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금수강산

눈꼽만큼씩 해가 길어지면 싱싱하고 억센 봄기운이 두꺼운 겨울 얼음장을 뚫고 나온다.

잔기침을 하며 화롯불을 뒤적이시는 할아버지, 평생 자식들을 위해 애쓰시다 이제는 홀로 고향집을 지키고 계신다.

보름달이 떠오르면 달집에 불을 당긴다. 불이 잘 타고 불꽃이 하늘높이 치솟아야 그해 풍년이 든다.

곡식을 축내는 쥐들을 쫓고,논둑ㆍ밭둑의 해충들의 알과 유충, 그리고 잡균을 태울 뿐 아니라 언 땅을 녹여 잔디의 새싹을 잘 돋게 한다.

‘음메~’ 하고 우는 낮고 부드러운 소 울음소리는 언제들어도 정겨운 고향의 소리다.

여물통의 여물을 순식간에 비워버리는 소. 큰 일꾼답게 소는 왕성한 식성을 가졌다.

가마솥은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일 뿐 아니라 가족의 따뜻한 정과 마을공동체 정신이 담겨있는 도구였다.

문이 열리면 우시장은 차 경적 소리,소울음 소리로 가득찬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모두들 서두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선창을 하고 여러 사람이 후창으로 받는다. 처음엔 느리다가 지칠 때쯤되면 소리도 커지고 속도도 빨라진다.

마라소는 물러스는데 안소는 저 바우 안으로만 슬슬 돌게 어디여라 /와아!.