 의사를 타진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로서도 엉겅퀴의 효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고,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약초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원료 수출국으로만 만족한 채, 독일이 우리의 엉겅퀴를 가지고 전 세계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라 하겠다. 서양의학의 잣대로만 의학적 가치를 판단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의료영역이 아니라면 무조건 없애려 하는 우리의 의료풍토가 낳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간질환 치료에 효능을 보이는 엉겅퀴의 성분은 씨에서 축출된 실리마린(silymarin)이다. 이 성분은 간세포의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간세포를 독성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탁월한데, 지금까지 세계의 제약회사들이 간을 보호하는 많은 약을 만들어 냈지만 실리마린의 효과에 비견할 만한 것은 만들어내지 못했었다.
그렇다고 엉겅퀴의 씨만 간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적으로 이미 엉겅퀴는 잎·줄기·뿌리에도 간질환 치료에 약성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따라서 암을 비롯한 간질환 환자나, 화학약을 많이 복용한 사람이나, 과음을 하는 사람이나, 화학독성물질에 노출되어 일하는 사람이라면 엉겅퀴의 전초(全草)를 규칙적으로 복용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엉겅퀴는 독성이 없으므로 오래 먹어도 무방하다.

 

 

2.약리적 작용

 

엉겅퀴의 맛이 쓰고 성질은 서늘하다. 대개 간장경과 심장경에 작용한다. 체내에서의 작용은 양혈지혈(凉血止血)과 어혈소종(瘀血消腫)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본초강목>은 "큰엉겅퀴는 어혈을 흩어 버리고, 작은엉겅퀴는 혈통(血痛)을 다스린다"라고 하였다. 또 <동의학사전>엔 "열을 내리고 출혈을 멈추며 어혈을 삭이고 부스럼을 낫게 한다. 약리실험 결과 혈액응고촉진작용, 혈압강하작용, 해열작용 등이 밝혀졌다"라고 소개하였다.
결국 엉겅퀴의 찬 성미가 간장과 심장에 들어가 청열효능을 발휘하여 간열을 내려 간질환을 치료하는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이용법 및 약효


엉겅퀴의 약재 이용법은 먼저 여름철에서 가을철 사이에 전초를 채취한다. 엉겅퀴의 생것을 그대로 써도 되고,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써도 된다. 간질환과 산후부종에는 하루에 생뿌리30~60그램이나, 말린 뿌리 6~12그램을 달여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 치료효과를 더욱 높이려면 간질환의 경우, 엉겅퀴에다 결명자 구기자 질경이 민들레 쇠비름 인진쑥 수양버들의 새순 옥수수수염 참빗살나무 유근피 산머루덩굴 노나무 다슬기 천황련 집오리 등의 민간약을 같은 양으로 함께 넣어 달여 먹는다. 또 산후부종의 경우에는 엉겅퀴와 함께 늙은 호박 대추 계피 당귀 천궁 작약 민들레 쇠비름 쇠무릎 은행나무의 새순 수양버들의 새순 옥수수수염 택사 목통 참빗살나무 유근피를 역시 같은 양으로 넣어 달여 먹는다.
간질환과 산후부종을 치료하는 효과 외에도 엉겅퀴는 유방암 외상 종창 피부염 신경통 각혈 구토 대하증 출혈 위염 소변장애 정력부족 각기 치질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민간약이다. 유방암은 생잎이나 생뿌리를 찧어 달걀 흰자위에 개어 환부에 붙인다.
외상 종창 피부염에는 생뿌리를 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으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생잎을 찧어 붙여도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보방(産寶方)>은 "부인의 하혈에 엉겅퀴 뿌리를 즙으로 짜서 마시면 즉효하다"라고도 하였다.
또 관절염 신경통 견비통 등에는 소주 1.8리터에 엉겅퀴 생뿌리 3백 그램이나 말린 뿌리 50그램을 담가 5개월 이상 숙성시켜 복용하면 유용하다. 각혈 구토 대하증 출혈 위염 소변장애 정력부족 각기 등에는 엉겅퀴 마른 뿌리를 기준으로 매일 10~20그램씩 달여 먹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척추카리에스에는 잎과 뿌리의 생즙에 밀가루를 반죽하여 환부에 붙이고, 치질에는 잎과 뿌리를 삶아 그 물로 환부를 세척하면 효과가 있다.

 

 

4.식용법


엉겅퀴는 잎과 줄기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회분 무기질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 높은 식품이기도 하다. 봄 여름에 돋아나는 비교적 가시가 연한 어린 잎은 살짝 데쳐서 약간 쓴 맛을 우려낸 뒤 나물로 무쳐 먹고, 가을에 나온 잎이나 뿌리는 된장국과 찌개를 해서 먹으면 좋다.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어린 순보다는 크게 자란 줄기를 조림이나 저림 등으로 만들어 먹고 있다.
또 엉겅퀴의 씨를 차로 끓여 마셔도 좋은데, 이용법은 맥주잔으로 한 잔 정도의 끓는 물에 잘게 부순 엉겅퀴 씨를 한 찻숟갈 넣는다. 그리고 10-15분 간 뚜껑을 덮고 우려낸 뒤 식사 30분 전과 잠자기 30분 전에 뜨거운 상태에서 마신다. 페퍼민트 차를 혼합하면 맛뿐만 아니라, 약효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5.생태적 특성


엉겅퀴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 자생한다. 6월에서 8월 사이에 자주색 또는 적색의 둥근 모양의 꽃을 피우고, 10월에 열매가 익는다. 꽃의 크기는 4-.5센티미터이고 줄기의 끝에서 핀다. 씨의 길이는 7mm 정도이고 흰색의 깃털이 나있다. 잎 전체는 길쭉한데 잎줄기를 중심으로 작은 잎이 새 날개 모양으로 6~7쌍 갈라진다. 잎의 양면에는 흰색 털이 무수히 있고, 가장자리에 거친 톱니와 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다. 줄기는 곧고 골이 나 있으며, 원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므로 어지간한 가뭄에도 끄떡 없다. 이런 모습이 엉겅퀴를 억세고 강인하게 보이게 한다. 다 자라면 키가 50~100센티미터에 이른다.
엉겅퀴의 종류는 큰엉겅퀴 지느러미엉겅퀴 초엉겅퀴 가시엉겅퀴 흰가시엉겅퀴 바늘엉겅퀴 등 전세계적으로 2만종이 있다. 그 중 인가 근처에 자생하는 큰엉겅퀴와 지느러미엉겅퀴가 효능이 뛰어나 민간약재로 주로 쓰인다. 지방에 따라서는 엉겅퀴를 대계 호계 자계 산수방 항강구 항가새 가시나물 마자초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겅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수건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는이 님의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두고 어딜갔소 쑥국소리 목이메네

 

 

 

 

쑥에 대한 小考 | 약초 연구 2005/05/15 17:15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44890

 

 

    

 

 

벌써 봄인가. 응달진 골짜기에 눈이 채 녹지 않았는데 바람은 이미 봄내음을 머금었고 사흘을 이어 내리는 봄비에 얼어 있던 산과 들이 생기로 깨어난다.
햇병아리 솜털처럼 포근한 햇살은 언덕 가득 아지랑이를 아롱아롱 피워 올리고 양지쪽에서는 뽀오얀 솜털을 단 새싹들이 성깃성깃 돋아난다. 달래, 냉이, 쑥, 꽃다지, 광대나물, 미나리...
아무도 갈지 않는 땅에 누구의 도움도 없이 해마다 같은 자리에 돋아나는 이 새싹들처럼 사람을 경이롭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꽁꽁 얼어붙은 땅을 뚫고 올라오는 그 억센 생명력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봄을 알리는 새싹과 나물 중에서 그 생명력이 가장 강하고 나물감으로도 으뜸으로 칠 만한 것은 쑥이다. 아무렇게나 쑥쑥 잘 자란다고 해서 쑥이란 이름이 붙었다지만 쑥의 생명력은 놀랍도록 강하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져서 모든 식물이 죽었을 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식물이 쑥이다.
 
생명력 강한 식물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에 봄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나물로 흔히 냉이와 달래를 들지만 가장 으뜸으로 치는 것도 역시 쑥이다. 농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은 대바구니에 대칼 을 들고 논다랑이나 밭다랑이를 돌며 쑥을 캐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20년쯤 전만 해도 아녀자들이 아지랑이 피는 들판에 옹기종기 앉아서 쑥·달래·냉이 등 봄나물을 캐는 정경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쑥은 국화과에 드는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60센티미터에서 I미터쯤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잎은 어긋나며 길쭉한 달걀꼴에 한두 번 깃털 모양으로 중간 정도까지 갈라진다. 갈라진 잎조각은 타원꼴로서 겉은 녹색이고 뒷면엔 횐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 전체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며 맛은 씁쓰레하다.
7월에서 10월 사이에 줄기 끝이나 잎 사이에서 꽃대가 나와 연한 분홍빛의 작은 꽃이 여남은 송이쯤 이삭 모양으로 모여서 핀다.
우리 나라 중국·일본·몽고·대만 등 아시아 각 나라의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데 길옆이나 논밭 둑, 마을부근 등 사람하고 가까운 곳에서 많이 난다.
폐허가 된 집터에 가보면 여러 해가 지나도록 쑥만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사람한테서 나오는 어떤 물질이 쑥을 잘 자라게 하는 되는 것 같다. 황폐해진 마을이나 집터를 일러 '쑥대밭'이 되었다고 하지 않는가. 쑥은 사람과 친화력이 매우 깊은 식물이다.
 
