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건강관리

약초의 효능 1

울산 금수강산 2006. 11. 5. 18:09

칡은 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 양지쪽이나 골짜기 같은 곳에 흔히 자란다. 줄기는 길이 6~10미터쯤 자라고 잎은 큼지막한 달걀꼴이며 8월에 좋은 향기가 나는 보라색 꽃이 피어 가을철에 꼬투리 열매가 익는다.
뿌리는 굵고 살이 쪘으며 녹말이 많이 들어 있다. 녹말을 뽑아내어 국수나 떡을 만들어 먹고 줄기에서 섬유질을 뽑아내어 청올치라 하여 갈포(葛布)의 원료로도 쓴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 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뿌리를 즙을 짜서 먹고 잎을 말려 차로 만들 수도 있으며 어린 순을 꺾어 말려 갈용(葛茸)이라 하여 원기를 돋구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갈용에는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양기를 세게 하는 데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어린 순을 항아리에 흑설탕과 버무려 넣고 1년 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된다. 이 음료는 변비, 고혈압, 당뇨병, 기력쇠약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효과가 높다.
칡 뿌리는 감기, 머리 아픈 데, 땀이 잘 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데, 당뇨병, 설사, 이질 등에 약으로 쓴다. 칡꽃은 열을 내리고 가래를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푸는 데 쓴다. 또 대장염이나 악성 종양에 쓰기도 한다.
칡은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캐서 물로 씻어 그늘에 말렸다가 잘게 썰어서 쓴다. 칡은 70퍼센트쯤이 물로 되어 있으나 그 밖에 당분, 섬유질, 단백질, 철분, 인,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고 다이드제인, 다이드진 등 열을 내리고 머리 아픈 것을 낫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칡은 땅 속에서 물을 빨아들여 굵은 몸통 속에 저장한다. 그래서 사람의 몸 속에서도 설사를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땀으로 물기를 내보내고 열을 내려 열병으로 인한 병을 낫게 하는 것이다. 칡 한 가지만으로도 당뇨병, 부종, 설사, 황달, 술독, 고혈압, 두통, 협심증 등에 좋은 효험을 볼 때가 많다. 칡은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당뇨병
칡 뿌리 12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상당한 효험이 있다.

 

부종
칡 뿌리 2백 그램에 물 1되를 붇고 물이 3분의 1이 되도록 달여서 하루 3번 밥먹은 뒤에 마신다. 3~5일 계속하면 효과가 있다.

 

고혈압, 협심증
가을에 칡 뿌리를 캐서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서 하루 10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물을 조금씩 수시로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압이 안정된다.

 

알코올 중독
칡 뿌리를 날것으로 생즙을 내서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15일쯤 복용하면 술독이 깨끗하게 풀린다.

 

황달
칡 뿌리를 잘게 썰어 말린 것 80~12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불면증
칡을 날로 즙을 내어 한 잔씩 잠자기 전에 마신다.

 

구토, 구역질
칡 뿌리를 즙을 내어 한 번에 한 잔씩 마시거나 칡뿌리 2백 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3분의 1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당뇨병
칡가루 0.7그램, 칡뿌리엑기스 0.21그램
칡뿌리를 골라서 1-2센티미터 길이로 잘라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을 8배 붓고 80-100도에서 3시간 동안 우리고 거른다. 거른 찌꺼기에 다시 물 6배를 붓고 우리고 거른 다음 여과액을 합치고 물기가 30-40퍼센트 되게 졸여서 갈근 엑기스를 만든다. 이 엑기스에 알코올을 넣어 30퍼센트 알코올 농도의 반죽액을 만든다. 다음에 갈근 가루를 섞어 반죽하여 과립을 만들고 50-60도의 온도에서 말린다. 이것을 한 번에 2-3그램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다.

 

펠라그라
비타민 PP가 모자라서 생기는 병으로 동의학에서는 조증에 속한다. 이 병은 심한 조사 열사 풍사를 받거나 설사와 구토 신정의 고갈, 음식으로 인한 내상으로 진액이나 정혈이 고갈되어 생긴다.
혀가 붉어지고 입안이 헐며 밥맛이 없어지며 설사가 멎지 않는 등의 소화기관의 증상과 함께 햇볕에 노출되면 손등, 발목, 목, 얼굴 등의 피부가 거칠어지고 빨갛게 되었다가 나중에는 두꺼워지고 검은 색깔이 앉으면서 트는 등의 피부장애 증상이 나타나며 동시에 어지럼증과 두통, 기억력 감퇴, 사고력 감퇴, 흥분, 우울증 등의 여러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발생 원인
열성 질병을 앓아 온 몸에 진액이 부족할 때
심한 구토나 설사로 일시적으로 진액이 부족할 때
보혈 강장 목적으로 광물성 약재를 잘못 썼을 때
성질이 조한 보양제를 지나치게 많이 썼을 때
맵고 뜨거운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칡뿌리 금은화 각 4돈, 숙지황 황금 각 2돈, 현삼 감국 율무 천화분 건지황 당귀 각 1돈 5푼, 감초 1돈을 한 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하루 3-4번에 나누어 빈속에 먹는다.
칡뿌리 대추 각 500그램을 솥에 넣고 2.5리터쯤 물을 부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끓인다. 탕액이 40도 정도로 식으면 여기에 소나무 순이나 솔잎 500그램과 번데기 가루 60그램을 넣고 설탕 300그램을 쳐서 밀봉하여 신선한 곳에 5-6일 동안 두었다가 짜서 한 번에 7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뇌출혈 중풍
황기 40그램, 천궁 20그램, 현삼 30그램, 적작약 10그램, 복령 10그램, 칡뿌리 20그램, 감초 3-5그램에 물 400밀리리터를 붓고 그 양이 3분지 1이 되게 달여 하루 3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 방법으로 30일 동안 치료한다.
60대나 70대보다 40-50대가 치료효과가 좋다. 뇌출혈 후유증보다 뇌혈전증이 효과가 높다.

 

자궁하수 자궁탈출
자궁이 밑으로 빠진 것이다. 자궁이 질 입구 가까이 까지 내려온 것을 하수 질 입구까지 내려온 것을 탈출이라고 한다.
골반 및 근육과 근막 특히 항문올림근이 끊어졌거나 늘어났을 때, 배에 힘을 많이 줄 때, 분만 직후에 안정하지 않고 있을 때, 종양이 있을 때 등에 생긴다. 위하수, 간장하수, 신장하수 등이 있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자궁하수일 때에는 아랫배가 눌리는 느낌, 요통, 변비, 빈뇨, 외음부가 늘어나는 느낌 등이 있다. 자궁 탈출 때는 걷거나 일어나기 힘들며 피와 분비물이 많이 흐른다. 소변을 보기 힘들고 신우신염이 생길 수 있다.
황기 구감초 인삼(만삼을 대신 써도 된다) 각 4.5그램, 백출 당귀 숙지황 각 15그램, 금앵자 토사자(새삼씨) 각 18그램, 칡뿌리 오미자 각 9그램, 승마 시호 각 6그램, 위의 약을 물로 달여 하루 2-3번 먹이는 방법으로 10-20일 동안 먹는다.

 

맥립종(다래끼)
속눈썹주머니와 기름샘의 급성 화농성 염증과 눈꺼풀샘의 급성 화농성염증을 가리킨다.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폐염구균의 감염으로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풍열이 눈까풀에 침입하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지나치게 먹은 탓에 폐위에 몰린 습열이 눈에 작용하여 생긴다고 본다.
처음에는 눈꺼풀 모서리가 아프면서 국소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단단해진다. 점차 눈까풀 전체가 부으면서 2-3일 사이에 단단한 부위의 중심부에 작은 궤양이 생기고 4-7일 사이에 곪아서 터진다. 심한 경우에는 몹시 부으면서 오슬오슬 떨리며 열이 나는 등 전신증상이 있고 귀밑의 임파선이 붓는다.
적작약 천궁 울금 백질려(남가새) 각 18그램, 선퇴 삼릉 백복령 황금 차전자 과루근 목단피 산사(볶은 것) 신곡 각 20그램, 칡뿌리 줄풀뿌리 각 30그램, 감초 3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먹는다. 80퍼센트 이상이 10일 안에 효험을 본다.

 

 

 

설사와 변비 동시에 고치는 약초, 이질풀 | 약초 연구 2005/05/16 12:26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73318

이질풀은 가을철이면 높은 산꼭대기의 풀밭이나 개울가의 빈터 같은 곳에 무리지어 연한 보라빛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그 꽃빛깔이 가을 하늘보다 맑고 청초하다. 꽃이 피기 전에는 눈에 잘 뜨이지 않아 그런 풀이 있는 줄도 모르다가 초가을철 산꼭대기 넓은 들에 꽃이 가득 만개하여 밤하늘 별빛처럼 수놓은 뒤에야 사람들이 야, 이렇게 아름다운 꽃도 있구나 하고 관심을 갖는 풀이 이질풀이다.
줄기는 30-60센티미터쯤으로 땅에 비스듬하게 깔려서 뻗어나가고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4-5개 갈라진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줄기차게 피었다 진다. 꽃잎은 다섯 장이며 흰 빛, 보라빛, 연보라빛, 붉은 빛 등 여러 색깔로 핀다. 꽃이 지고 나면 하늘로 향해 곧게 서는 꼬투리 모양의 열매가 맺히지만 그 속에는 씨앗이 들어 있지 않다. 씨앗은 꼬투리 밑에 있는 조그마한 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 열매가 익으면 꼬투리가 벌어지며 뒤로 밀려올라가다가 주머니 속에 있는 씨앗을 멀리까지 쏘아 보낸다. 스스로 씨앗을 활로 멀리 쏘아 보내는 식물이 이질풀이다. 
이질풀은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약초다. 일본인들은 짜고 매운 것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장이 몹시 약하다. 그래서 이질이나 급성 장염에 걸리면 쉽게 목숨을 잃는다. 그러나 매운 고추를 더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질 같은 것은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는다.
20년쯤 전에 우리나라에서는 이질풀을 채취하여 일본으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였다. 나도 열 대여섯 살 무렵에 소백산에서 스무 날 가량을 머물면서 일본으로 보낼 이질풀을 열심히 채취했던 적이 있다.
이질풀을 한자로는 노관초(老菅草), 또는 노학초(老鶴草)로 쓴다. 현초(玄草), 또는 현지초(玄之草)라고도 하며 이질풀, 쥐손이풀, 둥근이질풀, 꽃쥐손이, 털쥐손이 등의 닮은 식물이 여럿 있으나 다 같이 약으로 쓴다.
이질풀은 카타르성구균,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폐렴균 등 갖가지 균을 죽이고 갖가지 바이러스를 억제하며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열을 내리며 경련 및 마비, 악창, 타박상, 장염 등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다.
맛은 약간 쓰고 매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근육과 뼈가 시큰시큰 쑤시고 아픈 것, 팔다리의 마비나 경련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만성 이질을 낫게 한다. 
이질풀은 장염 치료에 효력이 뛰어나다. 말린 것을 20-50그램씩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진하게 달여 농축액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세균성 설사, 급성이나 만성 장염, 아메바성 설사 등에 2-3일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이질풀은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구균, 연쇄상구균 등 갖가지 균을 죽인다. 장염에 쓰는 약초는 성질이 찬 것이 많으나 이질풀은 성질이 따뜻하여 우리나라 사람의 체질에 거의 잘 맞는다.
술에 담가 우려내어 먹으면 중풍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데 효과가 뛰어나고 흑설탕과 반씩 섞어서 발효시켜 복용하면 만성, 장염, 중풍, 신경통 등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이질풀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출혈을 멎게 하며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손발의 마비나 경련을 치료한다.
신경통이나 재생불량성 빈혈, 근육과 뼛속이 시큰시큰 쑤시고 아픈 데는 신선한 이질풀 50킬로그램을 가마솥에 넣어 물을 붓고 달여서 건더기를 건져내고 물엿처럼 되게 농축한 다음 꿀 3킬로그램을 넣고 잘 섞어서 한 숟갈씩 따뜻한 물에 타서 하루 2-3번 먹으면 효험이 있다. 23년 전에 소백산에서 이질풀을 채취할 때 일생을 약초 채취로 살아 온 한 노인한테서 귀동냥으로 들은 처방이다.
이질풀을 여러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적는다.
 

① 뼈와 근육이 시큰시큰 쑤시고 아픈 데 : 깨끗하게 씻은 신선한 이질풀 50킬로그램을 스테인레스 솥에 넣고 물로 달여서 우려낸 다음 그 물을 걸러서 다시 15킬로그램이 될 때까지 달여서 농축한다. 그런 다음에 찹쌀로 빚은 증류주를 1리터쯤 붓고 10분쯤 끓인 뒤에 좋은 꿀을 3킬로그램 넣어 고루 섞어 20분 동안 끓인다. 이것을 식혀서 항아리에 담아 두고 한 번에 한두 숟갈씩 하루 3-7번 먹는다.
② 세균성 설사 : 이질풀 4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4-10일 복용하면 설사가 멎고 장 속에 있는 나쁜 세균도 없어진다.
③ 감기, 인후염 : 이질풀 말린 것 15-30그램을 물 1되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④ 빈혈 : 이질풀 30그램, 당귀 30그램, 엉겅퀴 뿌리 30그램에 물 3되를 붓고 약한 불로 물이 3분지 1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⑤ 치질로 인한 출혈 : 이질풀 4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는 한편 이질풀을 진하게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씻는다. 이질풀을 달이면서 나오는 증기를 치질 부위에 쏘이는 방법도 있다.

 

 

기침과 가래, 감기에 선약(仙藥)
동생초(冬生草) 곰보배추


 

천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옛말에 '알고 죽는 천식'이란 말이 있다. 병은 알지만 고칠 방법이 없어서 결국 못 고치고 죽는 병이라는 듯이다. 그만큼 고치기 어려운 병이 천식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천식이 사회적인 문제가 된 지이미 오래 되었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치료약이 없기 때문이다. 천식은 암보다도 치료가 어려운 최고의 난치병이다.

 

현대의학으로 못 고친다고 해서 반드시 불치병은 아니다. 내 경험으로는 천식은 치료가 쉬운 병이다. 나는 지독한 천식환자들을 많이 고쳐 보았다. 수십 년 천식으로 고생한 사람, 기침 때문에 누워서 잠을 자지 못하고 앉아서 밤을 새우는 사람도 고쳐 보았다. 천식은 잘 낫는 병이다. 해소, 천식은 난치병도 아니고 불치병도 아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그래서 환자를 치료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약초 전문가다. 의약에 대한 글을 쓸 수 있고 그것은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의약에 관한 지식과 지헤를 얻어 스스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되기를 나는 바라마지 않는다.

 

여기, 천식, 해소를 비롯하여 모든 종류의 기침과, 기관지 질병, 폐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초 한 가지를 소개한다.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약초이므로 한약방이나 약재 건재상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 철에 물기가 조금 있는 논둑이나 밭둑에 나가 보면 더러 찾아볼 수 있을 터이나, 요즈음 논밭에 제초제를 많이 치는 바람에 거의 멸종 위기에 이르러 있다.

 

 

 

 

 

 

 

 

 

 

곰보배추! 배추처럼 생겼으나 곰보처럼 못났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오죽 천박하고 못생겼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이 풀은 이름부터 심한 박대(薄待)를 받고 있다. 금이야 옥이야 좋은 이름은 다 어디 두고 못난 이름을 골라서 달았는가. 사람이나 풀이나 이름이 천하면 아무리 귀한 가치를 지녔어도 푸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풀의 생김새를 잘 들여다보면 이처럼 더 잘 어울리는 이름도 달리 없을 듯하다.

나는 한 때 전혀 곱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곰보배추라는 이름이 싫어서 내 마음대로 돌배추라는 이름을 지어 보았으나 이것도 별로 좋은 이름은 아닌 것 같았다. 역시 이 풀한테는 곰보배추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곰보배추를 경상도에서는 문둥이배추, 혹은 문디배추라고 부른다. ‘문둥이 같은 배추’라는 뜻이니 이는 ‘이 더럽고 냄새나는 풀아!’ 하고 풀한테 욕을 퍼붓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디같은 자식’이니 ‘문디새끼’ 같은 말은 경상도 지방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욕이다. 아무리 못생기고 더럽고 냄새나는 풀이라고 해도 풀한테 무슨 죄가 있어서 이름을 부를 때마다 욕을 할 수 있는가.
곰보배추는 잎의 생김새가 배추를 닮았으나 잎 전체가 마마자국처럼 빡빡 얽어 있다. 식물의 잎이 사람의 얼굴과 같을진대 잎이 울퉁불퉁하여 볼품이 없으니 그런 이름이 붙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논둑이나 밭둑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배추를 닮기는 하였으나 비릿하고 독한 냄새가 나서 김치를 담가 먹을 수도 없고, 잎에 곰보자국들이 빽빽하여 도무지 사랑스러운 구석이라고는 없으니, 정녕 문둥이처럼 서러운 신세일 수밖에 없다.

 

문둥이처럼 천한 잡초
곰보배추는 우리나라 각지의 논밭이나 물기 있는 들판에 더러 자라는 여러해살이 잡초(雜草)다. 길옆이나 묵은 밭, 논의 물기 있는 땅에 주로 자란다. 꿀풀과에 딸린 월년초(越年草)로 이 나라 아무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큼 이름도 많다.

옛 선조들은 이 풀한테 설견초(雪見草), 청와초(靑蛙草), 마마초(麻麻草), 야저채(野?菜), 과동청(過冬靑), 수양이(水羊耳), 천명정(天明精) 등 여러 이름을 지었다.

설견초는 눈 속에서도 볼 수 있는 풀이라는 뜻이고, 청와초는 청개구리가 좋아하는 풀이라는 뜻이며, 마마초는 잎이 마마자국 같은 것이 많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며, 야저채는 멧돼지가 즐겨 파먹는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고, 과동청은 겨울을 파랗게 살아서 넘긴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며, 수양이는 잎모양이 양의 귀처럼 생겼다고 붙인 이름이고, 천명정은 겨울철에도 파랗게 살아 있어서 태양의 정기를 한껏 받고 자란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모두 그 특성에 꼭 어울리는 이름들이니 우리 선조들의 이름 짓는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식물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사랑이 없이는 이런 이름들이 나올 수 없지 않겠는가.
곰보배추는 추운 겨울철에는 퍼렇게 언 채로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어서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제 세상을 만난 듯이 키가 쑥쑥 자라서 무진장으로 많은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는 욕심 많고 생명력이 억센 풀이다.

겨울 동안에는 넓적한 잎을 한껏 펴서 땅을 덮어 햇볕을 혼자 차지하고 있다가 봄이 되면 줄기가 무성하게 올라온다. 5-6월 무렵이면 줄기가 30-90센티미터쯤 자라서 자잘한 잎이 많이 붙고 잔가지도 많이 난다. 줄기는 익모초처럼 네모졌으며 짧고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다. 잎은 타원꼴이거나 피침꼴로 길이 2-6센티미터이고 넓이는 8-25밀리미터이다. 끝은 무디거나 날렵하고 기부는 원형이거나 쐐기 모양이다. 가장자리에 둥근 톱니가 있고, 아랫면에는 노랑색 선점이 있으며, 잎맥에는 짧고 부드러운 털이 있다.
6월에 종 모양의 연한 보랏빛 자잘한 꽃이 가지 끝에 흩어져서 핀다. 꽃은 특별히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그마한 종을 수없이 매단 듯 귀엽다. 그 옆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실바람을 타고 은은한 풍경(風磬)소리가 들릴 것 같다. 7월에 진한 갈색의 자잘한 씨앗이 익어 바람에 흩날려 흩어진다.

씨앗은 겨자씨보다도 잘아서 잎으로 후 불면 다 날아가 버릴 정도이다. 씨앗이 익은 뒤에는 곧 잎과 대궁이 누렇게 말라 죽고 8월 무렵에는 아무도 이 풀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뒤 10월 말이나 11월 무렵 서리가 내려 다른 풀들이 다 말라죽고 나면 그 때서야 파란 싹을 살포시 내밀기 시작한다.

