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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호주 시드니에서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장을 떠올렸다. 발길 닿는 곳마다 선명한 제 색(色)으로 빛나는 도시. 하늘과 땅, 바다와 바람… 누릴 수 있는 모든 자연이 조화롭게 충만하다. 공기에는 박력이 있었고, 사람들에게선 여유가 느껴졌다. 싱글 여성의 1주일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속도에 쫓기는 일상에서 잠깐의 탈출을 꿈꾸는 당신이라면, 잠시 눈을 크게 떠도 좋다. 하늘, 바람, 바다, 캥거루, 요리, 공원. 여섯 가지 코드로 맛본 호주 여행기.
>>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바람을 가르다
시작은 바람이었다. 10시간 밤 비행의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일정은 시작됐다. 간밤에 내린 비로 바닥이 촉촉이 젖어 있었다. 덕분에 공기는 차분히 맑은 상태. 우리는 이제 곧 모터사이클 투어에 나설 참이다.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시드니 곳곳을 돌아보는 투어다. 근사한 현지 남성을 기대하며 찾아간 우리를 반긴 ‘폭주족’은 반백의 할아버지들. 무서우면 자기 허리를 꼭 잡으란다. 아무렴 어떠랴. 헬멧을 쓰고, 가죽 점퍼를 입고 모터사이클 뒷자리에 앉았다. 달린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쾌감은 증가한다. 헬멧을 열자, 한꺼번에 공기가 밀려들어 왔다. 숨을 쉰다. 날것의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아, 이런 바람. 여행이 시작됐다.
>> 늦여름의 쪽빛 바다와 백사장
호주는 지금 늦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 바다는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생명이 깃든 쪽빛 바다, 하얀 파도는 충분히 아름다웠으니까. 브론테 비치에서 타마라마 비치를 지나 본다이 비치까지 한가롭게 산책했다. 브론테 비치. 해변 가까이에 유명한 카페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바비큐 시설도 갖춰놓았다. 타마라마 비치는 작고 평화로운 비치. 무엇보다 시드니의 전통 해안문화를 보고 싶다면 본다이 비치에 가야 한다. 시드니 바닷가는 서퍼들의 천국이다.
>> 아침엔 하이드파크에서 산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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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캥거루야 콩!콩! 뛰어봐
시드니 공항에서 차로 40분만 달리면 나오는 작은 도시 울런공. 플랙스태르 언덕과 벨모어 바신으로 내려가는 길은 눈에 콕 찍어와야 할 풍경이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과 바다가 절묘하게 맞닿아 있다. 연하늘색 바다 끝에 진한 하늘색으로 띠를 둘렀다. 길은 선명한 초록빛.
현지 가이드 매튜가 우리를 동물 농장으로 안내했다. 심비오 와일드라이프(Symbio Wildlife Gardens)에서 캥거루와 코알라를 실컷 볼 수 있었다. 16에이커의 자연 숲지대로 이뤄진 이곳에는 1000종 이상의 동물들이 지내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호주가 여기 있다. 축 늘어져 있던 캥거루들이 과자 봉지를 흔들자 어슬렁 어슬렁 일어나 걸어왔다.
>> 세계적인 요리사 강의도 듣고 음식도 먹고
여행의 정점은 ‘요리’가 찍는다. 섬세한 미각을 가진 여성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들. 일본과 프랑스 요리의 퓨전 식당, 테스투야스(Testuya’s)에서의 황홀한 저녁을 잊을 수 없다. 20여 가지의 음식을 맛보는 데 4시간이 걸렸다. 차이나타운의 골든 센츄리 레스토랑도 빼놓을 수 없다. 뭔가 색다른 점심을 원하는 당신에게는 엘리스 파스코(Elise Pascoe) 요리학원을 권한다. 엘리스 파스코는 유럽, 북미, 멕시코 등지의 최고급 호텔의 게스트 요리사로 초청되는 국제적인 요리사. 광활한 대자연 한가운데서 그녀의 요리 강좌를 들으며 먹고 마시고 대화를 나눴다.
>> 크루즈에서 누리는 '우아한 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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