수천 년 전부터 약으로 썼다
쑥은 한자로 애(艾), 번(繁), 호(蒿), 봉(蓬), 래(萊) 또는 애초(艾草), 백호(白蒿), 봉애(蓬艾), 봉호(蓬蒿) 등으로 쓴다. 우리 겨레는 역사의 시초부터 쑥을 음식과 약으로 널리 써 왔다. 시조 단군의 출생에 관한 신화에서부터 쑥이 나온다.
"환웅(桓雄)은 하늘로부터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神壇樹) 아래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었다. 이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환웅에게 와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
환웅은 신령한 쑥 한 뭉치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 '이것을 먹으며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범은 이를 잘 지키지 못했으나 곰은 삼칠일(21일) 을 지켜 여자가 되었고 환웅은 이 여인과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곧 단군 왕검(王儉)이다." <단군고기> <삼국유사>
우리 겨레는 일찍부터 과학과 의학에서 빛나는 업적을 많이 남겼는데 그 중에 특기할 만한 것은 '돌침'과 '뜸'이다. 위의 <삼국유사>와 <단군고기>의 기록에는 환웅이 마늘 스무 개와 쑥 한 뭉치를 곰과 호랑이에게 주어 사람이 되게 하였다는데 그 쑥과 마늘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쑥 1심지〔一炷〕라고 쓴 것을 보면 지금 우리가 뜸을 뜰 때 쑥을 비벼 만든 불기둥을 쑥심지〔艾炷〕라고 부르는 만큼 환웅이 이미 쑥을 뜸재료로 이용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
이같은 추측은 "오환인은 병이 있음에 오직 쑥뜸을 알 뿐"이라는 <삼국지·위지, 원기 용이전>의  기록과 "동쪽지역은... 바람은 차고 땅은 얼어 있어... 5장 6부가 차가워져서 병에 걸리기 쉬운데 이런 병에는 뜸이나 지지고 볶는 요법이 적합하므로 이와 같은 치료법은 북방에서 발달하여 전해진 것이다" 라는 <황제내경·소문편>의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쑥을 뜸으로 뜰 때 백혈구의 수가 평상시보다 2∼3배로 늘어나며, 면역력이 늘어난다. 쑥뜸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치료법으로 중국 고전 <맹자>에 "7년 앓은 병에 3년 묵은 쑥을 구한다"는 말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갓난아기의 등에 뜸을 뜨는 풍습이 있다.
우리 나라에도 먼길을 떠나기 전에 무릎 아래인 족삼리(足三里)혈에 뜸을 뜨는 풍속이 있다. 쑥뜸은 고대에 널리 그리고 흔히 사용하던 질병 치료법의 하나였다.
 
비타민 A 가장 많아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에서 "발해의 삼신산에는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약과 신선이 많다"고 기록하였는데 여기서 '삼신산'은 백두산을 가리키고 '오래 사는 약'은 쑥을 일컫는 것이라고 한다.
쑥은 비타민과 미네랄, 그 밖에 갖가지 영양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식품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요즈음 거의 모든 식품은 물론 한약재까지도 공해독으로 오염되어 있는 데 견주어 볼 때 쑥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는 산야에 자생하는 것인 만큼 그 가치가 뛰어난 자연식품이라 할 수 있겠다.
농촌진흥청과 일본과학기술청에서 만든 쑥의 성분은 다음과 같다.
쑥 1백 그램에 수분 81.4그램, 회분 2.0그램, 단백질 7.7그램, 철 10.9밀리그램, 섬유 3.7밀리그램, 비타민 B2 0.23밀리그램, 인 70밀리그램, 당질 4.0그램. 비타민 B 0.12밀리그램, 칼슘 140밀리그램, 비타민 C 22밀리그램, 비타민 A 7천 9백 40아이유(IU), 지질 0.8그램, 니아신 1.5밀리그램.
이 성분 분석을 보면 쑥에는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비타민 A가 많은데 비타민 A는 눈을 밝게 하고 피부를 튼튼하게 하며 병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해주는 면역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한 쑥에는 비타민 C도 많이 들어 있으므로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은 역할을 한다.
쑥에는 독특한 향기가 있는데 이 향기는 치네올이라는 정유(精油) 성분이다. 대개 사람 몸에 이로운 식물은 특유의 냄새가 있는 편이다. 마늘·깨·생강·인삼 등이 모두 강한 향기가 있다. 이 독특한 냄새 성분이 몸에 유익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쑥 향기가 살균·살충력이 가장 강하다.
 
만성간염, 간경화증에 효험
여름밤에 쑥으로 모깃불을 놓으면 쑥 타는 냄새에 모기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며 꿀을 뜨려고 벌떼를 쫓을 때도 쑥불을 지피면 벌들이 힘을 전혀 쓰지 못한다. 쑥 냄새는 파리 모기 등을 죽일 뿐만 아니라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쑥과 삽주뿌리를 함께 태워서 연기를 쐬면 실내의 공기 소독에 대단한 효과가 있다. 쑥향기는 황색 포도상구균·용혈성 연쇄상구균·대장균·디프테리아균을 죽이거나 발육을 억제한다.
우리 선조들은 쑥냄새를 좋아하여 신선하고 청순한 아가씨를 일러 쑥향 나는 낭자라고 했으며 오월 단옷날에 캔 쑥으로 기름불의 심지를 만들어 불을 밝히면 눈이 밝아지고 피부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어렸을 적에 소먹이 꼴을 베다가 낫에 손을 베었을 때 쑥을 한 옹큼 비벼 베인 곳에 문지르면 금방 피가 멎었으며 또 갑자기 코피가 날 때 쑥잎을 뜯어 코에 넣고 있으면 코피가 금새 멈추곤 했다. 이는 쑥이 혈관을 수축시키면서 지혈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쑥은 부인병, 토혈, 하혈, 코피 나는 데, 토사, 비위가 약한 데, 감기, 열, 오한 등에 그 약효가 매우 크다. <동의보감>에는 "쑥은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린다. 특히 부인병에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만성간염에 쑥으로 주사약을 만들어 1∼2개월 동안 주사했더니 간염·간경화증에 92퍼센트의 치료효과를 냈다고 한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쑥은 속을 덥게 하여 냉을 쫓으며 습을 덜어준다. 기혈을 다스리고 자궁을 따뜻하게 하며 모든 출혈을 멎게 한다. 배를 따뜻하게 하고 경락을 고르게 하며 태아를 편하게 한다. 또 복통·냉리·곽란으로 사지가 틀리는 것을 다스린다"고 적혔다.
쑥의 약효성분은 치네올·콜린·유칼리프톨·아데닌·모노기닌·아르테미신 등으로 밝혀져 있는데 강한 정혈(淨血), 해독, 활혈, 강장, 강정, 소염, 진통, 면역, 이뇨, 지혈, 식욕증진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근래에는 쑥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쑥에는 가짓수가 꽤 많아서 30가지쯤으로 나눈다. 흔한 것으로는 참쑥, 물쑥, 산쑥, 제비쑥 등으로 생김새가 거의 비슷비슷하다. 그밖에 간염치료에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인진쑥, 위장병에 좋다는 개똥쑥, 풀이라기보다는 나무에 가까운 더위지기 등도 넓게 보아서 쑥무리에 든다.
쑥 중에서 나물이나 떡을 해 먹는데 주로 쓰는 쑥은 참쑥, 물쑥, 쑥 등이고 뜸을 뜨거나 약으로 먹을 때에는 강화도와 인천 앞바다에 있는 자월도에서 나는 싸주아리쑥이 가장 좋다.
싸주아리쑥은 다른 쑥에 비해 키가 작고 잎에 윤기가 나며 잎끝이 둥글고 쑥대가 가늘며 횐 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쑥 특유의 냄새가 좀 부드럽다. 싸주아리쑥 중에서도 서해안의 바닷바람을 많이 맞고 자란 쑥이 그 약성이 우수하다.
쑥을 질병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모아 보았다.
 
페결핵
폐결핵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며 미열이 계속 나고 때때로 가래에 피가 섞여 나을 때 쓴다. 닭을 잡아서 내장은 버리고 그 속에 쑥을 넣고 불을 붙여 방안을 연기로 채운 다음, 그 방안에 들어가 5분쯤 연기를 들이마신다. 하루에 두 번씩 반복한다. 
 
만성위염
5월 단오를 전후해서 채취한 쑥을 그늘에 말린 것 30킬로그램에 물을 적당히 넣고 오래 달여서 찌꺼기는 짜 버리고 다시 그 물을 엿처럼 달여서 거기에 삽주뿌리 30킬로그램, 고삼 뿌리 30킬로그램을 보드랍게 가루 내서 쑥엿에 넣어 콩알 크기로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한번에 여섯 알씩 하루에 세 번 밥먹은 후에 먹는다.
만성 위염이 오래되어 간장염과 겹쳤을 때에는 사철쑥과 삽주뿌리를 같은 양으로 하여 여기에 물을 적당히 넣고 달여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다시 천천히 달여 엿처럼 만들고 거기에 복령가루를 넣어 콩알크기로 알약을 빚어 한 번에 다섯 알씩 하루에 서너 번 밥먹기 전에 먹으면 효과가 매우 크다.
 
요통
여성들이 아랫배가 차서 허리가 아플 때에 쓴다. 쑥을 오래 달여 엿처럼 만든 다음 승검초(당귀)뿌리 가루를 적당히 섞어서 콩알크기로 알약을 만들어 먹는다. 하루 세 번, 밥먹기 30분전에 10∼20알씩 더운 물에 먹는다.
  
산후에 팔다리를 못 쓸 때
산후에 갑자기 팔다리를 못 쓸 때에는 쑥잎과 뽕잎을 섞어서 더운 방바닥에 깔고 땀을 푹 낸다. 매일 한 시간 정도씩 1주일간 하면 좋다.
 
생리불순
쑥을 4월초와 6월초에 뜯어서 햇볕에 말려 두고 쓰는데 5윌 단옷날 해뜨기 전에 뜯은 것이 가장 좋다.
말린 쑥 30그램에 물 2백 밀리리터를 넣고 달여서 절반이 되면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거기에 계란 흰자위 한 개를 풀어 넣고 잘 섞은 다음 밥먹기 전에 마신다. 하루에 세 번 먹는 다.
  
부인냉병
손발이 차가워지면서 아랫배가 차고, 생리 때 매우 아프고 평시에 대하가 많을 때 쓴다. 5월 단오 전후에 쑥잎을 따서 천에 고루 펴고 그 위에 얇은 돌을 불에 달구어 놓고 잘 싸서, 매일 한 번씩 한 달간 아랫배에 찜질하면 낫는다. 그밖에 하혈을 할 때는 햇볕에 말린 쑥을 가루 내어 한번에 20그램씩 미음이나 죽에 섞어서 수시로 먹는다.
 
하혈
마른 쑥 40그램과 파 흰 밑동 두 개에 물을 두 그릇쯤 넣고 달여서 한 그릇이 되면 찌꺼기는 짜버리고 두 번에 나누어 그 물을 하루에 다 마신다.
  