 

겨울에는 살아나고 여름에는 죽는다
곰보배추는 늦은 봄철부터 초여름까지 한창 무성하게 자랐다가 한여름이 되기 전에 말라죽는다. 꿀풀이라고 부르는 하고초(夏枯草)와 같다. 잎과 줄기는 말라죽어도 뿌리는 땅속에서 살아 있다가 가을철 다른 풀들이 다 말라죽고 난 뒤에 다시 파랗게 싹이 땅 밖으로 나와서 납작하게 엎드려 온 지면을 다 덮어버린다. 곧 여름에 죽고 겨울에 살아나는 하고동생(夏枯冬生)의 성질을 지닌 풀이다. 나는 새로 이 풀의 이름을 동생초(冬生草), 또는 동생하고초(冬生夏枯草)로 지었다.
곰보배추의 뿌리는 배추뿌리를 닮았으나 잔뿌리가 더 많다. 뿌리와 잎, 줄기, 꽃에서 모두 비릿하면서도 톡 쏘는 듯한 강렬하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 이 비릿하고 톡 쏘는 냄새를 싫어하여 사람이나 짐승들이 이 풀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나물로 먹지도 않고 집짐승들의 먹이로 쓰지도 않고 거름으로 쓰지도 않는다. 이 풀은 옛날에는 겨울철 얼어붙은 논밭을 몽땅 선명한 녹색으로 뒤덮어 버릴 정도로 흔했으나, 한 해에도 수십 번씩 뿌려 대는 농약과 제초제 덕분에 지금은 거의 멸종상태에 이르러 찾기가 쉽지 않다.

농사꾼들은 곡식과 채소들은 제 자식인양 알뜰하게 가꾸지만, 곰보배추처럼 더럽고 냄새나는 잡초는 하루 빨리 씨를 말려 버려야 할 원수로 여길 뿐이다. 그러나 이 더럽고 냄새나며 명줄이 질긴 독종 잡초도 근사미 같은 제초제(除草劑)한테는 전혀 맥을 추지 못한다. 
다른 나뭇잎들이 다 떨어진 겨울이 되어야 파랗게 제 빛깔이 돌아오고 황금빛 열매가 익는 겨우살이처럼 곰보배추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이 제 세상이다. 넓고 짙푸른 잎이 로제트 모양으로 땅바닥에 넓게 퍼져서 엄동(嚴冬)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다. 꽁꽁 얼어붙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눈이나 얼음 속에 덮여 있으면서도 선명한 녹색 빛깔을 조금도 잃지 않으니 그 목숨이 모질고 독하다. 이렇게 겨울을 이겨내는 장한 풀이 또 있을까. 옛 선조들이 인동(忍冬)이라는 이름은 진작 이 풀한테 먼저 붙여 주었어야 옳았을 것이다.
곰보배추라는 이름은 겨울철에 잎이 바닥에 붙어 넓게 퍼져 있는 모양이 배추를 닮았고, 잎의 주름이 마마를 앓은 자국 같다고 해서 붙인 것일 것이다. 경상북도의 어느 지방에서는 곰보배추를 태양초라고 부른다. 햇빛이 가장 약할 계절에 저 혼자 햇빛을 몽땅 받으며 자란다고 붙인 이름이리라. 곰보배추보다는 태양초라는 이름이 더 나을것 같다.

이 못 생기고 천박한 잡초가 나한테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약초 가운데 하나다. 나는 이 천덕꾸러기에다 독종이며 아무한테도 쓸모없는 잡초를 캐려고 많은 시간을 꽁꽁 얼어붙은 겨울 들판을 헤매고 다녔다. 이 독한 풀을 캐느라고 나는 무진 고생을 했다. 독한 눈바람에 손과 귀가 떨어져 나갈 듯이 시렸고, 얼어붙은 땅은 괭잇날이 박혀들지 않았다.
과연 이 풀은 독종(毒種)이었다.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서도 죽기는커녕 푸른빛을 조금도 잃지 않고 있었고, 눈이나 얼음 속에 묻힌 채로도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이 독한 성질이 독한 질병에 강력한 약성(藥性)을 발휘하는 것이리라. 언 땅에 괭이질을 몇 번 하고 나면 손바닥에 금방 물집이 잡혔고, 귀를 에어 내는 듯한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들어 온 몸은 고드름처럼 뻣뻣해졌다.

곰보배추는 독한 기침, 독한 해수, 독한 천식 등 폐와 기관지의 독종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최고의 신약(神藥)이다. 나는 이 독종 풀로 독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을 많이 고칠 수 있었으니 이 풀의 그 지독함이 몹시 고맙다 아니할 수 없다.
곰보배추는 가을에서 봄 사이에 뿌리째 캐서 전초(全草)를 다 약으로 쓴다. 물기가 알맞게 있으며 기름지고 모래가 섞인 푸석푸석한 땅에서 잘 자란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 많이 자라지만 춥고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다. 다만 메마른 땅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의 들판이나 묵은 논밭에 많이 자란다.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도, 경기도에서도 볼 수는 있으나 흔하지 않다.

 

기침과 가래 천식에 천하으뜸의 선약
곰보배추에는 플라보노이드, 호모플란타기미닌, 히스피둘린, 에우카포놀린, 에우카포놀린-7-글루코시드 등이 들어 있다. 그 밖에 페놀성 물질, 정유성분, 사포닌, 강심배당체, 불포화지방산 등이 들어 있으며 씨앗에는 기름이 많이 들어 있다. 특유의 비릿하고 톡 쏘는 듯한 냄새는 정유성분에서 난다.
곰보배추는 어떤 기침이든지 기침을 멈추는 데에 천하으뜸의 영약(靈藥)이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천식을 앓던 사람이나 심한 독감으로 기침을 쉬지 않고 하던 사람이 곰보배추를 진하게 달인 물로 만든 동동주나 곰보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를 마시고 며칠 만에 씻은 듯이 낫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기침이 몹시 심하여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고, 숨을 쉬기도 어려워 죽는 날을 기다리던 사람이 곰보배추 한 광주리를 푹 달여서 그 물로 막걸리를 담가서 먹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도 보았다. 폐농양(肺膿瘍)으로 시커먼 피고름을 연신 토하던 사람이 곰보배추를 달여서 먹고 며칠 지나지 않아 깨끗하게 낫는 것도 보았다.
이 풀의 약효는 산삼이나 녹용, 웅담, 우황보다도 귀하다. 곰보배추는 뛰어난 효력을 지닌 천연의 항생제다. 온갖 항생제를 써도 낫지 않는 감기, 폐렴, 결핵에 곰보배추를 쓰면 쉽고 빨리 낫는다. 인공(人工)으로 만든 항생제가 지닌 부작용이 곰보배추에는 없다. 모든 약초에 독이 있다고 하지만 곰보배추는 독성도 없고 습관성이나 부작용도 없다.
천하에 독한 토종 잡풀 곰보배추는 하늘이 내린 보배다. 기침이나 천식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하늘이 내린 신초(神草)다. 기침이나 천식, 기관지염, 감기 같은 기관지 계통의 질병 뿐만 아니라 폐결핵, 폐렴, 폐농양, 폐암 같은 온갖 폐질환과 부종, 신장염, 심장병, 생리통, 냉증 같은 신장과 심장의 여러 질병에도 최고의 선약(仙藥)이다.

 

곰보배추의 약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온갖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맛은 맵고 쓰고 비리며 성질은 평하거나 서늘한 편이며 독이 없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하며 몸 안에 있는 독을 풀고 뱃속에 있는 기생충을 죽이는 효능이 있다. 혈뇨(血尿), 피를 토하는 데, 자궁(子宮)의 출혈(出血), 복수가 찬 데, 소변이 탁하고 뿌옇게 나오는 데, 목구멍이 붓고 아픈 데, 편도선염(扁桃腺炎), 감기(感氣), 옹종(癰腫), 치질(痔疾), 자궁염, 생리불순, 냉증(冷症), 타박상(打撲傷) 등에 좋은 치료효과가 있다.
타박상을 낫게 하고 어혈(瘀血)을 풀어주며 치질을 치료한다. 악성 매독(梅毒)이나 인후염(咽喉炎), 머리털이 빠지는 것, 갖가지 피부병을 낫게 하며 습열(濕熱)로 인한 풍진(風疹), 고환이나 음부(陰部)의 습진(濕疹)을 낫게 한다. 부은 것을 내리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배에 가스가 차고 배가 부른 것을 낫게 하며, 날것을 짓찧어 배꼽 부위에 붙이면 복수(腹水)가 빠진다.
폐의 열을 내리고 풍사(風邪)를 몰아내며 습사(濕邪)를 없앤다. 기침, 가래를 멎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치통(齒痛), 습진(濕疹), 상처가 곪은 것을 낫게 한다.

 

기침 똑 떨어지게 하는 비방의 유래
곰보배추를 약으로 쓰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십여 년 전에 경상북도 어느 지방에 온갖 약초로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권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복잡한 처방보다는 단방(單方) 약초로 갖가지 질병을 잘 고쳤는데, 그 단방 중에는 이른바 똑 떨어지는 효험이 있는 것이 많았다.

이 권씨 할아버지가 즐겨 쓰는 약초 중에 해소나 기침, 천식 등 모든 종류의 기침을 똑 떨어지게 고치는 풀이 있었는데, 이 풀을 권씨 할아버지는 만병초(萬病草)라고 불렀다. 이 만병초를 잘 활용하여 권씨 할아버지는 인근에서 천식, 감기, 기침, 부인병, 중풍 등을 잘 고치는 것으로 이름이 났다. 이 풀은 시골의 논둑이나 묵은 밭 같은 데서 흔히 자라는데, 겨울에도 파랗게 살아 있어서 권씨 할아버지는 이 풀로 어느 때든지 약을 만들 수가 있었다. 권씨 할아버지가 만병초라고 불렀던 이 풀이 바로 곰보배추다.

곰보배추는 모든 종류의 기침에 특효약이라 할만 했다. 이 풀을 계절에 상관없이 아무 때나 한 광주리쯤 뿌리째 캐서 물을 붓고 푹 달여서 그 달인 물로 막걸리를 담가서 먹으면 된다. 대개 두 번쯤 만들어 먹으면 아무리 오래 되고 완고한 기침이라도 잘 나았다. 막걸리를 담글 줄 모르거나 담그기가 귀찮으면 한 웅큼씩 물로 달여 먹어도 된다. 약간 비릿한 풀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곱게 가루를 내어 찻숟갈로 한 숟갈씩 먹는 방법도 있다. 비릿한 냄새와 맛이 먹기에 불편하면 곰보배추 날것을 흑설탕이나 꿀을 같은 양으로 넣고 버무려 항아리에 담가서 어둡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6개월이나 1년쯤 두어 발효음료로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 곰보배추발효음료는 맛이 좋아서  어린아이들도 잘 먹는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감기나 기침에 먹이면 특히 좋다.
곰보배추는 기침 뿐 아니라 여성의 냉증(冷症), 생리통(生理痛), 자궁염(子宮炎), 편두통(偏頭痛), 자궁에 생긴 물혹, 그 밖의 여러 염증질환 등에 거의 만병통치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권씨 할아버지가 사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어떤 늙은이가 있었다. 이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 약초로 신기한 약효가 있는 막걸리를 만들어서 한 되에 30만원씩 받고 팔았다. 이 막걸리를 먹으면 기침 뿐 아니라 갖가지 폐병, 심장병, 부인병 등 온갖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사방에 소문이 나서 찾는 사람이 많았다.

권씨 할아버지는 그 늙은이를 찾아가서 그 신기한 약술을 만드는 방법을 꼭 배우고 싶다고 몇 번 정중하게 부탁을 했으나, 늙은이는 도무지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였다. 할 수 없이 권씨 할아버지는 약술을 만드는 비법을 훔쳐내기로 작정을 했다. 어느 날 어두워질 때까지 그 늙은이의 집 주변에 몰래 숨어 있다가 밤중에 늙은이가 약초를 캐러 들에 나가는 것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미행하였다. 늙은이는 개울가 논둑에 앉아 괭이로 한참을 무엇인가 캐서 광주리에 담더니 집으로 돌아갔다. 권씨 할아버지는 늙은이가 약초를 캐던 곳에 가서 과연 그 풀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를 살펴보았다.
“아니, 이건 흔해빠진 문디배추가 아닌가.”
권씨 할아버지는 곧 문디배추를 캐서 물에 넣고 푹 달여서 그 물로 막걸리를 만들어 먹어 보고 이웃에 사는 기침환자한테 주어 보았다. 과연 그 막걸리는 천식, 기침, 기관지염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늙은이는 죽고 이제 곰보배추로 신기한 약술을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권씨 할아버지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나는 이 권씨 할아버지한테서 곰보배추가 기침 치료에 신통한 효험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어느 추운 겨울날, 나는 권씨 할아버지의 집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약초와 의학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고, 이튿날 헤어지지 전에 서로 혼자서만 알고 있는 약초를 한 가지씩 가르쳐 주기로 하였다. 그렇게 해서 나만 알고 있던 약초 한 가지를 권씨 할아버지한테 가르쳐 드리고 그 대가로 곰보배추에 대해서 배웠던 것이다.
곰보배추는 기침, 기관지염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곰보배추를 진하게 달인 물로 막걸리를 만들어 가볍게 취할 만큼씩 하루 2-3차례 마시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지만,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질병 치료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곰보배추를 이용한 여러 가지 치료법

① 기침과 가래, 천식에 곰보배추 잎을 그늘에서 말려 곱게 가루 내어 이 가루 600그램을 곰보배추를 진하게 달인 물이나 꿀로 반죽하여 오동나무씨 만하게 되는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2-3그램씩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먹는다.

② 기침이나 가래, 천식에 신선한 곰보배추 잎 500그램을 즙을 짠다. 즙을 짜고 남은 찌꺼기에 물 250밀리리터를 붓고 100밀리리터가 되게 달여 농축한 다음 찌꺼기를 버리고 먼저 짜낸 생즙과 섞어서 열을 가하여 끓였다가 식힌다. 이것을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하루 두 번씩 한 번에 20-30밀리리터씩 먹는다. 신선한 것의 하루 양은 100그램쯤이다.

③ 심한 기침이나 가래에 가을에 곰보배추를 채취하여 증류기에 넣고 증류하여 한 번에 20밀리리터씩 하루 두 번 먹는다. 또는 뿌리를 제거한 신선한 곰보배추 40-8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마신다.

④ 곰보배추는 신선한 것이 마른 것보다 효과가 더 높다. 천식, 가래, 기침,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등에 모두 좋은 효과가 있다. 24시간 이상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며 대개 10-20일이면 낫는다. 가벼운 두통, 현기증, 목이 마르고 윗배가 묵직하고 불쾌한 등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나 시간이 좀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⑤ 곰보배추는 유선염(乳腺炎)에도 상당한 치료효과가 있는데 신선한 곰보배추를 깨끗하게 씻어서 짓찧어 알약 형태로 만들어 한 번에 20-30분 동안 하루에 두 번씩 콧구멍에 밀어 넣는다. 이 방법으로 유선염 환자를 90퍼센트 이상 고칠 수 있다.

⑥ 곰보배추는 여성의 질염(膣炎)이나 자궁경관염, 자궁염 등에도 특효약이라 할 만하다. 깨끗하게 씻어서 잘게 썬 곰보배추 600그램에 물 3-4되를 붓고 10분 가량 끓여서 질을 씻는데 쓴다. 곰보배추를 달인 물은 질 안에 있는 온갖 균들을 죽인다.
깨끗하게 씻어서 잘게 썬 곰보배추 600그램에 물 1000밀리리터를 붓고 10분 동안 끓인 다음 고운 천 두 겹으로 거른다. 이것을 다시 여섯 겹의 천으로 한 번 더 걸러서 600밀리리터가 될 때가지 달여 농축한다.
먼저 질 세정제(洗淨劑)로 질 안을 씻어내고 나서 마른 솜에 곰보배추를 달인 물을 적셔서 자궁 안에 밀어 넣는다. 하루 한 번씩 7일 동안을 치료하고 2-3일 쉬었다가 다시 치료하기를 반복한다. 20-30일이면 거의 대부분 낫거나 호전된다.

 

곰보배추는 이 땅에 지천으로 자라는 약초 중에서 내가 제일 아끼는 약초의 하나다. 천대받던 약초이기에 그만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지천에 널려 있었으나 이제는 눈을 씻고 애써 찾아도 보기 힘들다. 더럽고 천박하게 여기던 잡초가 지금은 금은보석(金銀寶石)보다 더 귀하다. 천연기념물이거나 희귀식물,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하여 나라에서 엄중하게 보호하고 있는 식물들보다 더 보기가 어렵다.
누가 곰보배추를 천하다고 하는가. 곰보배추는 죽어가는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기이한 약성을 지녔다.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저 혼자 푸른 잎을 자랑하니 그 절개는 송죽(松竹)보다 낫다. 다른 풀들이 말라죽을 때 파랗게 살아나고, 다른 풀들이 무성할 때 누렇게 말라죽는 성질을 지녔으니 그 기이함을 자랑할 만하다. 아,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산골 버려진 논밭에 곰보배추를 원 없이 키우면서 살고 싶은 내 천박한 소망이 이루어질 날은 언제일까. 나는 이 독하고 비린내 나는 토종 잡풀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신주(神主)처럼 모시면서 살고 싶다.

 


곰보배추를 이용한 치료법    


피를 토하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데
신선한 곰보배추 뿌리 20-40그램, 돼지 살코기 80그램을 약한 불로 달여서 그 국물을 하루 2-3번에 나누어 마신다. 돼지고기는 사료를 먹이지 않고 키운 재래종 돼지고기를 써야 하며 구할 수 없을 때에는 오리고기를 대신 쓴다. 대개 3-5일 동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인후염, 급성 편도선염
신선한 곰보배추를 짓찧어 식초를 약간 섞어서 면헝겊으로 싸서 젓가락 끝에 묶어 후두 부분에 여러 차례 밀어 넣어 닿게 한다. 또는 신선한 곰보배추를 짓찧어 즙을 내어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듯이 목구멍으로 삼킨다. 만약 가래가 나오면 뱉아 내고 입이 마르면 식초를 약간 마시거나 소금물을 약간 입에 머금고 있도록 한다.

 

치통
신선한 곰보배추 약간을 짓찧어 3-5분 동안 입에 물고 있으면 곧 통증이 멎는다. 곰보배추를 진하게 달인 물을 입에 물고 있다가 삼켜도 된다.
 
화농성 중이염, 귓속이 아픈 데
신선한 곰보배추를 짓찧어 즙을 짜서 한 방울씩 귀 안에 떨어뜨려 넣는다. 하루 3-4번 귀에 넣는다. 2-10일이면 대개 낫는다.
 
치질, 탈항
큰 오배자 하나에 구멍을 뚫어 그 속에 말린 곰보배추 가루를 가득 넣고 구멍을 막은 다음 센 불로 구워서 가루 낸다. 여기에 용뇌(龍腦)를 약간 섞은 다음 참기름으로 개어서 치질이나 염증이 생긴 부위에 바른다.
또는 곰보배추를 짓찧어 생즙을 내서 그 생즙으로 회화나무 열매를 볶아서 가루로 만든다. 그런 다음 곶감을 짓찧어 앞의 가루를 섞어서 오동나무씨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12-15그램씩 하루 2번 곰보배추 20그램을 달인 물과 함께 먹는다. 곰보배추 40-80그램과 오매(烏梅) 10개에 물을 붓고 달여서 그 증기를 치질 부위에 쏘이고 그 물로 씻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탈항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급성 유선염
신선한 곰보배추 40그램에 술과 물을 반씩 부어 달여서 그 물을 하루 2-3번에 나누어 마시는 한편 유선염이 생긴 바위에 바른다. 1-3일 뒤부터 열과 부기가 내리고 통증이 없어지면서 차츰 낫는다.
 
피부염, 종기, 악창, 습진, 타박상
신선한 곰보배추를 짓찧어 즙을 내어 피부병이 있는 부위에 하루 1-2차례 바른다. 타박상이나 종기, 곪은 상처 등이 잘 낫는다. 곰보배추를 말려서 곱게 가루 내어 바셀린이나 연고의 기초제, 참기름 같은 것으로 개어 발라도 좋다.

 

설사, 기침, 가래, 천식
신선한 곰보배추 8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3분지 1이 되게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마신다. 겨울철에 채취한 것이 효과가 가장 좋으나 여름철에 꽃이 핀 것을 써도 효과가 괜찮다. 설사, 기침, 가래, 천식(喘息), 생리통, 생리불순, 편두통, 혈액순환이 안 되는 데 등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곰보배추를 오래 복용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살결이 고와지고, 몸이 따뜻해지며, 생리통, 생리불순, 불면증, 우울증, 갖가지 피부병 등이 차츰 없어진다.

 

나는 곰보배추 곧, 동생초로 수많은 천식, 감기, 해소, 기관지염 등의 환자를 치료하여 그 대부분이 좋은 효과를 보았다. 달인 물로 동동주를 담가서 먹는 것이 효과가 좋지만 술을 담그기가 불편하고, 또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서 꿀이나 흑설탕으로 발효하여 써 보았더니 술로 담근 것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 맛도 좋아서 아이들이나 비위가 약한 사람도 잘 먹을 수 있었다.

 

나는 올 봄에 묵은 땅을 구하여 곰보배추, 아니 동생초를 많이 심을 작정이다.

