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서른세번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가는 해를 보내고 오는 해를 맞으며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진다.
'댕그랑, 댕그랑~' 바람에 흔들이는 풍경 소리는 세속에 찌든 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고 차분하고 청정하게 해준다.
법고 소리는 땅 위의 모든 중생들을 깨우치는 소리다. 귀를 열고 마음의 눈을 떠라. 깨달으면 내가 곧 부처다.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깨어 있으라. 투박하고 구성진 목어(木魚) 소리는 물 속의 중생들을 제도한다.
"땅, 땅, 따앙, 땅, 땅~' 날짐승과 허공을 헤매며 떠도는 영혼을 구제하기 위한 구름의 울림 소리.
새벽 종소리가 여명의 도시 위로 울려퍼지고, 사람들의 평안한 일상이 시작된다.
세월의 더께기가 누렇게 묻고 삐걱거리는 낡은 풍금, 그러나 그 소리는 정겹고, 아이들 노랫소리는 맑다.
제 각각 놀이에 열중하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협동심과 놀이의 규칙을 배우고, ‘죽었다 살아나는’ 시간의 초월성을 배운다.
가을 바람에 만국기가 펄럭이고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목 터저라 응원하는 운동회는 온 마을 사람들의 축제였다.
화로에서는 쇠가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대장장이는 연신 메질에 바쁘다. 쇠를 다스려 연장을 만들어내는 뜨거운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