불임증
삼지구엽초(음양곽)와 쑥을 같은 양씩 섞어서 오래 달여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물엿처럼 될 때까지 계속 달인다. 이것을 한 번에 반 숟가락씩 하루에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20∼30일 이상 계속 먹는다.

 

 


 


 
 
 쑥에 대한 小考
 
 
쑥에 담긴 비밀

쑥은 내 평생의 화두이다. 쑥에 담겨진 비밀을 온전히 깨닫는 자는 화타 편작을 무색케 하는 신의(神醫)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쑥을 중국에서는 쑥 애(艾)자로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쑥 봉(蓬), 또는 쑥 봉(蓬) 자에 명아주 래(萊)자를 합쳐서 봉래(蓬萊)라고 쓴다. 쑥은 세계의 모든 나라에 나라와 지역마다 그 종류와 성질이 각기 다르다. 유럽이나 러시아에 자라는 웜우드라고 하는 쑥은 독성이 강하여 쓸 수가 없고 프랑스 독일 등지에 자라는 압생트술의 원료로 쓰는 쑥은 간질발작이나 환각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프랑스의 시인 알프레드 뮈세, 화가인 로트렉, 빈센트 반 고흐 같은 사람들이 모두 압생트주 중독으로 인한 간질발작으로 목숨을 잃거나 자살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 자라는 쑥도 우리나라의 쑥과는 조금 다르다. 다른 나라에 자라는 쑥들은 모두 독성이 있어서 음식으로도 쓸 수 없고 약으로도 쓰지 않지만 다만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쑥만이 독성이 약하거나 없고 신통한 약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에는 오래 전부터 봉래(蓬萊)는 삼신산(三神山)에 자라는 이것이 바로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不老草)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전해온다. 봉래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쑥을 가리키고 삼신산은 우리나라의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 말은 불로초는 바로 우리나라 땅에서 자라는 쑥이라는 뜻이다.
봉래(蓬萊) 신선장(神仙杖)이니 봉래(蓬萊) 벽사장(劈邪杖)이라는 옛말도 있는데 이는 다 쑥이 사람을 무병장수하게 하고 온갖 나쁜 것들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쑥의 약성
쑥의 약성을 간결하게 말하노라.

쑥의 여러 효능 중에 그 으뜸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다.

몇 해 전에 87세 된 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어 찾아왔다. 평소에 혈압이 높아 최고 혈압이 180이었다. 쑥잎을 차로 달여 조금씩 마시게 했더니 7일만에 혈전이 다 풀리고 회복되어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다. 혈압을 재어보니 220이 넘었다. 계속 쑥을 달여 먹게 하였으나 혈압이 낮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혈관이 몹시 튼튼해져서 다시는 중풍으로 쓰러지는 일 없이 99살까지 건강하게 살다 돌아가셨다. 쑥은 혈관을 매우 튼튼하게 하여 혈압이 높더라도 혈관이 터지지 않게 하여 중풍, 뇌출형, 뇌경색,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한다.
혈관의 상태는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눈이 붉게 충혈되고 핏발이 자주 서는 사람은 중풍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이다. 혈압이 높고 낮은 것하고는 큰 상관이 없다. 혈압이 높더라도 혈관이 튼튼하면 뇌출혈을 일으키지 않는다. 눈의 혈관은 뇌의 혈관과 같다. 눈이 붉게 충혈될 정도면 이미 수백 수천 개의 혈관이 터져 있는 상태인 것이다. 적어도 열 개 이상의 핏줄이 터져야 겨우 눈으로 불 수 있을 것이므로.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거나 눈이 흐리고 무거운 것도 눈썹 부위의 실핏줄이 가늘어지고 막혀서 어혈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이라고 해서 눈물이 제대로 안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 때문이다.
눈이 충혈되었을 때나 핏발이 섰을 때 쑥잎을 달여서 마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핏발이 사라진다. 쑥은 모세 혈관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지혈작용이 탁월하여 더 이상 출혈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준다.

쑥의 둘째 효능은 파혈작용이다. 파혈작용이란 죽은 피나 어혈을 분해해서 몸 밖으로 빼내는 작용이다. 간경화증 환자를 여럿 쑥으로 고친 있이 있다. 쑥이 간경화증에도 특효약이라 할 만한데 이는 쑥이 간에 쌓여 있는 어혈과 지방덩어리를 분해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고 망가진 간기능을 회복하여 주기 때문이다.

간은 벌집모양의 많은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간기능이 나빠지면 간의 아랫부분에서부터 기름이 끼기 시작하고 간이 울퉁불퉁하게 부어 올랐다가 나중에는 딲딱하게 굳는다. 쑥은 이 딱딱하게 굳은 어혈과 기름덩어리를 부수어 몸밖으로 빼낸다. 간경화증 환자가 쑥만 먹고도 나은 사례가 많이 있으나 쑥은 약간의 독이 있으므로 제대로 법제를 해서 써야 하고 또  아무 쑥이나 함부로 썼다간 오히려 간이 망가진다.
 

쑥의 세번째 효능은 청혈, 생혈작용이다. 쑥은 피를 만들어내고 혈액이 온 몸으로 순조롭게 흐르게 도와준다. 쑥은 간과 골수에서 혈액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혈의 흐름을 순조롭게 하여 빈혈을 치료하고 예방한다. 쑥을 먹으면 혈액이 매우 깨끗해지고 빈혈이 없어진다.

흔히 쑥을 뜸을 뜨는데 사용하지만 태워서 뜸을 뜨는 것보다는 먹는 것이 효과가 더 낫다. 뜸을 뜨는 데는 품질을 엄격하게 가리지 않아도 되지만 먹을 때에는 품질을 제대로 따져야 한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 1-2그램(최상품 쑥은 0.1-0.2그램이면 된다)을 뜨거운 물로 2-3분 우려내어 먹거나 3-4분 끓여서 차 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된다. 술로 인한 간경화증에는 소쓸개를 같이 쓰는 것이 좋고 화학물질이나 약물중독으로 인한 간경화증에는 땅속 1미터 이상의 깊이에서 파낸 품질 좋은 황토를 이용한 지장수를 같이 써야 한다. 염증 치료와 지혈효과가 효과가 뛰어난 삼칠근을 같이 쓸 수도 있으나 삼칠근은 피부가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등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좋은 쑥은 어떤 쑥인가
좋은 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쑥을 고르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바닷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것이어야 한다. 대궁이 가늘고 키가 30센티미터를 넘지 않으며 잎과 줄기에 흰 털이 나 있고 줄기가 희며 잎이 연한 누런 빛을 띤 것이어야 한다. 대궁이 하나씩 난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줄기가 여러 개씩 모여서 난 것이어야 하고 비료와 농약을 주지 않은 땅에서 자란 것이어야 하며 향기가 독하지 않고 부드럽고 순한 것이어야 한다.

쑥을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두면 화장실 냄새가 싹 없어진다. 그만큼 쑥은 나쁜 냄새나 공기중에 있는 이물질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하다. 농약을 치는 밭 주변에서 자란 쑥은 농약성분을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자랄 수밖에 없다. 적어도 1킬로미터 바깥에까지 농약을 치는 경작지가 없는 땅에서 자란 것이라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와 자월도 남양반도, 백령도에 자라는 싸주아리쑥이 약효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월도, 남양번도, 강화도에는 야생 싸주아리쑥이 거의 멸종되었고 백령도에는 약간 남아 있으나 거의 멸종 단계에 있다.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 야생으로 자란 싸주아리쑥은 정말 희귀하다.
쑥을 채취하는 시기도 중요하다. 음력 5월 단오 무렵에 채취해야 한다. 단오 이전의 쑥은 약성이 모자라고 단오가 지난 것은 독성이 있다. 단오 무렵에 채취해서 비와 이슬을 맞히지 않고 그늘에서 말리되 절대로 곰팡이가 피지 않게 말려야 한다. 작은 다발로 엮어서 처마 밑에 성글게 잎부분을 아래 쪽으로 가게 하여 걸어서 말리면 될 것이다.
완전히 바삭바삭하게 말리지 말고 수분이 약간 남아 있게 말려서 한지 같은 통풍이 잘 되는 종이로 싸 두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보관한다. 수분이 약간 남아 있어야 쑥이 미생물로 인해 천천히 발효된다. 칠년 묵은 병에 삼년 묵은 쑥을 구한다는 맹자의 기록대로 쑥은 3년 이상 묵은 것이라야 약으로 쓸 수 있다. 쑥은 오래 묵은 것일수록 효과가 좋고 독이 없다. 이렇게 잘 말려서 3년이 지난 쑥은 천금보다 더 가치가 있다. 흔한 쑥은 약재시장에서 1-2천원이면 구할 수 있지만 이렇게 제대로 된 쑥은 천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한반도에 서해안에 자라는 쑥은 인류를 병마에서 구할 수 있는 지고의 보물이다.

 

 

지고의 보물이 온 산천에 널려 있되 뉘가 알리. 뭇 더러운 발에 밟혀 사라지도다.

 

 

 

 

사진/단오날 백령도에서 찍은 야생 싸주아리쑥.