앞으로 이 풀의 이름을 동생초, 또는 동생하고초로 불러 달라.

나는 이 풀의 약효를 찾아내어 널리 알렸으며, 이 땅의 풀과 나무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도 풀 이름 하나 지을 지을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을 부르는 식물, 겨우살이

 

 

 

 

겨우살이는 숭배의식, 신화, 전설, 설화 등에서 정말로 흥미로운 지위를 차지하여 왔다. 성탄절 때 이 묘한 황금빛이 도는 초록 식물의 가지를 걸어 놓고 입맞춤을 하기 위해 누군가를 그 밑으로 데려오려고 애쓰는 기이한 전통은 도대체 왜, 어디서 생겼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초록 덮개에 관한 의문들이 대개 그렇듯이, 그 대답은 우리 옛 선조들의 주술적, 종교적 행위에서 찾을 수 있다.

드루이드 교도들은 참나무를 신성하게 여긴 한편, 참나무가 지신의 굵은 가지에서 자라는 기이한 기생식물한테도 신성함을 나누어 준다고 믿었다. 이런 생각은 그 뒤로도 오랜 세월 변함없이 이어졌다. 1600년대에 의사, 약초학자이자 점성술사인 니콜라스 컬피퍼는 <완전식물지>에서 겨우살이에 대해 이렇게 썼다.

 

참나무에서 자라는 그것이 목성의 성질 중 무언가를 지니고 있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참나무가 목성의 나무 중 하니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참나무에 자라는 것이 왜 가장 가치 있는가 하고 물으면, 나는 그것이 가장 희귀하고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밖에 대지 못하겠다.

 

전세계에서 발견되는 겨우살이는 크게 세 종류이다. 그 중 하니인 서양 겨우살이만이 영국 제도를 포함한  유럽 온대 지역에 널리 퍼져 있다. 이 겨우살이는 반기생식물로 살면서 숙주를 약하게 만들었다가 결국 죽이고 만다. 서양겨우살이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는 살지 않는다. 북아메리카에도 고유종인 미국겨우살이가 있는데, 주로 미국꽃단풍과 느릅나무에 산다. 세 번째 종은 잎이 없이 꽃만 피는 난쟁이겨우살이인데 영국에는 몹시 드물고, 침엽수에 큰 피해를 입힌다.

서양의 설화와 전설에 나오는 겨우살이는 서양겨우살이다. 이 겨우살이는 본래 참나무에 기생하지만, 로마 시대의 저술가 클루시어스에 따르면, 그 무렵에는 배나무에도 흔했다. 오늘날 서양겨우살이는 사과나무와 사시나무 같은 다른 낙엽수들에서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아주 높은 가지에서 덤불처럼 수북하게 자라곤 한다. 이 덤불은 숙주의 나무껍질에서 달라붙은 부위와 가지를 두껍게 만들면서 자란다. 처음에는 즙이 많고 황록색을 띠다가 오래될수록 목질로 차츰 바뀌어 간다. 잎은 달걀꼴에 가깝고, 두껍고 육질이 많은 가죽과 같은 느낌이 든다. 꽃은 아주 작고 작은 꽃잎이 달려 있다. 겨우살이는 한겨울에 가장 눈에 잘 띈다. 반투명한 하얀 장과가 두드러져 보이는데, 부드럽고 다소 끈근한 과육 안에 씨가 하나 들어 있다. Mistletoe라는 이름은 앵글로색슨족의 단어에서 온 것으로, '똥'이라는 뜻의 미스틸(mistel)과 '나뭇가지'라는 뜻의 '탠'(tan)이 합쳐진 것이다.

그 이름은 씨를 퍼뜨리는 방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가 열매를 먹으면 끈끈한 씨는 창자를 통과해 그대로 배설물과 함게 나뭇가지에 쌓인다. 또 새가 먹다가 부리에 달라붙은 씨를 나뭇껍질에 대고 비벼대서 떼어붙이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지 시는 나뭇가지의 갈라진 틈이나 패인 곳에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우게 된다.

플리니우스는 겨우살이를 의식에 이용하는 장면과 겨우살이와 달의 신비적인 관계, 드루이드교도들이 식물을 대하는 태도를 서술하면서 간결하고도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통찰력을 보여 준다.

 

겨우살이는 아주 희귀해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가 겨우살이를 발견하면 사람들은 그 주위에 모여 엄숙한 의식을 치른다. 무엇보다도 행사는 그 달의 엿새째 되는 날에 연다. 그 해, 30년 주기가 시작되는 날로부터 6일째 되는 날이다. 달의 엿새째에는 정기가 넘치며, 달이 반도 차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무 밑에서 산 제물을 바치고 축제를 열 준비가 되면, 그들은 겨우살이가 만물의 치료약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뿔을 한 번도 묶은 적이 없는 하얀 황소 두 마리를 끌고 온다. 하얀 예복을 입은 사제 한 사람이 나무 위로 올라가서 황금으로 된 낫으로 겨우살이를 잘라내어 그것을 흰 옷에 받는다. 그런 다음 황소를 제물로 바치면서 신에게 번영을 기원한다. 사람들은 겨우살이로 만든 약물이 새끼를 낳지 못하는 동물들한테 새끼를 갛게 하고, 겨우살이가 모든 독을 풀어 준다고 믿는다.

 

클루시우스는 플리니우스의 짧은 말에, 겨우살이를 자를 때 쇠를 써서는 안 되며, 자른 것이 땅에 닿으면 마법의 효력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클루시우스는 그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지만, 중세 시대의마법이라는 맥락에서 보면 두렷하게 알 수 있다. 땅에서 떨어져서 자라고 있거나 땅에 닿지 않은 채로 있는 것에는 마녀의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미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겨우살이는 마법을 막는데 특히 효험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 그것은 겨우살이가 땅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힘입은 바가 많았다.

중세 시대에는 마녀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겨우살이 가지를 문 위에 걸어두었고, 17세기에 니콜라스 컬피퍼는 <완전식물지>에서 겨우살이 가지를 목에 걸면 마법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조언하였다.

플리니우스가 묘사한 의식에는 겨우살이가 자라는 나무 밑에서 황소 두 마리를 도살하는 과정도 있다. 참나무에 자라는 겨우살이는 다산과 관련이 있는 주술적인 특성이 강하다. 황소 역시 고대에는 다산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이 의식은 겨우살이와 황소의 마력을 결합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이 틀림없다. 고대 켈트족은 독특한 생활 방식 때문에 부족민 뿐만 아니라 가축의 번식력을 많이 염려하였다. 제물을 바치는 일이 끝나면, 드루이드 교도들이 켈트족의 관습을 따랐다면, 점을 치고 동물의 피와 내장을 살펴보면서 미래를 예측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겨우살이 의식의 정확한 의미와 목적을 다만 추측에 의존할 수밖애 없다. 로버트 그레이브스는 <하얀 여신>에서 황소를 도살하는 것이 신성한 숲에서 다산의 여신을 위로하기 위해 젊은 후게자가 늙은 사제를 거세하고 살해하는 행위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켈트족한테서 이런 암살이 실제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실제적은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

알프스 산맥 북쪽에 살았던 고대 켈트족만이 겨우살이를 신성한 식물로 숭배한 것은 아니었다. 겨우살이의 명성은 고대 그리이스와 로마에도 퍼져 있었다. 또 다른 로마의 저술가 베르길리우스의 저술에는 겨우살이를 자르는 의식이 동지에 가까운 계절에 이루어졌다는 것이 명확하게 암시되어 있다. 이 무렵은 겨우살이의 열매가 한창 무르익을 때이며, 헐벗은 참나무 가지 사이에 있는겨우살이의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또 베르길리우스는 겨우살이와 저승세계의  관계를 명쾌하게 보여 준다. 그의 장편 서사시 <아이네이스> 6권에 아폴론의 신탁을 전하는 무녀인 시빌들이 아이네이아스에게 죽은 아버지 안키세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하세계의 왕비인 페르세포네가 통치하는 왕국으로 가는 길에는 음침한 계곡이 있지만, 죽은 자들이 관문을 통과하여 다시 안전하게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로 돌아오려면, 먼저 의식을 집행해야 했다.

 

그늘을 드리운 나무에 황금빛 잎과 나긋나긋한 줄기로 된, 지하세계의 유노(페르세포네)에게 봉헌된 가지가 숨어 있다. 숲 전체가 이것을 감추고 있으며, 그늘이 음침한 계곡을 덮고 있다. 하지만 그 나무에서 황금빛 잎이 달린 열매를 잡아 뜯은 사람 외에는 땅 밑의 숨겨진 곳을 지나갈 수 없다. 이것은 아름다운 페르세포네 자신이 정한 규칙이다. 첫번째 가지가 찢어져도, 두번째는 그렇지 않을 것이고 금덩어리와 같은 잎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눈을 들어 찾아보라. 찾았으면 손으로 잡아뜯어라. 그것이 스스로 편안하고 손쉽게 당신을 따를 것이다.

                                                                                                                 <아이네이스>

 

아이네이아스는 그 곳에 도착해서 시빌이 보낸 비둘기 두 마리의 뒤를 따랐다. 여기서 베르길리우스는 겨우살이가 홈참나무에서 자란다고 적었다. 또 제임스 프레이저 경이 <황금가지>에서 주장한 것처럼, 베르길리우스가 겨우살이를 디아나 네모렌시스 여신에게 봉헌된 아리키아의 유명한 숲에 있다는 신비한 황금가지와 동일시하려고 한 의도가 명확하게 보이는 듯도 하다. 이 장면은 월리엄 터너의 그림 덕분에 유명해졌다.

 

비둘기들은 재빨리 날아올랐다가 상쾌한 공기를 가르고 내려가 둘로 갈라진 나무에 앉는다. 가지들 사이에 다양한 색조의 황금빛이 반짝이고 있다. 추운 겨울에 숲 한가운데서 겨우살이는 이질적인 나무에 꿰매인 체 황금빛을 발하고 있고, 날씬한 줄기에 노랑 열매를 달고 있다. 그늘진 홈참나무 위에 잎 모양의 황금이 놓여서 산들바람에 그 금박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듯하였다.

                                                                                                               <아이네이스>

 

프레이저는 사제이자 왕을 주기적으로 살해하는 네미 숲의 의식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덜 폭력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고, 숲의 수호자를 살해하는 행위가 도망친 노예를 '숲의 왕' 곧 렉스 네모렌시스와 맞붙게 하는 풍습으로 대체되었다고 주장했다. 노예들한테는 숲의 한가운데 있는 신성한 나무의 일부를 꺾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노에가 그 일을 성공하고 왕과 싸워서 이기면, 일 년동안 숲의 왕 자리를 맡았다. 프레이저는 이 풍습이 지하 세계로 내려 가기 전에 보호수단으로 겨우살이를 움켜쥔다는 베르길리우스가 말한 아이네이아스 전설을 상징적으로 재현한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에는 네미 숲의 신성한 나무에 겨우살이가 자란다는 것이 암시되어 있다.

전래되었건, 독자적으로 생겨났든 간에, 겨우살이를 다산 및 죽음과 연관짓는 풍습은 게르만과 북유럽 민족들한테서도 나타난다. 겨우살이는 오딘의 아들인 발드르가 기이한 죽음을 맞을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발드르는 북유럽에서 죽음과 부활의 신이었으며 다산의 신이기도 했다. 바이킹의 에다 시편 중 무녀들의 에언인 <볼루스파>에는 전혀 해가 없어 보이는 겨우살이가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돌변하여 발드르를 죽일 것이라고 나와 있다.

 

나는 고귀한 신 발드르,

위그의 사랑하는 아들, 그의 숨겨진 운명을 보았네.

높은 나무들 위에

초록빛으로 빛나는 겨우살이가 살았네.

눈먼 전쟁의 신이 던지자

그 가느다란 가지는

살해 무기가 되었네.

              -<운문 에다>

 

12세기의 아일랜드 역사가인 스노리 스툴루손은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더 상세하게 서술하였다. 발드르가 꿈에서 자신이 겪을 운명을 보자, 그의 어머니 프리그는 아들한테 어떤 위험도 닥치지 않게 해 줄 방법을 찾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발드르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맹세하지 않은 존재가 하나 있었다. 신들의 왕인 로키가 프리그에게 물었다. "모두가 발드르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게 아니었소?" 프리그는 대답했다. "발할라의 서쪽에 나무의 싹이 자라고 있어요. 겨우살이라고 하지요. 맹세를 요구하기에는 너무 어린 것 같아요." 그러자 로키는 신들이 모이는 곳으로 겨우살이의 가지를 가져왔다. 그 곳에서는 발드르가 어떤 것에도 다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발드르에게 이것저것 던지는 장난이 벌어지곤 했다. 그 연회장의 한쪽 구석에 눈먼 신인 호드르가 서 있었다. 로키는 눈치채지 못하게 호드르의 손에 겨우살이를 쥐어주고는 어디로 던져야 할 지 말해 주었다. 호드르는 겨우살이를 던졌다. 그러자 해를 끼칠 것 같지 않던 그 가지는 치명적인 무기가 되었고, 발드르는 쓰러져 죽고 말았다. 발드르를 죽인 그 식물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생명을 약속하기도 했다. 파멸의 시간인 라그나뇌크가  찾아온 뒤 발드르가 부활하여 새로운 세대의 신들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고대 세계의 신앙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죽음과 생식력이라는 주제는 서로 떼어낼 수 없이 얽혀 있다. 이런 전통들과 신화들 덕분에 겨우살이는 번식에 효험이 있는 강력한 부적으로 자리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발드르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에는 역설적으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부적 역할도 했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아스가 겨우살이를 페르세포네에게 바치고 지하세계에서 안전하게 돌아왔다면, 보통 사람들이 어둠의 힘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우리는 겨우살이와 관련된 전통들을 이것 저것 살펴보았다. 이제 몇 가지 고고학적인 증거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비록 이 증거들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말이다. 요크셔에서 발견된 청동기 시대의 목관을 분석한 결과 겨우살이의 흔적이 나왔다. 또 체셔의 린도모스에 묻혀 있던 켈트 족의 의식 때 산 제물로 바쳐진 사람의 위장에서도  겨우살이의 열매 조작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그가 죽기 전에 겨우살이가 섞인 제사 음식을 먹었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겨우살이 열매가 다른 이유로 그의 위장에 들어갔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플리니우스는 켈트족이 겨우살이를 중요한 치료제로 여겼으며, 그것을 만병통치약으로 불렀다고 하였다. 간질과 악성 종양 등 겨우살이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적어도 열 한 가지는 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린도스에 던져진 희생자가 이미 병을 앓고 있었을 수도 있다. 간질은 시악한 영혼이 들어온 증표로 여겼고, 그러므로 간질은 린도인이 겨우살이를 먹은 이유 뿐만이 아니라 일찍 죽음을 맞은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암을 고치기위해서 겨우살이를 먹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겨우살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신비한 풍습 중에서 오늘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굳건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도 있다. 그것은 겨우살이를 생식력 및 한겨울에 낡은 한 해를 보내는 일과 관련짓는 것이다. 그것은 왜 성탄절 때 겨우살이 밑에서 입맞춤을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준다. 그 풍습은 겨우살이를 걸어두고 리본과 장식으로 꾸몄던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사실상 우리는 일 년 중 자연이 죽은 듯이 보이는 시기에 저승세계의 세력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겨울이 봄으로 바뀔 때 좋아하는 누군가와 함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작은 의식을 올리는 셈이다!

 

 

화상 명약, 오이풀 | 약초 연구 2005/05/16 09:26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8572

 

오이풀을 한 웅큼 손으로 뜯어서 진짜 오이보다 더 진한 오이 냄새가 난다. 오이냄새와도 같고 수박 냄새와도 닮은 진짜 오이보다 오이 냄새가 더 진하게 나는 이 풀을 오이풀이라고 부른다. 물기가 있는 논둑이나 밭둑 같은데 흔히 자라고 갈색 빛깔이 나는 제법 굵은 뿌리가 달린다. 이 뿌리를 지유(地楡), 곧 땅속에 있는 느릅나무라고 하여 출혈을 멎게 하고 화상과 갖가지 피부병을 고치며 위와 장의 염증을 치료하는 약초로 널리 쓴다.
오이풀과 닮은 식물로 산오이풀이 있는데 산오이풀은 고산지대 바위틈에 무리지어 자라며 늦여름에 피는 연한 보라빛으로 피는 꽃이 청초하고 아름답다.
오이풀 뿌리는 만성 대장염 치료에 효과가 좋고 잎과 뿌리를 오래 달여서 고약을 만들면 갖가지 염증과 피부병, 화상 치료에 효력이 뛰어나다. 옛날 책에는 오이풀 잎을 짓찧어 옥에 바르면 옥이 물러져서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된다고도 하였다.
오이풀은 화상 치료에 신약(神藥)이다. 토종 오이를 즙을 내어 화상을 입은 부위에 바르고 즙을 내어 계속 먹어도 화상 치료에 신기한 효험이 있지만 오이풀보다는 못하다. 어려서 약초꾼 노인들한테 오이풀이 화상치료에 좋다는 말을 듣고 토끼나 개한테 뜨거운 물을 부어 일부러 화상을 입힌 뒤에 오이풀 뿌리를 볶아서 가루 내어 화상을 입은 부위에 뿌려 보았더니 진물이 멈추고 흉터가 별로 남지 않고 빨리 낫는 것이었다.
뜨거운 물이나 불에 데었을 때에는 오이풀 뿌리를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가루 낸 것을 참기름으로 개어서 연고를 만들어 화상을 입은 부위에 하루 3-4번 발라 준다. 이와 함께 오이풀 전초를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신다. 오이풀은 화독을 없애고 화상으로 인한 감염을 막는 데 최상의 약이다.
오이풀 뿌리를 화상 치료약으로 만들어 쓰는 방법을 자세하게 적는다.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① 오이풀 뿌리를 부드럽게 가루내어 참기름에 개어서 쓴다. 들기름이나 콩기름을 대신 쓸 수도 있으나 효과는 참기름보다 못하다. 하루 한 번씩 천으로 적셔서 화상 부위에 댄다. 이 약을 바르면 자극이 줄어들고 통증이 사라지며 말초순환장애가 없거나 가벼워지면서 새살이 빨리 돋아나오고 잘 낫는다. 또 화상 부위의 열독을 잘 빨아낸다. 2차적인 조직괴사와 삼출액이 빨리 줄어들면서 화상부위가 깨끗하게 되면서 새살이 돋아나온다. 괴사조직 수술을 하지 않아도 치유가 가능하다. 피부이식수술을 하지 않아도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② 황백, 황련, 오이풀 뿌리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5배의 참기름으로 고루 개어서 연고를 만들어 화상 부위에 고루 바른다. 붕대는 감지 않는다. 1-2도 화상은 10일 이내에 모두 낫는다.
③ 금은화 500그램, 황백 대황 오이풀 뿌리 각 2킬로그램, 오적골 1킬로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낸다. 그런 다음 자초 가루 100그램을 참기름이나 들기름 1리터에 5일 동안 담가서 우려낸다. 위의 가루를 자초 가루를 우려 낸 기름에 25-30퍼센트를 넣고 반죽하여 연고처럼 만들어 깨끗한 붕대나 셀로판지 등에 바르고 기름종이나 비닐조각을 대어 화상 부위에 붙인다. 4-5일에 한 번씩 갈아 붙이며 붕대가 마르면 자초를 우려 낸 기름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준다.
약을 붙이면 처음에는 쓰리고 아프다가 차츰 상처에서 진물을 빨아들여서 고름이 생기지 않고 아문다. 1도 화상은 5일, 2도 화상은 6-10일, 3도 화상은 15-30일이면 아문다.
④ 오배자, 황기 각 0.5그램, 대황, 오이풀 뿌리, 황백 가루 각 1그램을 골고루 잘 섞어서 화상을 입은 부위에 골고루 뿌린다. 페니실린이나 항생제보다 치료효과가 높다.
⑤ 오이풀 뿌리를 타지 않을 정도로 약한 불로 구워서 부드럽게 가루 내어 체로 친다. 이것을 참기름이나 유채 기름에 넣고 골고루 저어서 풀처럼 만들어 깨끗한 항아리에 넣어 보관해 두고 화상을 입었을 때 꺼내어 아픈 부위에 바른다. 환부에 바르면 곧 두꺼운 딱지가 생겨서 감염을 막고 통증을 없애며 새살이 빨리 돋아나오게 한다. 1-2도의 화상은 흉터를 거의 남지 않고 치료할 수 있으며, 3도 화상에는 오이풀 전초를 하루 50-100그램씩 진하게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면서 치료하여 화독이 내장으로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⑥ 오이풀 뿌리를 깨끗하게 씻어 말렸다가 거칠게 가루 내어 70-75퍼센트의 알코올에 담가서 우려 낸 것을 화상을 입은 부위에 하루 2-3번 바른다. 상처를 천으로 싸매면 안 되고 상처에 딲지가 생겨서 갈라지지 않을 정도로 몇 차례 바른다. 12-24시간이 지나면 상처에 갈색 보호막이 생기는데 이 보호막이 세균 감염을 막고 삼출액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오이풀은 이 밖애도 설사, 장염,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자궁출혈, 대하, 치질, 칼이나 낫으로 인한 상처, 알코올 중독, 혈소판감소성 자반병, 결핵성 골수염 등에 효과가 있다. 오이풀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몇 가지 적는다.      
① 급만성 위염 : 소태나무 1.5킬로그램, 창출 1킬로그램, 오이풀 뿌리 500그램을 잘게 썰어서 따뜻한 물 5리터를 붓고 5-6시간 놓아둔다. 그 다음 약한 불에 올려 놓고 물이 절반으로 될 때까지 달인다. 이것을 한 번에 40-5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거의 대부분 효과가 있다.
② 만성 대장염 : 물푸레나무껍질, 할미꽃 뿌리, 오이풀 뿌리, 황백, 고삼 각 210그램, 애기똥풀 1그램, 감초, 사과풀꽃 각 3그램, 앵속각 1그램을 물로 달여 어른은 60-70밀리리터씩 어린이는 한 번에 3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먹는다.
③ 급성 대장염 : 오이풀 뿌리 50그램을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250-300밀리리터가 될 때까지 진하게 달여서 1-2번에 다 먹는다. 1-3일 동안 먹는다. 급성대장염에 효과가 매우 빠르다.
④ 방광염, 콩팥염, 부종,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 : 호장근 30그램과 오이풀 뿌리 6그램에 물 한 사발을 붓고 달여서 반 사발이 되게 하여 이것을 하루에 3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지 않을 때에는 호장근만 한 번에 40그램을 달여 하루 3번 먹는다.
⑤ 습진 : 대황이나 소루장이 가루 100그램에 오이풀 가루 30그램을 섞고 바셀린으로 잘 개어서 습진 부위를 중성 세제로 잘 씻은 다음에 2-5밀리미터 두께로 바른다. 2-3일에 한 번씩 갈아 붙인다.
첫날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대부분 가려움증이 없어지거나 가벼워진다. 5일 동안에 100퍼센트 가벼워지거나 치유된다. 나았다가 재발했을 때에는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면 낫는다.