 

금은보다 귀한 약초 금은화 | 약초 연구 2005/05/15 16:33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43475

 

 

 

초여름 맑은 아침, 이슬을 차며 산길을 걷는다. 옷깃을 흠뻑 적시는 이슬은 밤새 하늘에서 내린 것일까, 땅에서 솟아난 것일까. 온 대지가 생명의 숨결과 풍요로 넘친다. 흙과 풀과 나무와 돌이 향기로운 숨을 쉰다. 부드럽고 연하기만 하던 봄풀이 어느 새 억세고 짙푸른 숲으로 변했구나. 어수룩하고 허전하게만 느껴지던 산길이 무릎을 넘는 풀로 가득하여 걸음을 옮기기가 두렵구나.
산당귀 내음새 따라 한 뼘씩 자란 질경이를 밟으며 오솔길을 오르면 제법 넓고 편편한 산기슭이다. 이 곳에 쥐똥나무와 아가위나무를 온통 휘감으며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인동덩굴의 작은 숲이 있다. 주변은 우거진 덩굴에 금은의 빛으로 타오르는 꽃들로 뒤덮여 천국에라도 온 기분인데 은은한 꽃향기까지 풍기니 더욱 황홀하다. 순결과 평화와 기쁨의 극치를 한껏 만끽하여 본다.
인동(忍冬)은 이름대로 모진 겨울을 얇은 이파리 몇 개로 견디어 내는 인고(忍苦)의 장한 뜻이 있는 식물이지만, 그 무성한 성질과 기품 있는 꽃이 어울리고 자랑할 만한 계절은 역시 여름이다. 인동꽃은 여름 꽃이다. 인동꽃이 핀 것을 보고 우리는 여름이 온 것을 안다. 여름의 시작과 함께 인동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인동은 그 꽃의 아름다움이 자랑할 만하다. 장미나 모란, 국화처럼 크고 화려하지 않은 대신 순결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이 있다. 인동꽃 앞에 서면 수줍어하면서도 조용히 웃음 지며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인동꽃은 고산식물의 꽃과 같은 청초함이 있다. 첫여름이 시작되는 6월 초순부터 7월까지 줄기에 바싹 붙어 있는 잎의 어귀에서 보송보송한 잔털로 덮인 연한 노랑 색의 굽은 방망이 모양의 꽃봉오리가 두 개씩 나란히 자라 나와 4센티미터쯤 되었을 때 활짝 벌어진다. 통꽃으로 긴 목의 중간쯤까지 꽃잎이 다섯 장으로 갈라지는데 그 중 넉 장은 한 쪽으로 모여 뒤로 살짝 젖혀지고 나머지 한 장은 좀더 깊게 갈라져 반대쪽으로 젖혀져 뒤로 약간 말린다. 다섯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은 꽃 가운데서 밖으로 길게 나온다. 인동꽃의 목이 길고 청수(淸水)한 자태가 학이 나는 모습을 닳았다 하여 노사등(鷺娑藤)이라는 어려운 옛 이름도 있다.


 
향기 짙은 금은의 꽃

 

인동꽃은 처음 필 때에는 흰색이다가 며칠 지나면 노랑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한 줄기에 흰꽃과 노랑꽃이 섞여 피는 것으로 보인다. 금은화(金銀花)란 이름은 금빛 은빛의 꽃이 사이좋게 섞여서 핀다고 하여 붙여 준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금은만이 어찌 보물이랴, 금은화는 귀한 보물들을 온 몸에 달고 있다.
꽃이 아름다운 만큼 좋은 향기를 가진 식물이 많지 않은데 견주어 인동꽃에는 꽃에 어울리는 좋은 향기가 있다. 은은하면서도 즐거운 환상에 젖어들게 하는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향기만이 전부가 아니라 인동꽃 속에는 향기보다 더 달콤한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래서 인동꽃 주위는 벌들의 날갯짓 소리로 늘 소란스럽다. 꽃을 따서 거꾸로 물고 쪽 빨아들이면 단물이 입안으로 쏙 들어오는데 양이 적어 감질나지만 시골아이들한테는 상당히 재미가 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한테는 인동꽃의 단물을 음미하던 추억이 남아 있으리라. 이 무렵이면 꿀풀이라는 꿀 많은 꽃도 피는데 꽃송이 몇 개씩 꺾어들고 하나씩 쪽쪽 소리내며 꿀을 빨아먹던 일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꽃노래 한 소절 불러보자.

 

 

   꽃아 꽃아 하방꽃아
   하방 밑에 돋은 꽃아
   봉지 봉지 어데 가고
   요새 손을 안 댔더니
   꺾어 갔어 꺾어 갔어
   강남나리 꺾어 갔어
   금을 주랴 은을 주랴
   금도 싫고 은도 싫어
   요새 꽃만 내고 가소
               -해남지방 민요

  

   알쏭달쏭 금은화는
   당상관의 관자 되고
   보기 좋은 작약화는
   미인마다 희롱하고
   당실당실 연작화는
   단순호치 단장하고
   호박꽃과 박꽃은
   사촌형제 휘돌았네
              -광양지방 민요

 

인동덩굴은 우리나라 야산이나 들 어디에나 난다. 산기슭이나 논 밭둑, 골짜기 같은 곳에 많이 자라며 황폐하고 메마른 땅에서도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동양 특산으로 유럽이나 미국에는 없었으나 2백 년쯤 전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시집을 가서 지금은 그 땅에서 골칫덩어리가 될 정도로 맹렬하게 번식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 들어 온 식물이 원래 있던 식물을 누르고 마구 번식하여 문제가 되는 일이 드물게 있는데, 우리나라 길가나 묵은 밭에 수북하게 나서 흰 꽃천지를 이루는 개망초는 유럽에서 왔고, 씨앗기름이 살 빼는데 효과가 좋다는 달맞이꽃은 미국에서 건너와 지금은 고향에서 가졌던 싱거운 성질을 버리고 이 땅에 적응하여 그 성질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난 달맞이꽃 씨앗기름의 약효와 품질이 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인동은 덩굴로 10미터쯤 뻗어나가며 줄기 속은 비어 있고 거친 털이 빽빽하게 나며 줄기빛깔은 연한 녹색이거나 연한 분홍색이다. 덩굴은 서로 한데 엉켜 자라는 편이지만 옆에 붙잡을 만한 나무가 있으면 감아 올라가고 바위가 있으면 기대어 안으면서 자란다. 나무를 감을 때는 반드시 오른쪽으로 감는데 식물에 따라 감는 방향이 대개 정해져 있다. 인동이나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칡, 나팔꽃, 더덕, 강낭콩 등은 왼쪽으로 감는다. 감는 성질이 왜 식물에 따라 다른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식물의 천성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왼쪽으로 감는 덩굴을 풀어 오른쪽으로 감아두고 다음날 보면 다시 왼쪽으로 감겨져 있다. 보통 왼쪽으로 감는 덩굴이 많고 새박덩굴 같은 것은 왼쪽이거나 오른쪽이거나 마음대로 감는다.
 흰 눈 속에서도 작고 파리한 모습으로 시들지 않고 붙어 있어 인동이라는 장한 이름을 갖게 한 인동잎은 긴 목을 가진 꽃과는 반대로 잎자루 없이 줄기에 붙어서 마주 난다. 긴 달걀모양이고 아래쪽은 둥글고 위쪽도 뾰족하지 않고 둔하며 짧은 갈색 털로 덮여 있고, 색깔은 진한 녹색이다. 가을에 잎이 시들어 떨어져 버리지만 늦게 난 잎은 줄기에 바싹 붙어서 겨울을 난다. 눈을 하얗게 쓰고 얼어붙어 있는 모양은 장하기보다는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뛰어난 약초이며 서상식물

 

인동꽃의 꽃말은 '헌신적인 사랑'이고 인동덩굴은 '아버지의 사랑'이다. 인동꽃의 순결하고 청초한 모습에서 첫사랑의 순정과 헌신을 느끼게 되는가 보다. 덩굴이 돌담이나 바위를 안고 있는 모습에서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스럽게 부둥켜 안고 있는 모습을 연상할 수도 있다.
 
   감싸고 오른 돌담에
   마파람은 와 머물고
   그 잎새 이마에도
   물감을 푸는 유월
   꿩 울음 덩굴에 걸려
   산기슭을 흔든다.
 
   돋아난 갈색 털이
   가쁜 숨에 쓰러지고
   빛 바랜 노란 얼굴
   손톱 끝에 시달려도
   바다빛 향기를 뿜어
   발걸음을 붙든다.

   멍이 든 가슴마다
   쓸어 주는 금은(金銀)의 미소
   귤나무 여름 순(筍)도
   목을 빼어 반기는데
   뜨거운 아버지 정을
   청명 앞에 쳐든다.
          -김재황, <인동덩굴은> 
 