다슬기에 대한 진실 | 약초 연구 2005/05/16 09:14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8344

  
다슬기는 우리나라 냇물에 흔하다. 심산유곡의 깨끗한 냇물에서부터 강 호수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강 하구에 이르기까지 흐르는 물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지 서식한다. 이름도 많아서 고둥, 민물고동, 골뱅이, 고디, 소라, 달팽이 따위로 부르고 있으나 다슬기로 부르는  것이 옳다. 고둥은 연체동물 가운데서 나선모양의 껍데기를 가진 3백60종의 동물을 통틀어서 부르는 이름이고 소라는 바다에 사는 고둥 종류 전부를 이르는 말이다. 달팽이는 육지에 사는 연체동물을 말하는 것이고 골뱅이 고디 등은 고동의 사투리다.
   
온 나라 냇물에 지천으로 널렸으되...
다슬기는 우리나라에 2속 9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고둥류 가운데서 가장 작은 무리에 든다. 길이가 35mm 직경 15mm를 넘는 것이 드물다. 껍질에 나사층이 10층이나 되는 것도 있으나 대개 뾰족한 끝 부분이 부식되어 없어지고 3-4층만 남는다. 껍질의 색깔은 황색 황갈색 암갈색 갈색 검정색 따위로 다양하고 껍질의 표면도 매끈한 것, 우툴두툴 혹이 있는 것, 가로줄이 있는 것, 세로줄이 있는 것, 가로주름이 있는 것, 세로주름이 있는 것 등이 있다. 개체에 따라 생김새의 차이도 많은 편이다. 구슬알다슬기, 주름다슬기, 좀주름다슬기, 참다슬기 등 대부분의 다슬기 무리는 대부분이 오염이 안 된 맑은 물에 살지만 오직 곳체다슬기만은 오염된 더러운 물에서도 산다.
다슬기는 대개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햇볕이 안 드는 돌 밑에 붙어 있다가 저녁 무렵이면 슬슬 기어 나와 활동을 시작한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낮에도 기어 나와 활동을 하기도 한다.
활동할 때에는 평평하고 넓은 발바닥을 바위에 붙여 천천히 움직이는데 발바닥에 끈적끈적한 점액이 분비되어 바위에 잘 달라붙는다. 바위에 붙어 있는 다슬기를 손으로 떼어내면 금방 얇은 각질의 뚜껑을 덮어 몸을 감추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각질의 뚜껑을 '각구'라고 한다. 다슬기는 이 각구 안에 신체의 모든 기관이 들어 있다.
기어 다니는 놈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한 쌍의 더듬이(촉각이라고 부른다)가 있고 촉각 아래 눈이 있으며 눈과 눈 사이에 입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입은 턱과 치설(齒舌)이 있는데 치설은 연체동물만이 갖고 있는 기관이다.
다슬기는 냇물 속의 바위나 자갈에 붙어 있는 조류(藻類) 물고기의 배설물 등을 먹고 산다. 집에서 기를 적에는 배추, 시금치 따위의 야채를 살짝 데쳐서 넣어 주면 치설로 잘 할아 먹는다. 
다슬기를 물에 넣고 삶으면 물이 파랗게 우러난다. 다슬기뿐 아니라 거의 모든 조개, 고등류들도 삶으면 물이 파랗게 된다. 이는 다슬기 조개 고등류의 핏속에 푸른 색소가 많이 들어 있는 까닭인데 그 가운데서도 다슬기에 파란 색소가 가장 많다.
모든 다슬기는 먹을 수 있다. 소금물에 하룻밤 담가서 흙이나 더러운 것을 다 뱉어내게 한 뒤에 삶아서 바늘이나 탱자나무 가시 같은 것으로 살만 빼어서 먹는데 옛날에는 아이들이 즐겨 먹었다. 요즘에는 시장이나 강 주변의 유원지, 길가에서 삶아 파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담박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있고 바늘로 하나하나 까먹는 재미도 괜찮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물이 오염되어 있으므로 함부로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다슬기를 채집해 보면 껍질 속이 완전히 썩은 것, 껍질이 기형으로 뒤틀린 것, 죽은 것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내와 강이 농약과 화공약품 산업폐수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맑은 물에서 자란 것을 골라서 먹어야 하고, 또 절대로 날로 먹어서는 안 된다. 폐흡충의 중간숙주이기 때문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웅담에 견줄 약효?
우리나라에는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을 비롯하여 몇 군데 다슬기 보호지역이 있다. 다슬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슬기를 먹고사는 반딧불이나 반딧불이의 멸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반딧불이나 반딧불이의 유충은 물 속에서 다슬기를 잡아먹고 산다. 요즈음 다슬기를 잡아 식용으로 파는 사람이 늘어나고 농약을 많이 치는 바람에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다슬기를 먹고 사는 반딧불이나 반딧불도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본디 우리나라에서는 다슬기를 심심풀이 정도로 까서 먹는 것 외에 약용으로나 식용으로 중요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간혹 민간에서 다슬기 껍질을 가루 내어 위, 십이지장궤양, 간염 등의 질병에 먹거나 종기 피부병 등에 바르기는 했으나 그리 널리 알려진 민간요법은 아니었다. 다슬기가 간암 간경화 간염 등의 여러 간질환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음이 널리 알려지기기 시작한 것은 1992년에 타계한 민간의학자 인산 김일훈 선생이 1986년에 <신약(神藥)>을 출간하고 나서부터이다. 인산 김일훈 선생은 다슬기에 들어 있는 푸른 색소가 사람의 간 색소와 흡사하므로 갖가지 간병에 신비로운 효능이 있는 약이 된다고 하였다.
"민물고등이라고, 다슬기가 있어요. 그것이 심산(深山)에서 나오는 건 상당히 비밀이 있어요.… 달이게 되면 파란 물이 나오는데 어머니가 흡수한, 호흡에서 흡수한 간(肝)을 이루는 세포조직이 그 청색(靑色)인데 그 새파란 물이 인간의 간을 이루는 원료라.… 그 청 색소의 힘을 빌어 간이 정화(淨化)작업을 하는데 그 간의 조직체인 색소가 고갈돼서 간암 간경화가 생겨요.…이 간의 조직원료가 되는 청색소를 공급해 주는 것이 민물고동이라."
                                                                                 인산 김일훈<神藥本草> 78, 229 370 589쪽 참조.
   
다슬기의 살(肉)과 달인 물은 신장(腎臟)을 돕는 양약(良藥)이고 껍질은 간, 담에 좋은 약이다. 다슬기의 약성을 살펴보면, 성질은 서늘하고 맛은 달며 독은 없다. 간장과 신장에 작용하며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위통과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열독과 갈증을 푼다. 그대로 삶아서 약으로 쓰는 것도 좋으나 심화된 간과 담의 병을 치료하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름을 내어 쓰는 것이 좋다. 제대로 낸 다슬기의 기름은 토종웅담에 비길 만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슬기 기름을 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작은 말로 세 말(30리터)이상의 다슬기를 준비하여 죽은 것은 버리고 산 것만을 가려 물기를 뺀 다음 항아리에 담고 항아리 입구를 두꺼운 삼베 두 겹으로 막고 명주실을 꼬아 만든 끈으로 단단히 묶는다.  다슬기가 들어 있는 항아리보다 조금 큰 항아리 하나를 주둥이 아래까지 잠기도록 땅을 파서 묻고, 다슬기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그 위에 엎어놓는다. 위의 항아리와 아래 항아리가 맞물린 틈새를 진흙을 이겨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잘 막은 다음에 윗 단지 몸통을 새끼줄로 칭칭 감는다. 이때에 잘못하여 항아리 속에 공기가 들어가면 다슬기 기름의 맛이 몹시 역하여 도저히 먹을 수 없게 된다.
 

향기 나는 다슬기를 찾아라!
다슬기를 기름을 내거나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판매를 하는 데가 더러 있다. 요즘은 중국에서 수입한 다슬기도 널리 유통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슬기가 맑은 물에만 자라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다슬기 중에서 가장 흔한 곳체다슬기는 오염이 심한 물에서도 잘 산다.

그러므로 다슬기나 다슬기로 만든 식품, 제품을 함부로 사서 먹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깨끗한 물에서 자란 다슬기는 껍질의 빛깔이 연한 황갈색이고 윤이 나며 껍질에 주름이 없고 길이가 짧으며 물에 넣고 달여 보면 선명한 파랑색이 우러나오며 달인 국물에서 은은한 향기가 난다. 반대로 더러운 물에서 자란 다슬기는 껍질이 거무튀튀하고 지저분한 것이 묻어 있으며 주름이 많고 길쭉하고 덩치가 크며 달인 물이 탁한 푸른색을 띠고 악취가 난다.
 

예전에는 맑은 냇가에 저녁에 등불을 들고 나가서 얕은 데로 기어 나온 놈을 한 마리씩 손으로 잡았으나, 요즈음은 넓고 깊고 오염된 강 바닥에 있는 것을 배를 타고 기계로 강바닥을 휘저어서 떠올린 다음 촘촘한 그물로 건져내어 잡는다. 다슬기는 본디 번식력이 매우 왕성한데다 곳체다슬기는 더러운 물일수록 먹이가 더 많아서 더 빨리 왕성하게 번식한다.
요즈음 다슬기 요리 전문집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다슬기무침, 다슬기탕, 다슬기수제비, 다슬기해장국, 다슬기된장국, 다슬기전, 다슬기냉채, 다슬기부침 등 여러 다슬기로 만든 음식들도 유행하고 있으나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이나 북한산 다슬기를 쓰거나 오염된 물에서 자란 곳체다슬기를 원료로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다슬기의 종류와 특징을 간단하게 적는다. 
  
   

곳체다슬기
강이나 호수 등 상당히 오염된 곳에서도 산다. 가장 흔한 다슬기이며 껍질에 울퉁불퉁한 돌기가 많고 전체적으로 길쭉하게 생겼다. 우리나라 전 지역에 사는데 충청북도 이북에 주로 많다. 껍질에 검은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곳체다슬기는 2급수나 3급수의 더러운 물에 서식하므로 먹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요즘 시중에 나오는 다슬기는 대부분이 이 곳체다슬기다. 
  
주름다슬기
강이나 호수의 깨끗한 물에 산다. 껍질의 색깔이 흑갈색 황갈색 등으로 다양하고 크기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곳체다슬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그보다 좀 작다. 강원도 삼척, 경상남도 산청 등 경기 이남에 주로 많다.
   
좀주름다슬기
강이나 호수의 맑은 물에 산다. 주름다슬기와 대체로 비슷하나 그보다 조금 작은 편이다. 동해안이나 경상남북도나 전라남북도에서 많이 난다.
   
참다슬기
물이 깊고 물살이 센 바위틈에 무리지어 산다. 껍질에 구슬모양의 돌기가 무수히 나 있으며 껍질 안쪽의 빛깔이 청백색이거나 암갈색, 또는 갈색 띠가 있다. 섬진강, 영산강, 금강, 한강 등 남한 전역의 강에서 잡힌다.
    
염주알다슬기 
강의 조금 깊은 곳, 물살이 매우 센 곳에 살며 껍질은 황록색, 혹갈색 또는 적갈색이다. 다른 다슬기보다 길이가 짧고 넓이는 두 배나 넓어 대체로 등근 모양을 하고 있다. 껍질이 두꺼워서 잘 깨지지 않으며 염주 알처럼 매끈매끈하다. 다슬기류 가운데서 생명력이 가장 강한 종류로 바위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강원도 철원, 영월, 평창, 인제, 충북 단양 등 강 상류, 깨끗한 물에 산다.
   
구슬알다슬기
염주알다슬기와 비슷하다. 강이나 냇물의 깊은 곳 급류 속에 산다. 강원도 평창, 영월, 인제 등지에 많이 난다. 구슬알다슬기는 앞으로 강물오염이 심해지면 얼마 안 있어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
   
주머니알다슬기
다슬기 무리 가운데 가장 작은 종이어서 사람의 눈에 흔히 뜨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각지역에 분포한다.
 
 이 밖에 울릉도에 서식하는 울릉다슬기가 있다. 이상 여덟 가지 종류의 다슬기 특징을 대략 적어 보았으나 전문가 아닌 사람이 이들을 하나하나 구별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강물오염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이 다슬기다. 이미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주요 하천의 중류와 하류에는 오염된 물 속에서 살 수 있는 곳체다슬기를 제외하곤 거의 멸종되었다. 다슬기가 살 수 있도록 깨끗한 물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멸종 위기에 있는 다슬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호구역을 설정해 놓고 먹이를 주어 키우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루빨리 이와 같은 조치가 취해졌으면 한다.
깊은 산 속 냇물에 다슬기를 사육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슬기 사육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번식력이 강하고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앞으로 다슬기에 대한 더 많은 연구와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민간요법으로 활용하기>
 


기침
다슬기 껍질을 가루 내어 한번에 3-4 그램씩 하루에 세 번, 좁쌀이나 입쌀 미음에 타서 먹는다.
   
위, 십이지장궤양
우렁이 껍질이나 다슬기 껍질을 불에 태워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번에 1.5-2그램 씩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30분 후에 먹는다.
    
간염
다슬기 3백-5백 그램으로 국을 끓여 하루에 세 번씩 먹으면 간경변증으로 복수가 찼을 때 효과가 매우 크다.
   
신장염
우렁이를 잡아 맑은 물에 하루 동안 담가 두면 더러운 물을 다 토한다. 이 물에 목욕하고, 이 고기를 먹는다.
   
종처
빨래비누 설탕 다슬기껍질 가루를 적당량씩 섞어 돼지기름에 끓이면 고약처럼 된다. 이것을 하루에 두 번씩 갈아 붙이면 부스럼이 곯아서 터지고, 나쁜 것들을 다 빨아내어 새살이 빨리 살아 나온다.

 

 

 

다슬기가 콩팥과 간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간암, 간경화 같은 심각한 간질환을 통치할 수 있는 명약은 아니다. 

다슬기의 효능에 대해서 지나치게 과장되어 알려져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다슬기는 그 대부분이

2급수나 3급수 더러운 물에서 자란 다슬기다.

이런 것들을 먹고 간이 좋아지기는커녕 망가지기 십상이다.

좋다고 해서 무조건 믿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말라.

교활한 사기꾼들의 상술에 현혹되지 말라.

오직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참는다.

사진으로 보여 주고 싶은 것도 많지만 참는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시라.

천연 비아그라, 메꽃 | 약초 연구 2005/05/16 09:08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8244

 

 

메꽃은 묵은 논밭이나 물기가 약간 있는 풀밭, 길옆 같은 데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메꽃 뿌리는 허약한 체질을 바꾸는데 상당한 효력이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의 체력을 늘리는 데 효과가 좋다. 몸이 너무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 병을 오래 앓아서 기력이 몹시 약해진 사람이 메꽃 뿌리를 져서 두세달 먹으면 살이 오르고 기운을 차릴 수 있게 된다.
메꽃 뿌리는 혈압을 낮추고 당뇨병의 혈당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뿌리를 쪄서 먹거나 날로 생즙을 내어 먹으면 좋다. 여름철 무더위에 시달려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을 때 메꽃 뿌리를 생즙을 내어 먹으면 곧 몸에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메꽃을 한자로는 선화(旋花)라고 하여 당뇨병과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으로 쓴다. 메꽃 뿌리와 잎에는 아프젤린, 트리폴린,아스트라갈린, 사포닌, 루틴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뇨작용과 약한 설사 작용이 있어서 변비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생리불순이나 대하증 같은 갖가지 부인병에도 좋은 효력이 있고 기관지염이나 동맥경화에도 좋다.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기름에 개어 신경통이나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에 바르면 통증이 완화된다.
메꽃에는 큰메꽃, 갯메꽃, 애기메꽃 등이 있는데 갯메꽃에는 약간 독이 있어서 먹을 수 없고 다른 종류는 모두 먹을 수 있고 약으로 쓴다.
메꽃 뿌리는 성기능을 높이고 콩팥 기능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남성의 음위증이나 양기부족, 여성의 불감증 등에는 메꽃을 뿌리째 뽑아서 말려 잘게 썰어서 하루 20-30그램에 물 1.8리터를 붓고 물이 반이 되게 달여서 여러 차례에 나누어 마시면 효력이 있다. 꾸준히 먹으면 콩팥의 기능이 강화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차츰 건강하게 된다. 메꽃 뿌리를 쪄서 말려 두고 자양강장식품이나 정력 식품으로 몰래 즐기는 사람도 있다.
메꽃은 맛이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뿌리는 약간 매운 맛이 나고 잎은 약간 쓴맛이 난다.
메꽃의 약효에 대해서는 옛 의학책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얼굴의 기미를 없애고 얼굴빛을 곱게 하며 기를 늘린다. 뿌리는 한열과 나쁜 기운을 없앤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모르게 되고 기운이 난다. 힘줄과 근육을 이어 주고 창이나 칼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명의별록(名醫別錄)>
“허약한 것을 보하고 정기를 늘린다.” <본초강목(本草綱目)>
메꽃은 부인의 불감증이나 방광염, 요실금 등에 좋은 효험이 있고 남성의 정력감퇴, 음위, 조루, 당뇨병 등에 좋다. 소변과 대변을 잘 나가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린다. 오래 먹으면 기운이 나고 살결이 고와지며 장수할 수 있게 된다. 

약나무의 으뜸 마가목 | 약초 연구 2005/05/16 09:01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8153

내가 어렸을 적 풋내기 약초꾼이었을 때 선배 약초꾼들한테 마가목(馬家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풀 중에서는 산삼이 제일이지만 나무 중에서는 마가목이 으뜸가는 약이라는 것이었다. 마가목은 나한테 환상(幻想)의 나무이며 꿈의 나무였다. 마가목에는 이상한 신통력(神通力)이 있어서 마가목으로 말채찍을 만들어 말을 한 대 때리면 말이 곧 쓰러져 죽는다고 했고, 중풍(中風)으로 온 몸이 마비된 사람도 마가목으로 식혜를 만들어 먹으면 씻은 듯이 낫는다고 했으며, 귀신 들린 사람을 마가목을 달여 마시게 하고 마가목으로 때리면 귀신이 도망간다고 하였다. 그런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으므로 나는 기어이 마가목을 찾을 욕심으로 여러 날 동안 온 산을 이를 잡듯이 뒤졌지만, 어려서 늘 약초를 캐러 다녔던 가야산과 수도산에서는 마가목을 한 그루도 찾을 수가 없었다. 진짜로 없었는지도 모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보고도 몰라서 찾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에 나는 마가목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영험(靈驗)한 나무인줄 알았으므로 마가목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도 더 지난 뒤에 스무 살이 넘어서야 나는 덕유산에서 마가목을 처음 보았다.