인동 열매는 9~10월에 잎 사이에 붙어 혹청색으로 익는데 둥글고 지름이 7~8밀리미터쯤 되며 먹을 수는 있지만 맛이 없어 먹지는 않는다.
인동은 중국사람들이 인삼에 못지 않은 약효가 있다고 자랑하는 빼어난 약성을 빼고라도 솔, 매화, 대, 오동 등으로 대표되는 서상식물에 끼일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 꽃과 향기와 넝쿨이 얼마나 귀하고 깨끗한가! 거기에다 겨울을 참아내는 정신은 얼마나 고결한가! 인동초, 노옹수(老翁鬚), 노사등(鷺?藤), 좌전등(左纏藤), 수양등(水楊藤), 겨우살이덩굴, 이포화(二苞花), 이보화(二寶花), 이화(二花), 금은등(金銀藤), 쌍화(雙花), 은화등(銀花藤), 금화(金花), 은화(銀花), 다엽화(茶葉花), 밀보등(密補藤), 금차고(金次股), 통령초(通靈草), 능박나무등 스무 가지가 넘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인동은 뛰어난 약초이다. 약으로의 쓰임은 뒤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민간에서 인동술이나 인동차로 많이 마시고 있기에 그 부분만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인동술은 초여름 금방 핀 흰 꽃을 따서 말려서 좋은 소주나 청주 1.8리터에 인동꽃 100그램쯤을 넣고 따뜻한 곳에 한 달 가량 두어 엷은 노랑 빛으로 우러나게 한 것으로 종기, 부스럼, 각기, 매독, 관절염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밥먹기 전에 작은 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달여 먹는 것보다는 술로 담가 먹는 것이 체내에 흡수가 빠르고 유효성분이 알코올에 잘 우러나므로 약술을 오래 전부터 담가 왔던 것 같다.
 인동차는 그 맛과 빛깔이 녹차와 흡사하다. 여름철에 인동잎을 따서 몇 번 썰어 그늘에 하루쯤 두었다가 불에 가볍게 덖어낸다. 그것을 종이봉지에 담아 두었다가 마시고 싶을 때 2~3그램씩을 더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 역시 해열, 이뇨, 감기, 종기 등에 효과가 있고 최근에는 간염에도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인동꽃과 산사열매를 반씩 물로 달여 마시면 산사의 신맛이 섞여 먹기가 더 좋은데, 협심증이나 고혈압에 좋다고 한다. 또는 인동 줄기에 생감초(生甘草)를 넣어 오래 끓이면 맛있는 음료가 되는데 약으로도 훌륭하다. 어렸을 적에 집에서 인동덩굴을 걷어와서 오갈피 같은 악재와 함께 큰 솥에 넣고 끓여 식혜를 만들어서 흔히 마셨는데 맛이 써서 잘 안 마시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몸살감기에 이 단술을 몇 번 마시면 신통하게도 잘 나았다.
 인동을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상처나 피부병, 땀띠 등이 쉽게 낫고 양치질을 하면 구내염, 치조농루, 편도선 염, 인두염 등도 잘 낫는다고 한다. 인동은 고름을 없애는 힘이 아주 강한 약초이다. 약으로 쓸 꽃은 갓 피어난 흰 꽃을 따서 그늘에서 잘 말려 쓰고 잎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덩굴은 가을에 채취하여 잘게 썰어 그늘에서 잘 말린다.
 인동에서 갈라진 닮은 식물로는 잎과 새로 난 가지에 갈색 털이 있는 털인동, 잎 뒷면에 털이 많고 붉은 빛이 도는 꽃이 피어 더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잔털인동, 붉은 꽃이 피는 붉은인동이 있다. 잎에 얼룩무늬가 있는 얼룩인동도 있는데 이것은 원예품종으로 만들어 낸 것이지 자연종이 아니다. 인동과 인동을 닮은 형제들은 함경북도를 뺀 우리나라 전지역에 나는데 남쪽지방에 더 많은 편이며 제주도가 이름난 산지다. 1424년에 펴낸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인동이 많이 나는 곳을 충청도와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의 중부 이남이라고 하였다.
 인동과에 드는 식물은 북반구의 온대지방과 열대의 고원 등에 10속 4백 종쯤이 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괴불나무, 댕강나무, 댕댕이나무, 백당나무, 병꽃나무, 덜꿩나무 등 40종쯤 이 있다. 그 중에서 인동에 가장 닳아 있는 것이 괴불나무 종류인데 잎모양과 꽃모양이 인동과 비슷하다. 괴불나무는 각시괴불, 청괴불, 산괴불, 털산괴불, 섬괴불, 좀괴불, 만수괴불 등 가짓수가 꽤 많은데 모두 키 5미터쯤 자라는 떨기나무이고 잎과 꽃에서 귀티가 나서 관상용으로 매력적이다. 꽃은 인동보다 크기가 작지만 색깔이 다양하고 인동과 같이 흰색으로 피어 노랑 색으로 지는 것도 두세 가지가 있다. 좀괴불나무는 우리나라 북부 산악지방에만 나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한국 특산식물로 그 아름다움을 세계에 자랑할 만하다. 대개 괴불나무의 열매는 아름답기도 하고 먹을 수도 있으며 꽃에서도 향기가 난다. 금은인동(金銀忍冬), 마씨인동(馬氏忍冬), 금은목(金銀木) 등의 다른 이름이 있고 인동덩굴과 같이 종기, 해열, 이뇨, 청혈, 지혈약으로 쓴다.
 인동은 생명력이 강하고 자람이 무성한 식물이어서 심은 지 2~3년이면 주체하기 곤란할 정도로 마구 뻗어난다. 병도 없거니와 추위를 잘 이기며 가뭄에도 잘 견디고 황폐하여 메마른 땅에서도 잘 죽지 않는다. 그러므로 척박한 땅에 심어 빗물에 흙이 씻겨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점차 다른 풀이 자라도록 땅힘을 키워 줄 수 있다. 함성(鹹性)이 강하여 소금기 많은 땅에서도 잘 자라므로 해변정원이나 공원에 아치를 세우고 감아 올리면 좋다. 정원에서는 큰 바위에 기대어 기어오르게 하면 제일 잘 어울린다.
 인동은 번식이 쉽다. 뿌리를 한 뼘 정도씩 잘라 꽂고 물을 주면 며칠 안가서 잔뿌리가 내린다. 많은 묘목을 얻고 싶으면 줄기를 끊어 꺾꽂이를 해도 된다. 여름 장마철에는 그 해에 새로 난 가지 중에서 단단한 것을 골라 꽂아도 잘 살아난다. 꺾꽂이는 3~9윌 까지 아무 때나 하면 된다. 옮겨 심어도 잘 사는데 옮겨심기는 3~4월과 10월에 하는 것이 좋고 구덩이를 깊게 파서 낙엽 썩은 흙을 많이 넣고 길게 자란 뿌리는 뿌리가름한 데서 20센티미터쯤 되는 곳에서 잘라 심는다. 그래야 잔뿌리가 많이 난다. 전정은 말라죽은 가지와 묵은 가지를 쳐 주는 외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떤 식물이건 자연형태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이 순 하나라도 따면 식물체 전체의 균형이 깨져 버리고 그때부터 그 식물은 기형으로 자라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과일나무와 정원수는 인간의 손에 자연형을 잃어버리고 괴물이 되어버렸다. 자연을 가장 훌륭하게 관리하는 방법은 아무런 인위를 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관리한다. 인간보다 훨씬 지혜롭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동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를 좋아하는 정열적인 식물이지만 반 그늘에서도 잘 산다. 흙도 가리지 않는 편이나 기름지고 모래가 섞인 참흙에서 제일 왕성하게 자라고 너무 메마른 땅에서는 살기는 해도 왜소하고 꽃도 잘 피지 않는다.
 산기슭이나 논 밭둑에 마구 뒤엉켜 자라나서 농사짓는 이들에게 귀찮고 성가시기만 한 존재. 베어서 던져 버려도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다시 자라나 희고 노란 꽃을 가득 피워 내는, 삶을 그다지도 사랑하는 식물. 베어 버리고 뽑아버리려 하기 전에 종기를 말끔히 낫게 하는 신통한 약성과, 순박하고 향기로운 꽃, 겨울을 이겨내는 인한(忍寒)의 정신에 한 번 깊이 관심을 보여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오늘도 인동꽃을 찾아 산기슭에 나가 본다. 뱀도 인동꽃 향기를 좋아하는지 덩굴 속에 가끔 구렁이나 까치살무사가 또아리를 틀고 앉아 있어 깜짝 놀라게도 하지만 인동꽃 향기를 가슴 깊숙이 들여 마시는 것은 새로 생긴 큰 즐거움이다.
 인동 비슷한 식물이 유럽에서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모양이다. 하니세스키에라는 것이 있는데, 인동에 닮아 있고 역시 꽃이 희게 피었다가 노랑 색으로 변한다. 약용으로는 안 쓰는 것 같다. 서양 인동이라고 번역하면 좋을 것이다. 서양 인동을 노래한 영국민요 하나를 옮겨 본다.
 
   부드러운 비 그치고 개인 오후
   우거진 길섶 산책길에서 만난
   오! 귀엽고 사랑스런 인동덩굴.
 
   물결치며 뻗어나간 줄기마다
   여인네 손가락인양 희고 고운
   금은(金銀)의 꽃 가득 달고
   은은한 향기 흩뿌리며 나뭇가지를 부둥켜 안고 있네.
   오! 정다워라, 숲 속의 공주와 같은 꽃덩굴.
 

 

 

 

 

 

인동에는 이름이 많고 꽃과 덩굴의 이름이 다르다. 덩굴은 인동, 또는 겨우살이덩굴이라 하고 꽃은 금은화라고 부른다. 추운 겨울을 이겨 내고 사철 푸르다는 뜻에서 인동(忍冬)이라 하고 꽃이 처음에는 희었다가 차츰 노랗게 변해 가기 때문에 금은화(金銀花)라 한다. 좋은 이름을 가진 만큼 금색 은색의 꽃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맵시가 있고 꽃향기도 좋다. 약성도 뛰어나 약용범위도 넓고 가치도 높으며 줄기, 잎, 꽃, 때로는 뿌리까지 약으로 쓸 수 있으므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우리나라 곳곳의 산기슭, 논밭둑, 개울가, 길섶에 흔하게 자라고 우리나라에서 난 것이 중국 것보다 약효가 훨씬 높다.

 

 

인동에 얽힌 전설

 

옛날, 중국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임동(任冬)이라고 불렀다. 그는 험한 안탕산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늑대, 호랑이 표범 등과 어울렸다. 
어느 해 여름 안탕산 밑의 마을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코와 입부터 시작해서 온몸에 고름이 나오게 되는 괴질 피부병이 유행했다. 수많은 사람이 괴질에 걸려 온 몸에서 고름이 나오고 고통으로 신음했으나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임동 노인은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캐오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약초 망태기를 둘러메고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임동 노인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었는데 이름을 금화(金花)와 은화(銀花)라고 했다. 아버지가 안탕산으로 올라간 뒤로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임동 노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쌍둥이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집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어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버지 임동 노인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한 손에 금색과 은색의 꽃이 피어 있는 풀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꽃에서는 맑고 은은한 향기가 났다. 
똑같은 꿈을 꾼 자매는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아버지가 하던 약초 캐던 일을 이어받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갖추어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안탕산 백이봉은 늘 구름에 가려 있었고 61개의 봉우리와 46개의 동굴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이들 봉우리와 동굴을 모두 다니면서 약초를 찾아 헤맸다.
그런데 금화와 은화가 지나간 발자국에서 한 개의 푸른 덩굴이 자라나 금빛과 은빛의 꽃을 피우더니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푸른 덩굴이 말을 하였다.
 “괴질을 고치려면 끓여 먹어야 해.”
  금빛과 은빛의 꽃이 대꾸했다.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려면 끓여 먹으면 낫지.”
푸른 덩굴과 금빛 은빛의 꽃들이 서로 말을 하기 시작하니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에서도 메아리처럼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침내 온 산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산으로 올라가 금빛 은빛 꽃을 따고 덩굴을 잘라 끓여 먹으니 곧 열이 내리고 피부병이 나았다. 그러나 임동 노인과 금화 은화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임동 노인은 약초 덩굴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은 인동(忍冬)이라고 불렀고, 금화 은화 자매는 꽃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의 꽃을 금은화(金銀花)라고 불렀으며 그 뒤로 괴질 전염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썼다.