마가목은 빨갛게 익어 주렁주렁 달리는 열매와 온 산을 불태우듯 아름다운 진홍빛으로 물드는 단풍이 매혹적인 나무다. 처음 열매를 입에 넣었을 때의 시금털털한 맛과 줄기를 꺾었을 때 나는 은은하면서도 코를 찌르는 향기도 이 나무를 영영 잊지 못하게 만든다.   
마가목은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란다. 이 나무가 본래 춥고 메마른 땅을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억센 생명력을 지닌 까닭에 높은 산꼭대기로 밀려난 것이다.
마가목은 장미과에 딸린 잎지는넓은잎중간키나무로 굵고 크게 자라는 나무는 아니다. 몇백년 묵은 것이라고 해도 지름이 한 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무껍질은 갈라지지 않고 붉은 갈색이며 약간 매끄러운 느낌이 든다. 잎은 아까시나무를 닮았으나 작은 잎들은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꽃은 늦은 봄에서 초여름에 걸쳐서 하얗게 피고 가을철에 콩알 만한 열매가 다발로 뭉쳐서 빨갛게 익는다. 이 열매는 뭇 새들한테 맛있는 먹이가 된다.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마가목술

 

요즈음에는 가을철에 빨갛게 익는 열매와 단풍이 아름다워서 마가목을 정원수나 가로수로 더러 심는다. 가을철에 땅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맛을 보면 시금털털하면서도 쓰고 매운맛이 섞여 있는 듯한 복잡한 맛이 입 안에 가득 찬다. 이 복잡한 맛이 나는 마가목 열매가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약으로 이름이 높다.
강원도 산골에 사는 사람들은 마가목 열매를 주워서 술을 담근다. 35도쯤 되는 증류주에 담가 6개월쯤 두면 은은한 붉은 빛깔로 우러나는데 중풍, 기침, 위장병, 양기부족 등에 효험이 있다. 하루 세 번, 한 번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마가목 열매로 담근 술을 마시면 튼튼해진다. 오래 먹으면 혈액순환이 잘 되고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며 소변이 잘 나오고 변비가 없어지며 피로가 쉽게 풀리며 양기가 세어진다. 술 빛깔도 좋고 맛과 향이 좋아 가을철마다 마가목 열매를 따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나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마가목 열매를 가루 내어 먹는다. 마가목 열매를 5시간 동안 술에 담갔다가 시루에 쪄서 그늘에서 말려 곱게 가루를 만든다. 이것을 밥숟갈로 하나씩(5그램) 하루 3번 더운 물과 함께 먹는다. 호흡기질환, 기관지염, 기침, 폐결핵, 천식 등에 매우 좋은 효과가 있으며 수시로 먹으면 면역력이 세어져서 잔병치레를 하지 않고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마가목 줄기나 잔가지, 껍질로 술을 담글 수도 있다. 재료의 양보다 술을 3-4배 더 많이 붓고 6개월에서 1년 동안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어 약효성분이 잘 우러나게 한 다음 밥 먹을 때 소주잔으로 한 잔씩 마신다. 류마티스 관절염, 신경통, 기침 등에 좋은 효과가 있고 오래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마가목은 매우 귀한 편이다. 높은 산꼭대기에 가야 한두 그루 만날 수 있다. 그나마 빨갛게 단풍이 들고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여름철에는 쉽게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울릉도에는 마가목이 지천이다. 가을철에 울릉도의 성인봉을 오르다 보면 군데군데 빨갛게 단풍이 들거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는 모두 마가목이다. 마가목은 다른 나무보다 일찍 단풍이 들므로 멀리서 보아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다. 울릉도에는 길옆의 가로수를 모두 마가목으로 심을 만큼 흔하고, 땅이 비옥하여 아름드리로 크게 자란다. 마가목 덕분에 울릉도의 가을 산은 언제나 풍요롭다.
울릉도가 아닌 곳에서 마가목을 찾으려면 높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태백산이나 함백산, 덕유산, 지리산, 치악산 같은 높고 험한 산의 능선 꼭대기나 북쪽 비탈의 찬바람이 몰아치는 곳이 마가목이 자라는 곳이다. 마가목을 낮은 땅 평평한 곳에 옮겨 심으면 아주 무성하게 잘 자라고 열매도 많이 달린다. 그러나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마가목은 고고하고 정결하게 보이고, 반대로 낮은 곳에 자라는 마가목은 천박하고 추하게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역시 마가목은 바위 투성이의 춥고 메마른 산꼭대기에 있어야 그 고고한 품위를 지킬 수 있다.
태백산 북쪽 비탈 주목이 무리지어 자라는 곳에 가면 거대한 주목의 줄기 한 부분이 썩어서 생긴 구멍에 제법 굵은 마가목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땅에서 5미터쯤 위 흙 한 줌 없는 썩은 나무 구멍 속에 자리를 잡은 그 마가목은 썩은 주목의 공동 속으로 길게 뿌리를 내려 땅 속에까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수천 년을 묵어서 이미 9할은 죽어 있는 주목과 그 썩은 구멍 속에 억척스럽게 뿌리를 내린 마가목이 보고 싶어서 한 해에 한 번씩은 반드시 태백산을 오른다.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가슴 설레며 마가목을 보기 위해 수백 리 길을 달려가서 가파른 산을 헐레벌떡 올라간다. 주목의 썩은 구멍 속에서 자라는 마가목은 지금까지 내가 만나 본 나무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나무다. 어느 해에는 그 마가목에 빨갛게 익은 열매가 가득 달려 있었다. 나는 그 아래서 한참동안을 넋을 잃은 듯 서 있었다. 신령한 산 신령한 나무에 뿌리를 내린 신령한 나무에 열린 신령한 열매여!
마가목은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가장 흔한 나무다. 전에 독일을 여행하면서 어느 지방을 가든지 고속도로 옆, 공원, 숲, 산 할 것 없이 마가목이 없는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 마가목이 가는 곳마다 빨갛게 익은 열매를 잔뜩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너도나도 다투어 마가목 열매를 줍거나 따려고 덤벼들 것이지만 독일에서는 마가목 열매가 땅바닥에 떨어져서 발에 밟혀도 어느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 이상했다. 수많은 기침이나 천식 환자들을 고칠 수 있는 보물 약재들이 땅바닥에서 뒹굴다가 썩어서 없어지는 것이 퍽 안타깝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진귀한 것이 유럽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에도 마가목이 매우 흔하다. 특히 캄차카 어느 지방에서 큰 산등성이 하나가 온통 새빨간 마가목 열매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았다. 마가목은 열매가 엄청나게 많이 달린다. 그리고 마가목 열매는 눈이 하얗게 덮인 한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무에 매달려 있다. 마가목은 추위에 잘 견디므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시베리아 벌판에서도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마가목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마가목을 한자로는 정공등(丁公藤)이라고 쓴다. 덩굴식물이 아닌데도 넝쿨 등(藤)자가 붙은 것은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마가목과 닮았고 약성도 비슷한 덩굴식물을 정공등이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마가목을 한자로 마아목(馬芽木)으로 쓰는 것이 옳다. 이밖에 화추(花楸), 백화화추(百華花楸), 산화추(山花楸), 마가목(馬家木) 등의 여러 한자 이름이 있다. 마아목(馬芽木)은 이른 봄철 눈이 트려 할 때의 모습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보인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다. 또 줄기껍질이 말가죽을 닮아 이름에 말 마(馬)자가 붙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줄기로 말채찍을 만들어 때리면 말이 쓰러져 죽는다고 해서 마사목(馬死木)이라고 부르던 것이 마가목이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진짜로 이 나무로 말을 때리면 죽는지는 실험을 해 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이 나무에 진짜로 말을 죽이는 이상한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연히 죄 없는 말을 죽이고 말 값을 물어주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마가목 열매는 기침에 특효

 

마가목 껍질은 중풍, 고혈압, 위장병, 기침, 신경통, 류마티스관절염 등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줄기를 꺾으면 특이한 향이 나는데 산 속에서 수도하는 사람들이나 절간의 스님들이 마가목 잔가지를 잘게 썰어서 차를 달여 마신다. 약간 매운 듯하면서도 산뜻한 향이 일품이다.
마가목은 콩팥의 기능을 세게 하여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막힌 기혈을 풀어주며 손발이 마비된 것을 풀어주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종기와 염증을 낫게 하고 흰머리칼을 까맣게 바꾸는 등의 효력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풍증과 어혈을 낫게 하고 늙은이와 몸이 쇠약한 것을 튼튼하게 하고 성기능을 높이며 허리 힘과 다리의 맥을 세게 하며 흰 머리를 검게 한다고 적혔다.
마가목 열매는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평하다. 줄기와 껍질은 맛이 쓰고 성질은 차다. 마가목 열매는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만성 기관지염, 폐결핵, 수종 등에도 효과가 있다. 또 폐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을 늘린다. 간에 쌓인 독을 풀고 간기능을 좋게 하며 간염을 치료한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압을 낮춘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부정맥이나 협심증 같은 심장병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위염, 위무력증, 비타민 A, C 결핍을 낫게 하며 잠을 잘 자게 하고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몇 해 전에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123세로 돌아가신 김성술 할아버지는 침과 약으로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 만큼 많은 난치병을 고친 분이다. 김성술 할아버지는 젊었을 적에 마가목을 약으로 많이 썼는데, 마가목을 잘 활용하면 어떤 중풍이든지 고칠 수 있다고 했다. 마가목으로 약술과 약엿을 만들어서 먹으면 몹시 심한 중풍이라도 반드시 낫는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명의 이경화는 <광제비급(廣濟秘級)>이라는 책에서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서 먹으면 서른 여섯 가지의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하였다.
마가목 껍질은 겉껍질을 긁어내어 버리고 속껍질만을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하루 30-40그램을 물 한 되에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뿌리껍질이나 잔가지를 대신 써도 된다.
마가목 줄기를 잘라 기름을 내어 약으로 쓸 수도 있다. 마가목 기름은 신경통, 관절염, 중풍 등의 여러 질병과 갖가지 피부병에 최고의 신약(神藥)이라고 한다. 마가목을 잘게 잘라서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 넣어서 엎어 놓고 그 위에 왕겨를 쏟아붓고 불을 붙여 태워서 항아리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기름을 얻는다. 이 기름 두 찻숟갈에 생수를 200밀리그램씩 타서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30분 뒤에 마신다. 이 방법으로 잘 낫지 않던 중풍과 관절염을 고친 사람이 더러 있다.
가수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처럼 목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한테는 마가목 열매가 가장 좋은 약이다. 몇 해 전에 96세로 별세한 스위스의 자연치료사 알프레도 포겔 박사도 목이 쉬어 말이 제대로 안 나오는 데에는 마가목 열매로 차를 달여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하였다. 목이 쉬거나 소리가 제대로 안 나올 때, 목에 가래가 끼었을 때 마가목 열매로 차를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물에 타서 먹으면 곧 낫는다.
마가목 열매를 그늘에서 말려 보관해 두었다가 조금씩 물로 달여 먹거나 뜨거운 물로 3-5분 동안 우려내어 먹을 수도 있다. 마가목 열매에 같은 양의 꿀이나 흑설탕을 넣고 발효시켜 음료로 만들어 물을 타서 먹어도 좋고, 흑설탕을 넣고 약한 불로 졸여서 잼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북한에서는 마가목 열매로 기침과 기관지질환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어 팔고 있으며, 마가목 열매로 담근 술도 꽤 널리 알려져 있다. 북한에는 우리나라보다 마가목이 훨씬 많이 자란다.
마가목 종류에는 마가목, 당마가목, 차빛당마가목, 서양마가목 등이 있으나 어느 것이나 약효는 같다. 울릉도에 자라는 것은 대개 당마가목이고 가로수나 정원수로 더러 심는 것은 서양마가목이다.
강원도 산골이 고향인 어느 한 친구는 마가목을 심고 가꾸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갔다. 마가목 열매로 차를 만들어 온 나라 사람들을 다 마시게 하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는 어렸을 적에 집 앞 마당가에 있던 마가목이 그립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나는 그 친구가 고향에 가서 진짜로 마가목을 심었는지 안 심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마가목에 미친 사람이 한사람쯤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 
마가목은 잎과 열매가 보기에도 좋고 약으로도 귀하게 쓸 수 있는 만큼 온 나라에 널리 심었으면 좋겠다.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같은 것을 공원이나 길옆에 심는 것도 좋지만, 나는 이 나라의 도시 어디에서든지 마가목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 

 

 

마가목을 이용한 치료법

 

①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 기관지염이나 기관지확장증으로 인해 해수, 가래, 천식이 심할 때에는 마가목 열매 60그램과 감초 5그램에 물 400밀리리터를 붓고 2시간 동안 불렸다가 1번에 6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먹는다. 열흘쯤 복용하면 기침이 줄어들고 가래가 없어지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 같은 것이 없어져서 잠을 편안하게 잘 수 있다. 한 달에서 3개월 동안 복용하면 80퍼센트 이상이 효과를 본다. 마가목 껍질을 가루 내어 한 번에 5그램씩 하루 3번 먹거나 물로 달여서 먹어도 같은 효과가 있다.  


② 류마티스 관절염, 중풍 : 마가목을 여름이나 가을철에 베어 지름 0.5센티미터-1센티미터, 길이 10센티미터로 잘라 오지항아리에 넣고 기름을 낸다. 마가목 기름 5-10그램을 같은 양의 따뜻한 물에 타서 하루 3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위산과다로 인한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구토가 나는 사람은 적은 양에서부터 차츰 양을 늘려나가야 한다. 관절염과 중풍 치료에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③ 위염 : 마가목 열매 16그램, 산사 4그램, 백출 6그램, 목향 4그램, 건강 감초 각 1그램을 모두 섞어서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3그램씩 하루 3번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15일쯤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고 2-3개월이면 치유된다. 과산성 위염은 젊은 사람한테 많고 나이가 든 사람한테는 저산성 위염이 많다. 이 처방은 저산성 위염에 좋은 효험이 있다.

 

④ 정신분열증 : 가을에 마가목 열매를 채취하여 물을 붓고 달여서 진하게 농축하여 하루 50그램을 3번에 나누어 4-7개월 동안 먹는다. 대개 4개월이 지나면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6-7개월이면 치유된다. 마가목 열매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잠을 잘 자게 하며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⑤ 습진 : 마가목, 오갈피나무, 자작나무껍질, 인진쑥, 도꼬마리씨 각각 300그램에 물 10리터를 붓고 5리터가 될 때까지 달여 그 물을 한 번에 3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먹고 그 물로 습진이 있는 부위를 씻는다. 온 몸에 습진이 있을 때는 달인 물을 욕조에 넣고 그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한다. 15-20분 목욕하고 20분 쉬기를 3-4번 반복한다. 하루 한 번씩 다 나을 때까지 한다. 이 방법으로 습진을 거의 100퍼센트 치유할 수 있다.

 

⑥ 유선염 : 봄철에 마가목 껍질을 벗겨서 물을 적당히 붓고 오래   약엿을 만든 다음 기름종이에 3-4밀리미터 두께로 고르게 발라 2일에 한 번씩 갈아붙인다. 3-4번이면 염증이 없어지고 통증이 사라진다. 마가목은 염증을 삭이고 갖가지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속앓이 고치는 독초, 여로 | 약초 연구 2005/05/16 08:59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8116

 

여러 종류의 여로와 박새. 여로와 박새는 생김새도 비슷하고 효능도 비슷하다.

 

 

하나,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농부의 막내 아들이 간질에 걸렸다. 일 년에 한번 발작하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번, 때로는 여러 번 발작하기도 하는데 발작할 때의 증상은 각기 달랐다.
발작이 시작되면 갑자기 기절하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헉헉대기도 하고, 헛소리를 하기도 하며 갑자기 난폭해져서 사람을 때리고 마구 욕을 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증세가 점점 심해져서 이웃집 아이를 때려서 다치게 한 것이 여러 번이었고, 또 언젠가는 이웃집 돼지를 죽여 그 값을 물어 준 일도 있었다.
식구들은 가는 데마다 말썽을 일으키는 막내 아들을 성가시게 여겼다. 어느 날 막내 아들이 또 발작을 일으키자 가족들이 모여서 어찌할 줄을 몰라하며 고민을 했다.
“큰일 났어, 정말 미치겠어. 갈수록 난폭해져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으니.”
큰아들이 걱정을 하자 둘째 아들이 말했다.
“형님, 나도 생각을 해 봤는데, 우리 속 썩을 것 없이 동생을 편안하게 해 줍시다.”
“그럼, 죽이자는 말이냐?”
“예, 마음이 아프지만 그 방법밖에 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내저으며 반대를 했다.
“절대로 안 된다. 천벌을 받을 짓이야. 아무리 그 애가 애를 먹인다 해도 일부러 죽일 수는 없어.”
두 아들은 며칠 동안 부모님을 설득했다. 두 노인도 하는 수 없다는 듯 승낙을 했다.
“우리는 모르겠다.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며칠 뒤에 큰아들이 둘째를 불러서 말했다.
“막내를 그냥 죽일 수는 없으니 밭둑에 자라는 여로를 삶아서 먹이자.”
여로는 소나 말도 먹으면 곧 죽는 무서운 독초였다.
두 형제가 여로를 캐서 삶고 있는데 막내 아들이 또 발작을 했다. 큰아들이 달려들어 막내를 잡고 둘째 아들이 여로 삶은 물을 막내의 입에 부었다. 한 그릇으로는 죽지 않을 것 같아 세 그릇이나 먹였다. 막내는 바닥에 엎어지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형제는 막내가 죽은 것으로 알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얼마 뒤, 죽은 동생의 시체를 치우려고 하자 갑자기 시체가 움찔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웩 하고 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 같은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가래를 많이 토했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동생이 마신 것을 다 토해 버렸으니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여 솥에 남은 여로 달인 물을 다시 퍼 먹였다. 얼마 뒤 동생은 먼저보다 더 심하게 토하기 시작했다. 시커먼 기름 덩어리 같은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누런 똥물까지 토해 냈다.
동생은 뱃속의 것을 몽땅 토해 낸 뒤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나 여전히 헉헉 숨을 쉬고 있었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비틀비틀 일어나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는 말했다.
“형님, 미안해요. 내가 잠시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정신도 맑아지고 몸도 가뿐해졌습니다.”
막내는 우물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부엌에 들어가 밥을 먹고는 호미를 들고 밭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형들이 어벙벙한 채로 뒤따라가서 살펴보니 막내는 조금도 미친 것 같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거야. 그 독한 여로를 먹고도 죽지 않다니.”
“형님, 혹시 그 여로가 간질을 고친 게 아닐까요?”
“그래. 그럴지도 몰라. 보통 사람이 먹으면 죽는 독초가 아픈 사람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거야.”
막내는 그 뒤로 간질이 말끔하게 나아 재발하지 않았다. 이 소문을 듣고 이웃 마을에 간질을 앓는 사람이 있어 그 가족이 찾아왔다. 큰아들이 말했다.
“제 막내 동생이 여로를 달여 먹고 간질이 낫기는 했습니다만 정말 그것이 약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웃 마을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돌아가서 잘못되면 사람 죽이는 셈치고 여로를 삶아 먹였다. 과연 여로는 간질병에 좋은 효험이 있어 병이 나았다. 그 뒤로 여로는 간질을 고치는 명약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둘, 

 

강원도의 한 산골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갔다가 처음 보는 이상한 풀이 있어 몇 포기를 캐어 자기 집 정원에 심었다.
그런데 그의 이웃에는 속앓이로 20년이 넘게 고생한 어느 부인이 있었다. 20년 동안 온갖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으나 별 효험이 없었다.
어느 날 이 부인은 그 집에 왔다가 정원에 심은 이상한 풀을 보고 저것을 달여 먹으면 속앓이가 나을지도 모르니 한 포기를 달라고 하였다. 마치 파뿌리처럼 생긴 그 풀 한 포기를 캐서 물로 달여 먹으니 신기하게도 부인의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 부인은 그 풀이 약이 되는 줄 모르고 다만 잎이 난초를 닮아 보기에 좋고 파랗게 잘 자라므로 먹어서 해롭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 달여 먹은 것이었다.
속앓이를 이상한 풀 한 포기로 고친 아주머니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것을 자랑하여, 며칠 사이로 정원에 심겨졌던 이름을 알 수 없는 풀은 모두 뽑혀 속앓이로 고생하던 수십 명한테 좋은 약이 되었다.
그 후로 처음 그 풀을 정원에 심었던 사람은 산에 올라갈 때마다 그 풀을 채취하여 말려서 수백 근을 쌓아 두고 속앓이로 찾아오는 사람마다 무료로 주었다. 과연 그 풀은 속앓이에 신통한 효험이 있어서 한 사람도 낫지 아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까지 그 풀의 이름을 몰랐으므로 속앓이에 특효가 있다 하여 속앓이 풀이라 이름 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상도에서 그 풀을 구하러 온 사람이 있어 10근쯤을 주었더니 꽤 많은 돈을 내놓았다. 한사코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돈을 던져 놓고는 뒤도 안 돌아 보고 가 버렸다. 돈을 받은 것이 못내 불안하여 마음을 졸이고 있던 중 이듬해 봄에 그 경상도 사람이 많은 선물을 들고 다시 찾아와서 말했다.
“선생님이 주신 약초를 먹고 제 아내의 병이 나았습니다. 제 아내가 30년 동안 속병을 앓아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하여 온갖 좋다는 약을 구하여 치료를 했으나 효험이 없다가, 선생님한테 속앓이에 좋은 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그 약을 구하여 1근을 물로 달여서 두 숟갈 먹였더니 곧 통증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하게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15일 동안 약초를 달여 먹게 했더니 완전히 나아서 지금은 매우 건강합니다. 선생님은 저희 부부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
그 뒤로 그 사람은 다른 일을 그만두고 산에서 속앓이 풀을 캐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여 그 주변에서 명의로 소문이 났다.