 

옛날, 중국에 어느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늘 같이 지냈고 살아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한 무덤에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몹쓸 전염병이 유행하여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보람도 없이 언니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임종하기 전에 부모님께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이 세상에 다시 나서 세상에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고 유언을 남겼다. 금화와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 그 무덤에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지나면서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오자 금색과 은색의 예쁜 꽃들이 사이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질병을 고치는 약으로 쓰게 되었다.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효력이 있어 유행성 감기 등 유행성 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의학책에 적힌 인동덩굴과 금은화의 약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덩굴과 꽃을 각기 달리 쓴다.
 '인동덩굴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며 조금 쓰다.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여러 가지 염증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창상과 종기, 부스럼을 고친다. 열성병, 열로 인한 설사, 유행성 감기, 호흡기 질병, 매독에도 효과가 있다'
 '금은화의 성질은 차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며 맵다. 폐경, 비경, 심경에 들어간다. 해열, 이뇨, 해독, 소염, 항균, 그리고 약한 진통작용이 있다. 옹종, 악창, 옴, 이질, 외감열병 초기, 온역초기, 연주창 등에 효과가 있다. 대장염, 위궤양, 방광염, 인후염, 편도선염, 결막염 등 여러 염증 치료에 좋다.'
꽃은 꽃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서 말리고 잎과 줄기는 잎이 붙은 채로 덩굴을 베어서 둥글게 타래로 감아 햇볕에 말려 두고 쓴다. 인동의 성분은 루테올린, 이노사이틀, 로니세라, 로가닌, 타닌 등이 알려져 있고 약리실험 결과 금은화를 달인 물이 이뇨, 혈당상승작용이 있고 적리균, 포도상구균, 폐렴균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도 있으며 교감신경 흥분작용, 평활근마비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전염성 간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서는 만성간염에 인동덩굴을 달인 물을 먹여 좋은 치료결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위암에 차로 달여 마시고 감초, 지네와 함께 달여 먹으면 폐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민속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은 <신약>이라는 저서에서 금은화가 염증을 없애고 독을 푸는 데 으뜸이라고 하였다.
 '금은화는 화성(火星=熒惑星)인 정성(井星)분야의 정성(井星)을 응하여 화생한 약초라 맛이 쓰다(火味는 苦). 이것은 소염제(消炎劑)이며 해독제(解毒劑)로서 각종 염증을 소멸하고 모든 독을 제거하므로 제반 종기(腫氣)나 옹(癰), 염증 등에 신약(神藥)이 된다. 정성(井星)은 남방 화국(火局)의 형혹성(熒惑星)들 응하여 지상 만물을 성장케 한다. 형혹성 분야의 정성정(井星精)으로 화생한 약물로서 북방 수국(水局) 분야의 별정기로 화생한 약물과 약성(藥性)이 상합(相合)되는 유일한 약초가 바로 금은화이다'
 


인동덩굴을 이용한 치료법
 
감기 : 꽃이 만발했을 때 채취한 인동덩굴 40~50그램에 물 한 사발을 넣고 달여서 한 번에 마시고 땀을 낸다. 말린 것이면 15~20그램이면 된다.


늑막염 : 인동꽃을 7월에 따서 그늘에서 말리고 금잔화를 한창 피었을 때 따서 말리며 띠뿌리를 봄이나 가을에 캐서 말린 다음 이 세 가지를 각각 10그램 정도씩 물을 적당히 넣고 달여서 하루에 세 번 먹는다.


이질 : 개쓸개, 인동꽃, 흰 함박꽃(백목련) 뿌리를 말려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40 : 25 : 25, 고백반 가루 10의 비율로 고루 섞어서 한번에 6그램 정도씩 하루 세 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신장염 : 오슬오슬 춥고 열이 나면서 오줌이 잘 안 나가고 몸이 붓는 데 쓰면 잘 낫는다. 가을에 인동덩굴과 잎을 걷어다가 물을 적당히 넣고 달이면 그 물이 흑갈색으로 된다. 이 물을 한 잔씩 하루에 서너 번 먹고 그 물로 몸을 씻는다. 산이스라지씨(욱리인) 40그램에 인동꽃 5그램을 섞어서 가루 내어 물 30밀리리터쯤 넣고 달여서 찌꺼기는 버리고 하루에 세 번씩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당뇨병 : 인동꽃 말린 것 30그램에 물을 적당하게 넣고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밥먹기 전에 먹는다.


종처 : 10월-12월에 인동 줄기를 걷어 물을 적당히 넣고 달인 다음, 생녹두를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함께 이겨서 상처에 붙인다. 녹두를 가루로 내려면 녹두를 물에 불린 다음에 갈아서 그대로 가라앉힌 다음 물을 버리고 말려서 비빈다.


젖앓이 : 인동꽃을 꽃필 때에 따서 그늘에서 말려 보드랍게 가루 내어 식초에 이겨 아픈 곳에 붙인다. 민들레 줄기와 잎, 그리고 신선한 인동덩굴을 같은 양으로 한데 섞어서 짓찧어 아픈 곳 에 붙이면 몇 시간 안에 아픈 것이 멎고 부은 것이 내린다.


특발성괴저 : 인동덩굴 1킬로그램쯤을 솥에 넣고 푹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오래 진하게 달여서 수시로 마시되 열흘 안에 다 먹는다. 낫지 않으면 계속하여 만들어 마신다.


인동덩굴 12그램, 승검초뿌리(당귀) 8그램, 감초 4그램에 물을 알맞게 붓고 약간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먹는다. 이렇게 열흘간 계속하여 먹는다.

 

이하선염 : 인동꽃을 6월에 따서 그늘에 말렸다가 부드럽게 가루 내어 들기름으로 반죽하여 앓는 곳에 하루에 한 번씩 갈아 붙인다.


임파선 결핵(연주창) : 인동꽃을 물에 달이면서 건더기는 건져 버리고 계속 달여 물엿을 만들어 두고 한 번에 5그램에 가량으로 하루에 세 번 먹는다. 오래 보관하면서 쓰려면 6월에 꽃을 따서 응달에 말려 두고 쓴다.
인동덩굴과 물엿을 같은 양으로 섞어서 달여 놓고 수시로 먹으면서 이 약물로 멍울(결  절)이 생긴 자리를 자주 씻는다. 물엿은 어떤 곡식으로 만든 것이든지 상관없다.
말린 꿀풀(하고초), 민들레, 인동덩굴을 각각 같은 양으로 섞어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  에 개어서 벽오동 씨만한 크기로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30~40알씩 하루에 세 번 밥먹은  뒤에 더운 물로 먹는다.


치질 : 인동꽃은 6월에 따서 그늘에 말려 두고 쓴다. 인동꽃 40그램쯤과 감초 40그램쯤을 보드랍게 가루 내어 물에 개어 한 알의 무게가 8그램 가량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한 알씩 하루에 한 번 저녁밥 먹기 전에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다.


부인 냉병 : 부처손과 인동꽃을 여름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렸다가 부드럽게 가루 내어 꿀에 반죽하여  녹두알 크기로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한 번에 4~6알씩 하루에 세 번 빈속에 먹는다. 10~15일이면 효과가 나타난다.


목이 쉬고 아플 때 : 감기, 심한 기침, 피로 등으로 목구멍이 따끔따끔하게 아프고 음식과 침을 삼키기가 어려울 때 쓴다. 인동덩굴 뿌리를 1월에 캐서 그늘에 잘 말려 두었다가 쓰거나, 아니면 캐서 바로 쓴다. 인동덩굴 뿌리를 물로 잘 씻어서 잘게 썬 다음 물을 적당히 넣고 달여서 깨끗한 천에 밭아 내어 그 물을 마신다. 한 번에 반 종지씩 하루에 세 번 데워서 천천히 마시는데 2~3일간 계속한다.


급성기관지염 : 금은화와 황백을 곱게 가루 내어 같은 양으로 섞어서 한 번에 3-4그램씩 하루 세 번 밥 먹는 중간에 먹는다. 기침과 가래가 일주일쯤 뒤부터 없어지기 시작하여 한 달쯤 지나면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설사 : 황백 500그램, 금은화 300그램, 오이풀 뿌리 30그램, 할미꽃 뿌리 30그램, 물푸레나무 껍질 120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고루 섞고 물엿으로 반죽하여 한 알이 0.3그램이 되게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한 번에 3그램씩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2시간 뒤에 따뜻한 물과 함께 20-40일 동안 먹는다. 급만성 대장염, 설사, 세균성이질 등에 좋은 효험이 있다. 2-3일 복용하면 설사와 복통이 멎고 30일쯤 복용하면 만성적인 환자도 효험을 본다. 유효율은 90퍼센트 이상이다.


위십이지장궤양 : 금은화를 물에 넣어 달인 다음 당도가 60퍼센트 되게 설탕을 넣어 1 : 1의 엑기스를 만든다. 이것을 한 번에 1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2시간 뒤에 먹는다.
황기 15그램, 금은화 만삼 송진 각 1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2-3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먹는다. 10-30일 사이에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꿀로 구운 황기 8-10그램, 백출, 금은화, 질경이 각 8그램, 산조인 6그램을 물로 달여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밥 먹기 전에 먹는다. 위액의 산도가 높고 속이 쓰릴 때에는 오적골과 모려를 넣고 배가 심하게 아프면 작약이나 향부자, 감초 등을 넣는다. 소화가 잘 안 되면 신곡이나 맥아를 넣고 손발이 차면 포부자나 건강을 넣으며 변비가 있으면 결명자를 대변이 묽을 때에는 오이풀 뿌리를 넣는다. 40-60일 동안 복용한다. 80퍼센트쯤은 치유되고 10퍼센트는 호전된다.


대장염 : 할미꽃 뿌리 20그램, 물푸레나무껍질 황련 황백 금은화 각 10그램을 가루 내어 1알이 0.4그램 되게 알약을 만든다. 이 약을 한 번에 6-7알씩 하루 3번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7일 동안 복용하고 5-7일 동안 쉬었다가 다시 먹는다.


만성 간염 : 금은화 10그램, 백출 8그램, 오미자 6그램, 백작약 감초 맥아 용담 후박 백복령 각 4그램, 대황 복숭아씨 각 3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2첩을 따뜻한 물 1리터에 담갔다가 30밀리리터 되게 달인 다음 오미자를 넣고 약 1시간 정도 우린다. 이것을 걸러서 하루 3번 밥먹고 30분 뒤에 먹는다. 소화장애가 심하고 밥맛이 없으며 헛배가 부를 때에는 청피, 지실을 더 넣고 출혈이 있을 때에는 복숭아씨를 줄이고 아교를 더 넣는다. 변비가 심할 때에는 대황과 복숭아씨의 양을 조절하며 대장염 증세가 있으면 목향 황백 황련을 더 넣는다. 몸이 늘 차가울 때에는 건강 아교 당귀를 더 넣고 저산성 위염이 있을 때에는 계내금과 차전자를 더 넣어 쓴다. 2-4개월 복용한다. 40퍼센트쯤은 완치되고, 55퍼센트 이상이 호전된다.