이 속앓이 풀이 곧 여로이다.

 

 

셋,

 

여로에 얽힌 얘기는 이것 말고도 많다. 늑막염으로 다 죽게 된 사람이 여로를 달인 물을 먹고 세숫대야로 하나 가득할 만큼 뱃속에 있는 것을 토해 내고 깨끗하게 나았다든가, 정신질환으로 우두커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여로를 달여 먹여 나았다든가 하는 얘기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전해진다. 경상도 어느 지역에서는 한 시골 사람이 여로를 달여 먹여 늑막에 물이 고이는 늑막염 환자 수십 명을 고쳐 늑막염 명의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여로가 늑막염에 특효약이라 하여 늑막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로는 백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나라 어디든지 산 속 나무 밑이나 풀밭에서 자란다. 특히 고산지대의 물기 있는 풀밭에 무리 지어 자란다. 키는 40~100센티미터쯤이고 줄기는 곧게 자라고 털이 있으며 잎은 줄기 밑에서부터 번갈아서 난다. 잎은 버들잎 모양으로 줄기를 감싸듯이 나며 잎에 세로로 많은 주름이 있다. 7~8월에 자줏빛이 도는 붉은 꽃이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생김새가 난초를 닮아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여로는 민간이나 한방에서 토하는 약, 알코올 중독을 고치는 약, 두통, 복통, 간질, 황달, 인후염, 정신병을 고치는 약으로 쓴다. 여로 뿌리는 혈압을 내리고 간에 쌓인 독을 풀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뱃속에 있는 옴,악창, 머리 비듬, 습진 같은 피부병에는 뿌리를 달인 물로 씻으면 효험이 있다.
그러나 여로는 독성이 세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매우 적은 양을 달여서 먹거나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거나 캡슐에 넣어 먹는다.
여로는 이름이 많다. 사슴이 병이 생겼을 때 먹는 약이라 하여 녹총(鹿蔥)이라고도 하고 늑막염에 신효하다 하여 늑막풀이라고 하며, 뿌리 모양이 파를 닮았으므로 산파, 또는 산총(山蔥)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장길파, 쟁길파, 박초, 오삼, 서경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한방에서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약초꾼들도 거의 채취를 하지 않는다.
여로가 간질, 정신병, 늑막염, 속앓이 등을 고치는 것은 강한 최토작용 덕분이다. 간질이나 정신병은 위벽에 끈적끈적한 가래 같은 담이 붙어 있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로가 이 담을 깨끗하게 토해 내게 하므로 병이 낫는 것이다. 또 뱃속의 기생충으로 배가 아플 때에는 이 기생충을 모두 죽이므로 배아픔이 낫는다. 늑막에 물이 고이는 늑막염 또한 여로가 강력한 역삼 투압작용으로 늑막에 고인 물을 위장으로 끌여들여 토하게 함으로써 병이 치료되는 것이다. 여로는 많이 먹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 독약이지만 잘 활용하면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여로와 닮은 식물인 박새도 꼭 같은 용도로 약에 쓴다.
여로는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갑다. 간과 폐에 작용한다. 여로 뿌리에 있는 게르메린, 네리딘, 루비예르빈, 프세우도예르빈, 콜키친, 베라트리딘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이 혈압을 내리고 토하게 한다. 잎에는 120mg의 아스코르빈산이 들어 있다. 뿌리를 물로 달여서 소, 말, 개 등을 목욕시키면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 벼룩 같은 나쁜 벌레들이 다 죽는다. 또 이 물을 농작물의 해충을 방제하는 농약으로 쓸 수도 있다.
여로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나라 각지의 낮은 산 양지 쪽에서 자란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약리실험에서 물 우림액이 혈압 낮춤작용, 간 보호작용, 쓸개즙 분비작용을 나타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동의 치료에서 게움약, 진통약으로 쓰지만 독성이 있어서 잘 쓰지 않고 옴, 악창 등에 외용약으로 쓴다. 그러나 요즘에는 파란여로의 물우림액을 전염성 간염과 만성간염에 쓰고 있다. 혈압 낮춤 약으로도 쓴다. 독성이 세므로 쓰는 양에 주의해야 한다.”

 

 

넷,

 

태독(아토피 피부병)
임신이나 분만 기간에 어머니로부터 병적 영향을 받아서 생긴 신생아의 헌 데를 통틀어 태독이라고 한다.
임신기간이나 분만 중에 어머니가 좋지 않은 음식을 먹거나 깨끗하지 못한 생활을 하여 오장육부의 화기가 자궁을 통해 태아한테까지 미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여로 100그램, 황백 들깨기름 각 500그램, 고백반 150그램, 꿀 용뇌 각 20그램, 석웅황 10그램, 금은화 200그램을 전체 양이 1500그램이 되게 달여서 연고처럼 만든 다음 병에 담아 마개를 닫아 놓고 쓴다. 하루 한 번씩 약을 바른 다음 가제를 씌우고 비닐이나 기름종이를 덧씌우고 붕대를 감는다.
약을 바른 뒤 30분 뒤부터 가려움증이 없어지고 환자는 온 몸이 시원해지고 잠을 잘 자게 된다. 태독은 대개 5일이면 낫고 어린이의 만성 습진은 7-10일이면 낫는다. 이 약은 태독, 무좀, 가려움증, 사상균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비듬
머리나 몸에서 쌀겨 모양의 비늘 같은 것이 생기는 증상이다.
피부에 땀과 기름이 적게 나오고 피부는 마르면서 거칠어지고 점차 각질 화되어 비듬으로 된다.
여로 5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물 10리터에 타서 머리를 감거나 머리에 조금씩 발라 주면 비듬이 없어진다.

 

피부암
처음에 붉거나 밤색의 사마귀 모양의 작고 딱딱한 덩어리나 얼룩 같은 것이 생겨서 차츰 커지면서 얕게 패인다. 패인 면의 바닥은 붉은 빛깔이 나고 편평하며 피가 나기 쉽고 변두리는 톱날처럼 거칠고 딱딱하다. 흔히 얼굴 특히 뺨, 코, 이마에 잘 생기고 노인기에 들어설 때 잘 생긴다. 노인사마귀, 각화증 등과 같이 겹치는 수가 많다.
여로가루 30그램에 돼지기름 30밀리그램을 섞어서 풀처럼 만든다. 이것을 하루에 한 번씩 바른다. 일주일쯤 지나면 암 조직이 붕괴탈락하고 분비물이 적어지기 시작하면서 15-20일이면 낫거나 좋아진다.

 

 

 

파란 여로.

헛개나무를 위한 변명

 

 

이 나무의 이름은 호깨나무가 옳다. 마땅히 호깨나무로 불러야 한다.

본디 나는 이 나무의 이름을 지구자나무로 썼다가 나중에 호깨나무로 고쳐 썼다. 지구자나무는 중국 이름이다.  헛개나무보다는 호깨나무가 옳다. 그러나 식물도감에 헛개나무로 적혀 있으니 그렇게 부르기로 한다.

 

요즘 헛개나무가 유행이다. 산에 있는 헛개나무들이 마구잡이를 잘려 나갔다.

잘려 나갔다 할지라도 그루터기에서 다시 새싹이 나서 자랄 것이다. 헛개나무가 이 땅에서 멸종되지는 않을 것이다.

약삭빠른 장사꾼들은 호깨나무로 큰 돈을 벌었다.

약삭빠른 학자들도 내 것을 훔쳐가서 이름을 크게 얻었다.

헛개나무를 재배하는 사람도 많이 생겼다. 앞으로 이 나라의 산천은 헛개나무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나는 죄인이다. 헛개나무의 약효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 몇 줄 글이 아니었다면 호깨나무가 이처럼 수난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5천 년 동안 이 나라에서 호깨나무에 대해서 말한 사람이 없었다. 나는 1994년에 처음 호깨나무에 대한 글을 어느 주간 신문에 처음 썼다. 반응이 대단했다. 뭇 사업가, 장사꾼, 환자, 술꾼들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들을 다 물리쳤다.

 

나는 호깨나무를 알리지 말았어야 했다.

나무 한 그루의 목숨보다는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

모든 목숨은 살아야 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남을 죽이고 내가 살아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목숨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호깨나무를 알리는 글을 썼다.

 

여기 열 세 해 전에 호깨나무에 대해 썼던 원문을 다시 싣는다.

나한테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돌을 던져도 좋다.

 

 

호깨나무의 잎

 

호깨나무의 열매

 

 

술독 풀고 간 보호하는 호깨나무

 

 

술은 백 가지 약 가운데 으뜸인 동시에 백 가지 독 가운데 으뜸이기도 하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는 데는 좋으나 통증을 일으키며 오장을 상하게 하는 데는 이보다 더 나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무릇 술은 예부터 중요한 예식에만 써 왔다. 제사를 지낼 때, 손님과 친척이 모일 때, 약을 만들 때에만 쓰였다. 술은 쓸 때가 있고 먹는 데는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마시고 함부로 취한다. 술을 함부로 마시는 까닭에 간장과 신장과 위장과 대장이 나빠진다. 또한 머리가 혼탁해지며 심하면 알코올 중독이 되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이나 술을 많이 마셔서 간장, 위장, 대장 등이 나빠진 것을 치료하는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로부터 칡꽃, 팥꽃, 쥐눈이콩, 뽕잎, 오디, 팥, 녹두, 창포 등이 술독을 푸는 약재로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는 기대하는 만큼 신통하지 않다.

 

술독 푸는데 신약
술을 많이 마셔서 간장과 대장이 망가진 것을 치료하고 술독을 푸는 데는 호깨나무가 으 뜸이다. 호깨나무는 술독을 푸는 데 가장 뛰어난 효과가 있는 신약(神藥)이다.

호깨나무는 갈매나무과에 딸린 잎지는 넓은잎큰키나무다. 헛개나무, 허리깨나무 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지구(枳俱), 백석목(白石木), 목밀(木蜜), 현포리(玄圃梨) 등으로 쓴다. 우리나라에는 중부 이남의 깊은 산속 개울가에 드물게 자란다. 키는 20미터 넘게까지 크고, 지름은 1미터 넘게까지 자란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으로 산뽕나무 잎을 닮았고 6월에 흰 꽃이 피어 10∼11월에 열매가 가지 끝에 갈색으로 익는다.

호깨나무는 그 열매의 붙은 과경(果梗)의 생김새가 특이하여 사람의 눈을 끈다. 가지 끝에 붙은 꽃꼭지가 씨앗이 익을 무렵에 살이 쪄서 울퉁불퉁한 과경이 되는데, 그 모양이 마치 산호(珊瑚)를 닮았으며 따서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약간 떫은맛이 난다. 옛사람들은 이 과경(果梗)의 맛이 꿀처럼 달다고 하여 나무꿀, 곧 목밀(木蜜)이라고 하였고 또 중국의 곤륜산(崑崙山) 꼭대기에 있는 신선의 정원에 열리는 배라는 뜻으로 현포리(玄浦李)라고 했다.
열매는 과경 끝에 동그랗게 달리는데 지름이 8밀리리터쯤 되고 갈색으로 익으며 세 개의 방에 씨앗이 각각 한 개씩 들어 있다. 씨앗은 갈색으로 겉껍질이 단단하고 윤이 나며 약간 납작하여 묏대추씨를 닮았다.
나무 전체의 모양새가 시원스럽고 단정하여 관상수로도 썩 품위가 있고 줄기에 상처를 내거나 잎을 자르면 달콤한 향기가 난다. 목재는 질이 단단하고 치밀하여 그릇이나 악기, 조각 작품 등을 만들기에 좋다.

 

꿀처럼 단맛이 나는 열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계룡산, 용문산, 백운산, 가야산, 덕유산, 한라산, 울릉도 등에 드물게 자란다. 간혹 몇 백 년 묵어서 가슴 높이의 지름이 1.5미터가 넘는 것도 발견된다. 중·북부지방 보다는 따뜻한 남쪽지방에 많은 편이고 산골짜기 계곡 가에 드문드문 난다.  

호깨나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자란다. 중국에서는 양자강 이남에 주로 자라는데 우리나라처럼 산골짜기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것보다는 감나무나 밤나무처럼 집 주위나 마을 가운데 심어 가꾸는 것이 더 많다. 중국에서 자란 것은 대개 열매가 작고 씨앗에 검은 빛이 돌며 단맛이 적다. 약효는 우리나라에서 자란 것보다 3분지 1이하로 떨어진다. 일본에서 자란 것 역시 우리나라에서 자란 것보다 약효나 품질이 훨씬 못하다.

호깨나무는 개울가 물기 있는 땅에서 잘 자란다. 줄기는 뿌리부분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 가족환을 이룬 것이 많으며 줄기가 곧고 매끈하며 키가 높게 자라서 밑에서는 잎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줄기에 상처를 내면 달콤한 향기가 사방에 진동하며 신선한 잎이나 열매를 끓일 때에도 구수하고 달콤한 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게 된다.
열매는 겨울철까지 가지 끝에 붙어 있다가 바람이 불면 흔들려서 떨어진다. 씨앗은 겉껍질이 단단하여 그대로 땅에 심으면 여간해서는 싹이 나오지 않으므로 호깨나무 묘목을 키우려면 10퍼센트쯤 되는 염산용액에 5시간쯤 담가 두어서 겉껍질을 녹여낸 다음에 밭에  뿌리고 1∼2센티미터 두께로 흙을 덮어 준다. 아니면 물로 적신 솜에 씨앗을 넣고 따뜻한 곳에 두어 싹을 틔운 다음에 땅에 심어도 된다. 가꾸기도 쉬워서 메마르고 가문 땅이 아니라면 아무 곳에서나 잘 자란다. 그러나 물이 흐르는 개울가나 물기가 많은 땅에 심은 것이 더 잘 자란다. 본디 야생상태에서 잘 자라는 것이므로 화학비료나 농약 같은 것을 뿌릴 필요가 없다. 호깨나무는 자람이 왕성하여 한 해에 1미터 넘게까지 자란다. 맹아력(萌芽力)도 강하여 밑동을 잘라내면 곧 뿌리부분에서 새순이 나서 자란다. 설악산에는 둘레가 두 아름이 넘고 키가 30미터나 되는 엄청나게 큰 호깨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술독을 푸는 데 불가사의한 효험
호깨나무는 술독을 푸는데 불가사의하다고 할 만큼 효력을 발휘한다. 알코올중독과 숙취를 없애는 데에 최고의 명약(名藥)이라고 할 만하다. 이 나무의 열매나 잎, 줄기를 차로 달여 마시면 술을 웬만큼 마셔도 잘 취하지 않고 이미 술에 취한 사람도 금방 술이 깨 버린다. 알코올중독으로 폐인처럼 된 사람, 또는 술을 많이 마셔서 간이 망가져서 지방간이나 황달이 온 사람, 대장이나 뇌에 이상이 온 사람도 이 나무를 차로 달여 마시면 오래 지나지 않아 거짓말같이 회복된다. 술로 인해서 생긴 모든 병을 고치는 데에는 호깨나무보다 나은 것이 없다고 할 정도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 나무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같은 옛 의학책에도 적혀 있지 않고 민간에서도 약으로 쓴 일은 거의 없었던 듯하다.

글쓴이는 30년 동안 이 나무를 찾아 나라 안을 이 잡듯이 뒤졌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의 여러 의학책에는 호깨나무가 술독을 풀 뿐만 아니라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치질을 낫게 하며 관절염에도 효험이 있는 약재로 썩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술을 물이 되게 하는 나무
중국의 여러 옛 의학책에는 호깨나무가 술독을 푸는 효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몇 가지 적혀 있다. 중국의 ‘맹선’이라는 사람이 쓴 <식료본초(食料本草)>에 옛날 어떤 남쪽지방에 사는 사람이 이 나무로 집을 수리하다가 잘못하여 토막 하나를 술독에 빠뜨렸더니 곧 술이 모두 물이 되었다고 했다.
또 ‘소송’이라는 사람이 지은 <도경본초(圖經本草)>에도 호깨나무를 기둥이나 서까래로 써서 집을 지으면 그 집안에 있는 술이 모두 물이 되고 만다고 하였다. 또 ‘주진형’이 지은 <본초보유(本草補遺)>라는 책에도 “한 남자가 30년 동안 술을 계속해서 마시고 또 여색을 몹시 밝혀서 열이 심하게 나고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그래서 먼저 기혈(氣血)을  보하는 약을 먹인 다음에 술독을 풀기 위해 칡뿌리를 먹였으나 땀만 약간 날 뿐 별로 효험이 없었다. 이는 기혈이 쇠약해진 데에 칡뿌리를 썼기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셔 기력이 약해진 데에는 호깨나무 열매를 넣는 것이 가장 좋다. 마침내 그 사람한테 호깨나무 열매를 달여 먹였더니 병이 곧 깨끗하게 나았다고 적혔다.

이와 같은 옛 의학책의 기록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라고 할 만큼 실제로 호깨나무 열매나 잎, 줄기는 술독을 푸는데 신통한 효력을 발휘한다. 이 나무를 넣고 달인 차를 한 잔 마시고 나서 술을 마시면 평소 주량의 3∼4배를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술을 마시고 나서 숙취로 인하여 구토가 나고 목이 마르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호깨나무를 넣고 달인 차를 한 잔 마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깨고 숙취도 없어진다. 특히 소양체질인 사람은 그 효과가 눈부시게 빨라서 호깨나무를 달인 차가 목에 넘어가는 그 순간 머리가 시원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호깨나무 열매나 잎은 약간 단맛이 있어 마시기가 좋고 마시고 나면 입안에 향기로운 단맛이 한 시간쯤 남아 있어서 그 뒤에 어떤 음식이든지 먹으면 음식의 맛이 한결 좋아지므로 건강음료로도 일품이다. 음식을 먹고 나서 커피나 녹차 대신 마시면 몸에도 이롭고 맛도 즐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호깨나무 열매에는 과당, 설탕, 포도당, 카탈라제, 페록시다제 등의 당분이 13퍼센트쯤 들어있고 칼슘을 비롯하여 칼륨, 철 등 미량원소도 많이 들어있다. 줄기에는 트리테르페노이드인, 호베니산이 들어 있고 잎에는 루틴이 들어 있어 고혈압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호깨나무는 열매, 잎, 줄기, 뿌리, 껍질 등 어느 부분이나 모두 약으로 쓸 수 있다. 옛 의학책에 열매는 오장(五臟)의 기능을 순조롭게 하고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하며 술독을 풀고 풍습(風濕)으로 인한 마비를 풀며 술과 여색을 심하게 밝혀 몸이 몹시 허약해진 것을 치료하는데 쓴다고 하였고, 잎은 진하게 고약처럼 달여서 구토를 멎게 하거나 술독을 푸는데 쓰며, 줄기는 몸이 몹시 쇠약하여 피를 토하거나 풍습으로 인해 뼈와 근육이 아픈 데에 쓰면 좋다고 하였다. 또 껍질은 음식이나 술을 먹고 체한 데나 쇠나 창에 다쳐서 생긴 독을 풀고 치질을 치료하는 데에 좋다. 이른 봄철 잎이 나기 전인 곡우(穀雨) 무렵에 호깨나무 줄기에 상처를 내면 달콤한 맛이 나는 수액(樹液)이 흘러나오는데 이 수액은 겨드랑이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을 치료한다. 호깨나무 수액은 고로쇠나무 수액이나 거제수나무 수액보다 맛과 향이 훨씬 좋다.
 