신우신염 : 황백 1.2그램, 금은화 0.75그램, 차전자 0.9그램, 율무 0.15그램, 음양곽 창출 각 0.45그램을 하루 양으로 하여 모두 가루 내어 한 번에 1.5그램씩 하루 3번 밥먹고 30분 뒤에 먹는다. 30-50일 동안 먹는다. 20일 뒤부터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여 30일 뒤에는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진다. 치료 효율은 95퍼센트 이상이다.


신우방광염 : 마디풀 40그램, 민들레 16그램, 금은화 8그램을 물로 달여서 물엿처럼 만든 뒤에 감초가루를 섞어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10그램씩 밥먹는 중간에 먹는다. 3-5일 뒤부터 부종이 없어지고 빈뇨, 소변불리, 요통, 하복통 등이 가벼워지거나 없어진다.
황기 40그램, 감초 8그램, 금은화 20그램, 옥수수수염 50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재탕까지 하여 하루 3번 한 번에 250밀리리터씩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30일 동안 먹는다. 두통 무기력감, 요통, 부종, 단백뇨 등이 차츰 없어지고 거의 대부분 회복된다. 급성 및 만성 사구체 신염에 효과가 좋다. 부작용 없이 사구체 신염을 치료하고 혈압을 뚜렷하게 높이는 작용이 있다.


백혈병 : 만삼 1킬로그램, 율무 2킬로그램, 조뱅이(小葪) 0.8킬로그램, 목단피 1.5킬로그램, 금은화 1킬로그램을 각각 가루 낸 다음 설탕이나 꿀을 적당하게 넣어 전체의 양이 10킬로그램이 되게 한다. 이것을 하루 3 번 한 번에 20알씩 먹는다.
혈소판감소성 자반병 : 금은화 우방자 각 16그램, 방풍 형개 감초 각 8그램, 우각(소뿔)을 한 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또는 호마 50그램, 형개 하수오 고삼 각 20그램, 위령선 방풍 석창포 우방자 감국 만형자 백질려 감초 창출 진범 각 15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한 번에 6그램씩 하루 3번 밥먹는 중간에 먹는다.
출혈반이 없어지는 과정은 복통이 멎는 과정과 비슷하다. 복통은 2-5분씩 계속되며 하루 7-8번에 걸쳐 발작적으로 일어났으나 약을 먹고 나서 3일부터 멎기 시작하여 몹시 심한 사람도 일주일 뒤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진다. 복통이 발작할 때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설사가 있었는데 이런 증상은 1-2주일 안에 없어진다.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사람도 복통이 멎으면서 식욕이 돌아오고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며 거의 모두 완전히 낫는다.


일본뇌염 : 금은화 연교 지렁이 치자 조구등 각 15그램, 생석고 30그램, 울금 대청엽, 판람근 석창포 원지 각 10그램, 패모 7그램, 자석 30그램을 하루 한 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서 7일 동안 먹는다. 1-2일 먹이면 의식이 맑아지고 열이 내린다. 7일 뒤에는 팔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15일이면 낫는다.


태독, 습진, 무좀 : 여로 100그램, 황백 들깨기름 각 500그램, 고백반 150그램, 꿀 용뇌 각 20그램, 석웅황 10그램, 금은화 200그램을 전체 양이 1500그램이 되게 달여서 연고처럼 만든 다음 병에 담아 마개를 닫아 놓고 쓴다. 하루 한 번씩 약을 바른 다음 가제를 씌우고 비닐이나 기름종이를 덧씌우고 붕대를 감는다.
약을 바른 뒤 30분 뒤부터 가려움증이 없어지고 환자는 시원해지고 잠을 잘 잔다. 태독은 5일만에 나았고 소아만성 습진은 7-10일이면 낫는다. 이 약은 태독, 무좀, 가려움증, 사상균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생인손 : 금은화와 고삼을 같은 양으로 깨끗하게 씻어서 부드럽게 가루 낸 다음 골고루 섞는다. 꿀을 약한 불에 천천히 끓이면서 위에 뜨는 거품을 걷어내고 여과한다. 바셀린을 대신 써도 된다. 여기에 금은화고삼 가루를 넣어서 잘 소독된 그릇에 담아두고 쓴다.
아픈 부위를 잘 소독하고 천이나 기름종이에 약을 붙여서 3-4밀리미터 두께로 잘 발라서 붙인다. 15일 동안 치료하면 80퍼센트쯤 치유된다. 초기에 바르면 부은 것이 내리고 단단한 것이 풀리면서 곪지 않는다.


패혈증 : 병원균이나 다른 독소가 혈액 속으로 들어가서 나타나는 전신화농성 질병이다.
예전에는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부패성균 등으로 인해 생겼으나 요즈음에는 대개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포도상구균, 장구균, 그램음성균, 진균 등으로 인해 생긴다.
몹시 추워하고 떨리며 관절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며 열이 심하게 난다.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피부가 마르며 황달, 출혈반, 농양, 비장종대, 설사, 설태 등이 있고 헛소리를 하며 의식이 분명하지 않으며 때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수도 있다. 상처가 있으면 상처부위가 마르며 더러운 농태가 끼고 냄새가 난다.
서각 생지황 자화지정(제비꽃) 고의(苦薏-율무) 금은화 석고 각 30그램, 목단피 대청엽 황련 각 9그램, 적작약 12그램, 반변련 15그램을 하루 한 첩으로 달여 3-5일 동안 먹는다. 2일 만에 열이 내리고 정신이 맑아진다. 5일 뒤면 거의 모든 증상이 없어지고 치유된다.


유선염 : 유방의 샘조직에 생기는 급성 염증이다. 젖꽂지가 오므라들었거나 젖샘관이 막히면 젖이 뭉치게 되는데 거기에 임파선과 젖줄기를 따라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대장균 등이 감염되어 생긴다. 입 안에 염증이 있는 어린아이한테 젖을 오래 빨려서 전염되어 생기거나 젖이 오랫동안 고여 있어서 속에서 열이 생겨서 유방이 곪거나 아이를 낳고 나서 기력이 약해졌을 때 찬바람을 쏘이거나 해서 생긴다.
유방에 단단한 멍울이 생겨서 차츰 커지고 젖이 잘 나오지 않으며 아프다. 심하면 오슬오슬 떨리면서 열이 난다. 병이 더 깊어지면 유방이 부어 커지면서 빨갛게 되고 열이 난다. 곪으면 단단하던 멍울이 물렁물렁해지면서 고름이 나오거나 속으로 곪는다.
금은화 40그램 연교 적작약 12그램 진피 민들레 각 20그램, 청피 황금 감초 각 8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먹는다. 거의 100퍼센트가 3일 이내에 낫는다.
급성 유선염에 쓴다. 민들레 왕불유행 각 15그램, 금은화 연교 천산갑 우방자 생지황 각 10그램, 시호 백작약 각 6그램, 감초 3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한 첩씩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통증이 심하면 유향 몰약을 더 넣고 열이 심하면 황금을 넣는다. 5-7일 치료하면 낫는다.
금은화, 민들레, 하고초 각 20그램을 물로 달여서 농축하여 탕액 60밀리리터를 얻어 한 번에 20밀리그램씩 하루 3번 식간에 먹는다. 10퍼센트 알코올을 넣어 변질되지 않게 한다. 이와 함께 동록(구리녹)을 부드럽게 갈아서 개쓸개에 개어서 아픈 부위에 붙인다. 급성, 유선염, 옹종, 옹저, 종기 환자한테 쓴다. 대부분 2주 이내에 치유된다.
금은화 10그램, 민들레 8그램, 향부자 6그램, 당귀 산약 목향 신곡 맥아 각 4그램, 감초 2그램을 하루 분으로 하여 물 1리터를 붓고 2시간 동안 천천히 달여서 하루 두 번에 나누어 마시고 나머지 찌꺼기로 찜질을 한다. 2개월 동안 치료한다. 70퍼센트가 치유되고 30퍼센트쯤은 호전된다. 오래 되고 덩어리가 큰 유선염이 작아질 뿐만 아니라 물렁해지고 통증도 줄어든다.
금은화 45그램을 물을 붓고 농축하여 엑기스를 만들어 부형제와 알코올을 넣어 한 번에 15밀리그램씩 하루 3번 복용한다. 이와 함께 금은화 300그램에 물을 붓고 끓여서 바셀린으로 개어서 고약을 만들어 아픈 부위에 바른다. 하루 한 번씩 갈아 붙인다. 80퍼센트 이상이 13-15일이면 낫는다.


골수염 : 다릅나무 가루 450그램, 금은화 50그램을 꿀 300그램에 고루 섞어 개어서 고약을 만든다. 이 고약을 소독한 2-3겹의 천에 발라서 상처가 완전히 덮이도록 붙인다. 먼저 상처를 3퍼센트 과산화수소로 잘 씻어낸 다음 약을 붙이며 3-4일 사이를 두고 바꾸어 붙인다. 고름이 적어지고 새살이 살아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5일에 한 번씩 갈아 붙이도록 한다. 그리고 뼈가 드러난 곳은 살 가장자리가 좋아지는 상태를 보아 가면서 피부이식수술을 하도록 한다.
약을 1-3번 갈아 붙이면서부터 고름의 양이 훨씬 줄어들고 아픈 부위의 부종과 통증은 3-15번 갈아붙인 뒤로 낫는다.
다릅나무껍질 유동 엑기스 5그램, 다릅나무껍질 가루 55그램, 꿀 45그램을 고루 섞이게 해서 개어서 아픈 부위에 바른다.
급성 골수염일 때 이 고약을 바르면 1-2일 뒤부터 통증이나 열감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3-4일 지나면 통증이 멎고 부종이 내린다. 새살은 8-30일 지나야 돋아 나온다. 30일 안에 거의 모두 낫는다. 만성 골수염에는 통증이 8-15일 지나야 없어지기 시작하여 그 밖의 주요증상은 15-30일 뒤부터 없어진다. 30-60일부터 낫기 시작한다. 평균 70퍼센트가 낫거나 호전된다.


혈관신경성 괴저 : 말초혈액순환장해로 팔다리에 빈혈 및 괴사를 일으키는 기질성 동맥질병의 하나이다. 한쪽 손 발끝 특히 발가락에서 시작하며 20-40세에 많고 동맥내막의 염증과 혈전을 일으키고 기질적인 동맥폐쇄를 가져오는 병으로 폐쇄성 동맥경화증과는 다른 병이다. 엄지발가락 손가락 등에 생긴다.
니코틴 중독 알코올 중독 외상 동상 알레르기 내분비 장애 자율신경장애 감염 비타민 에이 결핍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분명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흔히 발에 생기는데 처음에는 발끝이 시리고 저리며 발가락과 발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생기고 아프다. 걸으면 더 심해지고 쥐가 나며 쉬면 좀 나아지나 걸으면 다시 아프고 다리를 절게 된다. 이어서 말초동맥의 박동이 약해지거나 나타나지 않으며 피부는 거칠어지고 발톱이 오그라들며 다리가 가늘어진다. 더 진행되면 발끝에서부터 작은 상처나 농양이 생기고 감염되면 몹시 붓고 아프며 차츰 괴사상태가 된다. 건성 괴사 상태로 되었다가 차츰 진물이 나오면서 습성 괴사로 되며 통증이 심하여 잠을 자지 못한다. 경과는 1기 2기 3기로 나눈다. 나중에는 몸이 몹시 여위고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며 차츰 괴사가 위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현삼 40그램, 금은화 30그램, 당귀 16그램, 천궁 8그램, 우슬 16그램, 시호 8그램, 감초 6그램, 홍화 8그램, 도인 8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현삼 금은화 당귀 감초 황기 각 4그램, 시호 백작약 산사 각 2그램, 비해 백출 각 1그램, 대추 2개에 물을 8배 넣고 3번 우려 낸 다음 끓여서 양을 줄이고 알코올을 적당히 넣어서 한 번에 3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약을 먹고 나서 10-20분 지나서 얼굴 목 전체 가슴 부분의 피부가 따끔거리고 붉어지는데 20-60분 동안 지속된다. 70퍼센트가 치유된다.
현삼 20그램, 금은화 15그램, 당귀 우슬 감초 각 8그램, 천궁 시호 홍화 도인 각 4그램을 물로 달여서 농축한 다음 95퍼센트 알코올로 잡질을 가라앉힌 다음 방부제로 안식향산나트륨을 넣는다. 이것을 하루 3번 밥먹기 30분 전에 30그램씩 먹는다. 90퍼센트 이상이 치유된다. 대부분 잘 걸을 수 있게 되고 가늘던 다리가 굵어진다.


화상 : 황백 금은화 각 100그램, 지유 70그램을 각각 따로 진하게 농축액을 만들어 합쳐 모두 200그램을 만든다. 여기에 기름 250그램을 섞어서 소독한 덧가제에 발라서 붙인다. 그냥 발라도 된다. 깊이 바를 때에는 심지를 만들어 넣어도 된다.
금은화 500그램, 황백 대황 지유 각 2,000그램, 오적골 1,000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고압 멸균하거나 자외선 멸균한다.
부드럽게 가루 내어 멸균한 자초 100그램을 식물성 기름 1,000밀리리터에 5일 동안 담가서 우려낸다.
위의 가루를 기름에 25-30퍼센트를 넣고 개어서 멸균한 붕대나 셀로판지 등에 바르고 기름종이나 비닐조각을 대어 화상 부위에 붙인다. 4-5일에 한 번씩 갈아 붙이며 붕대가 마르면 기름을 떨어뜨린다.
약을 붙이면 처음에는 쓰리고 아프다가 차츰 상처에서 진물을 빨아들여서 고름이 생기지 않고 아문다. 1도 화상은 5일, 2도 화상은 6-10일, 3도 화상은 15-30일이면 아문다.
오배자 황기 각 0.5그램, 대황 지유 황백가루 각 1그램을 골고루 잘 섞고 멸균한 다음 그대로 화상에 뿌린다. 페니실린이나 항생제보다 치료효과가 높다.


만성인두염 : 금은화 20그램에 물 300밀리리터를 붓고 80-90도의 온도로 30분 동안 우린 다음 거른다. 거른 찌꺼기에 다시 3-5배의 물을 붓고 80-90도에서 15분 동안 우려서 거른다. 여과액을 합쳐서 100밀리리터 되게 졸여서 병에 넣고 100도에서 30분 동안 멸균하여 쓴다. 이것을 하루 한 번씩 10분 동안 흡입한다. 3-10일 치료하면 85퍼센트가 낫거나 호전된다.


급성편도염 : 현삼, 판람근, 산두군 각 50그램, 금은화, 패모 각 25그램을 두 번 달인 다음 약을 합쳐서 500밀리리터로 농축하여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약이 입안에 닿아 있는 시간이 길도록 천천히 마신다. 어른은 하루 250밀리리터 이상, 성인은 그 배 이상을 마신다. 100퍼센트 치유된다.


치근막염 : 이뿌리가 부으며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세균감염, 치주염, 기능적이거나 화학적 자극으로 생긴다.
잇몸이 들뜨고 고름이나 피고름이 나온다. 따뜻한 물을 입에 물고 있을 때 치아가 더 쑤시며 오한이 난다. 쑤시는 쪽의 잇몸과 볼, 얼굴이 붓고 입안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
인동꽃(금은화) 300그램을 90도의 물 5리터에 우려내고 찌꺼기에 다시 물을 붓고 2번 우려내어 추출액 15리터를 얻는다. 이것을 졸여서 6시간쯤 두었다가 걸러서 8리터가 되게 졸인다.
세신 200그램을 24시간 동안 물에 적셔 두었다가 60퍼센트 알코올 0.5리터에 넣어 추출하고 찌꺼기를 2번 반복하여 우려서 추출액 1.5리터를 얻는다.
감초에 물 1리터를 붓고 달여서  액을 걷어내고 찌꺼기를 반복하여 달여서 졸여서 0.5리터의 용액을 얻는다.
이렇게 만든 용액을 한데 합쳐서 10리터의 용액을 얻는다. 이것을 한 번에 3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대개 5-10일간 쓰는데 낫지 않으면 다 나을 때까지 먹는다. 치근막염, 치주염, 충치와 치주염으로 인한 삼차신경의 지각성 통증에 쓴다. 그리고 항생제를 써야 할 모든 구강염증에 쓴다.
치근막염 80퍼센트 이상, 치주염 90퍼센트 이상, 치근주위염 80퍼센트 이상이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낫는다.


결막염 : 물 100밀리리터에 진피(물푸레나무 껍질) 금은화 각 1그램, 황백 결명자 각 0.5그램씩 넣고 졸여서 엑기스를 만든다. 다음에 정제한 돼지쓸개즙 1그램을 생리식염수 1리터에 녹인다. 이 두가 지 용액을 같은 양으로 섞어서 멸균하여 하루 한 번씩 아픈 눈에 1-2방울씩 넣는다. 급성은 4-5일 만성은 15-20일 춘계 카타르는 30일이 걸린다.


습진 : 피부 겉면에 염증이 생기는 알레르기성 질병이다. 기계적 원인, 화학적 원인, 물리적 원인, 생물학적 원인, 신경계통의 장애, 내분비기능의 장애, 물질대사의 장애, 위 및 간장의 장애 등과 연관이 있다.
급성 습진은 몹시 가렵고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피부가 짓무르거나 물집이나 고름이 생기고 미란이 생기거나 작은 딱지가 생기는 등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물집이나 염증은 쉽게 터지며 터진 곳에서 진물이 나온다.
만성습진은 급성습진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생긴다. 발진은 국부에 한정되어 있고 두꺼우며 피부가 가라않거나 색깔이 바뀌며 몹시 가렵다.
도꼬마리 열매 20그램, 우엉씨 10그램, 민들레, 인동꽃, 연교 각 8그램, 형개, 방풍, 감초 각 4그램, 선퇴 2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2첩씩 물에 달여 40일 동안 복용한다. 75퍼센트가 낫거나 호전된다.
연교, 인동꽃, 황기 각 10그램, 우슬 4그램, 백출 6그램, 황백 감초 황금 황련 대황 각 5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약탕관에 넣고 물을 5배쯤 부은 다음 2시간 동안 달여서 거른다. 2첩을 달여 거른 찌꺼기를 약탕관에 두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재탕하여 거른 찌꺼기를 얻는다. 이것을 한 번에 10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15일 복용하고 5일 쉬었다가 복용한다. 95퍼센트 이상이 낫거나 호전된다.


치조농루 : 백지 백출 세신 각 100그램, 승마 80그램, 청대 60그램을 곱게 가루내어 인동꽃 정유나 달인 물로 개어서 정제한 뒤 송진을 고루 섞는다.
아픈 부위의 치석을 없애고 3퍼센트 과산화수소나 2퍼센트 수소탄산나트륨 용액으로 깨끗하게 씻는다. 그런 뒤에 약을 잇몸에 4-5밀리미터 두께로 붙이고 기름종이로 아래 위 치아를 따로 싸 준다. 약은 하루 걸러 4-5번 붙이는데 한 번 붙여 두는 시간을 4-5시간으로 한다.
잇몸이 붉어지는 것은 100퍼센트 없어지고 피가 나는 것은 90퍼센트, 치아가 흔들리는 것은 80퍼센트 효과과 있다. 전체적으로 95퍼센트 이상이 효과가 있다.


잇몸염증 : 치아와 치조골에는 이상이 없고 다만 잇몸에만 염증이 있는 병이다.
감기 인후염 기관지염 내분비장애 비타민 씨 부족 등이 원인이다.
잇몸이 붓고 피가 고이며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난다. 부은 곳을 만지면 아프지 않고 시원하다. 침이 많이 나오고 심하면 잇몸 주위가 패이고 피가 잘 나오며 입안에서 역한 냄새가난다.
인동꽃을 가루내어 만든 치약으로 30분씩 잇몸을 닦는다. 하루 2번 아침저녁으로 닦는다. 출혈, 부종, 잇몸충혈 등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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