술로 인한 당뇨병을 고친 기록
4백50년 전 세종 임금의 왕명으로 편찬한 세계 최대의 의학백과사전인 <의방유취(醫方類聚)> 제1백24권 ‘소갈문’에는 호깨나무의 약효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원문을 그대로 옮기면 대략 다음과 같다.

 

미산 지방에 사는 게영신이라는 사람은 키가 7척이나 되고 말술을 마시며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며 성품이 호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소갈병(당뇨병)이 생겨서 하루에 물을 몇 말씩 마시고 음식도 전보다 갑절이나 많이 먹었다. 그래서 소갈병을 치료하는 약을 1년 넘게 먹었으나 낫기는커녕 병은 갈수록 더 심해졌다.
게영신은 자기가 곧 죽을 것으로 여겨 자기가 죽은 뒤에 장사를 지낼 준비를 하게 하면서 어린 아들을 이웃사람한테 맡기면서 키워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서쪽 지방에 사는 훌륭한 의사인 장립덕의 아들이 와서 그를 진찰하더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죽을 뻔하였소.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오. 좋은 사향(麝香)을 술로 축여서 알약 여남은 개를 만들어서 호깨나무 달인 물로 먹으면 나을 것이오.”
게영신이 시키는 대로 하니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나았다.
주위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병이 나았느냐고 묻자 의사 장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소갈병은 비장이 쇠약해지고 신장이 망가져서 비장이 물을 다스리지 못하고 신액(腎液)이 위로 오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오. 그런데 게영신의 맥을 보니 비장에는 열이 심하지만 신장은 쇠약해지지 않았소. 그러므로 이 사람의 병은 소갈병이 아니라 술을 지나치게 마셔서 비장(脾臟)에 허열(虛熱)이 성하여 생긴 것이오. 그 때문에 음식을 평소보다 갑절이나 많이 먹고 물도 많이 마신 것이지요. 그래서 사향과 호깨나무로 치료를 한 것이오. 사향은 술이나 참외, 과일의 독을 없애는 작용이 있어서 과일나무에 사향을 가까이 하면 열매가 달리지 않습니다. 호깨나무 또한 술독을 쳐서 없애는 효능이 있지요. 집밖에 호깨나무가 있으면 집안에서 술을 빚어도 술이 익지 않고 또 호깨나무 밑에서 술을 담그면 술이 물처럼 되어 버립니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약으로 술독을 쳐서 없애서 그의 병이 나은 것이오. 송옥이란 사람은 호깨나무 열매의 맛이 우유와 같으므로 새들이 이 나무에 즐겨 모이며 둥지를 잘 짓는다고 말한 적이 있고, 또 민간에서도 그 열매를 닭의 발톱이나 문둥이 손가락이라고 하는데 다 그 열매의 생김새가 특이하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지요. 또한 열매를 먹으면 단맛이 나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겨 먹고 있지요.”

호깨나무의 약성에 대해 옛 의학책에 적힌 것을 몇 가지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술은 성질이 독하여 이를 마시고 나서 술독이 잘 풀리지 않으면 답답하여 날뛰게 된다. 술을 지나치게 마셔서 중독된 것을 치료하려면 호깨나무 줄기를 잘게 썬 것 1냥(35그램)을 물 한 대접에 넣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찌꺼기를 버리고 따뜻하게 하여 마시면 그 효력이 빠르기가 번개와 같다.’ <성혜방>
‘호깨나무 열매는 맛이 달고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다. 두풍(頭風)과 배가 아픈 것을 주로 낫게 한다. 나무껍질은 오장(五臟)을 조화롭게 하고 다섯 가지 치질을 다스린다.’ <본초강목>
‘호깨나무 열매는 갈증을 멎게 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가슴속의 열을 없애고 오장을 매끄럽게 하며 대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그 효력은 꿀과 같다’ <본초습유>
‘호깨나무 열매는 구역질을 멎게 하고 술독을 푼다. 또 벌레독을 물리치고 중풍과 풍습으로 인해 몸이 마비된 것을 낫게 한다.’ <진남본초>
‘가을에 열매를 꼭지 째로 따서 말린다. 맛은 달고 시며 성질은 평하다. 심경과 비경에 작용한다. 갈증을 멈추고 번열(煩熱)을 없애며 독을 풀고 대·소변을 잘 누게 한다. 번열이 나면서 입이 마르는 데, 게우는 데, 오줌을 잘 못 누는 데, 등에 쓴다. 하루 9∼15그램을 달임약, 약술, 알약 형태로 먹는다. 비위가 허한 데는 쓰지 않는다.’<동의학사전>

 

간에 쌓인 독을 풀어주는 효능
호깨나무는 간을 비롯하여 몸 안에 쌓인 온갖 독을 풀고 간이나 위, 대장의 기능을 높여 주는 작용도 뛰어나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황달이나 지방간, 간경화, 간염 등 갖가지 간질환에는 호깨나무 한 가지만을 써도 좋지만 유황(硫黃)을 먹여 키운 오리, 율무, 팥, 띠뿌리, 다슬기, 머루덩굴 등을 더해서 달여 먹으면 그 효과가 훨씬 더 빠르다.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를 구하기 어려우면 집오리를 대신 써도 된다. 이 방법은 약이라기보다는 온갖 간질환에 효험이 있는 음식으로 널리 권할 만하다. 어떤 질병이든지 약보다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이다.

술독을 푸는 데에는 호깨나무의 줄기나 잔가지, 열매, 잎 40∼50그램에 물 1되(1.8리터)를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은은한 불로 달여서 차 마시듯 수시로 마시면 된다. 호깨나무 열매가 가장 효과가 좋으나 열매가 높은 가지 끝에 달리므로 따기가 쉽지 않다. 줄기나 잎을 대신 써도 거의 같은 효험을 볼 수 있다. 열매나 잔가지, 잎을 물을 붓고 엿처럼 될 때까지 오래 달여서 그것을 수시로 한 숟가락씩 떠서 먹는 것도 오래 두고 먹기에는 좋은 방법이다. 호깨나무는 술로 인해서 생긴 모든 질병에 효험이 있으며 술 중독에는 더할 나위 없는 선약(仙藥)이다.
호깨나무에는 상당히 센 이뇨작용이 있어서 오줌이 잘 안 나오는 증상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증에도 일정한 효력이 있다. 손발이 마비되거나 근육과 뼈가 아픈데, 소화가 잘 안 되는데, 헛배가 부른데, 복수가 차는 데에도 썩 좋다. 복수가 찰 때에는 호깨나무와 어성초, 까마중, 겨우살이를 함께 푹 달여서 먹으면 웬만한 증상에는 효과를 본다.            
호깨나무는 술로 인해서 간이나 위장, 폐, 대장, 뇌 등이 나빠진 것을 고치는데 특효가 있을 뿐 아니라, 가슴속의 열과 갈증을 없애고 구토를 멎게 하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변비를 없애며 뱃속을 편안하게 하는 등의 효과도 있다. 또 풍습(風濕)을 없애고 근육을 풀어주며 경락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도 있어서 만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소변 잘 나오게 하고 관절염에도 효과
관절염은 크게 류마티스 관절염과 골관절염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병은 대개 신체의 표면을 보호하는 양기(陽氣)가 허약해져서 바람이나 추위, 습기 등이 경락과 관절근육, 피부에 침입하여 기와 혈의 흐름에 장애를 주기 때문에 생긴다. 관절부위가 아프고 근육과 피부가 시큰시큰하고 저리다가 더 심해지면 관절부위의 뼈가 변형되어 굽혔다 폈다 하기가 힘들어져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관절염은 습기가 많고 기후변화가 심한 지방에서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반도시로 이름난 춘천과 남서해안의 섬 지방, 제주도 등에 유난히 풍습성 관절염환자가 많다. 풍습성 관절염에는 호깨나무 열매 5백 그램(말린 것은 2백50그램), 또는 호깨나무 줄기를 잘게 썬 것 3백 그램을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나 집오리 한 마리와 함께 푹 끓여서 먹으면 상당한 효험이 있다. 오리는 털을 뽑고 뱃속의 똥만 빼낸 다음 한 번 푹 끓였다가 식혀서 위로 떠오르는 기름을 걷어내고 그 물에 호깨나무 열매나 줄기 썬 것을 넣고 약한 불로 오랫동안 달여서 먹는다.
하루 2∼3번씩 한 번에 한 사발씩 먹되 국물과 고기를 다 먹도록 하며 한 마리를 2∼3일 동안에 모두 먹도록 한다.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는 보양작용과 해독작용, 그리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뛰어나서 원기를 세게 하고 몸 안에 쌓인 독을 풀며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호깨나무는 풍습을 없애고 몸 안의 독을 풀며 경락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

 

 

2005, 5, 16. 운림.

 

白髮이 黑髮되게 하는 仙藥, 何首烏 | 약초 연구 2005/05/16 02:47
http://blog.naver.com/wun12342005/120013064522

 

거대한 적하수오 뿌리. 적하수오는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① 약초에 얽힌 전설


하수오는 옛날부터 산삼과 견줄만한 영약(靈藥)으로 알려져 왔다. 하수오를 먹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거나 수백 년을 살았다거나 아니면 하수오가 산삼처럼 소년의 모습으로 둔갑하기도 한다는 얘기가 여럿 전해 온다.
 

첫번째 이야기

옛날, 중국의 어느 남쪽 지방에 하전아(何田兒)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몸이 몹시 허약하여 58살이 되도록 장가도 못 들고 혼자서 살았다. 어느 날 그는 집 뒤에 있는 작은 산에 올라갔다가 이상하게 생긴 넝쿨식물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두 그루의 넝쿨이 서로 엉켜 마치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는 이 넝쿨식물의 뿌리를 캐어 집으로 돌아와서 친구들한테 보였으나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는 그 뿌리를 옆에 두고 누웠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 홀연히 머리칼과 수염이 눈처럼 하얀 노인이 나타나더니 그를 불렀다.
"전아! 전아!"
그는 대답을 하려 했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노인이 말했다.
"네가 오늘 산에서 캔 뿌리는 신선이  주는 선약(仙藥)이니 정성스럽게 먹도록 하여라."
하전아가 꿈에서 깨어 보니 한밤중이었다. 이상한 꿈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그는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날이 밝을 때까지 똑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었다. 예사 꿈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그 뿌리를 돌절구에 찧어서 가루 내어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었다. 한 달쯤을 먹고 나니 몸에 기운이 나고 머리도 맑아졌다. 그는 다시 산에 올라가 그 넝쿨의 뿌리를 많이 캐서 가루로 만들어 두고 1년을 더 먹었다. 그랬더니 허약하던 몸이 쇳덩어리처럼 단단해지고 기운도 세어졌다.
나이는 비록 60살이 다 됐지만 머리카락이 까맣게 바뀌고 얼굴이 젊은이같이 바뀌어 보는 사람마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는 60살에 아내를 맞이하여 아들을 낳고 아들의 이름을 연수라고 지었다. 연수가 건강하게 자라나 어른이 되었을 때 하전아는 아들에게 자신이 먹은 신기한 약초뿌리에 대해 말해 주었다. 그들 세 식구는 산에 올라가 그 넝쿨식물의 뿌리를 캐서 말려 가루 내어 두고 날마다 열심히 먹었다. 그랬더니 아들 연수는 1백살이 되었어도 머리카락이 까마귀처럼 검은빛이었고 아버지는 1백60살까지 살았다.
연수가 1백30살이 되었어도 머리칼이 까맣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하수오(何首烏)라 불렀다. 그의 성이 하씨이고 머리칼이 까마귀같이 까맣다는 뜻이다. 그 뒤부터 사람들은 이들이 먹던 약초의 뿌리를 하수오라 부르게 되었다. 
 
두번째 이야기

옛날, 경상도 어느 깊은 산골에 오래 사는 노인이 하나 있었는데 아무도 그 노인의 나이가 얼마나 되는지 몰랐다. 얼굴은 잘 익은 대추처럼 붉고 귀와 눈이 젊은이보다 밝았으며 살결도 옥처럼 깨끗했다.
어느 날, 이 산골에 풍수쟁이 하나가 찾아왔다. 이 사람은 풍수지리에 달통하여 땅속에 무슨 보물이 있는지, 또 어떤 곳에 묘를 쓰면 자손이 복을 받는지를 귀신같이 아는 사람이었다. 이 풍수쟁이가 오래 사는 노인의 앞을 지나다가 노인의 집안에 무언가 큰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집안에 들어가 살펴보니 찢어지게 가난하여 보물 같은 것은 있을 것 같지 않고 다만 찌그러진 침상 위에 목침 하나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목침을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사람의 모습과 흡사했다. 풍수쟁이는 이 목침에 무슨 비밀이 있을 것 같았다. 풍수쟁이는 노인한테 물었다.
"어르신네, 무엇 때문에 저렇게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십니까? 배겨서 불편하지 않으십니까?"
"아니오. 이제는 습관이 돼서 괜찮소."
"어르신네 저 목침이 어디서 났습니까? 사용하신 지는 오래 되었습니까?"
"오래 전 산에 나무하러 같다가 눈에 띄어 아무 생각 없이 가져와 베개로 삼은 것이라서 얼마나 됐는지 기억이 안 나오."
풍수쟁이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그 목침이 보통 나무토막이 아니라 1천년쯤은 묵은 하수오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 노인은 그것을 베고 자기 때문에 오래 살고 정력이 왕성했던 것이다.
"노인장, 연세도 많으신 데 저렇게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셔야 되겠습니까? 제가 내일 가볍고 푹신푹신한 베개를 하나 갖다 드리리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이 지나도 마을 사람들 눈에 노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집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노인은 이미 죽어 있었고 노인의 침대머리에 푹신한 베개 하나와 은전 몇 닢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세번째 이야기

옛날, 어느 낡은 절간에 한 노승과 17-18살쯤 되는 상좌승이 살았다. 노승은 얼굴빛이 항상 붉은 대춧빛이고 기력이 왕성하여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 의술이 뛰어나 온갖 약초로 신도들의 질병을 고쳐주곤 하여 사방에서 환자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상좌승은 노승의 의술을 몹시 배우고 싶었지만 노승은 늘 환자가 오면 동자승한테 심부름을 시키거나 밖에 나가 있게 하고 환자를 치료했다. 약초를 채취하러 갈 때에도 상좌를 멀리 탁발을 보내거나 심부름을 보낸 다음 혼자 다녀오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상좌는 노승을 졸라 마침내 함께 약초를 채취하러 가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노승은 상좌더러 멀리 떨어져 따라오게 하고 혼자 앞장서서 약초를 채취했다. 혼자 뒤떨어진 상좌는 노승이 약초를 캔 흔적을 따라가면서 나름대로 노승이 주로 캐는 약초가 어떤 것인지를 어림짐작으로 대강 눈치챌 수 있었다. 노승이 열심히 찾는 약초는 잎을 뜯으면 흰 즙이 나오는 덩굴의 뿌리였다.
그 덩굴의 뿌리가 좋은 약초라는 것을 안 상좌는 그 다음날부터 상좌는 혼자 산에 가서 그 약초를 캤다. 그것을 노승 몰래 환자들한테 주었더니 병이 잘 나았다. 그러나 상좌는 그 약초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노승보다 동자승이 병을 더 잘 고친다는 소문이 나서 노승보다 오히려 동자승한테 찾아오는 환자가 많아졌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노승은 환자가 찾아오는 낮 동안에는 아예 동좌승을 먼 마을이나 이웃의 절간에 보내 버리고 혼자서 환자들을 치료하였다. 상좌는 어느 날 약초를 캐러 혼자 산에 갔다가 노승이 주로 캐는 흰 즙이 나오는 약초를 하나 캤는데 뿌리가 얼마나 큰지 마치 나무토막 같았다. 상좌는 그 뿌리를 가져다가 벽장 안에 감추어 두었다.
며칠 뒤에 동자승은 노승이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는지 궁금하여 멀리 탁발을 나가는 척하고 절간을 나와서 뒷산에 있는 나무에 올라가 몸을 숨기고 노승이 무엇을 하는지 살폈다. 상좌가 나간 것을 확인한 노승은 마루에 화로를 들고 나오더니 열심히 불을 지피더니 큰 그릇을 올려놓고 물을 끓였다. 물이 끓기 시작하자 노승은 상좌가 벽장에 넣어 둔 나무토막 같은 큰 약초뿌리를 들고 나와서 혼잣말을 했다.
"드디어 오늘에야 천년 묵은 하수오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상좌녀석이 오기 전에 어서 정성 들여 달여서 먹어야지."
노승이 약초뿌리를 넣고 달이자 황홀한 향기가 사방에 진동했다. 나무 위에 있는 상좌는 그 향기만 맡아도 몸이 공중에 붕 떠오르는 것 같았다.
약이 다 끓자 노승은 약물을 대접에 따라서 마셨다. 그랬더니 어찌된 일인지 노승의 몸이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올라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상좌는 깜짝 놀랐다.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제야 그 약이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게 하는 것인 줄 알게 된 상좌는 재빨리 나무에서 내려가서 공중에 떠 올라가는 노승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스님, 혼자서만 가시면 나는 어떻게 합니까? 그건 제가 캔 약초가 아닙니까! 저도 같이 가요!"
상좌는 펄쩍 뛰어서 공중에 떠 있는 노승의 장삼자락을 힘껏 붙잡았다. 그러나 장삼자락이 쭉 찢어지면서 노승은 하늘로 올라가 버려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찢어진 옷자락 한 조각만을 남기고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 버린 것이다.
상좌는 땅을 치며 아쉬워하다가 노승이 먹다가 남긴 약그릇 속을 들여다보았다. 국물은 다 마셔 버렸고 찌꺼기만 약간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할 수 없지. 이거라도 먹어야지."
상좌는 찌꺼기를 남김없이 먹었다. 그 맛과 향이 몹시 황홀하였다. 그런데 약찌꺼기를 먹고 나자 기분이 날아갈 듯이 상쾌해지고 몸이 공중으로 둥실둥실 떠오르는 것이었다.
"이야! 나도 신선이 되는가 보다."
 상좌는 아랫마을에서 상서로운 빛과 황홀한 향기를 맡고 찾아온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둥실둥실 떠서 하늘로 올라가더니 보이지 않게 되어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백하수오 열매.
                 
② 생태와 분포지
하수오는 옛날부터 자양강장약으로 이름높은 약초이다. 야합(夜合), 지정(地精), 교등(交藤), 진미백(眞知白), 산옹(山翁), 산정(山精)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우리말로는 흔히 큰조롱, 또는 은조롱이라고 하며 황해도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새박덩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 나라의 경상남북도, 전라남도, 강원도, 충청북도, 평안도, 황해도 등지의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풀밭이나 바닷가의 비탈진 곳 등에 드물게 자란다.
여러해살이덩굴풀로 줄기는 1-3미터쯤 자라고 뿌리는 원기둥 혹은 저울추 모양으로 구슬처럼 이어져 달린다. 뿌리는 길이 5-15센티미터, 굵기는 1-3.5센티미터쯤이고 큰 것은 옆으로 갈라지기도 한다. 뿌리는 겉은 누런빛이 도는 갈색이고 속은 흰빛인데 단단하고 약간 특이한 냄새가 난다. 맛은 약간 쓰면서도 떫다. 잘 씹어보면 밤맛, 고구마맛, 배추뿌리맛이 섞여 있다.
줄기는 왼쪽방향으로 주위의 나뭇가지나 풀 같은 것을 감으면서 자라는 성질이 있고 줄기나 잎을 자르면 흰 즙이 나온다. 잎은 마주나며 심장꼴이고 꽃은 연한 황록색으로 7-8월에 핀다. 열매는 길이 8센티미터, 지름 1센티미터쯤 되는 피침모양으로 9월에 연한 갈색으로 익는다. 열매가 익으면 열매껍질이 터지면서 길고 흰털이 붙은 씨앗이 프로펠러처럼 바람에 날려 사방에 흩어진다. 대개 5-10년쯤 자라다가 죽지만 간혹 수십 년이나 수백 년을 자란 것이 발견되는데 이런 것은 약초꾼들이 산삼보다도 더 귀하게 여긴다. 수십 년이나 수백 년 묵은 하수오 뿌리 중에는 간혹 속이 썩어서 물이 들어 있는 것이 있는데 이런 것은 만병통치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하수오 뿐만 아니라 더덕이나 지치, 도라지 등 어떤 약초든지 수십 년씩 자란 것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물이 되는 법이다.
적하수오와 백하수오의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 나라에 야생하는 것은 대개 백하수오이고 적하수오는 극히 드물게 발견된다. 적하수오는 대개 중국에서 많이 심어 가꾸고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부에서만 난다.
약초꾼들 사이에 전해지는 말로는 하수오는 암수가 다른 식물로 서로 떨어져 있다가 밤이 되면 서로 엉켜 안고 지낸다고 한다. 그래서 하수오 한 뿌리를 발견하면 반드시 그 주위에 다른 한 뿌리가 있으며 또 밤중에 서로 교합하여 음기(陰氣)를 얻은 것이 약효가 더 높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하수오가 암수 딴그루식물인 것은 아니며 약초꾼들은 새박덩굴을 숫하수오로 여긴다. 새박덩굴은 잎은 하수오와 매우 닮았지만 덩이뿌리가 없다.
약초꾼들은 늦은 가을이나 이른 봄철에 말라죽은 줄기를 보고 하수오 뿌리를 캐낸다. 예전에는 약초 채취를 직업으로 삼는 약초꾼들이 흔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으므로 야생 하수오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재배하거나 중국 같은 데서 수입한 하수오는 야생에 견주어 약효가 형편없이 낮다. 중국산 하수오는 우리 나라 야생 하수오와 품종이 전혀 다르다. 또 우리 나라에서 재배하는 것은 대개 중국 품종을 가져다가 심은 것이다. 중국 품종은 뿌리가 굵고 수확량은 많지만 뿌리에 녹말만 많을 뿐 약효는 형편없다. 반드시 우리 나라에서 자란 야생 하수오를 구해 약으로 써야 제대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자란 것도 지방에 따라 약효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경기도 감악산 일대와 경북 소백산 부근에서 난 것이 약효가 가장 높다고 한다.
 
③ 약성과 성분
예로부터 하수오는 신장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정력을 높이고 머리칼을 검게 하며 병없이 오래 살게 하는 약초로 이름이 높다. 간장의 기능을 좋게 하여 피곤함을 없애고, 살결을 곱게 하며,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심장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쇠약이나 불면증 같은 데에도 효과가 있다. 조혈작용이 뛰어나 빈혈치료에도 좋고 여성의 생리불순, 자궁염, 만성변비 등에도 두루두루 널리 쓰인다. 중국 사람들은 하수오를 인삼, 구기자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긴다.
하수오의 약성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뇌를 튼튼하게 하고 혈을 보한다. 하수오는 약성이 온화하여 쓰임새가 넓다. 피를 토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뇌빈혈이거나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아 피가 부족할 때, 갖가지 만성병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에 좋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므로 신경쇠약 치료에도 효험이 크다. 머리가 어지럽고 아플 때, 기억력 감퇴,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 잠을 잘 못 자고 꿈을 많이 꿀 때 등에 복분자(覆盆子), 산조인(山棗仁), 백자인(柏子仁), 등과 함께 알약을 지어먹으면 효과가 좋다. 오래 먹으면 늙지 않고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는다.
 

(2)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기능을 세게 한다.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체력을 세게 한다. 오랜 병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플 때 겨우살이, 두충, 속단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성기능 감퇴, 조루, 유정, 등에는 육종용, 보골지, 토사자 등과 같이 쓴다.
 

(3) 여성들의 생리불순을 치료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월경량이 많거나 날짜가 5일 이상 늦어지거나 색깔이 이상이 있을 때 숙지황, 생지황, 당귀, 황기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유산을 막는 효과도 있어서 겨우살이, 토사자, 등과 같이 쓰면 태아가 안정되고 임신으로 인한 복통이나 출혈에도 효과가 있다.
 

(4) 혈압을 내리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하수오는 부작용 없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날마다 15그램씩을 달여서 복용한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5) 대변을 잘 나가게 하고 몸 안의 독을 푼다. 하수오는 갖가지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고 약한 설사작용이 있어서 체력이 약한 변비환자에게 좋다.
 

하수오는 노인들의 기력을 돋구는데 매우 좋은 약이다. 신장기능을 좋게 하여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게 하고 머리칼이 빠지지 않게 하며 오래 먹으면 노화를 예방한다.
하수오 뿌리에는 옥시메탈안트라키온 유도체 1.8퍼센트, 녹말 45퍼센트, 정유 3퍼센트, 레시틴 3.7퍼센트, 물에 풀리는 물질 26퍼센트, 라폰틴 등이 들어 있는데 이들 성분들이 뇌를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등의 작용을 한다. 또 소장에서 포도당과 아미노산의 흡수를 높이고 장관을 자극하여 변을 잘 통하게 하여 변비를 없앤다.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현저한 효능이 있는데 어느 한 실험에 따르면 80퍼센트 이상이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④ 옛 문헌과 현대문헌의 기록
"황해도와 강원도에서 난다.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쓰고 깔깔하다. 누력(瘻瀝), 옹종(癰腫), 오치(五痔), 적년노수(積年勞瘦), 담벽(痰癖), 풍허패열(風虛敗劣), 부인의 산후병, 대하(帶下) 등을 치료하고 기(氣)와 혈(血)을 도우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실하게 하고 머리칼을 까맣게 하고 오래 먹으면 늙지 않는다."<동의보감>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달고 쓰다. 간과 신장을 보하고 피를 맑게 한다. 정력을 세게 하고 아이를 낳게 한다. 온갖 풍을 없애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머리칼을 검게 한다."<본초비요> 
 

"맛은 달고 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간경, 신경에 작용한다. 간신을 보하고 정혈을 불러주며 뼈와 힘줄을 튼튼하게 한다. 또한 대변을 통하게 하고 헌데를 낫게 한다. 약리실험에서 강장작용, 조혈기능강화작용, 피로회복촉진작용, 진정작용이 밝혀졌다. 허약한데, 병후쇠약, 혈허증, 간과 신장이 허해서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데, 가슴이 두근거림, 불면증, 신경쇠약, 머리칼이 일찍 희어지는데, 변비, 학질, 이슬, 연주창, 헌데, 치질 등에 쓴다. 하루 9-18그램을 달임약, 가루약, 알약 형태로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생것을 짓찧어 붙인다."<동의학사전>
 
⑤ 복용방법
하수오는 체질에 상관없이,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한테나 좋은 약초이다. 하수오 한 가지만으로도 정성을 들이면 훌륭한 약을 만들 수 있다.
반드시 우리 나라에서 난 야생 하수오를 써야 효과가 제대로 난다. 야생 하수오는 재배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재배한 것은 뿌리모양이 대개 한 덩어리로 길게 뻗지만 야생은 구슬처럼 덩어리가 이어져 달린다. 야생 하수오는 구하기가 어렵고 값도 꽤 비싸다. 야생 하수오 중에서도 적하수오가 특히 좋은데 이것은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⑴ 야생 하수오 말린 것 5근(3킬로그램)을 구해 잘게 썰어서 쥐눈이콩 삶은 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꺼내어 떡찌듯이 푹 찐다. 이것을 그늘에 말려 좋은 청주에 하룻밤 동안 담갔다가 다시 쪄서 말린다. 이같은 과정을 9번 반복하면 하수오가 마치 불투명한 유리처럼 된다. 이것을 가루 내어 하루 세 번 빈속에 한 숟갈씩 더운 물로 먹는다. 노화방지, 정력감퇴, 빈혈, 만성변비, 성기능쇠약, 흰머리를 검게 하는데,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게 하는데, 체력을 튼튼하게 하는데 등에 효험이 크다.
 

⑵ 조선 세종임금 때 펴낸 세계 최대의 의학백과사전인 <의방유취(醫方類聚)>에 보면 허약체질이나 노인, 또는 앓고 난 사람에게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오래 살게 하는 처방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하수오 3근(1.8킬로그램)을 쌀뜨물에 하룻밤 동안 담가 두었다가 잘게 썰어 쇠무릎지기 잘게 썬 것 6백그램, 쥐눈이콩 1.5킬로그램과 함께 시루에 쪄서 말리기를 3번을 거듭한다. 그 다음에 하수오, 쇠무릎지기를 가루 내어 찐 대추살로 반죽해서 0.3그램쯤의 무게로 알약을 만들어서 한 번에 30알씩 먹는다.
 

⑶ 류마치스관절염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허리와 무릎이 아파 걸음을 잘 걷지 못할 때에는 하수오, 쇠무릎지기 각 6백그램을 좋은 술 1.8리터에 7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절구에 찧어 가루 낸 것을 대추살로 반죽하여 0.3그램 무게로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30-50알씩 빈속에 먹으면 좋다고 했다.
 

⑷ 하수오는 희어진 머리칼을 검게 하는 데에 특효가 있다. 야생 하수오 1근을 잘게 썰어 좋은 토종꿀 속에 1백일쯤 담가 두었다가 한 번에 양껏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면 대개 명현현상으로 취해 쓰러져 자게 되는데 이틀이나 사흘동안 자는 사람도 있다. 깨어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힘이 솟으며 오래 지나지 않아 머리칼이 까맣게 자라 나온다. 이 방법으로 흰 머리칼이 까마귀처럼 된 보기가 꽤 여럿 있다.
 

⑸ 하수오는 불면증, 건망증,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등에도 효과가 높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꿈이 많으며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기억력이 희미할 때에는 하수오와 오미자, 꿀을 함께 쓴다. 야생 하수오 2백50그램, 오미자 2백50그램을 깨끗하게 씻어 한 시간쯤 찬물에 담갔다가 꺼내 스테인레스 솥에 담고 물을 8리터(4되)쯤 붓고 약한 불로 물을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찌꺼기는 건져내 버린다. 여기에 꿀 5백그램, 흑설탕 2백50그램을 넣고 약한 불로 20분쯤 끓여서 식힌 다음에 병에 담아두고 하루에 두 번, 점심 먹은 후와 자기 전에 1-2숟갈씩 뜨거운 물에 풀어 마신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신경쇠약은 증상이 복잡하고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병이다. 하수오와 오미자는 다같이 뇌를 튼튼하게 하고 간과 신장을 도우며 혈액을 잘 통하게 하기 때문에 신경쇠약과 기억력 쇠퇴에 효과가 크다. 하수오 대신 산해박뿌리를 쓰면 효과가 빼어나게 높지만 구하기가 지극히 어렵다.
 
⑥ 식품으로 이용하는 방법
 

하수오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으므로 아이들도 잘 먹는다. 품질 좋은 꿀속에 넣어 말랑말랑하게 된 것을 그냥 먹어도 맛이 있고 고구마처럼 쩌서 먹어도 괜찮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나 노인들한테 좋은 음식이다.
중국 청나라 말기에 요녕성 천산(千山)에 살았던 이름난 도사(道士)이자 무술의 대가인 갈월담(葛月潭)은 평생 하수오를 음식으로 즐겨 먹었는데 1백14세로 죽을 때까지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웠고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갈월담은 천산에 있는 유서 깊은 도교사원인 무량관(無量觀)의 지도자로 무술과 지략이 뛰어나고 덕망이 높아 그의 제자 중에는 이름난 의적(義賊)들이 많았다.
하수오는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소양체질의 사람한테 좋다. 인삼을 쓸 때 하수오를 같이 쓰면 약성이 서로 조화되어 효력이 더 크게 나타난다.
민간에서는 하수오잎은 끓는 물로 데쳐서 나물로 먹고 생잎은 짓찧어 종기에 붙인다. 고름을 빨아내는 작용이 있어서 뾰루지나 종기, 종창에 잘 듣는다.
하수오 뿌리를 35도쯤 되는 좋은 술에 담가 2-3개월 동안 밀봉해 두면 하수오술이 되는데 여기에 꿀이나 설탕을 타서 아침저녁으로 한두 잔씩 마시면 정력이 좋아지고 얼굴빛이 고와지며 흰 머리칼이 검게 되며 젊어지고 오래 산다고 한다. 오발주(烏髮酒)는 하수오와 생지황 각 1백20그램, 숙지황, 천문동, 구기자, 당귀, 각 60그램, 맥문동 2백40그램, 우슬, 인삼 각 30그램을 모두 가루 내어 누룩 10덩어리를 넣고 기장쌀 2킬로그램으로 밥을 지어 반죽하여 술을 빚은 것인데, 살결을 곱게 하고 흰 머리카락을 검게 하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치료하는 약술로 이름 높다. 아침밥 먹기 전에 소주잔으로 1-2잔씩 먹는다.
약초꾼들은 술을 마실 때 하수오 뿌리를 짓찧어 소주에 넣어 함께 마시곤 하는데 그렇게 하면 술맛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술을 웬만큼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숙취도 없어진다고 한다. 또 험한 산을 오르내리면서 하수오 뿌리를 조금씩 씹어 먹으면 몸이 더 가벼워지고 피로를 한결 덜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하수오와 생지황으로 담근 술도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하는 약술로 유명하다. 하수오를 먹는 동안 파, 무, 마늘을 먹지 말아야 한다. 하수오는 건강식품이나 의약품으로 개발할 가치가 매우 큰 약초라고 할 수 있겠다.

 

부정맥
하수오 가루를 한 번에 6-7그램씩 하루 2-3번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다.
 

심근염
백하수오를 쌀 씻은 물에 담갔다가 말려서 가루 내어 꿀과 1 : 1의 비례로 섞어 한 번에 3그램씩 하루 3번 복용한다. 40일 동안 복용하면 90퍼센트 효과를 본다.
 

만성간염
빛이 푸른 양배추 겉잎을 진하게 달인 다음 하수오 가루를 섞어서 말려서 가루 내어 한 번에 4-6그램씩 하루 3번 밥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거의 대부분 효험이 있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
뚜렷한 원인 없이 혈소판 수가 적어지면서 피부에 출성 자반이 생기며 출혈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이 생긴다. 급성은 주로 젊은 여성한테 많이 나타나며 온 몸의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반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며 크기는 작은 점 모양이고 때로는 더 크게 나타는 경우도 있다.
저절로 또는 조금만 다쳐도 쉽게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코를 풀 때 피가 나오고 칫솔질을 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나오기도 한다. 빈혈이 생기고 열이 자주 나며 내장에서도 출혈이 생긴다. 비장이 약간 붓고 출혈이 몹시 심하지 않는 한 빈혈은 그다지 심하지 않다.
만성 재발성에서는 재발하는 초기에만 약간 출혈증상이 있다가 혈소판 수가 정상으로 되면 증상이 없어진다.
호마 50그램, 형개 하수오 고삼 각 20그램, 위령선 방풍 석창포 우방자 감국 만형자 백질려 감초 창출 진범 각 15그램을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한 번에 6그램씩 하루 3번 밥먹는 중간에 먹는다.
출혈반이 없어지는 과정은 복통이 멎는 과정과 비슷하다. 복통은 2-5분씩 계속되며 하루 7-8번에 걸쳐 발작적으로 일어났으나 약을 먹고 나서 3일부터 멎기 시작하여 몹시 심한 사람도 일주일 뒤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졌다. 복통이 발작할 때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설사가 있었는데 이런 증상은 1-2주일 안에 없어졌다.
음식을 전혀 먹지 못했으나 복통이 멎으면서 식욕이 돌아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24명을 치료하여 모두 완전히 나았다.
 

비만증
몸에 기름이 지나치게 많아 몸무게가 표준보다 많이 나가는 것을 가리킨다. 표준 몸무게의 10퍼센트를 넘는 것을 비만증으로 본다.
섭취하는 영양분에 비해 육체적 활동을 통한 소비가 적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내분비의기능 장애와 물질 대사에 이상이 생겼을 때에도 비만증이 올 수 있다.
비만증의 기본 증상은 몸이 뚱뚱해지는 것이다. 심하면 심장, 간에도 지방이 침착되기 때문에 그 기능이 약해져서 활동하기 어렵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걸음을 걸을 때나 심지어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숨이 차다. 동작이 느려지고 정신활동도 둔해지고 사고력이나 기억력이 낮아지고 졸음이 많이 온다. 폐활량이 적어져서 기관지염에도 잘 걸린다. 성기능에도 장애가 생기고 여자들은 불임증이 되기 싑다. 당뇨병,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이 자주 나타난다.
호장근 8그램, 하수오 6그램, 대황 2그램, 결명자 단삼 인진 각 2그램을 가루 내어 한 번에 4-6그램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2달 동안 먹고 10일 쉬었다가 다시 2달 동안 먹는다.
 

불면증
잠들기 힘들거나 잠들었다가 쉽게 깨어나며 개어난 뒤에는 다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신경쇠약의 주요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얼핏 보기에는 잠을 잘 자는 것 같은데 밤을 꼬박 세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노인들의 신경쇠약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 가려움 아픔 기침 같은 것으로 인하여 잠을 잘 못 자는 경우가 있고 동맥경화나 고혈압으로 인해 잠을 잘 못 자는 경우도 있다.
산조인과 하수오를 2 :1의 비례로 섞어 걸쭉한 물엿 형태로 만든 다음 하수오 찌꺼기를 가루 낸 것과 꿀을 두고 반죽하여 콩알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숙지황으로 옷을 입힌다. 하루 10-12그램을 점심 저녁 자기 전에 먹는다.  

천마 15그램, 구기자 하수오 각각 1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밥먹고 나서 먹는다.
 

어루러기(전풍)
당귀 여정자 하수오 각 15그램, 천궁 보골지 각 10그램, 황기 한련초 호마 각 20그램, 백출 복령 각 12그램, 감초 3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한 첩을 물로 달여 80일 동안 복용한다. 15일 뒤부터 피부에 담갈색 색소가 나타나고 백반이 작아지기 시작하였으며 차츰 나았다.
 

탈모증
여정자 토사자 한련초 상심 하수오 숙지황 구기자 복령 각 12그램, 육종용 당귀 각 9그램을 하루 한 첩씩 달여서 먹는 방법으로 2-3개월 치료한다. 10-15일 뒤에 솜털 같은 것이 나오기 시작하여 2-3개월 동안에 온 머리칼이 다 나왔다.
생지황 숙지황 천문동 맥문동 산조인(볶은 것) 백자인 각 20그램, 복령 오미자 길경 각 10그램, 원지(볶은 것) 6그램, 당귀 12그램, 사삼 30그램, 단삼 한련초 현삼 여정자 각 15그램, 하수오 60그램, 감초 3그램을 하루 한 첩씩 달여서 먹는 방법으로 7개월 동안 치료한다. 30일 뒤부터 머리가 나기 시작하여 잠도 잘 자고 200일 뒤에는 기본적으로 다 나았다.
하수오 24그램, 숙지황 측백잎 황정 각 15그램, 구기자 골쇄보 각 12그램, 당귀 백작약 각 9그램, 대추 5알을 한 첩으로 하여 하루 한 첩씩 물로 달여서 먹는다. 15일부터 머리털이 나기 시작하여 30일 뒤에 새 머리털이 나왔으며 60일 뒤에는 완전히 나았다.
속발성 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보골지 백선피 각 12그램, 검정콩(볶은 것) 하수오 각 30그램, 숙지황 황금 고삼 황기(날 것) 각 15그램, 선퇴 진피 감초 각 6그램, 백출 방풍 각 10그램을 하루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서 50일 동안 복용한다. 10일 뒤부터 머리털이 자라나기 시작하여 30일 뒤에는 고루 나기 시작하여 50일 뒤에는 다 나았다.

 

백모증
머리털이 나이보다 일찍 희어지는 증상이다. 선천적인 것은 유전성을 띠고 후천적인 것은 노화작용의 하나로 생기거나 오랫동안 열성질병을 앓고 났을 때, 소모성 질병, 심한 정신적 타격, 정신적 육체적 과로 등으로 인해서 생긴다. 어느 한 군데만 머리털이 희어지는 것은 탈모증을 비롯하여 피부병을 앓고 나서 생길 수도 있다. 백모증은 모낭에서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색소가 없거나 탐식세포가 잡아먹어 버려서 생긴다는 애기도 있다.
생리적 현상으로 나타나는 노인성 백모증은 신경 및 내분비기능과 관련되며 유전성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흔히 옆머리나 정수리에서 시작하여 앞머리 윗머리 나아가서는 머리털 전체가 희어지고 심지어 눈썹과 수염까지 희어진다. 청년기에 오는 조기백발은 대개 유전성을 띠며 털빛깔이 천천히 변할 수도 있고 빨리 변할 수도 있다. 그밖에 태어나면서부터 전신의 피부와 털이 하얀 경우도 있다.
숙지황 하수오 오디 각각 12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거나 가루내어 한 번에 4그램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하수오 10-20그램에 물 200밀리리터를 붓고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또는 가루내어 한번에 6그램씩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백하수오 뿌리.

 

'민간요법·건강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초의 효능  (0) 2006.11.05
약초의 효능 2  (0) 2006.11.05
최고의 종창약 느릅나무의 모든 것  (0) 2006.11.05
갈근 칡즙의효능  (0) 2006.11.05
마치현-말의 이빨을 닮았다 하여...  (0) 2006.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